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한살림.농업2011. 4. 8. 12:57
 








한살림 블로그 활동단이 되었다.
조합원이 되고 3년 동안 늘 고맙게 물품만 잘 이용해왔는데 얼마전 블로그활동단을 모집한다는 배너를 보고 문득 '나도 한번 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써오면서 물품과 한살림 활동에 대한 신뢰도 많이 생겼고,
요즘처럼 농민도, 지구도, 소비자인 우리도 힘들고 불안한 때에 뭐라도 작은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많은 분들이 신청하셨는데 고맙게도 선정이 되었다.

블로그 활동단이 된 기념으로...
3행시를 한번 지어보았다. ^^;
(구구절절 길게 쓰는 건 할 수있지만 이런 분야는 참 약한데... 흠흠.)


             집 건너 한집마다 
         한  림 조합원이 된다면..  
달나라에 (임)시대피소를 만드는 일같은건 하지 않아도 될텐데.



.. 역시 괜히 했다. ^^;;;;


하지만 솔직한 내 마음이다. 
'지구가 둥글다는건 편서풍이 불어도 (방사능으로부터) 도망갈 곳이 없다는 얘기'라고 어느 분이 트윗에 올리셨다는데 정말 그렇다.
원자력 발전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지 않는한 인류가 스스로 만들어낸 재앙을 피할 방법은 없는 것 같다.
기후변화도 그렇다. 몇해전부터 우리 농작물들도 이상기후의 여파로 공급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도시의 소비자들은 농산물의 가파른 가격변동 앞에서 어쩔줄 모르는 일이 점점 더 많아질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대안적 소비, 땅을 살리는 대안농업에 대한 관심과 구체적인 연대가 절실하다. 안그러면 정말 가까운 어느날에는 더이상 지구에서는 못 살겠다며, 달이나 우주 어디쯤에 대피기지를 만들어야한다고 수선떠는 날이 올 것만 같다.
생명살림, 밥상살림, 지구살림을 지향하는 한살림은 삶을 유지하기 위한 기초적인 생산과 소비 활동을 통해 지구의 모든 생명체가 조화롭게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고, 만들어가려고 노력하는 운동이다.

너무 이상적이라고, 비현실적이라고 생각하기 전에 조금씩 '다른' 대안을 선택하고, 자기 삶 특히 일상의 식탁 같은 곳에서부터 변화를 시도해야할 때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우리가 다같이 행복하게 계속 살아갈 수 있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미래'라는 것을 선물해줄 수 있지 않을까. 

지난 가을에 아파트 이웃으로 친하게 지내던 애기엄마들이 한살림 조합원에 가입하는 일이 있었다.    
우리 신랑의 '생협 아줌마'에 대한 편견이 깨지는 순간이었다. 
어느날 나와 같이 동네 생협 매장에 다녀오며 신랑이 말하기를... "생협 아줌마들은 특징이 있어. 다들 화장을 안하고... 안경을 써." ㅎㅎㅎ 
(건우엄마와 쌍둥이 엄마는 모두 안경을 안 썼고, 놀이터에서는 아니지만 가끔 외출할때 화장도 아주 예쁘게 잘 하신다~ㅋ)

'생활협동조합'이라는 다소 생소한 이름의 운동이 시작된 것은 80년대 후반이다. 
어느새 20년을 훌쩍 넘기며 저변을 많이 확대해왔다. 
한살림의 운영은 단순하다. 농촌의 생산자와 도시의 소비자를 중간상인없이 '직거래'로 연결하는 것이다. 
다만 여기에 앞서 말한것 같은 소중한 대안적 '가치'들을 담는다. 

농촌의 생산자는 땅을 죽이는 화학비료와 사람에게도 해로운 약들을 쓰지 않는다. 대신 정말로 피나는 노력으로 병충해와 풀과 수많은 변수들을 다스린다. 사람과 자연 모두를 살리는 농사를 짓는 것이다. 
도시의 소비자는 이렇게 해서 생산된 물품의 소비를 책임진다. 시중보다 값이 조금 비싸도, 모양이 좀 못생겼어도 어려운 '유기농'의 정착을 지원하는 과정에 동참한다는 마음으로 그 물품을 사서 먹는다. 대신 내 아이들에게도 안심해서 먹일 수 있고, 내 몸도 건강해지고 땅도 살린다. 조합원이 되고, 물품을 구입하면서 증자하는 출자금을 통해 농민들의 안정적인 생산을 보장하려고 애쓴다. 
 
이런 가치들이 좋긴하지만, 가격도 조금은 부담스럽고 무엇보다 '운동'이라는 것에 대한 거리감도 있어서 
생협은 '안경쓰고 화장 안하는' 도시의 중산층인텔리 아줌마들의 영역처럼 여겨지기도 했으리라.. 

20년이 흐르는 동안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아토피와 같은 도시의 환경성 질병들이 우리 아이들을 괴롭히면서 우리밀, 유기농 야채, 화학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안전한 가공식품 같은 먹거리를 찾는 사람들도 많아졌고, 직거래의 단순한 유통방식 덕분에 작년처럼 배추파동, 야채파동이 있었을 때는 중간상인들이 여럿 개입하는 시중 야채가격보다 한살림같은 생협의 유기농야채가격이 훨씬 저렴하게 안정되어 있기도 했다. 

우리 아파트 이웃 엄마들이 한살림에 가입한 것도 바로 이때였다.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를 먹여주고 싶은 마음과 농산물 파동속에서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가격을 유지하는 생협에 대한 믿음이 들었던지, 우리집 주문할 때 한가지 두가지씩 부탁해 같이 사던 이웃 언니들이 이젠 자기들도 가입을 해야겠다고 먼저 얘기했을때 참 기뻤다.

내 친구와 이웃들이 생협을 너무 멀게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지구를 살린다는 것이 거창해보이지만.. '아나기(아줌마가 나라의 기둥)'라는 모임도 있듯이(여기 분들이 TV퀴즈쇼에서 첫우승해 유명해지신 덕분에 나도 이름을 알게 되었다^^;)
아줌마들의 작은 생각, 작은 실천이 생활협동조합이라는 강물로 모이고 모이면 우리 아이들이 살 세상이 정말 훨씬 좋아질 거라고 나는 믿는다. 
그래서 아기 엄마가 되고 살림을 하면서 생소했던 환경, 생태, 농업, 먹거리 같은 것들에 관심을 갖고 생협에서 만나게된 엄마 이웃들이 더없이 소중하다.










+  물품 배송올때 함께 오는 한살림 소식지에는 한살림 물품들로 만들 수있는 맛있는 요리법들이 작은 글상자안에 들어있다.
저걸 어떻게 모아서 두고 볼 수 없을까... 생각하다가 지나간 탁상달력을 요리책으로 만들 생각을 했다.
이름하여 '나만의 한살림 요리책'! ^^
슥슥 오려서 풀로 붙이면 끝~~~!










+  몇해 동안 붙이다보니 탁상달력들이 어느새 여러권의 착실한 요리책들로 변신했다.
반찬요리, 국요리, 손님상요리, 간식요리 정도로 달력을 구분해서 만들어두고,
요리할때 저렇게 세워놓고 보면서 하면 아~~~주 편하다. (실력없는 새댁은 요리책이 없으면 안심이 안된다..ㅎㅎ)




블로그 활동단은 3개월 동안 매월 세편정도의 한살림 관련 글을 포스팅하는 활동을 한다.
오랜 친구들과 다정한 이웃들이 관심기울여 봐주시는 내 블로그를 통해 한살림 이야기를 조금씩 더 할 기회가 생겨서 좋다.
그전에도 그냥 하면 됐던 것이지만.. 왠지 엄두가 잘 안났었는데 이제는 작지만 '내가 하기로 약속한 일'이 되었으니 천천히 생각나는대로 해가려고 한다.
궁금한 것이나, 함께 얘기해보고픈 이야기들을 이웃들께서 많이 해주셨으면 참 좋겠다.

방사능비가 오지만 그래도 이 봄, 살아있는 우리 모두들.. 행복하고 건강했으면. 바래보는 날이다. 




+ 아참참.. 한살림에 대해 궁금한 것들은 요기 '한살림' 사이트(www.hansalim.or.kr) 에서.. 
물품이나 가격이 궁금하시면 '한살림 장보기' 사이트(http://shop.hansalim.or.kr)를 살펴보셔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