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그림'에 해당되는 글 24건

  1. 2019.07.09 여름밤
  2. 2019.05.25 예쁜 날
  3. 2019.04.29 담장 아래
  4. 2019.03.24 봄바람
  5. 2019.03.10 봄, 쑥
  6. 2019.02.09 생선
  7. 2019.01.17 집에서 요가 하기
  8. 2018.12.20 어린이를 돕는 사람 2
  9. 2018.12.12 요가와 겨울
  10. 2018.12.07 요가
하루2019. 7. 9. 22:35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놀이터 벤치에 앉아
가로등 아래 빛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생각했다.

여자들은 아름답고
아이들은 펄쩍펄쩍 뛰고
남자들은 한가로운 세상

내가 바라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라고..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9. 5. 25. 22:45





아이들이 모두 잠들었다.
덥다고 옷을 걷어올려 배를 다 내놓고 잠든 연제의 옷을 내려주고, 창문을 닫았다.
창문 밖에는 시원한 밤공기를 반기며 뛰어노는 동네 아이들 소리가 아직도 들린다.

한낮에는 많이 더웠다.
언제 따뜻해지나 했는데 갑자기 여름이 되어버린 듯-
날씨가 점점더 종잡기 힘들어진다.

1월부터 캘리그라피를 배우고 있다.
단지 안에 있는 가정미술 교습소 선생님께 일주일에 1번, 2시간 동안 배우는데
붓글씨를 쓰고 그림을 같이 그려넣는다.

5월에는 어버이날과 어린이날이 있어서
아이들 선물로 나태주 시인의 시구를 적은 작은 작품을 하나 만들어 주고
엄마아빠께는 편지봉투에 작은 글씨와 카네이션을 그려서 드렸다.

아이들을 잘 키우지는 못하는 엄마지만
아이들 덕분에 참 많이 행복하기는 한 엄마.
그게 요즘의 나인 것 같다.

더 잘 먹이고, 더 튼튼하게 키워주지 못해서 미안하다.
더 다부지게 가르치고, 똘똘하게 성장하도록 다잡아주지도 못하고..
그저 나는 예쁘구나, 고맙구나.. 바라보고 안아주고 내버려둘 때가 많다.







지난 주말,
아이들이 동네 친구들과 어울려 신나게 노는 동안
나는 놀이터 벤치에 앉아
어느새 초록 나뭇잎이 무성해지고
장미꽃이 넝쿨에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아파트 풍경을
수첩에 그렸다.
텃밭에 물을 주는 고등학생같은 큰언니, 자전거타는 중학생 아이, 공놀이하는 초등 아이들, 산책하는 어른들..

우리들의 삶에는 힘든 순간이 많고
세상도 험한 세상이지만
삶의 시간들을
아름답게 보내려고하는 예쁜 마음들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꽃향기가 섞인 선선한 오월의 저녁 바람과 함께
그리워질 것이다
이 날들이.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9. 4. 29. 15:18




신도시가 만들어진다는 건 어떤 것일까.

미사로 이사오고 어느새 세 번째 봄을 맞고 있다.
신축 아파트 단지의 조그맣던 나무들도 자리를 조금씩 잡아가고
호수공원이며 전철역과 상가 공사는 여전히 뚝딱뚝딱 쿵쿵쿵 진행중이지만
건물들도 꽤나 많이 완성되었다.

사람들의 삶도 많이 뿌리내렸을까?
우리 꼬마들도 나도 익숙한듯 낯선듯 적응하며 살아가고있다.
이 동네의 사람들은 모두 신도시로 입주한 이방인들.
이 동네는 원래 비닐하우스와 농원, 야산들이 있는 서울 외곽순환 고속도로 옆동네로
하남의 구도심과도 먼, 한적한 변두리였다.
종류가 참 다양한 새들이, 곤충들이 이 마을의 옛시절을 조금 알려준다.

큰 도로들이 생기고 고층 아파트들이 지어지면서
아파트와 찻길 사이에 방음벽들도 높게 지어졌다.
이사하고 한동안 길을 걷다가 내가 제일 많이 한 일중 하나는
방음벽에 부딪혀 죽은 새들의 사체를 치우는 일이었다.

그냥 보고 지나갈 수가 없어서
가방에서 휴지를 꺼내
살짝 싸서 집어올린후 가로수 나무 밑 풀숲에 눕혀주고 풀잎이나 나뭇가지들로 덮어주는 일.

한동안은 하루 걸러 하루마다 새들을 묻어주어야 했다.
아무 것도 없던 땅에 생긴 투명한 유리벽.
나는 그저 묻어주는 것밖에 못했지만
관청에 전화를 걸어 민원을 넣어준 분들 덕분에
반년쯤 뒤엔 유리벽에 까만 썬팅지로 새들의 그림이 붙었다.
날아가는 새, 앉으려는 새..
새들이 동료들의 그림이라도 보고 조심할 수 있도록..

미안하다.
산다는 일이 이렇게 미안한 일이구나.
방음벽 담장 아래 올해도 민들레가 많이 피었다.
꽃처럼 피어나길 고운 생명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19. 3. 24. 22:24

잠든 아이들이 콜록콜록 기침을 한다.
연수는 어제 밤에 열이 높아 힘들어하다가
오늘 아침에 병원에 가서 독감 진단을 받았다.
연호도 열이 있긴한데 심하지않지만 가래와 기침은 더 많다.
내일 아침엔 연호도 병원에서 검사를 해봐야할 것 같다.

봄들어 조금씩 쿨쩍거리던 아이들 감기가 지난주중에 비오고 날이 추워지면서 심해졌다.
미세먼지는 덜해져서 좋았는데
친구들과 찬바람쐬며 놀이터에서 노는걸 놔뒀더니 주말에 탈이 났다.
연수는 밖에서 많이 놀지도 않았는데
학교 수업들 들으며 바람속에 오고가는게 힘들었나...
겨울내 집에만 있으면서 체력이 약해진 것같기도 하고ㅠ

나도 학기초라 아이들데리고 좀 종종거리고
나 나름대로 겨울방학동안 꼼짝못하고 집에만 있어 답답했다고 오랫만에 친구들 얼굴도 보고 나름 먼 외출도 하고 다녔더니
기침감기랑 몸살이 와서 콜록거리며 밤마다 일찍 이불덮어쓰고 자줘야했다.

아이들이 아플때나 내 몸이 아플때는 ‘아 아프지만 않으면 정말 바랄게 없겠다’ 생각하다가도
아픈 것이 낫고 나면 또 다른 바램들, 속상한 것들로 마음을 끓이곤한다.
그러지 말아야지.. 건강하게 잘 자라주기만 하면 더 바랄게 없다.

아이들이 아프면 어깨에 힘이 저절로 빠진다.
잘 챙겨주지도 못하면서, 제대로 살뜰히 보살펴주지도 못하면서
뭐 대단하게 잘 해주는 엄마이기라도 한 것처럼
아이들 앞에서 그렇게 화내고, 혼내고 했었나... 싶어
미안하고 부끄럽다.




지난 주 일요일에는 나 혼자 바람 좀 쐰다고 남편에게 아이들을 맡겨두고 광화문 나들이를 갔었다.
영화를 한편 예매해놓고 이리저리 걷다가 덕수궁 석조전을 구경하게 되었는데
단아한 아름다움에 깜짝 놀랐다.

크지는 않지만, 대한제국 황실의 궁전이었던
석조전의 은은한 베이지색 벽돌들과 기둥들.
화려하면서도 단정한 황실의 기품이라고 해야할까..
서울 도심에 남아있는 1900년대 초반의 다른 오래된 건물들-교회, 은행,학교 등-과는 느낌이 확실히 달랐다.





봄바람을 쏘이고 오니 기분이 참 좋았다.
몸은 좀 힘들었지만 새로운 기운도 나고.

아이들은 어떨까.
새 학년, 새로운 친구들 선생님을 만나며
새로운 자극도 받겠지만 힘든 것도 많겠지..
무엇보다 지금은 몸이 고달픈 것 같고ㅜㅜ

아픈 시간을 통과하며 얻는 것이 있기를..
새롭게 더 단단해지고 여물어지는 것이 있기를.
내가 그렇게 보살필 수 있고, 아이들이 힘을 내서 부디 잘 견디고 성장해주기를
봄바람 속에서 기도한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9. 3. 10. 20:39

​​​​




봄이 왔다.
올해 봄은 봄같지않게 왔다.
겨울이 아주 따뜻했기 때문이다.
서울 가까운 하남은 겨우내 많이 춥지않았고, 눈이나 비가 거의 오지 않았고,
안개와 먼지가 섞여 뿌연 날이 많았다.

날씨가 왜 이럴까, 자연과 기후가 겪고 있는 변화들이
우리들의 삶에도 무겁게 다가왔다.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 흐르다가 최악의 미세먼지라는 며칠전의 먼지 난리를 치르고 나니
이제는 따뜻한 기운이 확연한 봄이 되어 있었다.

개나리, 매화, 산수유같은 봄꽃도 하나둘 피고
아이들은 모처럼 먼지덜한 주말에 많이 걷고 뛰고 놀았다.

나는 마트에서 쑥을 한 봉지 사왔다.
깨끗이 씻어서 잘게 썰어 쑥전을 부쳤다.
씻을 때는 잘 모르겠더니 잘게 썰때는 향긋한 쑥냄새가 진하게 났다.
깻잎도 좀 같이 넣고, 부침가루와 현미가루를 섞어서 반죽을 해서
콩기름에 고소하게 부쳤다.





잔한 쑥냄새를 맡고있으니 이 냄새를 언젠가 맡아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였지..? 어린 시절 소꿉놀이할 때였다. 쑥과 꽃, 다른 풀들을 뜯어와 돌로 찧어 밥하고 반찬만들며 놀던 때. ^^

그때부터 내 기억속에 깊이 저장된 이 냄새가
봄이 되면 나에게 쑥이 먹고싶어지게 하나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이런 힘이 있구나.
새삼 느꼈다.

봄과 함께 아이들은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갔다.
긴 겨울 답답한 집에서 셋이서 아옹다옹 티격태격 지겹게도 싸우더니
이제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한나절씩 떨어져있게 됐다.
나도 한숨 돌리고 쉴 짬이 생겼고..

화요일이었나..
오후에 연호는 피아노학원에 가고
내가 연수연제를 데리고 연수 치과치료를 다녀왔더니
먼저 집에 와있던 연호가 선물이 있다며 검은 비닐봉지를 꺼내왔다.
형동생 줄 쵸코우유 2개, 엄마주려고 산 커피우유 1개가 들어있었다.
학원끝나고 집에 오니 우리가 아직 안왔길래
얼른 제 용돈가지고 집앞 슈퍼에 뛰어가서
우유들을 사왔단다.
값을 물어보니 가져간 돈이 부족해서 자기 우유는 못 사오고..
그래도 괜찮은게 자기는 피아노학원에서 선생님이 맛있는 쵸코렛을 주셔서 먹었단다. ^^





연수 연제가 모두 고맙다며 연호를 안아주고,
저녁까지 아이들과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곤했던 나도 마음이 따뜻해져서 기운이 새로 났다.

커피우유는 아껴뒀다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조용한 시간에 꺼내 그림부터 그렸다.
긴 겨울 함께 잘 지냈다고, 모두 애썼다고 토닥토닥해주는 연호 마음같은 선물.

다시 봄이다.
먼지가 덜해질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해야겠다.
자율적 차량 이부제에 동참하고, 전기를 아껴 쓰고,
미세먼지 대책들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마음껏 숨쉴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느끼는 날들이다.
방학동안 멈춰두었던 요가를 다시 하러 가는 길에 오랫만에 망월천의 텃새 친구들도 반갑게 만났다.
말 못하는 새들, 도망갈 수 없는 풀과 나무들, 집없는 동물들,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
미세먼지 시대, 모두가 마스크를 써서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도 힘든 날들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부디 희망의 봄이 되기를.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9. 2. 9. 20:46




명절에 시외가에 들렀더니 차례상에 올렸던 큰 조기를 두 마리나 싸주셨다.
불에 잘 구워진 조기에서는 훈제한 생선처럼 연기 냄새도 나고 살도 부드러워서 아이들이 맛있게 참 잘 먹었다.

한 마리는 그제 낮에 먹고
오늘 저녁에 다섯 식구가 큼지막한 한 마리를 마저 데워 잘 먹었다.
밥 한공기 다 먹었는데 머리랑 여기저기 속살들이 남아있어서
밥을 조금 더 퍼와서 내가 마저 발려먹었다.

“옛날에 엄마 어릴때.. 엄마의 할머니랑 증조할머니가 생선 머리를 엄청 잘 드셨어. 머리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할 수 있다고 하셨어~ ‘어두육미’라는 말도 있거든..”

생선 머리를 발려먹으며 아이들과 해산물이 많았던 고향 밥상 이야기, 젓가락으로 슬쩍 건드리고마는 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생선머리를 싹싹 잘 발려드시던 할머니들, ‘어두육미’라는 말의 여러가지 의미.. 이런저런 얘길 재밌게 나누었다.

연제가 “엄마, 외갓집에 증조할머니가 계실 때
내가 만화보러 할머니 방에 가면 할머니가 맨날 맛있는걸 주셨어~” 하고 말했다.
“사탕같은 거?”
하고 연호가 묻자
“응. 그런거. 마카롱이었나? 그게 이름이 뭐지?”
“카라멜?”
“어 맞아. 엄청 맛있었어~”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기억되고 있어서 참 좋았다.
달콤한 사탕에 담긴 증조할머니의 정을 아이들도 크면 더 알 것이다.

사람들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함께 했던 추억, 따뜻한 기억들 속에서.

설을 잘 보내고 왔다.
시댁 어른들과 친지 분들이 주렁주렁 싸주신 먹거리들을 보따리보따리 들고와서
하나씩하나씩 꺼내먹으며
시골마을에 내려앉던 햇살과 시댁에 옹기종기 모인 자식들, 손주들보며 좋아하시던 얼굴들 기억한다.

자주 가야지.. 마음먹은 것을 잘 실천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9. 1. 17. 22:20

​​​





한 달 정도 요가센터를 쉬고 있다.
연제가 다니는 유치원의 겨울방학 기간이라 내가 오전에 혼자 운동가기가 어려워서다.

그래서 집에서 요가를 좀 하려고
요가 책을 참고해서 자세별로 순서를 짜보았다.

머리로만 기억해서 하려고하면 아무래도 잘 생각이 나지않아 조금 해보다 말게 되는데
순서도(?)를 그려놓고 하나씩 따라하니까 하기도 쉽고 잘 된다.

아침 일찍 요가를 할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일찍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을 차려주고
조용한 거실에서 순서도를 보며 천천히 내 속도대로 요가를 한다.

많이 어렵지않은 쉬운 자세들로 우선 구성했다.
며칠 하다보니 이제 많이 외워졌다.
중간에 생각나는 자세를 끼워넣어서 좀더 늘려 하기도 하고
바쁜 날은 몇가지 건너뛰고 마무리한다.

일년동안 센터에서 요가를 배운 덕분에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스스로 해볼 수도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요가 디피카>는 여름에 제주도 달물에 갔을때 요가를 좋아하는 광호 부부가 추천해준 책.
요가에 대한 깊이있는 교과서라 좀 어렵기도해서 아직 제대로 다 읽진 못했지만
해보고싶은 자세(아사나 라고 한다)를 하나씩 찾아읽으며 자세히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연제 유치원이 개학하면 아이들 아침밥 시간이 더 당겨져야해서 홈요가 시간도 덩달아 일러져야한다.
계속 잘 할 수 있을까~~

Posted by 연신내새댁



지난달에 연호가 팔을 다쳤었다.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떨어졌는데 팔을 깔고 넘어지는 바람에 팔이 부러졌다.

한달 정도를 깁스를 하고 지냈고
깁스 푼 뒤에도 2주는 부목을 대고 지냈다.
왼손으로 밥먹고 글씨쓰고
오른팔은 목걸이를 해서 구부리고 걸고 다녔다.
여러모로 불편하고 힘들었을텐데 잘 참았다.
개구지게 친구들과 노는건 여전해서 나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씩씩하게 학교 잘 다니고 뼈도 잘 붙고있다해서 다행이고 고마웠다.

연호가 다친 날
급하게 동네병원 다녀오고 다음날 또 큰병원에 가보기로 하고
내가 저녁에 연호가 안쓰럽고 걱정되서 울었더니
형이랑 장난치며 까불거리던 연호가 내게 와서
“엄마 괜찮아. 나 아프지 않아. 잘 나을거야.” 하고 토닥토닥 위로해주었다.

목걸이를 한 팔로 가방을 멜 수가 없어서
한 달은 내가 등하교길에 연호 가방을 들어주었다.
아침에 걸어가며 연호는
‘사르와라라디올라’라는 상상속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나라는 동물들이 사람처럼 말도 하고 옷도 입고 다니는데 마법도 쓸 수 있다고..^^

“아침마다 가방메고 학교로 걸어가니 엄마도 학생이 된 기분이야~”하면서 내가 웃자
연호가 “엄마도 학교에 다니고싶어?” 하고 물었다.
“응~!^^”
학생인 시절은 참 좋은 시절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공부가 재밌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할테고
친구가 좋지만 어떤 날은 괴롭기도 하겠지.



연호가 한 팔에 가방을 걸고 실내화를 갈아신는걸 교문 밖에서 보고있자니
아이들 등교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 연호를 도와주셨다.
미술준비물까지 따로 주머니에 넣어서 가방이 많은 날이었다.

‘아이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모두가 천사구나’

생각하면 천사들이 우리 주위에 참 많으시다.
학교 선생님들, 병원의 의사쌤들과 간호사 분들.. 아프고 어리고 약한 이들을 보살피고 돕는 모든 천사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리며 매일 교문까지만 가는 학생은 돌아왔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8. 12. 12. 12:48



겨울에 운동하는 것이 다 그렇겠지만
추워서 몸이 뻣뻣하고 움직이는게 귀찮기도 하다.
그래도 하고싶어서 요가센터로 갔는데
영 집중이 안됐다.
자꾸 틀리고 동작이 어정쩡한 것이 마음까지 산란하다.
그러다 문득 나만 안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 동작을 하다보면 안경이 자꾸 코밑으로 흘러내린다.
안경을 안쓰고 하려면 선생님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코브라>는 단순한 것 같지만 웨이브를 잘 만들어야하는데 나는 어떤 흐름을 타야하는지 자꾸 헷갈린다.





힘들게 끌려온 1시간의 요가가 끝날때쯤
‘아 한시간은 정말 대단한 시간이구나..’ 생각했다.
하루 중에 한 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마는 시간이지만
그 1시간의 운동도 이렇게 힘들었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끝났고
뻣뻣했던 몸과 어수선하던 마음도 어느만큼은 풀리고 고요해졌다.
한 시간.. 대단하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8. 12. 7. 15:45



요가를 하다보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동작을 따라하고 호흡을 조절하느라
다른 생각을 잘 못 할 때가 많지만
잠깐씩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떤 동작에서는 갑자기 아! 하고
어떤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을 기록해보았다. 그림과 함께.
사람그리기는 참 어렵지만ㅠ











<나무 자세> 그림 밑에 써놓은 글귀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라는 노래의 첫 소절이다. 윤도현 씨와 다른 가수 몇분이 함께 부른 곡인데 가사가 참 좋다.

요가를 배운지 이제 일년 정도 되었다.
처녀 시절에 잠깐 배우다 말고 아이들 임신했을때 산모 요가를 좀 한 적이 있지만
꾸준히 운동으로 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아직도 여러모로 서툴지만
요가를 하는 시간은 참 좋다.
땀흘리고 몸을 길게길게 늘려보고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천천히 깊게 숨쉬고.
얼마전 일년이 다가오면서 살짝 꾀가 나고 하기싫기도 했는데
그림을 그리다보니 새삼 애정이 느껴진다.
꾸준히 해가야지..^^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