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해당되는 글 45건

  1. 2019.07.09 여름밤
  2. 2019.04.16 고향
  3. 2019.04.10 다양한 감정
  4. 2019.03.10 봄, 쑥
  5. 2019.02.09 생선
  6. 2019.01.17 집에서 요가 하기
  7. 2019.01.08 새해 맞이
  8. 2018.12.12 요가와 겨울
  9. 2018.03.07 겨울 친구들
  10. 2017.12.18 겨울 소나무 (2)
하루2019.07.09 22:35





시원한 밤바람을 맞으며
놀이터 벤치에 앉아
가로등 아래 빛나는 사람들을 구경하다가 생각했다.

여자들은 아름답고
아이들은 펄쩍펄쩍 뛰고
남자들은 한가로운 세상

내가 바라는 세상은 이런 세상이라고..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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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9.04.16 13:35



주말에 친정에 다녀왔다.
엄마아빠 옆에서 맛있는 밥 많이 먹고
엄마가 새로 담그신 얼갈이 물김치랑 더덕무침도 받아왔다.
일요일에는 강릉 중앙시장에 가서
내가 좋아하는 생선들도 사고, 다시마튀각도 사왔다.
강릉에서 열갱이라고 부르는 생선은 원래 이름은 낀따루라는 수입어종인데 서울 마트에서는 보기가 힘들다.
가자미도 강릉에서는 반쯤 말려서 꾸덕한 채로 파는데 기름두르고 구우면 고소하고 참 맛있다.
친정 가까운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파는 소고기 너비아니는 애들이 최고로 좋아하는 반찬인데 우리 동네에서는 본 적이 없다.

엄마아빠를 보고, 같이 얘기나누고 밥먹고
그저 하룻밤 곁에서 자고만 와도 좋은데
월요일 아침 우리집 밥상에도
고향이 함께 와있다.
그립고 감사하다.






아이들이 어디 가는 모습을 물끄러미 보고있으면 ‘저기 내 분신이 간다’하는 생각이 든다.

‘나의 분신인 연수는 태권도복을 입고 도장으로 뛰어가고
울 엄마아빠의 분신중 하나인 나는 멀리 하남땅에 와있네..’
며칠전 아이들 사진을 찍으며 생각했는데
그 사람들이 모두 모여 사진을 찍었다.

뭘까. 이토록 신비로운 인생이란 것은..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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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9.04.10 09:44




아침에 연제가 유치원가기 전에 색칠하던 글라스데코 코끼리.
다 못 끝내고 가면서 “마를텐데 어떡하지..”하고 걱정하길래 “엄마가 마저 칠해놓을께” 했다.
바탕그림의 코끼리는 웃는 입꼬리가 살짝 보이는데
위에 물감을 두껍게 입히며 칠하다보니 표정이 안보였다.
웃는 입을 그릴까 어쩔까..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두기로 했다.
사람이든 동물이든 얼굴을 그릴때면 으레 웃는 표정으로 그릴 때가 많았다.
늘 웃고만 사는 것은 아닌데.. 감정도 표정도 많고 많은데..
웃는 표정이 예쁘고, 웃으며 행복하게 살고싶은 마음도 좋지만
우는 아이, 주눅든 얼굴, 겁먹은 표정도 괜찮다.
그럴 때도 있지..

아이들과 같이 본 그림책중에 곰돌이 푸우 시리즈가 있는데 여러 동물 친구들이 나온다.
나는 그중에 당나귀 이요르를 제일 좋아한다.
자주 슬퍼하고 우울해하지만 포근하고 따뜻해보이는 이요르가 좋다.
우리 꼬마들은 푸우, 티거, 토끼, 피글릿 같은 다른 동물 친구들도 좋아하고, 엄마가 좋아하는 이요르도 좋다고 한다.





연호네 담임 선생님께서 귀여운 펭귄 그림을 보내주셨다.
집에 붙여놓고 보라고 하셨다는데
다양한 감정들을 표현하는 귀여운 펭귄들처럼
우리 아이들도, 나도
우리의 마음을 잘 이해하고 표현하고 보듬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함께 있어서 다행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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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9.03.10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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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다.
올해 봄은 봄같지않게 왔다.
겨울이 아주 따뜻했기 때문이다.
서울 가까운 하남은 겨우내 많이 춥지않았고, 눈이나 비가 거의 오지 않았고,
안개와 먼지가 섞여 뿌연 날이 많았다.

날씨가 왜 이럴까, 자연과 기후가 겪고 있는 변화들이
우리들의 삶에도 무겁게 다가왔다.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 흐르다가 최악의 미세먼지라는 며칠전의 먼지 난리를 치르고 나니
이제는 따뜻한 기운이 확연한 봄이 되어 있었다.

개나리, 매화, 산수유같은 봄꽃도 하나둘 피고
아이들은 모처럼 먼지덜한 주말에 많이 걷고 뛰고 놀았다.

나는 마트에서 쑥을 한 봉지 사왔다.
깨끗이 씻어서 잘게 썰어 쑥전을 부쳤다.
씻을 때는 잘 모르겠더니 잘게 썰때는 향긋한 쑥냄새가 진하게 났다.
깻잎도 좀 같이 넣고, 부침가루와 현미가루를 섞어서 반죽을 해서
콩기름에 고소하게 부쳤다.





잔한 쑥냄새를 맡고있으니 이 냄새를 언젠가 맡아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였지..? 어린 시절 소꿉놀이할 때였다. 쑥과 꽃, 다른 풀들을 뜯어와 돌로 찧어 밥하고 반찬만들며 놀던 때. ^^

그때부터 내 기억속에 깊이 저장된 이 냄새가
봄이 되면 나에게 쑥이 먹고싶어지게 하나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이런 힘이 있구나.
새삼 느꼈다.

봄과 함께 아이들은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갔다.
긴 겨울 답답한 집에서 셋이서 아옹다옹 티격태격 지겹게도 싸우더니
이제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한나절씩 떨어져있게 됐다.
나도 한숨 돌리고 쉴 짬이 생겼고..

화요일이었나..
오후에 연호는 피아노학원에 가고
내가 연수연제를 데리고 연수 치과치료를 다녀왔더니
먼저 집에 와있던 연호가 선물이 있다며 검은 비닐봉지를 꺼내왔다.
형동생 줄 쵸코우유 2개, 엄마주려고 산 커피우유 1개가 들어있었다.
학원끝나고 집에 오니 우리가 아직 안왔길래
얼른 제 용돈가지고 집앞 슈퍼에 뛰어가서
우유들을 사왔단다.
값을 물어보니 가져간 돈이 부족해서 자기 우유는 못 사오고..
그래도 괜찮은게 자기는 피아노학원에서 선생님이 맛있는 쵸코렛을 주셔서 먹었단다. ^^





연수 연제가 모두 고맙다며 연호를 안아주고,
저녁까지 아이들과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곤했던 나도 마음이 따뜻해져서 기운이 새로 났다.

커피우유는 아껴뒀다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조용한 시간에 꺼내 그림부터 그렸다.
긴 겨울 함께 잘 지냈다고, 모두 애썼다고 토닥토닥해주는 연호 마음같은 선물.

다시 봄이다.
먼지가 덜해질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해야겠다.
자율적 차량 이부제에 동참하고, 전기를 아껴 쓰고,
미세먼지 대책들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마음껏 숨쉴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느끼는 날들이다.
방학동안 멈춰두었던 요가를 다시 하러 가는 길에 오랫만에 망월천의 텃새 친구들도 반갑게 만났다.
말 못하는 새들, 도망갈 수 없는 풀과 나무들, 집없는 동물들,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
미세먼지 시대, 모두가 마스크를 써서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도 힘든 날들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부디 희망의 봄이 되기를.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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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9.02.09 20:46




명절에 시외가에 들렀더니 차례상에 올렸던 큰 조기를 두 마리나 싸주셨다.
불에 잘 구워진 조기에서는 훈제한 생선처럼 연기 냄새도 나고 살도 부드러워서 아이들이 맛있게 참 잘 먹었다.

한 마리는 그제 낮에 먹고
오늘 저녁에 다섯 식구가 큼지막한 한 마리를 마저 데워 잘 먹었다.
밥 한공기 다 먹었는데 머리랑 여기저기 속살들이 남아있어서
밥을 조금 더 퍼와서 내가 마저 발려먹었다.

“옛날에 엄마 어릴때.. 엄마의 할머니랑 증조할머니가 생선 머리를 엄청 잘 드셨어. 머리만 있어도 밥 한 공기는 뚝딱 할 수 있다고 하셨어~ ‘어두육미’라는 말도 있거든..”

생선 머리를 발려먹으며 아이들과 해산물이 많았던 고향 밥상 이야기, 젓가락으로 슬쩍 건드리고마는 나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생선머리를 싹싹 잘 발려드시던 할머니들, ‘어두육미’라는 말의 여러가지 의미.. 이런저런 얘길 재밌게 나누었다.

연제가 “엄마, 외갓집에 증조할머니가 계실 때
내가 만화보러 할머니 방에 가면 할머니가 맨날 맛있는걸 주셨어~” 하고 말했다.
“사탕같은 거?”
하고 연호가 묻자
“응. 그런거. 마카롱이었나? 그게 이름이 뭐지?”
“카라멜?”
“어 맞아. 엄청 맛있었어~”

아이들 이야기를 들으며
할머니가 아이들에게 따뜻하게 기억되고 있어서 참 좋았다.
달콤한 사탕에 담긴 증조할머니의 정을 아이들도 크면 더 알 것이다.

사람들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살아가는 것 같다.
함께 했던 추억, 따뜻한 기억들 속에서.

설을 잘 보내고 왔다.
시댁 어른들과 친지 분들이 주렁주렁 싸주신 먹거리들을 보따리보따리 들고와서
하나씩하나씩 꺼내먹으며
시골마을에 내려앉던 햇살과 시댁에 옹기종기 모인 자식들, 손주들보며 좋아하시던 얼굴들 기억한다.

자주 가야지.. 마음먹은 것을 잘 실천하는 한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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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9.01.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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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 정도 요가센터를 쉬고 있다.
연제가 다니는 유치원의 겨울방학 기간이라 내가 오전에 혼자 운동가기가 어려워서다.

그래서 집에서 요가를 좀 하려고
요가 책을 참고해서 자세별로 순서를 짜보았다.

머리로만 기억해서 하려고하면 아무래도 잘 생각이 나지않아 조금 해보다 말게 되는데
순서도(?)를 그려놓고 하나씩 따라하니까 하기도 쉽고 잘 된다.

아침 일찍 요가를 할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일찍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을 차려주고
조용한 거실에서 순서도를 보며 천천히 내 속도대로 요가를 한다.

많이 어렵지않은 쉬운 자세들로 우선 구성했다.
며칠 하다보니 이제 많이 외워졌다.
중간에 생각나는 자세를 끼워넣어서 좀더 늘려 하기도 하고
바쁜 날은 몇가지 건너뛰고 마무리한다.

일년동안 센터에서 요가를 배운 덕분에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스스로 해볼 수도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요가 디피카>는 여름에 제주도 달물에 갔을때 요가를 좋아하는 광호 부부가 추천해준 책.
요가에 대한 깊이있는 교과서라 좀 어렵기도해서 아직 제대로 다 읽진 못했지만
해보고싶은 자세(아사나 라고 한다)를 하나씩 찾아읽으며 자세히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연제 유치원이 개학하면 아이들 아침밥 시간이 더 당겨져야해서 홈요가 시간도 덩달아 일러져야한다.
계속 잘 할 수 있을까~~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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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9.01.08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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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새해맞이는 친정 동네에 있는 망월봉에서 했다.
친정집 앞산에 있는 작은 언덕인 망월봉은
그 아래로는 이제 별 산이 없고 경포까지 평평한 논과 냇물과 습지가 펼쳐져있어
예부터 달이 잘 보이던 곳이라 그런 이름이 붙었을 것이다.
우리가 어릴때는 정월대보름에 망월봉에서 마을사람들이 같이 모여 달을 보고 쥐불놀이를 했었다.

이 산길을 나는 어릴때 국민학교를 오가며 넘어다녔다.
친구들과 나무가지 덤불을 모아 움막 비슷하게 만든 비밀기지도 이 산에 만들어두었었다.

아침운동 갔다가 들어오시던 길로
새벽부터 거실에 모여 놀고있던
손주들을 모두 앞세우고 산에 가신 아버지의 뒤를 따라 나는 조금 늦게 산에 올랐다.
이제는 산 아래로 넓은 시멘트 길이 생겨서 걸어다니는 사람들이 없어진 산에는 솔잎이 두텁게 깔려 푹신했다.

어릴때 언니 친구 은실이언니네 집이었던
지금 옥계집 담장 옆을 지나가며
그 담장 밑 붉은 흙땅에서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조물조물 소꿉놀이를 하던 어린 날 기억을 떠올렸다.

길을 못 찾아 잠깐 헤메는데
저쪽 언덕에서 아이들 걸어오는 것이 보였다.
해가 구름에 가려 선명한 해돋이는 못보고 돌아오는 참이었다.
아쉽지만 “와~!”하고 손을 흔들며 사진은 찍었다. ^^

아침 일찍부터 집밖에 나와 어울려다니는 것이 신나고 즐거운 아이들은
새들처럼 짹짹거리고 폴짝폴짝 뛰어 산을 내려갔다.
아버지의 뒤를 따라 걸으며
아름다운 소나무숲과 아버지의 뒷모습을 찍어두었다.

“예전에는 이 길로 경운기가 다 넘어다니던 그 길이잖나!”

아버지는 나에게 늘 거인같은 분이다.
아버지는 그 튼튼한 어깨에 우리들을 태우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셨고, 그 등을 뻗어 우리들을 각자의 따뜻한 보금자리로 보내주셨다.

거인의 뒤를 따라간다.
그 발걸음을 따라간다.

우리 부모님 세대보다 우리는 더 많은 것을 누리는 세대이지만
부모님 만큼 훌륭하게 살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나는 혼자 가끔 생각하곤 한다.

부모님만큼 성실하게, 많은 것을 손으로 익히고 솜씨있게 해내며
아이들을 제대로 잘 키우기가 참 어렵다고,
내 어깨는 늘 부족하고 허술하다고 느낀다.

생활이 풍족해졌지만 정신을 잘 차리고 살기는 더 어렵고
가르치는 것은 더 넘쳐나지만 꼭 배워야할 것들은 정작 구멍이 뚫리는 느낌이다.

좋아진 것도 많지만 위험해진 것도 많은 우리 시대의 또 한해가 시작되었다.
한걸음 한걸음 올해는 조금 더 성실하게, 신중하게 걸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맑은 아침 산공기를 깊이 마시고왔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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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8.12.12 12:48



겨울에 운동하는 것이 다 그렇겠지만
추워서 몸이 뻣뻣하고 움직이는게 귀찮기도 하다.
그래도 하고싶어서 요가센터로 갔는데
영 집중이 안됐다.
자꾸 틀리고 동작이 어정쩡한 것이 마음까지 산란하다.
그러다 문득 나만 안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 동작을 하다보면 안경이 자꾸 코밑으로 흘러내린다.
안경을 안쓰고 하려면 선생님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코브라>는 단순한 것 같지만 웨이브를 잘 만들어야하는데 나는 어떤 흐름을 타야하는지 자꾸 헷갈린다.





힘들게 끌려온 1시간의 요가가 끝날때쯤
‘아 한시간은 정말 대단한 시간이구나..’ 생각했다.
하루 중에 한 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마는 시간이지만
그 1시간의 운동도 이렇게 힘들었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끝났고
뻣뻣했던 몸과 어수선하던 마음도 어느만큼은 풀리고 고요해졌다.
한 시간.. 대단하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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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8.03.07 12:03


올해는 겨울이 유난히 길게 느껴졌었다.
많이 추웠고 집밖에 나가지못한 날들도 있었다.

그래도 바람이 좀 덜하고 햇볕이 쨍한 날에는 아이들을 데리고 집옆 냇가에 가서 잠깐씩 바람을 쑀다.

망월천. ‘달을 바라보는 마을’ 망월동에 사는 지금 우리집 옆 냇물 이름이다.
강일동에 살때는 고덕천 바로 옆에 살았으니
우리 꼬마들은 어린 시절을 냇가 옆에서 첨벙거리고 뛰어다니며 크는 셈이다.










망월천에는 새들이 많이 산다.

요가가는 길에 하얀 백로 한마리가 훨훨 날아서 키큰 소나무 위에 앉는 모습을 보는데 아름다워서 눈물이 났다.

새가 어쩌면 이렇게 위로가 될까.
‘온기가 있는 생명은 모두 의지가 되는 법이야’ 하는 대사를 며칠전 영화에서 듣고 뭉클했는데
지난 겨울동안 망월천의 새들은 나에게 크게 의지가 되는 고마운 친구들이었다.
추운 계절을 함께 견디고 있다는 것, 꽁꽁 언 얼음과 땅 위에서 깃털을 움츠리면서도 묵묵히 담담하게 살아간다는 것.
새들을 한참씩 바라보게 되는 이유였다.

연수가 1학년때 학교에서 배운 <겨울 물오리>라는 동요가 참 좋다.
나랑 동생들도 집에서 배워서 오리들을 볼 때마다 같이 불러본다.

“얼음어는 강물이 춥지도 않니
동동동 떠다니는 물오리들아
얼음장 위에서도 맨발로 노는
아장아장 물오리 귀여운 새야
나도 이제 찬바람 무섭지않다
오리들아 이 강에서 같이 살자”

이원수 선생님의 동시인 노랫말이 곱고도 굳세다.

끝날 것 같지않던 겨울도 이제는 슬그머니 새봄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물러났다.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들은 떠났지만 망월천에는 텃새인 흰뺨검둥오리들과 왜가리들이 자리를 지키고 봄을 시작하고 있다.

봄에는 아이들과 더 자주 냇가에 가야지..
긴겨울 함께 나준 모든 친구들 고마워요.
봄 힘내서 모두 잘 자라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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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2017.12.18 10:01


우리집 앞에는 나무가 많다.
봄여름가을에는 창문 바로앞 느티나무가 초록잎과 단풍 풍경을 곱게 보여준다.
새들도 자주 날아오고, 아파트 뜰 건너 교회와 학교 건물위로 하늘과 구름도 본다.





겨울이 와서 느티나무 잎이 모두 떨어지고 가지만 남으면
비로소 뜰 끝에 서있던 소나무들이 보인다.
키큰 소나무는 겨울에도 푸르고
단정히 서서 눈을 맞는다.




소나무가 많은 고장에서 나고 자란 나에게
소나무는 고향같은 나무다.

오늘 아침은 함박눈이 내려 혼자 조용한 집에서
눈 사이로 소나무 풍경을 한참 구경했다.
문득 대학교 입학원서 넣던 날 생각이 났다.
한 대학의 본고사를 보기위해 수시 접수는 안하기로 마음먹고 서울 언니에게 엄마와 같이 놀러가있다가
마침 그 대학을 다니고있던 친척언니와의 통화에서
관심없는 학과에 점수맞춰서 가면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에 마음을 바꿔 수시접수를 하기로 했다.
새벽일찍 고속버스를 타고 강릉으로 가서
마중나오신 아빠와 함께 고등학교로 갔다.
교무실에서 안된다는 담임선생님께 아빠가 화를 내시며 “아이가 가고싶다고 하잖습니까” 하시던 모습.
아빠가 강하게 말씀하시자 담임선생님도 어쩔수 없이 원서를 써주셨고
그 봉투를 들고 다시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로 와서
지하철안에서도 뛰어
간신히 5시 마감전에 원서접수 창구에 원서를 넣었던 날.
겨우 숨돌리고 나와 엄마랑 대학앞 박리분식에 앉아 참을 먹었던 기억.

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으시지만 필요할 때는 강하게 말씀하실 줄 알았던 아빠.
언제나 내 편이 되어주셨던 엄마아빠.

좋은 날들을 살아왔다.
돌아보면 참 좋은 시간들이었다.

눈이 살짝 그쳤고 어린이집 아이들이 재잘거리며 산책을 나왔다.
소나무를 보며 나도 저렇게 푸르게 서있어야지 생각한다.
내 아이들 곁에 든든하게.
이제는 내가 엄마아빠의 편이 되어드리고,
원하는 것을 함께 해드리면서.

고향에도 눈이 왔을까.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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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오! 아버님 아니었음 우리 못만날뻔? 아니, 그래도 나중에 만났겠지?
    언니 그림 모아서 한번 보고싶네요. ^^
    '수호제' 집이름으로도 멋지다요~

    그나저나 언제보나. ㅜㅜ

    2017.12.19 23:2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고래~~ 새해 복 많이 받길~^^
      해가 바뀌고 이제서야 답글을 쓰네. 늦어서 미안~ㅠ

      아이들과 겨울방학 잘 보내고있어? 나도 집에 콕 박혀서 삼시세끼 챙겨먹으며 겨울잠자듯 잘 쉬고있어. 우리 따뜻한 봄이 오면 반갑게 얼굴보자.

      아마도 우린 학교에서 못 만났더라도 살면서 어느 땐가에는 만났을거야. 어쩌면 주애가 진행하는 냇물 여신모임에서 만났을지도..^^

      늘 고맙고, 나도 맘으로 주애 응원할께. 잘 지내~~!

      2018.01.02 15:46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