잠든 아이들이 콜록콜록 기침을 한다.
연수는 어제 밤에 열이 높아 힘들어하다가
오늘 아침에 병원에 가서 독감 진단을 받았다.
연호도 열이 있긴한데 심하지않지만 가래와 기침은 더 많다.
내일 아침엔 연호도 병원에서 검사를 해봐야할 것 같다.
봄들어 조금씩 쿨쩍거리던 아이들 감기가 지난주중에 비오고 날이 추워지면서 심해졌다.
미세먼지는 덜해져서 좋았는데
친구들과 찬바람쐬며 놀이터에서 노는걸 놔뒀더니 주말에 탈이 났다.
연수는 밖에서 많이 놀지도 않았는데
학교 수업들 들으며 바람속에 오고가는게 힘들었나...
겨울내 집에만 있으면서 체력이 약해진 것같기도 하고ㅠ
나도 학기초라 아이들데리고 좀 종종거리고
나 나름대로 겨울방학동안 꼼짝못하고 집에만 있어 답답했다고 오랫만에 친구들 얼굴도 보고 나름 먼 외출도 하고 다녔더니
기침감기랑 몸살이 와서 콜록거리며 밤마다 일찍 이불덮어쓰고 자줘야했다.
아이들이 아플때나 내 몸이 아플때는 ‘아 아프지만 않으면 정말 바랄게 없겠다’ 생각하다가도
아픈 것이 낫고 나면 또 다른 바램들, 속상한 것들로 마음을 끓이곤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만 하면 더 바랄게 없다.
아이들이 아프면 어깨에 힘이 저절로 빠진다.
잘 챙겨주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살뜰히 보살펴주지도 못하면서
뭐 대단하게 잘 해주는 엄마이기라도 한 것처럼
아이들 앞에서 그렇게 화내고, 혼내고 했었나... 싶어
미안하고 부끄럽다.
지난 주 일요일에는 나 혼자 바람 좀 쐰다고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광화문 나들이를 갔었다.
영화를 한편 예매해놓고 이리저리 걷다가 덕수궁 석조전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단아한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다.
크지는 않지만, 대한제국 황실의 궁전이었던
석조전의 은은한 베이지색 벽돌들과 기둥들.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황실의 기품이라고 해야할까..
서울 도심에 남아있는 1900년대 초반의 다른 오래된 건물들-교회, 은행,학교 등-과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봄바람을 쏘이고 오니 기분이 참 좋았다.
몸은 좀 힘들었지만 새로운 기운도 나고.
아이들은 어떨까.
새 학년, 새로운 친구들 선생님을 만나며
새로운 자극도 받겠지만 힘든 것도 많겠지..
무엇보다 지금은 몸이 고달픈 것 같고ㅜㅜ
아픈 시간을 통과하며 얻는 것이 있기를..
새롭게 더 단단해지고 여물어지는 것이 있기를.
내가 그렇게 보살필 수 있고, 아이들이 힘을 내서 부디 잘 견디고 성장해주기를
봄바람 속에서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