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농업.생명2011.06.27 19:07






한살림 블로그 활동단이 되고나서 한달에 한번씩 한살림 물품꾸러미를 선물받았다.
4, 5, 6월 세 달동안 활동하기로 한 것인데 6월에는 절반은 출산을 기다리느라, 나머지 절반은 출산후 내 몸과 어린 아기 보살피느라 블로그를 쓸 시간이 없었다.
그래도 어김없이 한살림 물품은 도착했고, 한달에 세 편의 포스팅을 하는 것이 우리의 약속인지라
더 늦기전에 선물받은 물품들 소개라도 간단히 해야겠다.  







한살림에서는 주식과 잡곡, 과일 야채같은 식재료 외에도 여러가지 가공식품과 생활용품도 판매하고 있다. 
세제와 비누류, 화장품, 천기저귀와 면생리대 등 생활용품의 종류도 참 다양하다.

'옹달샘 클렌징 워터'는 얼굴 화장을 지워주는 액체 세안제다.
화장솜에 묻혀서 닦아내면 메이크업도 깨끗이 닦아지고 피부에 수분도 많이 공급해 준단다.
그리고 나서 비누로 얼굴을 한번 더 씻어내면 저녁 세안 끝~! 이겠다.

나는 화장은 커녕 썬크림도 거의 안바르는 좀 심한 쌩얼아줌마인지라 이 세안제를 받고도 쓸 일이 없었는데
아이낳고 산후조리를 해주러 오신 시어머니께 드렸더니 좋아하셨다.
우리집에 오실때면 늘 화장 안하는 며느리 때문에 따로 '클렌징' 제품들을 싸가지고 오셔야했는데
이번에는 한살림 덕분에 '클렌징 워터'와 '화장지움 비누'를 구비해놓고 어머니를 기다릴 수 있었다. ^^

'자연의 벗'이라는 이 제조사에서는 유아용 크림과 비누, 세안제, 스킨, 로션, 팩, 파우더 등 다양한 화장품을 만드는데
인체에 유해한 '탈크'성분은 일체 넣지 않는다고 한다.
성분표기를 읽어보면 정말 신기하게도 화학성분같은 이름은 거의 눈에 띄지않고, 
당근, 수세미, 창포, 모란뿌리, 감초, 왕귤 등 여러가지 자연물에서 추출한 성분들이 주를 이룬다.
 
밤늦게까지 식당에서 일하시느라 늘 고단하신 우리 어머니..
못난 며느리와는 다르게 화장도 참 곱게 잘 하시는 우리 어머니의 피부를 옹달샘이 더 촉촉하게 지켜주었으면 좋겠다. 










6월 꾸러미에는 여름철에 요긴한 생활용품들이 많이 들어있었다. 

올해는 장마다운 장마가 찾아온 덕분에 온 집안이 며칠째 눅눅하다.
젖먹이 아가가 있는 집이라 하루에도 몇번씩 세탁기가 고생하며 돌아가고, 빨래는 더 널 곳이 없어 식탁의자에도 기저귀들이 널려있다. 어렵사리 말린 빨래들에서도 습기 냄새가 나는 것 같다.
흠... 이럴때 정말 필요한 물건, 옷장 탈취제와 섬유 탈취제. (우리집 사정을 알고 보내주신것 같다..^^;)

옷장이나 차안에 넣어두면 좀벌레, 곰팡이, 집먼지진드기 걱정 끌~! 이라는 옷장 탈취제는 발효알코올과 식물추출물(계피, 측백, 제충국)으로만 만들어져 아이들 옷장에도 안심하고 쓸 수 있다.  
한 팩에 6개가 들어있는데 가격은 2900원.

섬유탈취제는 회식하고 들어온 아빠의 양복에 슥슥~ 뿌려주면... '이이제이'(한자는 시간관계상 생략.ㅎㅎ) 전략인지... 
옷에 묻어온 술냄새보다 더 진한 알콜 냄새가 음식냄새와 담배냄새 등을 싹~~ 덮어버린다. ^^;;
역시나 화학약품이 많이 섞여있는 시중제품보다 안심하고 쓸 수 있어 좋다.

세안제 '자연그대로'는 내가 한살림 조합원이 된뒤로 4년째 떨어지지 않게 재어놓고 쓰는 생활용품중 하나인데
고맙게도 선물꾸러미에 들어있어 '이게 왠 떡이냐' 했다. 
처녀시절 피부때문에 눈물도, 돈도 많이 흘렸던 나인지라 세안제나 스킨로션은 정말 신중하게 고른다. 
'자연그대로'를 알기 전에는 프랑스 온천수로 만들었다는 겁나 비싼 수입제품을 울며겨자먹기로 쓸 수 밖에 없었는데
(다른 것들은 쓰는 족족 얼굴이 벌겋게 변하면서 여드름이 마구 심해졌으므로ㅠㅠ)
'자연그대로'는 그보다 훨씬 더 순해서 알게된 뒤로는 이것만 쓰고 있다.

한살림의 생활용품들은 유명한 브랜드 화장품이나 세제들처럼 화려하게 광고를 할 수도 없고, 
또 실제 써보면 시중제품들처럼 얼굴과 머리결이 번쩍번쩍 윤이 나거나 보들보들해지지는 않는다. 
거품도 좀 왕창왕창 나주고해야 머리감을 맛, 설겆이할 맛이 나겠지만
그 거품들은 물을 오염시키고,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미생물들이 살 수 없게 하는 계면활성제같은 약품을 써야 가능하다.
그런 화학성분들을 최대한 배제하고 우리 몸도, 자연도 함께 살려가자는 한살림의 생각이 담긴 
생활용품들을 쓰면서 몸도, 마음도 함께 좀더 담백해지면 어떨까...
불편하고 수수하지만 마음만큼은 더 개운하게, 가볍게... 그렇게. ^^



+



장마라 온통 세상이 눅눅하지만 순하게 잠든 아이의 코에서 살짝 살짝 뿜어져나오는 어린 숨결은 참 보송보송해요.
그 숨결.. 이웃님들께 전해드리고 싶네요. 
보고싶은 이웃님들 모두 건강히 이 장마 잘 살아내시길.  
얼음 동동띄운 시원하고 맛있는 아이스커피도 제 몫까지 한잔 더 맛있게 드셔주시고요. ^^ 






'아이스커피라구? 그건 어떤 맛일까...'  





'이 분이 우리 엄마? 음... 무섭게 생겼다...'
평화가, 그런 생각 하는 것 같아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
한살림.농업.생명2011.06.01 01:06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 - 10점
김선미 글, 원혜영 그림/우리교육




한살림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4년동안 건강한 식재료들을 고맙게 받아먹으면서
문득문득 한살림에 대해, 그리고 생협이란 것에 대해 좀 더 알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한살림이 표방하고 있는 가치들이나 그간의 역사에 대해 좀더 알게되면 매주 받아먹는 음식들도 더 고맙게 음미하며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마음뿐.. 어린 아이 데리고 하루 세끼 밥챙겨먹기만도 너무 바쁘고 힘들어서 마음의 여유가 쉬이 생기질 않았다. 
그러다 덜컥 한살림블로그활동단을 신청해서 하게 되고보니 오래 미뤄두었던 숙제를 하듯
한살림에 대해 좀더 알고싶었던 마음을 채우는 것을 이 기회에 조금이라도 시작해야겠다 싶었다.  
그래서 집어든 책이 바로 이 <진짜 살림꾼 장일순 -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 (우리교육, 2008)다.
 
한살림의 가치관을 알고싶다면 <한살림 선언 다시 읽기>같은 책을 봐야할 것 같았지만... 
'선언'은 왠지 너무 어렵고 딱딱할 것 같다는 선입견과 함께  
그동안 가끔 한살림 소식지나 인터넷 장보기의 '도서'란을 살필 때 늘 눈에 띄던 이름.. 장일순 선생이 어떤 분인지 궁금하기도 했기에 
한살림의 초창기 운동가.. 정도로만 막연하게 알고있던 이분의 이야기를 통해 조금은 둘러서 한살림에 다가가보기로 했다.

이 책은 좋은 어린이책을 만들어온 출판사인 '우리교육'에서 기획, 출판한 '우리인물이야기'라는 시리즈의 스무번째 책이다.
어린이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책이기 때문에 내용도 쉽고, 글씨도 크고, 판화로 그려진 삽화도 참 예쁘다.
그래서... 네살배기와 지지고볶으며 보내는 알콩달콩한 하루중에, 잠시 짬이 날때... 쉬듯이 펼쳐서 읽기에 참 좋았다. ^^;;; 

책이 쉽다고 안에 담긴 내용을 마음에 오롯이 담는 것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장일순 선생의 어린 시절 이야기부터 청년기에 거친 일제식민지와 해방, 한국전쟁 이야기.. 그리고 원주에서 대성학교를 세우고 사회대중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출마했다 낙선한 후 평화통일을 이야기한 죄로 감옥생활을 했던 이야기, 그 뒤 천주교 지학순 주교와 함께 원주에서 펼친 반독재민주화운동 이야기, 가난한 이들이 십시일반해 서로 돕는 '신용협동조합', 노동자농민이 함께 서로의 생활을 책임지는 '생활협동조합'을 원주에 뿌리내리게한 이야기, 그리고 그것을 전국으로 확대한 '한살림 농산'의 이야기 등.... 
곡절많은 한국 현대사 속에서 '모든 생명이 더불어 사는 행복한 세상'을 꿈꾸며 묵묵히 고통을 견디고 희망을 일구어온 한 실천가의 이야기를 읽으며 마음이 숙연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여러분이 하는 한살림은 서로가 서로를 하느님처럼 모시자는 운동이에요. 몸에 좋은 것만 사 먹자는 게 아니에요. 
그걸 기른 농부들을 하느님처럼 모시자는 거죠. 여러분을 잘 먹여 주는 분들이잖아요. 여러분은 또 농부들이 먹고살 수 있게 해 주니까 그분들의 하느님이 되는 거죠."(
159쪽)
 
장일순, 책에서는 '조한알 할아버지'라고 부르는 노선생님이 한살림 조합원들에게 한 강연의 한 대목이다.


'일순은 주부들에게 밥 짓고 빨래하고 아이 돌보는 일만 살림인 것은 아니라고 했어. 온 천지의 생명을 제대로 살리는 게 진짜 큰 살림이라고 가르쳐 주었어.' (158쪽)

'진짜 살림이 무엇인가? 가난한 사람만 살리는 게 아니고 또 우리 나라 사람만 살리는 것도 아니다. 온 인류가 함께 사는 길이어야 한다. 나아가 사람만 사는 게 아니라 풀과 나무, 벌레와 땅과 바다, 온 우주가 함께 살아가는 길이어야 한다.'(164쪽)

'맞아. 작은 조 알갱이 속에도 우주가 들어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그 이름을 썼어. 이제 내 얘기는 그만 듣고 나가 놀렴. 대신 밥을 먹을 때말이야, 밥알 하나 키우는 데도 바람과 비, 햇빛, 땅, 농부, 그리고 부모님의 땀까지, 온 우주가 힘을 모았다는 사실만 잊지 않았으면 좋겠구나. 그 밥이 바로 하느님이거든." (177쪽)


책을 읽고나니 아직 제 입에 들어가는 밥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알기 어려운 네살배기 우리 아기에게도
앞으로 천천히 어떤 이야기들을 해주어야할지 알 것 같았다.

일주일에 한번씩 한살림 아저씨가 가져다주시는 맛있는 먹거리들을 기다리고, 한살림 과일은 슬쩍만 씻어 먹어도 되고 껍질째 먹어도 되지만 약을 쳐서 키운 다른 과일들은 그렇게 먹을 수 없다는 것은 어느새 알게된 네살배기 아기.
하지만 그 아가에게 제일 중요한 것은 약을 친 채소냐, 아니냐가 아니라
자연과 농민과 부모님이 함께 땀흘려서 만든 이 먹거리들이 얼마나 귀하고 고마운 것인지.. 그래서 맛있게 잘 먹고 튼튼히 자라달라는 엄마의 마음을, 자연의 깊은 사랑을 몸으로 마음으로 느끼게 해주는 것이리라.

얼마전 <민들레>에 실린 신순화(블로거 평온님)님의 글에도 바로 이 이야기가 찬찬히 적혀 있었다.
유기농은 제품이 아니라 가치관이라는 것, 값비싼 유기농물품으로 내 아이의 건강만 지키려고 하는데 그치지 말고
아이가 자연과 생명의 귀중함, 인간이 그 속에서 함께 살리고 살아가는 일의 중요함을 조금씩이라도 배우고 느낄 수 있게 하는 것이 진정 유기농의 가치를 우리 삶에서 실현하는 것이라는 얘기에 깊이 공감했다.

책 이야기를 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는데...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는 한살림의 조합원이 되신 어른들께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물론 집에 잘 놔두었다가 아이가 크면 함께 읽고 얘기하면 더 좋을 것 같고. 
어릴때부터 친숙한 '한살림'을 만들어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안 후에 먹는 한살림 먹거리의 맛은 그 전과 또 다를테니!
^^  






땅땅이의 친환경 요리교실 - 10점
이상희 지음, 김해진 그림, 채송미 요리/북센스





 이 책은 '한살림 블로그 활동단'이 되고나서 한살림으로부터 선물(?)로 받은 책이다. ^^
이 책 외에도 한달에 한 번씩 귀한 한살림 물품을 선물로 받았는데, 그 물품들에 대해 소개하는 것에 넘 게을러서 죄송한 마음이다. 내 나름대로 한살림 이야기를 한 달에 3편씩 쓴다는 약속은 그럭저럭 이행하고 있지만, 정작 받은 물품들(대게 '이용촉진물품'이나 이 계절에 적절한 계절상품이라 시의적절하게 소개해야하는데...--;;) 소개를 못해서 마음에 짐이 된다. 얼른 해야지...

무튼무튼... 원래 하려던 책 얘기로 돌아가서~~~
<땅땅이의 친환경 요리교실>은 한마디로 정말 '땅땅'하다. ^^

내용이 아주 꽉 차 있고, 탄탄하다.
초등학교 방과후 교실에서 아이들이 함께 만들어본 친환경 요리 24가지의 레시피는 단순하지만(그래도 내가 엄두내기 어려운 것들이 훨씬 많았다.. 아, 겁쟁이 새댁ㅠㅠ)
한 가지 요리를 만들때마다 같이 얘기하는 주제는 정말 만만치 않다.

제철음식, 지구 온난화, 정크푸드, 설탕, 식품첨가물, 유전자조작식품, 농약과 화학비료 문제, 성장호르몬과 항생제까지...
이 정도 주제를 초등학생이 소화한다면... 음. 왠만한 살림꾼 아줌마아저씨보다 훠~~~얼씬 훌륭한 식품영양과 안전에 대한 지식과 생태적 감수성을 갖추게 될 것이다. ^^

초등학생 이상의 아이가 함께 읽고, 요리도 함께 만들어볼 수있도록 기획한 책이지만  
어른인 내가 읽어도 배울게 참 많고, 반성도 많이 하게되는 책이었다.
(오늘도 연수에게 시중과자를 넘 많이 먹였다..ㅠㅠ 그보다 건강한 간식거리를 직접 만들어주는데 게으렀던 것을 더 반성해야겠지만..;;;;) 

고구마군만두, 팥말이 찐빵, 새우버거, 닭떡꼬치 등 책에 실린 24가지 요리가 모두 아이들이 너무너무 좋아할만한 것들이란 점에서 손닿기 좋은데 꽂아놓고 두고 두고 펼쳐보며 한가지씩 만들어먹으면 참 좋을 것 같다. 

바른 먹을거리, 제대로 만든 음식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들을 저자 스스로 '다소 지나치다 싶을만큼 얘기했다'고 할만큼 비중있게 다루고있는만큼
그저 쉬운 요리책이라기보다는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교재로
그리고 골치아픈(?) 이야기끝에 주어지는 달콤한 보상으로 책에 나온 맛있는 요리들을 행복하게 나눠먹는 그런 시간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





+


마지막으로 요즘 한살림에서 알라딘과 함께 '건강한 먹을거리 도서' 기획전을 진행하고 있어 그 소식을 알리고 마무리해야겠다. 
나도 가서 살펴보니 읽어보고 싶은(사실 알게되면 먹는게 너무 무서워질 것 같기도한--;;) 책들이 참 많았다. 
좋은 요리책도 많은데, 다행히도 그중 몇권은 벌써 우리집에 있다. 
그러니... 책을 보고 열심히 하기만 하면 되는데... 게으른 연수엄마, 인제 갓난쟁이도 곧 낳게되니 제대로 밥상 차릴 일은 더 어려워만 지겠다.ㅠㅠ  










http://www.aladin.co.kr/events/wevent_book.aspx?pn=110512_hansalim


위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알라딘 기획전 페이지로 바로 간답니다~~^^
아참, 한살림 홈페이지에서 먼저 로그인하고 배너를 통해 알라딘으로 가면...  한살림 조합원께 드리는 3% 할인혜택도 있다하니 참고하셔요. ^^

한가지 더~~!
처음에 소개한 <좁쌀 한 알에도 우주가 담겨 있단다>는 한살림 인터넷 장보기 사이트에서 '도서'란을 클릭해 들어가시면 볼 수 있어요. <한살림 선언>과 다른 여러 책들도 있고요.
한살림 매장에서도 구입할 수 있고, 인터넷 장보기에서도 구입 가능하답니다. 
음... 우리동네 도서관에 비치되어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신청'해 주시는 것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당~.
이상 '한살림의 책' 이야기, 끝~!! ^^   

  




Posted by 연신내새댁
한살림.농업.생명2011.05.18 22:54









4월에 첫번째 마을모임을 성황리(^^!)에 마쳤던 강일동 햇살모임의 5월 모임이 12일에 있었다.
역시나 우리집에서 걸어서 갈 수있는 가까운 단지의 조합원님댁으로 부지런히 고고씽~~! ^^

도착하니.. 와~~~! 이렇게 멋진 다과상이 마을모임 조합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입이 함지박만해진 연수와 엄마, 인사를 마치자마자 포크부터 잡고 본다.









보리카스테라와 참외는 동부지부에서 지원하셨고, 지난달 모임후 신규조합원으로 가입하신 집주인 조순숙님께서 수박과 함께 멋진 '쌀케잌'을 준비해놓으셔서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한살림 멥쌀가루(유기농멥쌀 100%, 건식, 500g에 가격은 3300원이다)와 우유 180ml를 섞고, 거기에 집에 있는 각종 호두와 팥앙금, 해바라기씨 등의 견과류를 넣어 뚜껑있는 압력 후라이팬에서 '그냥' 굽기만 했다는 쌀케잌은 정말 쫀득쫀득하고 달콤하고 맛있었다.










와와~~!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지고, 다음 모임에서는 이거 만드는 법을 배우자는 얘기부터, 이렇게 멋지게 다과상을 차리면 다음 모임하는 집에서는 부담스러워서 어쩌냐~ 하는 웃음섞인 찬사가 쏟아졌다.
무튼 조순숙님 브라보~다. 아이들 간식으로, 손님상 특식으로 참 멋졌다. ^^  

한살림 멥쌀가루가 궁금해서 '한살림 인터넷 장보기'에서 찾아보니 이용후기란에 쌀가루로 증편, 백설기 등을 만드는 방법도 조합원들끼리 서로 묻고 알려주고 있었다.   
세상에는 정말 멋진 아줌마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집에서 떡만드는 아줌마'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아..... 나는 언제쯤........--;;; 











10여명의 조합원분들이 차례차례 모이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모임이 시작되었다.
동부지부 활동가인 황선화님이 준비해오신 안건지를 함께 읽는 동안 아이들은 엄마들 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았다. 
문득.. 엄마들이 이렇게 모여 뭔가 같이 나눠먹고, 얘기도 나누고, 글도 함께 읽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궁금해졌다. 
글읽는 엄마 모습, 회의(?)하는 엄마 모습.. 함께 웃는 이웃 아줌마들의 환한 얼굴. 
햇살모임이 엄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는, 그래서 엄마의 낮시간 모임에 늘 함께 따라다니는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그럴거라는 생각에 새삼 이 시간과 사람들이 참 고마웠다.  











연수와 현준이는 똑같은 네살, 개월수도 거의 비슷한 친구다.
지난번 마을모임에서 처음 만났을때는 서로 투닥거리기도 하고 낯설어했는데 이번에는 둘 다 조금더 편안하게 지냈다.
아이들에게는 익숙해진다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낯선 곳, 낯선 사람들을 보면 불편함이나 두려움을 느끼고, 낯선 친구들에게는 예민하다못해 공격적이 되기도 하는 연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특히 많이 한다.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자면 안정적인 이웃들과의 교류, 안심할 수있는 마을공동체 같은 것이 참 절실하고 중요하다는걸 점점 절감하게 된다. 











어른들은 단 한번 만났을 뿐인데도 다시 보니 왜 이렇게 반갑냐며 오랜 친구들처럼 재미있는 얘기들을 깔깔거리며 나누고 활짝활짝 웃었다.
엄마들이 웃는걸 보면 나는 왜이리 좋은지..^^











아는 큰 언니, 작은 언니들 같은 마을모임 조합원들.

동부지부의 많은 분과모임과 소모임 소식들, 마을별 햇살모임 소식, 그리고 5월의 한살림 이용촉진물품인 참외와 오미자쥬스 이야기까지 들은 다음, 이번달에 나누는 이야기로 '에코 밥상을 실천하려면 이것부터 바꿔라'라는 주제의 제법 긴 글을 함께 돌아가며 읽었다.
한살림 마을모임을 하며 새삼 느끼는 것인데, '안건지'라는 것이 참 별것 아닌것 같아도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학습&교양자료가 되는 것 같다. A4 2쪽 분량의 긴 글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어지간한 세미나에서 발제문을 읽고 토론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한살림 마을모임들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하게 되느냐에 따라 조합원 개개인은 물론 한살림 전체의 질적인 성장에도 참 큰 영향을 미치겠구나... 싶고, 새삼 풀뿌리조직 차원에서의 편안하지만 깊이있는 토론, 공통의 지향이나 가치를 공유하는 일의 중요함 같은 것을 생각해보았다. 
서울 조합원만 14만, 전국적으로는 30만명에 가까운 조합원이 있는 큰조직인 한살림의 조직내 민주주의와 건강한 생협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두고 여러가지 우려와 권고가 있다는 이야기를 지난호 녹색평론에서 읽었었는데
마을모임을 보면서 새삼 우리안에 있는 가능성과 희망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마을모임은 편안하고 살갑고 부담없고 정겨운.. 그 여린 새싹같은 느낌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이야기거리를 얼추 마친 다음 오늘 함께 해보자고 했던 '썬스프레이 만들기'를 진행했다.






(사진순서는 1-2-3
                 4-5-6 입니다)







한살림  썬스프레이에는(썬크림도 마찬가지지만) 인공계면활성제, 인공향, 인공색소, 인공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가는 물질은 이름은 좀 어렵지만, 가지수로 보면 참 몇가지 안되는 단순한 구성이다.

+ 들어가는 것들
수상층: 알로에워터100. 정제수50
유상층: 호호바1.5, 블랙쎄써미1.5, 썬업솔버1.5,유화왁스2
첨가물질 1: 글리세린1, 히아루론산1, 이산화티탄리퀴드3(자외선 차단효과 SPF25~30), 나트로딕스0.5
첨가물질 2: 에센셜오일 라벤더 4방울

++ 만드는 방법

1. 수상층을 먼저 계량해서 핫플레이트에 올려둔다. (50~60도)
2. 유상층을 차례대로 계량해 핫플레이트에 올리고(50~60도), 유화제가 반쯤 녹으면 잔열에 녹을 수 있도록 내려둔다.(너무 고온으로 올라가면 안됨)
3, 수상층을 유상층에 부어 핸드블렌더로 믹스한다.(미지근한 상태까지)
4. 나머지 첨가물을 다 넣은 다음 핸드블렌더로 다시 잠깐 돌려주고, 아로마를 넣고 주걱으로 잘 믹스해준다.(수작업을 오래 할 수록 더 좋아요)



오늘 모임에서 만드는 법을 보여주기위해 지부사무실에서 두번이나 미리 연습을 해보셨다는 황선화 활동가님.
차분하고 진지하게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몇번 안뵈었지만 참 푸근하고 따뜻한 인상을 전해주는 활동가신데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시기도 하다. 알고보니 작년에 가족들은 두고 혼자 6개월간 중남미 베낭여행을 다녀오시기도 한 멋진 분이었다! 
언니, 저도 중남미 가고싶은데요~~!! 다음에는 남미여행 이야기를 꼭 들어봐야겠다. ^*^












다 만들어진 썬스프레이를 뿌려보니 산뜻하고 시원한 느낌! 향기도 은은하고 참 좋다.
외출준비 다하고 나서서 '아, 썬크림!'하고 뒤늦게 바르느라 바쁠때가 많은데 가방에서 꺼내 아이 얼굴에 쒸익~ 뿌려주면 좋겠다. 잘 흔들어서 뿌려주면 손으로 살짝만 두드려주면 될만큼 얇고 고르게 뿌려진다.
 
지금 찾아보니 '썬프레이'는 아직 한살림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아쉽지만 썬크림으로 만족해야할 듯 하고, 썬스프레이는 아마도 마을모임 차원에서 이렇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이니 곧 출시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요즘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중에 아토피없는 아이들 찾기가 어렵다는 말도 있고,
어른들도 한가지쯤 피부알레르기나 트러블 없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이날 모인 조합원분들 중에도 햇빛을 많이 받으면 살이 금세 부풀고 가려워진다는 분부터
아토피로 오래 고생했는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햇볕을 많이 쬐니 오히려 아토피가 한결 덜해져서 썬크림만 바르고 얼굴과 몸에는 최대한 햇볕을 많이 쬐어주려고 한다는 분도 계셨다.











썬스프레이가 만들어지는 동안 황선화님이 미리 만들어오신 썬스프레이를 발라보며 조합원들이 직접 평가해보기도 했다.
감촉과 향기가 좋아 마음에 든다는 의견이 많았고, 피부가 예민하다고 자부하는 분들도 이상반응이 없어 안심하고 쓸 수 있겠다는 자체진단이 그 자리에서 바로 내려지기도 했다. ㅎㅎ










사실 새댁도 처녀적에 심한 여드름으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몸을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바꾸기위해 토마토랑 삶은 감자링 물만 먹는 부분단식도 해보고, 
피부과에서 독한 약품을 잔뜩 쓰고 먹으며 여드름 치료를 받기도 했다. 
20대의 끝무렵이었던 그 시절, 한창 여드름이 심할때는 지하철을 타기가 겁날 정도였다. 
전철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내 얼굴을 한번씩 더 쳐다보는 것, 특히 아주머니들의 딱해하는 눈빛, 혹시 '어쩌다 그렇게 심해졌냐?'하고 물어보기라도 할까봐 사람들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 

제일로 극심하던 시절은 결국 독한 피부과 약(복용후 6개월정도는 임신도 하면 안되는)을 쓰면서 지나갔지만
좀 덜해진 뒤에도 화장품을 고를 때나 음식을 먹을 때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화장품 냄새가 강한 제품을 쓰면 얼굴이 전체적으로 빨갛게 변했고, 인스턴트 식품을 먹으면 바로 여드름이 뾰족하게 돋아올랐다. 
결혼하면서부터 먹거리와 함께 세안제와 스킨로션도 생협 제품을 쓰고있는데 다행히 여드름이 처녀적보다 훨씬 좋아졌다.  
  










이웃분들 덕분에 새롭게 배우고 알게되는 것이 참 많다.
이번에 썬스프레이를 만들면서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시중 유아동 로션제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과 방부제 같은 것들이 아이들의 피부건강뿐만 아니라 호르몬 계통에도 영향을 미쳐서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발라줄 로션과 썬크림 같은 제품도 참 신중하게 골라야겠다.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은, 천연재료로 만든 로션제품들을 찾아쓰거나.. 그마저도 적게 써야겠다 싶었다.

한살림의 비누들이나 로션 제품들을 특히 안심하고 쓸 수있는 것은
그것들이 물에서 잘 분해되어 물과 땅을 오염시키지 않는만큼 사람의 몸도 덜 오염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연에 해로운 것은 사람에게도 해로울 것이다. 사람도 자연이니까... 
아무리 향기가 좋고, 머리결을 부드럽게 해주고, 얼굴을 반짝거리게 해준다한들 그것이 몸속을, 그리고 물과 땅을 오염시키는 것이라면 멀리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건강하게 살려주는 길이 아닐까.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동안 문득  이 험한 시절에 자연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생협과...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서로 알려주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이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바탕 이야기를 풍성하게 나누고 돌아오는 길, 연수는 새로운 놀이터에서 한참을 잘 놀았다.
이제 한살림 햇살모임에 가면 어떤 일들이 있을 것인지 연수도 제법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형아누나들의 재미있는 장난감과 책도 많이 읽고, 그리고 새로운 동네 놀이터에서 놀 수도 있다. 
연수도 '햇살모임'을 좋아할 것 같다. ^^

어른들도 너무 좋아서 5월에는 한번 더 모이기로 했다.
해보고 싶은 것, 같이 가보고싶은 곳이 많아서이다.
5월 24일에는 이소무라님 댁에서 '김치 담그기'를 해보기로 했고, 6월 초에는 동부지부의 환경분과 분들과 함께 텃밭에 놀러가기로 했다. 와~ 바쁘고도 즐겁다! ^^

새댁은 예정일이 6월 10일인 관계로 잘하면 둘 다 갈 수도 있고, 잘하면 또 둘다 못갈 수도 있다. ㅎㅎ  
평화가 일찍 태어나면... 다음달 햇살모임은 못가겠지만 그만큼 햇살모임에 다시 나가는 날도 빨라지는 거겠지...하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햇살모임은 바로 우리 동네에서, 언제나 햇살같은 온기를 담고 따뜻하게 열리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한살림.농업.생명2011.04.30 02:34



햇살이 환했던 지난주 토요일(4월 23일), 한살림 딸기생산지 방문을 다녀왔다. 
해마다 봄이면 한살림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딸기생산지 방문'행사가 열린다. 
딸기생산지 외에도 여러 생산지별 방문 행사가 연중 진행되고 파종과 추수 때에 맞춰 단오 행사와 가을겆이 한마당 등 큰 행사가 많지만.. 어린 아이 키우는 집에서 가장 가보고싶어하는 행사는 아마도 이 '딸기 생산지방문'이 아닐까. ㅎㅎ 

딸기킬러 연수는 제사지내러 가서도 꼭 딸기 앞에 서서 절한다. 
더 어려 절도 못할 때는 제사지내는 내내 그냥 제사상(딸기) 앞에 앉아서 어른들이 주신 딸기만 먹고 있었다. ^^;;;
그런 연수를 보고 어른들이 '얘는 필히 딸기밭에 한번 데려가야겠다'고 하셨었는데 
그 말을 잊지않고 있던 엄마, 올 봄에는 꼭 '한살림 딸기생산지 방문'을 신청해서 가보리라... 벼르고 있다가 
신청일 아침 일찍부터 전화를 걸어 다행히 선착순 안에 드는데 성공했다.    
연수는 딸기밭에 가는 날이 언제인지 자주 물으며, 집에 있는 대바구니를 꼭 가져가서 저는 거기다가 딸기를 가득 따오겠다고 기대에 부풀어있었다.









내가 속해있는 한살림서울 동부지부에서는 아침 8시에 전세버스 1대를 대절해서 40여명의 조합원가족들과 지부 활동가분들이 함께 방문길에 올랐다.
덕분에 토요일아침 6시부터 일어나 씻고, 밥먹으려니 피곤하기도 해서 "으이그~~ 이 녀석아, 딸기는 왜 그리 좋아해가지고~!!" 하며 공연히 연수에게 한마디 하기도 했지만 막상 상쾌한 아침공기를 마시며 세식구가 손잡고 버스를 타러 가자니 봄소풍가는 아이처럼 설레고 기분이 좋아서 마냥 웃음이 나왔다.
배가 많이 나와 조심스럽긴 하지만 아직은 평화가 배속에 있으니 내가 가보고픈 곳에 마음대로 찾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고맙고, 이제 곧 동생이 태어나면 엄마와 이렇게 제가 좋아하는 바깥나들이를 많이 하기 어려워질 연수에게 즐거운 나들이 선물을 할 수 있는 것도 참 감사했다. 
날이 맑은 것도, 고단한 신랑이 즐겁게 동행해준 것도 모두 기쁜 아침이었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충남 부여에 있는 '소부리 공동체'.
지부에서 나눠준 안내문을 보니 소부리공동체는 1994년 딸기를 주요작물로 하는 '청마공동체'로 출발해서 한살림 초창기부터 딸기 공급을 책임져왔던 곳이라고 했다. 지금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2006년부터로 현재는 벼, 잡곡, 수박, 버섯, 취나물, 산딸기 등 다양한 품목을 한살림에 공급하고 있었다. 공동육묘장과 공동퇴비장, 친환경자재 공동구입과 공동방재 등을 통해 생산관리와 기술개발을 함께 하면서 친환경농업을 통한 지역농업 살리기, 한살림적 마을공동체의 모델을 만들기위해 애쓰고 있다고 소개되어 있었다.  

한살림의 생산지들은 대부분 '공동체'라는 생소한 이름을 쓰고 있다.
개인의 힘만으로는 하기 힘든 유기농, 친환경 농업을 서너가구가 뜻모아 함께 시작하고, 점차 마을의 더 많은 이웃들과 그 뜻과 농법을 함께 하게 되면서 꾸려지는 '공동체'. 종내는 그것이 마을 전체로 퍼져가 우리 농촌을 그저 살벌한 자본주의 경제논리에 휘둘리는 피폐한 공간이 아닌 사람기운, 생명기운이 가득한 공동체로 살아있게 하고싶은 마음이 느껴지는 이름이란 생각이 들었다.    









생산지에 도착해보니 서울 말고도 경기도 군포와 대전 등 여러 곳에서 출발한 전세버스들이 속속 도착하고 
어린 아이들은 벌써 논둑길 밭둑길로 꼬물꼬물 몰려다니고, 생산지의 어르신들은 검게 그을린 얼굴에 수줍은 미소를 띠고 멀찌감치 서서 도시 식구들을 바라보는...  참 흐뭇하고 따뜻한 광경이 봄을 맞아 눈부시게 피어나는 자연속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생산자 조합원과 소비자 조합원이 인사를 나눴다.
한 동네에서 농사지으며 함께 비맞고 눈맞고 냉해와 폭염같은 이상기후에 함께 걱정하고 긴장하는 생산지 조합원분들뿐만 아니라 멀리 도시에서 이 분들이 보내주신 먹거리 먹으며, 구제역에 같이 마음 아파하고 안전한 먹거리들을 보내주시려 애쓰는 생산지 분들께 늘 고마워하는 소비자 조합원들도 한살림이라는 한솥밥을 먹는 공동체구나... 실감할 수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참 좋아했던 공동체라는 말이
파편화된 개인들의 살벌하고 끝없는 경쟁만을 강요하는 세상의 질서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왠지 따뜻한 사람의 피가 흐르는 말인 것만 같아서 막연한 대안으로 좋아해왔던 이 말이
아이를 키우고 살림을 하는 이즈음에는 조금씩 더 구체적인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 같다.









딸기밭에 가기전에 우선 점심을 먹었다.
생산지의 여성농민들께서 정성스럽게 준비해주신 점심.
참가자들은 모두 개인식기를 준비해왔다. 가뜩이나 바쁜 봄농사철에 밥을 준비해주시는 것만도 감사한데 설겆이까지 생산지에 맡길 수는 없다는 이유로 준비물(개인식기, 컵, 수저)을 꼼꼼히 공지해 준것도 좋았고, 그렇다고 많은 참가자중에 덜렁 일회용품을 들고온 사람이 없는 것도 한살림 조합원답게 여겨져서 뿌듯했다.
 
딸기 생산지답게 음료대에는 '딸기쥬스'가 보리차와 함께 큰 통에 준비되어 있었는데 와~~~! 얼마나 달콤하고 맛있는지 연수는 연거푸 몇잔을 들이키고도 '또~! 또~!'를 외쳤다. 연수는 밥 반, 딸기쥬스 반으로 달콤하게 배를 채웠다.










잡곡밥, 된장국, 배추겉절이와 취나물 무침, 양송이오징어무침, 김, 멸치볶음으로 차려진 푸짐한 밥상.
얼마나 맛있었는지 나 혼자 3인분은 먹은 것 같다. 장금이 미각을 자랑하는 연수아빠도 연신 '너무 맛있네, 너무 맛있어!'하면서 큰 그릇에 밥을 몇차례나 더 받아오더니 남은 밥풀까지 물에 말아 싹싹 긁어 먹었다.









드디어 출발~! 각자 배정받은 트럭을 타고~~~!!! ^^










두둥~~! 여기가 바로 딸기밭~!! ^^











초록색 잎사귀위로 핀 하얀 꽃들, 그 아래 올망졸망하게 드리워진 빨간 딸기! 
사진만 봐도 그 달콤한 향기가 느껴지시는지 모르겠는데.. 하우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정말 달콤~~~ 했다. 오호호호~~!! ^^









집에서 들고온 대바구니에 신나게 딸기를 따담는 연수.

딸기 순이 다치지 않게 조심해서 따야하는데 어른들은 딸기따는 요령을 그래도 쉽게 손에 익혔지만
연수같이 어린 아이들에게는 그도 쉽지 않아서 무턱대고 세게 잡아당기기도 했다. 
생산지 방문이 우리들에게는 참 기쁜 일이나 생산자 분들께는 귀한 딸기밭이 수난을 겪어 살짜쿵 마음아픈 일이기도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이 분들이 우리에게 열어주신 따뜻하고 넉넉한 마음, 이 흔치않은 기회가 더욱 귀하고 고맙게 느껴졌다.
 








신나게 따고....









열심히 먹었다. ^^;;;

그 자리에서 따서 먹는 것은 얼마든지 먹고, 집에 가져가고 싶은 만큼만 바구니에 담아서 들고오면 한살림의 판매가격과 동일하게 받고 파신다는 말씀에  
그래.. 어렵게 키우신 딸기를 거저 너무 많이 먹으면 되랴.. 조금만 먹고 많이 사가자... 생각했건만
아. 한 입 먹어본 순간... 일찌기 먹어본 적이 없는 생생한 맛에 그만 주체할 수가 없었다.
따는 족족 입으로....ㅠ.ㅠ

정말 맛있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달콤한 맛! 작고 못생긴 딸기일수록 달고 맛있었다.
그래서 처음에는 멋모르고 크고 잘생긴 딸기만 바구니에 따담다가 나중에는 못생긴 녀석으로 골라서 그냥 계속 따먹으면서 걸어갔다. 아. 얼마나 정신없이 먹었던지~^^;;;
평화는 정말 복받은 아이다. 엄마가 이렇게 원없이 딸기를 먹었으니 평화도 배속에서 무척 행복했을 것같다.











한참 먹고, 따고 한 뒤에는 집결시간까지 시간이 좀 남아 딸기밭가에 앉아 햇볕을 쬐며 놀았다.
우리 팀은 연수 또래의 어린 아이들이 있는 세 가족이었는데  한 가족은 정말 열심히 계속 딸기를 따고, 우리와 또 한 가족은 그저 슬렁슬렁 밭둑길을 오가며 아이들과 놀았다.
나중에 얘기를 들어보니 생산자 분들마다 스타일이 다르셔서 어떤 분은 시간이 남자 근처의 선사유적지에 데려가시기도 하고, 
어느 분은 산등성이에 올라가 나물을 캐도록 한 분도 계셨단다. 
하지만 연수 또래의 요 아이들은 길섶의 민들레 꽃을 따고, 그저 논둑길을 뛰어다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즐거웠다. 지켜보는 부모들도 모처럼 느껴보는 여유롭고 행복한 시간이었다.    










개구장이 김연수는 논물에 뛰어들어서 한쪽 발을 온통 적셨다. (이후에 사건에 비하면 이 정도는 약과~~^^;;)
햇볕이 좋아 장화는 금새 말랐다.









젖은 발도 말리고...










연수가 만든 민들레 꽃다발.











맨발에 닿는 흙의 감촉. 어때, 연수야? ^^











아무데나 철푸덕 잘 앉는 엄마는 아이도 아무데서나 맨발을 벗겨놓는다.
더 조심하며 살아야지... 생각하다가도 햇볕 좋은 날, 흙땅을 만나면 나도 모르게 마음안에서 퍼지고 앉고 싶고, 아이도 자유롭게 풀어놓고 싶은 욕망이 솔솔 피어오른다.
맨발로 걷자, 햇볕도 더 받자. 궁둥이로 올라오는 뜨뜻한 땅의 열기도 느껴보자. 
 









봄은 아련하다.
멀리 산이 푸르게 물드는 모양도 아련하고, 복숭아꽃 살구꽃 핀 나무도 아련하다.
날로 보드라워지며 푸석하게 숨을 쉬는 봄땅도 아련하다.
가끔 아이 마음에 저런 풍경이 들어앉았으면.. 하고 바라는데 지금 내가 아이에게 주고 있는 것은 도시와 아파트의 삶이니.. 참 쉽지않고, 거창하기만한 꿈이다.  
















이번호 녹색평론에 실린 나희덕 시인의 글에 '사람들이 저마다 마음속에 갖게 되는 유토피아의 상은 열 살전에 만들어진다'는 얘기가 있었다. 
아. 그래서 내가 이토록 시골의 풍경을, 자연속에서 뛰어노는 아이를 꿈꾸는구나... 비로소 알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내 유토피아는 논둑길과 밭둑길 사이를 하루종일 헤집고 다니며 동무들과 소꿉놀이를 하고, 또 때론 멍하니 들판의 나무들을, 하늘과 구름을 바라보기도 하던 그 때에 만들어졌구나. 언제고 그리워지는 풍경. 아무때나 들어가있고픈 공간.

연수의 유토피아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궁금하다.











산등성이에 핀 진달래를 꺽으러 갔다가 기어코 진흙탕에서 넘어지고 말았다.
진달래따러 가자고 부추긴게 엄마였으니... 넘어진 아이를 어찌 탓하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진흙을 옴팡 뒤집어쓴 연수 모습이 너무 우스워서 터지는 웃음을 참기가 어려웠다.
제딴에는 처음 겪어본 일에 놀라 서럽게 우는 아이 옆에서 애써 웃음을 참아가며 달래느라 애먹었다. 












이 상태로 집결지로 돌아가자 버스타고 오는 길에 얼굴 익힌 동부지부 조합원들과 활동가분들, 생산지의 여러 어르신들이 모두 연수보고 웃느라고 뒤로 넘어가셨다.
"아이고~~ 니가 제일 신나게 놀았구나~!" 하는 말씀을 들으며 식당 부엌에 가서 따신 물에 씻고 옷을 갈아입었다.











다시 모인 공동체 창고에서는 떡메를 치고, 돼지고기를 볶고 막걸리를 나누며 푸짐한 잔치가 벌어졌다.











바로 떡메로 쳐서 그 자리에서 슥슥 잘라 콩고물에 묻혀주는 따뜻한 인절미는 입안에 넣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렸다.
연수가 혼자 두 접시는 먹은 것 같다. 받아오는 족족 오물오물 눈깜짝할 사이에 먹어치워서 엄마아빠는 몇개 맛도 못봤다.
그나저나... 생산지방문 행사에서 가장 경계해야할 것은 입맛이 너무 고급스러워진다는 것이다.
이런 맛있는 떡을 언제 또 먹어보겠나... 
약도 안치고 유기농으로 키우는 딸기를 밭에서 바로 따서 먹어보았으니 다른 딸기가 눈에 차기가 참 어렵다.
아들을, 아빠를, 그리고 나 자신도 이런 진짜배기 맛속에서 살게하고 싶어 한살림을 하는 것이지만... 이 눈높은(?) 사람들을 데리고 앞으로 어찌 살아야하나... 생각하면 막막하기도 하다.

한편으론 이렇게 마을사람들이 모두 모여 한쪽에선 떡메를 치고, 한쪽에선 부지런히 썰어 콩고물 묻혀 내놓는 갓 만든 인절미의 맛을 잃고 살아가는 오늘 도시 사람들의 삶이란 참 안쓰러운 것이구나.. 참 쓸쓸하고 가여운 것이구나.. 싶기도 했다.











생산지의 젊은 여성농민들.
나와 같은 애기엄마들이실 이 분들과 언제 이야기나눌 날도 있었으면...











연수아빠가 한 잔 더 못마시고 온 것을 두고두고 아쉬워하던 막걸리.
"야~ 이거 농활가서 먹던 딱 그 맛인데!"하고 얼굴 환해지시더니.. 여보, 서울에서 먹으면 그 맛이 안 나겠지..? ^^











돌아오는 길.. 연수는 벌써 눈이 감긴다.
참 배부르고 맘따신 날이었다.
내가 갔던 박철용 생산자님댁의 안주인 아주머니는 내년에도 꼭 오라고, 갓난아이는 본인이 봐주실테니 걱정말고 딸기따라고.. 꼭 우리집으로 다시 와야혀~ 하고 신신당부하셨다.
큰따님 어릴적에 젖이 적어서 돌전부터 딸기즙이랑 미음먹여 키웠었노라고 말씀하시며 배속의 아기한테 좋은 것이니 많이 먹으라고 딸기도 내가 드린 값보다 훨씬 많이 싸서 마다하는 내손에 기어코 들려주셨다.
먹을 것 하나라도 더 싸주려하시는 어머니들을 보면 나는 친정엄마같이 느껴져서 마음이 뭉클해진다.
그래서 또 '소부리 공동체'에 아는 친지, 가족 한 분 계신 것처럼 애틋하게 떠올려볼 수 있게 되고 말았다.











동부지구 황순화 활동가께 부탁드려 찍은 유일한 이 날 가족사진.
내년에는 갓난쟁이 평화를 안고 다시 또 오게 될까. 그리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고 한살림 딸기를 먹을 때면 이 날이, 이 곳이 떠오를 것이다.
먹거리 하나에 풍경 하나, 이야기 하나, 사람 하나.. 떠올릴 수있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마음이 넉넉해지는지 모른다.

고맙습니다, 모두들. 
고맙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한살림.농업.생명2011.04.20 23:56










'햇살모임'에 가려고 나선 아침, 봄햇살이 눈부셨다.
모임이 열리는 우리 동네 조합원님댁은 다행히 우리집에서 큰길 하나만 건너면 되는 큰 아파트단지안에 있었다.
연수를 유모차에 태우고 우리 모자에게는 조금 이른 시간인 오전 10시 약속에 늦지않기위해 부지런히 걸었다.
봄이 완연했다. 개나리, 민들레, 나무마다 새로 돋은 연녹색 잎들이 햇살에 반짝거리는 길.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까.. 마음이 설렜다.

사실 '블로그 활동단'이 되지 않았으면 아마 이번에도 동네 모임에 참석할 엄두는 내지 못했을 것이다. 
주로 어린 연수를 데리고 낯선 곳에 갈 엄두가 안난다는 핑계를 댔지만
실은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작은 틀이나마 '모임'이라는 이름을 걸고하는 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내심 두려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기왕 마음먹고 3개월 동안 블로그에 한살림을 소개하는 일을 해보기로 했으니
한살림의 가장 기초적인 소비자조합원 모임이라 할 수 있는 동별 '햇살 모임'을 나부터 한번 가보고, 그 이야기를 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에 용기를 냈다.
전날까지도 갈팡질팡하던 마음을 다잡고 연수에게 "연수야, 우리 내일 딸기젤리 만들러갈까?" 물었더니 연수는 물론 좋다고 했다.











처음 가보는 생협 모임이라 긴장되기도 했던 마음이 봄길을 걸으며 반쯤 풀어졌다면
나머지 반은 모임 장소였던 이원순님댁에 들어서는 순간 스르륵 풀어졌다.
초등학생, 유치원생 두 딸을 키우고 있다는 이원순님 댁에서 연수는 누나들의 아기자기한 장난감에 푹 빠져
'이보다 행복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것저것 만져보고 구경하며 어디 아는 집에라도 놀러온 것처럼 편하게 놀았다.
덕분에 나도 연수를 슬슬 따라다니기도 하고, 한분 두분 모이기 시작한 우리 동네 조합원 분들과 인사를 나누며 마음 편히 있을 수 있었다.  











동별로 진행되는 햇살모임은 매달 1회, 한가지씩 주제를 가지고 조합원들이 같이 모여 배워보기도 하고 조합에 대한 이런저런 이야기도 나누는 자리다. 이 날의 주제는 '딸기젤리 만들기'.
내가 사는 강일동에서는 오늘이 첫모임이었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들이 새로 들어서면서 새롭게 모임을 꾸릴 수 있을만큼 조합원 수가 많아진 것인지, 뭔가 풋풋하고 설레고 그러면서도 편안한 동네모임으로 10여명의 조합원분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9개월된 다희, 연수 또래의 아이가 둘, 그리고 서른넷(내가 막내였다^^:;)부터 쉰셋까지 다양한 연령의 엄마들이 한자리에 둘러앉았다. 한살림이라는 이름 아래 이렇게 여러 세대의 엄마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자기 소개를 하는데, 참석자중 두 분이 일본인이셨다.(한살림은 국제적 조합..? 인 것은 아니고..^^; 아직 외국인은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없어서 두 분 다 남편분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해있다 하셨다.) 
아니, 진짜로 놀라운 것은 한국인 남편과 결혼해 오랫동안 한국에서 살아온 이 분들의 국적이 아니라 두 분이 각각 아이 넷과 아이 다섯을 키우고있는 어머니였다는 것이다. 와!! 진짜 대단한 분들을 이렇게 가까이서 뵙다니~~!!! ^^

아이가 넷, 다섯이니 큰아이는 대학생 막내는 유치원생인 댁도 있었고, 그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초중고에 골고루 자녀를 둔 댁도 있었다. 이 분들의 아이 이야기를 듣는 것만으로도 웃음이 나고, 많은 아이들을 키우며 얼마나 고생하셨을까.. 뭉클하기도 했다. '큰 아이들이 작은 아이들을 키우더라.. 아이들은 계속 자란다. 아이들의 성장이란 것은 정말 놀라워서 어제 못하던 것을 오늘 할 수있게되고, 내일이면 더 많은 것을 할 수있게 되기 때문에 큰 아이들이 자란 뒤에는 모든 것이 훨씬 수월했다.'는 말씀에는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감동도 많이 받았다. 곧잘 투닥거리고 늘 소란스러운 대가족의 엄마로서 힘들고 속상한 순간도 참 많으셨겠지만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에 감동받고, 또 보람과 행복도 느끼고 계신 듯한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두 분은 출산이 멀지 않은 내게 따뜻한 격려와 응원을 해주셨다.

이 두 분께 일본에 계신 친정가족들은 이번 대지진으로 힘들지 않으신지 물었더니 두 분 다 고향이 오사카라 다행히 큰 피해는 없었다고 하셨다. 그래도 많이 놀라고, 많이 걱정되셨겠다고.. 함께 모인 엄마들이 모두 안부를 묻고 걱정하니 그 모습도 따뜻하고 좋았다. 
 










이 날 모임은 강동구와 송파구, 하남시를 아우르는 한살림서울 '동부지구'의 활동가인 황선화 님이 진행하셨다.
조합원들과 함께 나눌 이야기들이 꼼꼼하게 적혀있는 A4종이 7쪽짜리의 모임 안건지를 받아드니 '아고.. 이런 안건지를 받아보는게 얼마만인가' 싶어 웃음이 났다. 애기낳고 살림하는 지난 3년 동안 참 A4종이 볼 일이 없었고나..^^; 

안건지의 첫머리에는 시가 있었다. 


꽃이 핀다

봄은 생명이 발화하는 시기다.
꽃이 아름다운 것은 말할 것도 없이
그 꽃이 제 목숨을 바쳐서 그것을 피워냈기 때문이다.
미물도 마찬가지고 새들도 마찬가지고 짐승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소중하게 여겨야 할 것들은 
꽃을 피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이지
꽃이라는 결과물이 아니다. 그게
사람이라면 더 말해
무엇하랴. 

- 박범신의 <산다는 것은> 중에서 - 


 
제 목숨을 바쳐서 피워내는 꽃.
그리고 꽃이라는 결과물보다 소중한, 꽃을 피우기위해 최선을 다하는 과정..
아이라는 꽃을, 그 꽃이 제힘으로 단단한 땅에 뿌리내릴 때까지 최선을 다해 보살피는 엄마의 삶을 사는 요즘이라 시가 더 뭉클하게 다가왔다.

시가 써있는 안건지가 좋다. 
대학시절에 단과대 운영위원회 안건지 첫머리에 늘 시를 한편씩 써놓던 선배 생각도 났다.
 










한살림 동부지구 소식과 여러 분과모임 안내, '수입 밀가루 끊고 살아보기' 등 모임 순서지에 적힌 내용들을 찬찬히 살펴보며 이야기를 나눈 뒤에 
오늘 모임에서 배우기로 한 '딸기젤리 만들기'를 하러 부엌으로 갔다. 
동부지구 차원에서 동네모임인 햇살모임을 지원하기 위해 딸기젤리 재료 일체와 간식거리(우리밀 롤케잌, 각종 한과 등)를 푸짐하게 보내주셔서 먹성좋은 연수와 엄마는 맛있는 한살림 간식들을 신나게 먹었다. ^0^ 
엄마들이 젤리 만드는걸 배우는 동안 아이들은 제가끔 잘 놀았다. 가끔 투닥거리기도 해서(주로 연수가 친구와 동생을 향해 제 '힘'을 과시하려했다ㅠㅠ) 긴장될 때도 있었지만 그래도 큰 소란없이 모임은 잘 진행되었다. 생각해보니 엄마 따라와 제법 긴 시간을 잘 견디고 놀아준 애기들도 참 애썼다. 고맙다. ^^   



** 자, 그럼 한살림표 딸기 젤리(실제로는 푸딩같음) 만드는 법을 보실까요~^^





사진순서는 1 - 2 - 3

                6 - 5 - 4    입니다.





재료: 딸기 500g, 물 2컵, 설탕 2T, 한천가루 1t

1. 딸기를 잘라 물 2컵을 붇고 센불에서 끓여 부글부글 끌기 시작하면 중불로 줄여 딸기가 하얗게 물이 빠질 때까지 끓인다.
2. 익은 딸기를 체에 받혀 거른다.
3. 체에 거른 건더기는 버리고, 남은 딸기물에 설탕 2T를 넣고 녹인 후, 한천가루 1t를 솔솔 뿌려 잘 섞어준다. (유기농설탕은 당도가 좀 약해서 3숟갈 정도 넣기도 해요)
4. 다 섞은후 살짝 끓여주었다가 미리 준비해둔 유리나 도자기 그릇에 담는다.
5. 잠시 식힌후 잘라놓은 딸기로 예쁘게 장식도 해주고...
6. 냉장실에서 2~3시간 더 식히면 부드러운 한살림 딸리젤리 완성! ^^













오늘 만든 것은 냉장실에 넣어두고 황선화님이 미리 만들어오신 딸기젤리와 귤젤리를 함께 먹어보았다.
음~~ 집에서 주문해먹던 '한살림 과일푸딩', 딱 그 맛이다.
너무 달지 않으면서도 과일 고유의 향과 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맛있는 푸딩... 이렇게 만드는 거였구나. ^^
한천가루는 시중에서 구입해야 한다. 집에 갖춰두고 만들어놓으면 손님상 디저트나 아이에게 주는 깜짝간식으로 정말 훌륭할 것 같다.












엄마가 사진찍느라 바쁜 사이, 연수는 옆에 앉았던 아주머니께서 떠주시는 젤리를 듬뿍듬뿍 받아먹으며
'어때? 맛있어?' 하는 물음에 연신 '맛있어요!!'하고 대답하고 있었다. 햇살모임.. 좋지, 연수야? ^^;;













이후에는 지부와 한살림에 건의사항을 얘기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와~ 이 시간의 열기가 정말 뜨거웠다.
평소 사용하던 한살림 물품에 대한 건의사항이 다양하게 쏟아져나왔고, 누군가 어떤 물품에 대해 이야기하면 여기저기서 '정말 그래~!', '그래, 그렇게 바뀌면 참 좋겠다'하는 진지한 공감이 터져나왔다. 
누구 하나 '너무 예민한거 아냐~'하며 핀잔주는 사람도 없었고, '그럴땐 이렇게 해보면 좋더라'라는 유용하고 실속있는 노하우들도 속속 공개되었다. (역시... 아줌마선배님들의 생활의 지혜는 정말 대단하다. 초보새댁은 한쪽에서 연수 책읽어주며, 이 아까운 이야기들을 최대한 놓치지않고 들어보려고 나름 무진 애를 썼으나.. 그래도 많이 놓친 것 같아 안타깝다.)

한살림 보습크림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한살림 비누와 샴푸를 거쳐 두피를 건강하게 유지하고, 머리카락이 덜 빠지게 하는 머리감기법까지.. 거침없이 흘러갔다. 
한살림 매장에 가서 보고 느꼈던 것, 바뀌었으면 하는 것들에 대한 이야기도 중요했고, 그러다 같은 동네에 사는 조합원끼리 함께 카풀해서 매장에 다녀오자는 약속도 하게 되었다. 어린 아이를 데리고 평일에 혼자 매장가서 무겁게 장봐오기가 쉽지 않았던 애기엄마들로서는 참 반가운 이야기였다.













이웃이 있어서 참 좋다.
한살림을 함께 하는 이웃들이어서 더 고맙다. 

한살림과 함께 생명을 살리는 농사를 지원하고, 생명을 살리는 밥상을 차리고, 지구를 살리는 생활물품들을 사용하려 애쓰는 여러 엄마들을 만나게 되어서 참 행복하다. 












이 날 모임에는 조합원인 이웃엄마를 통해 한살림 물품은 진즉부터 사용해왔으나 아직 조합원은 아니었던 분도 한분 오셨다.
다음달 모임장소를 의논하던 이 분들, 곧 조합원으로 가입하겠다는 그 분 댁으로 모임장소도 전격 잡아버리신다.
우와... 한살림, 무서운 조직이다. ㅎㅎㅎ

그러나 4월은 조합원 맞이의 달.
이 달에 가입하고 5월 13일까지 물품을 이용하시는 신입조합원께는 특별가입선물(쌀라면.감자라면 각2봉씩)과
올해의 가입선물 '주방용 물비누'(보충용 600ml)도 함께 드린다 하니... 관심은 있으나 망설이셨던 분들이라면 4월이 가기전에..! ^^


+


돌아오는 길, 한낮의 햇살이 따끈했다.
그리 멀지 않은 길이지만 배부르고 졸렸던 연수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고 나는 내가 더불어 살게된 새로운 동네, 새로운 이웃들을 생각하며 천천히 걸어왔다.
아직은 여전히 어색하고 낯설지만.. 이제는 이 분들과 함께 오다가다 만나면 반갑게 인사도 하고 한달에 한번쯤은 모임에서도 만나고 그러다 무슨 일이 있으면 같이 동네에서 캠페인도 하고, 아이들 유치원, 학교 이야기도 하고... 그래, 그럴 수 있겠구나.. 싶어 마음 한구석이 든든했다. 

한살림 전체를 놓고 보면 소비자조합원들의 동네 모임인 이 햇살모임은 여리고 푸른 새 잎쯤 될 것 같다. 
푸른 잎들이 숨을 잘 쉬고, 햇볕도 잘 받고 해야 줄기도 뿌리도 모두 튼튼해지는 것처럼 
햇살모임들이 싱싱하게, 건강하게 많이 살아있어야 한살림의 줄기인 활동가들, 뿌리인 생산자들 모두 더 건강하게 살아가실 수 있겠지. 나무 전체가 신나게 쑥쑥 잘 크겠지... 
그렇게 생각하니 '나'라는 작은 잎사귀 하나도 소중하고, 우리 햇살모임도 참 소중하구나... 싶었다. 

햇살모임이 오늘처럼 서로 그렇게 많이 '공감'하고 맞장구치고, 가슴 시원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그런 모임이었으면 좋겠다. 평화를 낳고 한동안은 또 참석하기 어렵겠지만.. 얼마동안 떨어져있다해도 마음은 참 든든할 것 같은 동네모임, 한살림 햇살모임이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한살림.농업.생명2011.04.08 12:57
 








한살림 블로그 활동단이 되었다.
조합원이 되고 3년 동안 늘 고맙게 물품만 잘 이용해왔는데 얼마전 블로그활동단을 모집한다는 배너를 보고 문득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써오면서 물품과 한살림 활동에 대한 신뢰도 많이 생겼고,
요즘처럼 농민도, 지구도, 소비자인 우리도 힘들고 불안한 때에 뭐라도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신청하셨는데 고맙게도 선정이 되었다.

블로그 활동단이 된 기념으로...
3행시를 한번 지어보았다. ^^;
(구구절절 길게 쓰는 건 할 수있지만 이런 분야는 참 약한데... 흠흠.)


             집 건너 한집마다 
         한  림 조합원이 된다면..  
달나라에 (임)시대피소를 만드는 일같은건 하지 않아도 될텐데.



.. 역시 괜히 했다. ^^;;;;


하지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지구가 둥글다는건 편서풍이 불어도 (방사능으로부터) 도망갈 곳이 없다는 얘기'라고 어느 분이 트윗에 올리셨다는데 정말 그렇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한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재앙을 피할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기후변화도 그렇다. 몇해전부터 우리 농작물들도 이상기후의 여파로 공급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도시의 소비자들은 농산물의 가파른 가격변동 앞에서 어쩔줄 모르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대안적 소비, 땅을 살리는 대안농업에 대한 관심과 구체적인 연대가 절실하다. 안그러면 정말 가까운 어느날에는 더이상 지구에서는 못 살겠다며, 달이나 우주 어디쯤에 대피기지를 만들어야한다고 수선떠는 날이 올 것만 같다.
생명살림, 밥상살림, 지구살림을 지향하는 한살림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적인 생산과 소비 활동을 통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운동이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조금씩 '다른' 대안을 선택하고, 자기 삶 특히 일상의 식탁 같은 곳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가 다같이 행복하게 계속 살아갈 수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미래'라는 것을 선물해줄 수 있지 않을까. 

지난 가을에 아파트 이웃으로 친하게 지내던 애기엄마들이 한살림 조합원에 가입하는 일이 있었다.    
우리 신랑의 '생협 아줌마'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어느날 나와 같이 동네 생협 매장에 다녀오며 신랑이 말하기를... "생협 아줌마들은 특징이 있어. 다들 화장을 안하고... 안경을 써." ㅎㅎㅎ 
(건우엄마와 쌍둥이 엄마는 모두 안경을 안 썼고, 놀이터에서는 아니지만 가끔 외출할때 화장도 아주 예쁘게 잘 하신다~ㅋ)

'생활협동조합'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운동이 시작된 것은 80년대 후반이다.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기며 저변을 많이 확대해왔다. 
한살림의 운영은 단순하다. 농촌의 생산자와 도시의 소비자를 중간상인없이 '직거래'로 연결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 앞서 말한것 같은 소중한 대안적 '가치'들을 담는다. 

농촌의 생산자는 땅을 죽이는 화학비료와 사람에게도 해로운 약들을 쓰지 않는다. 대신 정말로 피나는 노력으로 병충해와 풀과 수많은 변수들을 다스린다. 사람과 자연 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짓는 것이다. 
도시의 소비자는 이렇게 해서 생산된 물품의 소비를 책임진다. 시중보다 값이 조금 비싸도, 모양이 좀 못생겼어도 어려운 '유기농'의 정착을 지원하는 과정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그 물품을 사서 먹는다. 대신 내 아이들에게도 안심해서 먹일 수 있고, 내 몸도 건강해지고 땅도 살린다. 조합원이 되고, 물품을 구입하면서 증자하는 출자금을 통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하려고 애쓴다. 
 
이런 가치들이 좋긴하지만, 가격도 조금은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거리감도 있어서 
생협은 '안경쓰고 화장 안하는' 도시의 중산층인텔리 아줌마들의 영역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리라.. 

20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아토피와 같은 도시의 환경성 질병들이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면서 우리밀, 유기농 야채, 화학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안전한 가공식품 같은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직거래의 단순한 유통방식 덕분에 작년처럼 배추파동, 야채파동이 있었을 때는 중간상인들이 여럿 개입하는 시중 야채가격보다 한살림같은 생협의 유기농야채가격이 훨씬 저렴하게 안정되어 있기도 했다. 

우리 아파트 이웃 엄마들이 한살림에 가입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여주고 싶은 마음과 농산물 파동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생협에 대한 믿음이 들었던지, 우리집 주문할 때 한가지 두가지씩 부탁해 같이 사던 이웃 언니들이 이젠 자기들도 가입을 해야겠다고 먼저 얘기했을때 참 기뻤다.

내 친구와 이웃들이 생협을 너무 멀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구를 살린다는 것이 거창해보이지만.. '아나기(아줌마가 나라의 기둥)'라는 모임도 있듯이(여기 분들이 TV퀴즈쇼에서 첫우승해 유명해지신 덕분에 나도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줌마들의 작은 생각, 작은 실천이 생활협동조합이라는 강물로 모이고 모이면 우리 아이들이 살 세상이 정말 훨씬 좋아질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아기 엄마가 되고 살림을 하면서 생소했던 환경, 생태, 농업, 먹거리 같은 것들에 관심을 갖고 생협에서 만나게된 엄마 이웃들이 더없이 소중하다.










+  물품 배송올때 함께 오는 한살림 소식지에는 한살림 물품들로 만들 수있는 맛있는 요리법들이 작은 글상자안에 들어있다.
저걸 어떻게 모아서 두고 볼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지나간 탁상달력을 요리책으로 만들 생각을 했다.
이름하여 '나만의 한살림 요리책'! ^^
슥슥 오려서 풀로 붙이면 끝~~~!










+  몇해 동안 붙이다보니 탁상달력들이 어느새 여러권의 착실한 요리책들로 변신했다.
반찬요리, 국요리, 손님상요리, 간식요리 정도로 달력을 구분해서 만들어두고,
요리할때 저렇게 세워놓고 보면서 하면 아~~~주 편하다. (실력없는 새댁은 요리책이 없으면 안심이 안된다..ㅎㅎ)




블로그 활동단은 3개월 동안 매월 세편정도의 한살림 관련 글을 포스팅하는 활동을 한다.
오랜 친구들과 다정한 이웃들이 관심기울여 봐주시는 내 블로그를 통해 한살림 이야기를 조금씩 더 할 기회가 생겨서 좋다.
그전에도 그냥 하면 됐던 것이지만.. 왠지 엄두가 잘 안났었는데 이제는 작지만 '내가 하기로 약속한 일'이 되었으니 천천히 생각나는대로 해가려고 한다.
궁금한 것이나, 함께 얘기해보고픈 이야기들을 이웃들께서 많이 해주셨으면 참 좋겠다.

방사능비가 오지만 그래도 이 봄, 살아있는 우리 모두들..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바래보는 날이다. 




+ 아참참.. 한살림에 대해 궁금한 것들은 요기 '한살림' 사이트(www.hansalim.or.kr) 에서.. 
물품이나 가격이 궁금하시면 '한살림 장보기' 사이트(http://shop.hansalim.or.kr)를 살펴보셔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