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2008. 4. 22. 11:39
봄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오전입니다.
우산을 쓰고 골목길을 걸어내려오는 행인의 모습이 예쁩니다.

신문을 펼쳐보니 오늘은 '지구의 날' 이라는군요.
위기를 맞고 있는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 발벗고 나선 괴짜 발명가 딕과 젬의 '엽기 발명품'들을 소개하는
케이블TV 다큐시리즈가 신문에 소개돼 있었는데요,
재미있게도 '소똥가스 발전소'란 것이 있습니다.
디젤 연료로 움직이는 농기구의 연료를 천연 에너지인 '유채씨 기름'으로 대체하기 위해
딕&젬은 기름 압착기를 돌릴 발전소를 영국의 한 농촌에 만들었데요.  
발전소를 돌릴 연료는 소 200마리의 분뇨였구요. '소똥 가스'로 전기를 만들다니!
땅과 물의 정화력을 초과하는 동물 분뇨도 주요한 환경오염원인데
이 분뇨가 청정 대체에너지로 변신했습니다.. 멋지죠? ^^

'태양으로 가는 수상택시'는 이탈리아 베니스에 있습니다. 모터보트의 연료를 태양 에너지로 대체한 것이죠.
물의 도시 베니스는 지구 온난화의 결과 날로 높아지는 해수면때문에 곧 물속에 잠길 위기에 처해있다는데..
화산폭발이나 지각 변동같은 자연의 불가항력에 의해서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공업화와 환경오염때문에 도시와 문명들이 역사속으로 사라지고 있습니다.

태양과 바람, 물을 이용한 발전소나 태양전지 등을 만드는 실험도 소개된다네요.
꼭 필요한 실험들이고..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기발한 발명을 많이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댁이 가입한 생협에서는 '지구를 식히는 아이디어'도 공모하고 있더라구요.
그런 아이디어들이 실생활에 어서어서 도입되기를 바랍니다.
정부나 기업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도입하려해야겠지요.

그전까지... 우선 손쉽게 선택할 수 있는 '대체에너지(?) 이용사례'도 있습니다.
인간의 땀과 에너지라는 자체 동력만으로 가는 운송수단, 자전거를 타는 거지요. ^^
누군가는 자전거야말로 근대의 산물이라고,
자전거 바퀴가 빨리, 편하게 구를 수 있도록 도로를 포장하기 시작한 것이
지구가 아스팔트로 뒤덮이게 된 시초라고도 말합니다만...

현재로서는 기름도 쓰지 않고, 공해도 배출하지 않고, 하늘과 바람과 길가의 꽃들, 지나가는 사람들을 느끼며
먼거리를 빨리 갈 수 있는 멋진 운송수단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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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은 요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습니다.
땀에 흠뻑 젖어 퇴근한 저녁,
"아~ 역시 사람은 운동을 해줘야 해!" 라며 마냥 뿌듯하고 신나해 합니다.
(새댁은 이런저런 우여곡절끝에 결국 1달밖에 못 썼던 6개월짜리 헬쓰클럽 커플회원권을 굳이 상기시키진 않았습니다..^^;)

몇차례의 실험끝에 신랑이 찾아낸 최적의 출퇴근 코스(연신내에서 홍대앞까지)는~
집에서 응암역까지는 인도로 가고, 거기서부터 불광천을 따라 한강까지 가서 망원지구 길을 통해 홍대로 나가는 길입니다.
시간은 넉넉잡고 40~50분 정도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때와 동일합니다.

새댁은 신촌에서 살때 서강대교를 건너 여의도(3.5km)로 1년쯤 자전거 출퇴근을 하기도 했고,
신촌에서 한강-안양천-목감천을 따라 성공회대까지 30Km 노선도 몇번 도전해보았었답니다.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의 그 짜릿한 맛(!)을 알지요.
하지만 지금은 자전거를 탈 수 없으니 신랑의 자출기를 들으며 아쉬운대로 대리만족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이 자전거를 더 안전하게, 쉽게, 많이 탈 수 있는 도시로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좀더 즐겁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도시가 될 텐데요..

비가 온다 하니
신랑은 오늘 저녁에는 지하철을 타고 귀가하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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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은 날씨가 화창하던 4월 어느 날, 신랑의 자전거 출근을 기념해 찍은 것입니다.
아파트 주차장 모퉁이를 쌩하고 돌아가는 신랑의 자전거, 새댁도 마음으로는 함께 타고 갑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신혼일기2008. 4. 20. 15:10


농촌에서 나고 자란 새댁,
서울에 와서도 늘 텃밭을 가꾸며 살고 싶었습니다.
 
작년에 서울생활 10년만에 처음으로 자취집과 연구소 마당에 상추와 방울토마토 모종을 심어보았는데
의외로 모종들은 삭막한 서울 하늘 아래서도 잘 자라주었습니다.
다섯개씩, 열개씩 소소히 열리는 방울토마토 따먹는 재미가 정말 쏠쏠했답니다. ^^

새댁이 신혼살림을 차리고 맞은 첫 봄-
신혼집 베란다에 제대로된 제 텃밭을 만들었습니다~!


1. 먼저~ 준비물!
- 스티로폴 박스 : 새댁은 지방에 계신 시어머님과 친정어머님들이 반찬싸보내주신 스티로폴박스를 화분으로 재활용하였습니다. 대신 바닥에 송곳으로 물빠질 구멍을 4~5개쯤 뚫어줍니다.
- 모종 : 상추와 치커리 모종은 4개 1000원주고 동네 꽃집에서 샀어요~^^. 방울토마토 모종도 2개 500원.
- 모종삽(1000원)은 작년에 사놓은 것이 있었고, 유기농 퇴비(2000원)도 주문해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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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제 박스에 흙을 채워야합니다.
수위아저씨께 아파트 화단의 낙엽쌓인 곳에 흙을 퍼가도 좋다는 허락을 맞고, 서방님을 동원해 열심히 땅을 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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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나 도시출신이라 이런거 잘 못하는데..." 영 어색한 포즈의 서방님, 모종삽을 들고 난감해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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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새댁 투입~! ㅎㅎ 사실 이건 연출사진입니다.
큰 박스는 서방님이 다 퍼담고, 새댁은 마지막에 작은 딸기박스 하나만 채웠답니다.^^ 시골서 자란 새댁, 오랫만에 흙냄새를 맡으니 기분이 너무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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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우리 똑순이도 흙냄새를 좋아하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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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비해둔 스티로폴박스에 흙을 채웁니다.
작은 텃밭, 모종이 6개밖에 안되는데도 흙이 많이 필요합니다. 흙이 충분해야 뿌리를 깊이 내리고, 모종이 크게 자랄 수 있으니까요. 작년에 보니 토마토는 정말 키가 크게 자라더라구요~.
덕분에 서방님은 두 번이나 흙을 퍼날라야했습니다.
새댁이 넘 좋아하는 일인지라 모처럼의 휴일 아침잠도 반납한채 텃밭조성에 동원된 신랑~ 고마워요! ^^


3. 다음 단계는 모종을 옮겨심는 단계입니다.
뿌리가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하고, 뿌리 전체가 흙에 잘 담기도록 구멍도 충분히 파고... 심은 뒤에는 퇴비를 화분 위에 뿌려주고, 물을 흠뻑 줍니다.
물이 한번은 밖으로 새어나올만큼 충분히 줘야 모종이 흙속에 자리를 잘 잡을 수 있습니다.
텃밭만드는 김에 작은 베고니아 꽃화분들도 분갈이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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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드디어 텃밭 완성~!
약 1시간여의 공사끝에 욱&철&똑순의 작은 텃밭이 완성되었습니다.
키크게 자랄 토마토 옆에 상추를 하나씩 사이좋게 심고, 치커리들은 따로 작은 스티로폴박스에 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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얘들아, 무럭무럭 잘 자라주렴~!
우리 똑순이 태어나는 여름에는 맛있는 토마토도 많이 주고,
상추랑 치커리랑 똑순이랑 모두모두 같이 건강하게 자라자~^^


* 한낮 동네에 봄이 완연합니다. 우리집 뜨락에도 조용한 봄이 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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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08. 4. 18. 17:25

요즘 날씨가 너무 좋아요~!
새댁도 집을 박차고 나가 햇살과 꽃그늘과 봄바람 아래 앉아있느라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못쓰고 있었네요... ^^

어제는 이제 두 돌이 다가오는 조카 녀석과 하루종일 고궁 나들이를 하고 왔답니다.
녀석도 신나고, 조카와 하루종일 씨름하느라 고생많은 착한 새언니도 신나고, 저도 신나고, 엄마 배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있는 8개월의 똑순이도 신나고~
저녁엔 모두 자기 집에 돌아가 일찌감치 골아떨어졌을만큼
햇빛 속에서 뛰어논 하루는 즐거웠습니다.

저상버스를 기다리다 결국 일반버스에 용감하게 유모차를 접어서 들고, 조카를 안고 올라탄 새언니와
역시 환승정류장을 찾느라 한참을 헤맸지만 굴하지 않고 일반버스를 타고 나들이에 나선 8개월차 임부 새댁이
만난 곳은 바로 '창경궁' 입니다.
 
연신내에서 창경궁 가는 길은
새댁집 근처인 선일여고앞에서 7712번을 타거나, 연신내전철역 3번출구앞 정류장에서 독립문(영천시장)가는 많은 버스중 하나를 타고, 영천시장에서 내립니다.  
큰길을 건너 반대편에서 푸른색 171번 버스로 갈아타면
사직터널 지나 - 경복궁앞 지나 - 계동 현대사옥 지나 - 창덕궁 지나 - 창경궁(서울대병원 후문앞 버스정류장)에서 내려줍니다.  
창경궁의 대문인 아름다운 '홍화문'으로 들어가면 되는데, 입장료는 어른이 1000원입니다.
새댁과 새언니는 투표하고 받은 '공공시설 할인권'을 내고 무료로 들어갔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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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처음 찾은 곳은 아름다운 연못, 춘당지입니다.
원래 이 자리에는 조선시대 왕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그 해 농사의 풍흉을 점쳐보던 '권농장' 이라는 논이 있었다는데,
일제때 조선총독부가 큰 연못을 파고 일본식 정원으로 바꾸어버렸데요.
1986년 창경궁 복원공사때 우리 전통 조경수법으로 다시 조성하였다는 설명이 팜플렛에 쓰여있군요.

하얗고 붉은 꽃들이 연못에 비쳐 연못속에도 봄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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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못 위를 떠나니는 꽃잎 사이로 오리들이 유유히 지나다닙니다.
연예인들의 기자회견장 못지않게 많은 카메라 세례가 춘당지의 오리들에게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둥둥 엄마 오리,
못 물 위에 둥둥.

동동 아기 오리,
엄마 따라 동동.

풍덩 엄마 오리,
못 물 속에 풍덩.

퐁당 아기 오리,
엄마 따라 퐁당.

- 권태응 동시 '오리' 전문


아가들은 무엇이든 엄마를, 곁에 있는 어른들을 따라 배우지요.
똑순이가 자라며 새댁을 통해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울거라 생각하니 괜시리 살짝 긴장이 됩니다.
착하게 바르게.. 잘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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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와 새언니. 연못속의 잉어들을 찾는 두 사람의 뒷모습이 무르익은 봄속에 녹아들듯 합니다.

똑순이까지 우리 넷은 춘당지를 빙 돌며 나무그늘 아래서 가져간 간식거리들을 먹고 제일 오래 놀았습니다.
원래 창경궁은 음식물 반입 금지인데, 많은 사람들이 과일같은 간식이나 김밥을 싸와 먹고 있었어요.
단속반 아저씨도 즐거운 점심식사 행렬을 막지는 못했는데, 대신 쓰레기는 다시 자기 가방에 다 넣어오는 센스가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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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잎은 풀숲위에 떨어져있는 모습이 제일 아름다운 것 같습니다.
하얀 꽃잎과 갈색 흙이 어우러져있는 벚꽃 나무그늘은 환상적이었습니다.
 
창경궁의 최대 장점은 '넓고 나무가 많다'는 것일듯해요.
새댁은 서울 시내의 고궁이라곤 경복궁과 서울역사박물관 뒤편에 있는 작은 궁(이름이 뭐였더라...) 밖에 못 가봤는데
경복궁보다 이 창경궁이 훨씬 '나무'와 산책로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경복궁은 웅장한 옛 궁궐을 보러 간다면, 창경궁엔 아름다운 옛 궁궐의 정원을 즐기기에 좋은 것 같습니다.
다음엔 창경궁 바로 옆 '창덕궁'에 있는 '비원'도 꼭 보고싶어졌어요.
넓은 창경궁의 구석구석을 산책하는데 앉아쉴 벤치도 많고, 장애인화장실과 유모차대여 시설, 팜플렛 등도 잘 되어있어 예쁜 고궁이 더 돋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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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어린 시절 기억이 나서
조카를 '함인정' 날아갈듯한 추녀 아래 세우고 기념사진(!)을 한장 찍었습니다.
우리 어릴때 절이나 어디로 소풍가면 꼭 이런 사진 한장씩 찍어오곤 했잖아요. ^^

임금이 문, 무신, 관유학생들에게 제술시험을 보던 장소라는 '함인정'
귀여운 조카야, 똑순아
1등할 필요는 없단다. 네 나름의 멋진 답을 가지고 살아주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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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속 공원에서 사람들이 주는 음식물을 받아먹고 '청살모'가 살고 있습니다.
어느 궁에는 다람쥐도 있다하고, 얼마전에 갔던 선유도에서는 '섬토끼'도 봤는데-^^;
동물원 우리에 갇힌 동물들보다는 아주 쪼금 더 자유로운 이 녀석들과의 만남이
어른들에게도, 어린 조카에게도 반갑고 즐거운 것이었습니다.

이 날 하루, 조카 녀석은 신나게 '와하하' 소리내 웃고 박수도 치면서 마음껏 뛰어다녔습니다.
재작년 여름에 태어나 작년 봄엔 잠깐 코끝에 바람쐰게 다닌 녀석이니
올 봄이 이 아이가 제대로 만끽하는 첫 봄인 셈입니다.
공원을 뛰고, 꽃과 나뭇잎들을 만져보고, 개미와 오리를 구경하고, 간식을 먹고.. 유모차에서 늘어지게 낮잠도 한숨 자며
조카는 하루를 고궁에서 아주 알차게 보냈습니다.  
답답한 집 안에만 있었다면 조카와 새언니에게 오늘 하루는 무척 길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아이들은 역시 밖에서 뛰어놀며 자라야하는구나.. 싶더라구요.  

4월, 창경궁의 봄은 정말 눈부셨습니다.
우리 넷은 선물같았던 봄나들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집에 돌아와 햇빛에 익은 얼굴을 식히고, 많이 걸어 뻐근한 다리와 발도 풀어주며..
서울이 녹지가 더 많고, 차는 더 적은 정말 아름답고 시원한 도시가 되는 건 언제일까 생각했답니다.
그래야 이 좋은 봄을 또 누릴 수 있을 테니까요...

4월말인데도 벌써 초여름같은 더위를 보며
조카와 똑순이가 살아갈 지구가 날로 뜨거워지는 것이 심히 걱정이 됩니다.
어떡해야할까요..?
우선 MB정부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결심과 계획부터 제출해야할테구요(지금은 전년수준동결이 목표라는군요.. 다른 OECD 가입국가들은 10%를 훨씬 넘는 감축목표들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의 이산화탄소 배출량 감축을 의무화하고, 개인들도 가정과 자동차의 이산화탄소와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려고 노력해야할 것입니다...
벌써부터 에어컨을 튼 버스나 은행같은 건물에 들어서면 시원함과 동시에
마음속부터 서늘해지는 공포를 느낍니다.
악순환이잖아요.. 날로 더워지는 날씨와 점점 더 일찍, 많이 틀어지는 에어컨이라니-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건 사람들일 것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08. 4. 10. 19:55
여행 게시판을 하나 열었다.

지나온 길은 언제나 아름다운데, 그 곳에 어떤 '순간'이 머무르기 때문이다.
그 시절의 나를 어딘가에 세워두고 총총히 또 떠나가며 우리는 살아간다.
지나온 길들위에는 그날의 바람과 햇살, 귓전에 속삭이던 많은 생각들이 여전히 반짝이고 있다.
마음의 술렁거림, 낯선 길위에 서있을 때의 고요함.. 여행이 좋은 이유다.

*

엊그제 신문에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제주도 용머리해안의 산책로가 하루8시간씩 물에 잠기고 있어 이제 서귀포시는 용머리해안 산책코스를 폐쇄하기로 했다는 기사가 실려있었다.
처음 그 기사를 봤을 때는 수학여행지로 유명한 '용두암'으로 착각하고.. '음- 유명관광지가 없어지겠네..' 생각했다.
그런데 다시 찬찬히 기사를 보니 용두암이 아니라 '용머리해안'이었다.
아. 예전에 혼자 제주도를 여행할 때 산방산 아래 용머리해안의 그 산책로를 걸었던 것이 기억났다.

여행다닐때면 늘 가지고 다니는 여행수첩을 뒤적여 찾아보니 이 날 쓴 여행기가 있었다.



2005. 12. 12. AM 8:20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새벽5시쯤 일어나려고 생각하니 가장 단잠이 쏟아져서 한시간을 마저 자고 일어났다.
씻고 미역국 정식까지 챙겨먹고 옷을 챙겨입는데 예쁘장한 경상도 아가씨가 말을 건네왔다.
"한라산 다녀오셨어요?"
반갑게 묻는다.
"아니요. 오늘 가려구요"
"아, 저는 어제 다녀왔어요. 진달래꽃밭에서 쳐다본 정상이 어찌나 예쁜지 이렇게 예쁜 산은 평생 첨 봤어요."
스스럼없이, 그이는 알몸으로, 나는 등산복을 모두 껴입은채로 대화를 한다.
제주도 용두암해수찜질방 겸 사우나니 이런 어이없고 재미있는 상황도 가능해진다.
그리곤 걱정한다. 어제도 내려올때 눈보라가 많이 쳐서 혼났다고, 낮엔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오늘도 확인해보고 가라고 걱정한다.
자기 옷장문을 열고 전화번호-성판악휴게소-까지 일러준다.
전화결과는 한라산 대설주의보로 입산금지.
어느 코스나 그렇단다.
7시 40분. 해가 떠서 바다가 보인지 얼마안된 새아침에 갈데가 없어진 나는 하늘만보고 웃다가
이대로 서울로 올라가진 않기로 했다. 슬슬 제주도를 천천히 걸어야지.
산방산가는 버스를 기다린다. 시외버스터미널로 오는 택시에서 택시기사님은 오빠라고 불러달라며 농을 쳤다.
5월, 제주도는 5월이 제일 좋다고, 그떄오면 꼭 연락하라신다.
지난 봄 우도로 가기위해 이 터미널에 앉아있었던 것이 딱 이시간인 것 같은데. 8시 30분.
변화무쌍한 제주도 날씨는 정말 놀랍다.
아무렇지도 않게 슬금슬금 철썩이며 밀려드는 파도.
바다가 바로 곁에서 새삼스럽지 않게 앉아있는 곳, 제주.
새벽에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소리를 들으며 여기는 내가 살아온 곳과 전혀 다른 삶이 있겠다 싶었다.
흐렸는가 하면 해가 나고, 해난채로 비오고 눈발날리는 곳.
오늘은 제주 5일장이 서는 날이라던데. 재래시장에서 이른 저녁을 먹고 비행기를 탈까보다.
이제 버스가 왔다.

한라산은 여간해선 겨울에 제얼굴을 잘 보여주지 않는가 보다.
섬에서 산다는 것. 특히 눈을 뜨면 울렁대는 바다를 본다는 것.
멀리 한라산과 그 아래 구릉구릉한 오름들을 보며 그아래 옹기종기 모여 가족과 일가와 이웃해 산다는것.
제주도는 그새를 못참고 또 눈발을 날려보낸다.
관광도시에서의 삶은 피곤하리라.
밀려드는 사람들, 개발바람, 쏟아지는-국제자유도시니, 자치특별도니, 세계 평화의 섬이니 하는- 미사여구들을 뒤집어쓰고, 감내하고 사는 삶은 피곤하지 않을까.
뭍사람들보다 피로도가 높을 것만 같다. 그래도 이섬엔 귤이 나고, 말이 크고, 구멍 숭숭난 현무암돌멩이들과, 유채꽃이 핀다.
위로하려는 듯이. 이 섬의 사람들을. 사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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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산방산 입구에서 찍은 해안마을, 남제주 대정마을이다.
네델란드인 하멜이 상륙한 곳도 이 산방산가 용머리해안이었다. 용머리 해안으로 내려가면 한켠에 하멜이 타고온 배 모형이 전시되어 있다.
(사진 설명은 오늘 붙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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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제주시외버스터미널에서 산방산가는 버스를 타고 1시간쯤 오면 여기에 내려준다. 
산책로처럼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계단을 따라 산방산을 올라가니 '석간수'라는 물이 흘러나오는 '산방굴사'란 작은 동굴이 있었다.
석간수는 여신 산방덕이 인간세상의 박해를 받고 바위가 되어 흘리는 눈물이란 설명이 돌에 써있었다.
지금은 불상이 굴안에 자리잡고 앉아 제주해안과 석간수로 목을 축이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산방산을 내려와 용머리해안으로 향하는 길,
12월, 육지는 한겨울이겠지만 제주도의 바람은 부드러웠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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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용머리해안의 주상절리는 아름다웠다.
세월이란 그렇게 부드럽게만 사람들을 훑고 지나가는 것은 아닐텐데
돌에는 어떻게 저렇게 부드러운 물결을 새겨놓았을까.
오랫동안 바다속에서 켜켜이 쌓이는 시간을 견뎠을 절벽이 바다위로 솟아나와 바람을 맞고 서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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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하늘이 용머리해안의 산책로의 웅덩이에 고여있었다.
이 길이 지금은 온난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출입이 통제되고 있다는 것이다. 마음이 아프다.

멀리 바다에 보이는 배들중 군함이 눈에 띄었다.
이 용머리해안에서는 제주 화순항이 바로 건너다 보였다.
미국은 오키나와와 제주도와 평택을 잇는 대중국포위용 전략기지를 건설하려는 구상으로
화순항 해군기지를 요구해왔고, 한국정부는 제주도민들과 많은 시민단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험천만한 MD구상에 동참하려 하고 있었다. 
2005년 겨울, 건너편 화순항에서는 방파제 확장 공사가 한창이었다.
장차 만들어질 해군기지를 위해 바다로 뻗어가는 삭막한 콘크리트 방파제가 시야를 답답하게 죄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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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해안을 돌다가 낚시하는 분들과, 고무다라를 잔뜩 펼쳐놓고 회를 파는 아주머니들을 만났다. 또다른 한쪽에선 아주머니들이 주상절리에 붙어 굴인가 조개인가를 따고 있었다.
주상절리에 조개들처럼 매달려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이 여행객의 눈에는 아름다워 보였다. 이제는 절벽이 물에 잠기고 있으니 이분들도 먹고 살기위해 다른 곳으로 옮겨가셔야했을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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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_ 혼자 제주도를 여행할때마다 가난한 여행객인 나는 하루밤에 9500원하는 '용두암해수사우나.찜질방'를 숙소로 이용했고, 시외버스를 타거나 걸어서 제주도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런데 이날 점심, 나는 거금 1만원을 주고 제주도가 길러준 해삼과 멍게, 게불, 오징어.. 또 이름을 모르는 이런저런 해산물이 섞인 회한접시를 사먹었다.
'그 쪽이 마라도쪽'이라고 아주머니가 가르쳐준 먼 바다를 바라보며
 용머리해안에 주저앉아 아주머니가 바로 썰어준 회를 먹고 있으니 문득 '세상 뭐 별거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회접시에서 올라오던 시큰한 바다냄새, 알싸한 초장맛, 저기 어디쯤 마라도가 있겠구나 싶던 반짝이는 푸른바다.
겨울이란걸 잠시 잊을만큼 따뜻했던 그 순간이 지금도 기억난다.
 
그 점심이 여행수첩에는 이렇게 기록되어 있다.

"경이로운 주상절리의 기암이 일상인 사람들을 만났다.
해녀아주머니의 고무다라가 펼쳐진 좌판에서 점심삼아 해삼, 멍게, 소라, 문어, 오징어 회를 섞어 한접시 먹었다.
파도가 치는 바위위에서 반짝이는 먼 바다, 더 먼 마라도 그리고 남제주 대정마을을 바라보며
그 파도, 그 바람, 눈 다 맞으며 먹는 점심은 말할 수 없이 뭉클했다."


... 이 해안에 앉아 또다시 가슴 뭉클해하며 회한접시를 먹을 수 있는 날이 올까.
사람들이 지구온난화의 문제를 정말 심각하게 생각하게 되면, 그리고 작은 실천들이 모인다면
온난화를 멈추게 할 수는 있겠지만
한번 높아졌던 해수면이 다시 낮아지는걸 내 생전에는 보기 어렵지않을까..
언젠가 다시 제주도의 12월 눈을 맞으며 이 자리에 다시 앉아보고 싶다. 회도 한접시 사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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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_ 용머리해안을 떠날 때 본 구멍난 현무암들.
아마도 그 안에 나무가 들어있다가 긴세월 흐르는 동안 나무는 없어지고 소리치는 듯한 구멍만 남은 것이란 설명을 봤던 것 같다.
그때도 돌들이 뭔가 소리치고 싶어하는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지구를 살려줘! 용머리해안을 돌려줘!"
지금 나도 소리치고 싶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이웃.동네.세상2008. 4. 7. 18:22

국제곡물가격이 연일 치솟고, 세계가 식량대란에 빠져들었다는 뉴스를 심심치않게 보게 되는 요즘이다.
동남아시아에선 쌀부족 사태가 심화되면서 대중폭동이 일어나고,
남미에서도 농민파업이 발생하는 등 곡물을 둘러싼 소요가 확산되고 있나보다.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이렇다할 식량관련 소요는 발생하지 않아서 피부에 와닿지 않기도 하지만
짜장면이나 식당밥 가격들이 500원씩 오르는 걸보면 조금은 오싹한 기분도 든다.

초보주부인 새댁은 아직은 밀가루값이나 야채가격 등 소위 '장바구니 물가'라는걸 체감하는 수준은 아니다.
장볼 예산에 맞춰 값이 오른 야채를 바구니에 담았다뺐다 하며 걱정할 정도로 잘 계획해서 살림을 꾸리지는 못하고 있다보니
그저 '음~ 비싸네... 앞으로 더 오르지않으면 좋을텐데...'하고 생각하는 정도다.

하지만 이번 '물가대란'의 대책으로 정부가 나서서 50개 관리품목을 정하고 물가동향을 체크하는 것은
영 넌센스라는 생각이 든다.
언젠가 큰 빵집체인점에 '식빵값 올리지 않겠습니다'라고 플랭카드가 붙을걸 보았다.
친구들에게 '식빵도 그 50개 관리품목에 들어간걸까?' 물으며 웃었더니
한 친구 왈, "그럼 뭐해~ 이제 (값은 안올려도) 식빵 크기가 줄어들겠네, 아님 나머지 빵값들이 엄청 오르거나~" 해서 다같이 웃었다.

원재료인 밀가루값이 오르는데 손해를 보면서도 기존 가격을 유지하라고 요구하는 것을 들을 기업이 있을까.
그럼, 밀가루값에 붙은 관세를 내려 '소비자물가'를 유지하는 것은 과연 좋은 방법일까?
기본적으로 나는 '세금인하'가 능사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소득층의 입장에서 '세금'은 '공공서비스'와 같은 의미라고 보기 때문이다.  
세금이 인하되면 세금을 많이 내는 부유한 이들은 좋겠지만, 그 세금으로 공공서비스의 혜택을 받아온 가난한 사람들은 더 힘든 상황에 처하게 된다.
세금이 제대로, 꼭 쓰일 곳에 적절히 쓰이고 있는가는 또다른 문제고
무조건 '세금폭탄 땜에 못살겠다'고 말하며 모든 분야에서 감세부터 추진하는건 그래서 우려스럽다.
더구나 농산물에 대한 수입관세인하는 국내농업에 대한 보호장벽은 더 낮아지는 것이란 점에서
손쉽긴하지만 좋은 대책은 아닌 것 같아보인다.

아무튼.. 물가폭등에 대한 적절한 단기대책은 뭘까?
식료품뿐만 아니라 서민들의 가계를 위협하는 요소는 너무 많다. 특히 집값.
서울의 전세값이 많이 오르고 있는 모양이다. 곳곳마다 뉴타운, 재개발 바람이 불면서 살던 집을 비워주고 나와야하는 사람은 많고, 전세살던 사람 내보내고 이 사람들 대상으로 월세받으려는 집도 많고,
그나마 있는 전세집들도 개발 바람을 타고 전세값을 올리고,
재건축된 아파트나 개발된 뉴타운 아파트는 값이 엄청나게 올라서 기존에 살던 사람들은 다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란다.
결국 아파트 건설사와 기존에 집가진 사람들, 그리고 새로지은 아파트들을 사서 다시 집장사에 나설 수 있는 사람들만 살맛나는 것이 뉴타운, 재개발 바람인 듯하다.
그런데 정부가 나서서 비상식적인 이 개발바람을 주도하고 있다.
50개 관리품목에 집값, 전세값, 월세값부터 좀 넣어야하지 않았을까. 
(앗. 집값도 52개 품목에 들어있다고 신랑이 확인해주었다. 음... 그러면서 집값이 오를만한 정책만 추진하다니!
정말 관리할 생각이 있는걸까....ㅠㅠ)

물가인상의 또다른 주요 품목중 하나인 공공요금 인상을 막으면서,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가재정 투자가 더 필요하다.
대운하 같은 반환경적인 토목공사에 쓸 재정이 있다면 지하철과 버스같은 기존 공공서비스 개선과 안전관리에 더 신경을 썼으면 좋겠다.
사교육비, 의료비도 그렇다... MB정부가 주창하는 '자율화'와 '개방'은 이 분야의 비용도 치솟게 할 것이다.
경쟁을 통한 질 상승은 사실 돈있는 사람들을 위한 명품교육, 명품의료로 이어지게 되고,
결국에는 저렴한 공공서비스는 중단되거나 퇴출되어버려 서민들도 비싼 값의 의료, 교육서비스를 울며겨자먹기로 선택할 수 밖에 없게 만들 것이다.

   
앗. 이 글을 시작한 이유에서 너무 멀리 왔다.
날로 심각해지는 식량문제에 대해 미봉책에 가까운 단기대책만이 아니라 좀더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싶은데 정부도, 신문도 그런 얘기는 잘 하지 않는듯 했다.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쌀 자급도 불안한 것이 한국농업이다. 쌀을 제외한 나머지 농산물의 자급율은 5% 가량에 불과하다.
중장기적으로 식량자급률을 높일 방법을 찾는 것이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해야할 일이 아닐까...  

아무튼 이런 때에 18대 총선이 3일앞으로 다가왔다.
이미 식량을 '무기'로 한 세계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FTA를 통한 농산물시장 전면개방만이 능사가 아니며,
국가의 미래를 위해 우리 농민과 농업을 보호하고 살려가야 한다는
작은 목소리를 일관되게 국회에서 말해온 강기갑 민주노동당 의원이 지금 경남 사천에서 18대 총선을 치르고 있다.
집권여당인 한나라당의 이방호 사무총장을 상대로 다윗과 골리앗같은 싸움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도시와 건설업자를 대변하는 다른 의원들에게 저고리 고름 쥐어채여가며 절절하게, 외롭게 국회에서 싸웠던 분이
다시 그 국회로 돌아가기 위해 목이 쉬도록, 발이 부르트도록 분투하고 있을 모습이 눈에 선하다.
 
나고자란 사천 땅에서 고졸 학력으로 소키우고 농사지으며 아이 넷을 키우던
농부 강기갑, 농민운동가 강기갑이 국회에서 농민, 어민의 대변자로
머리 시어가며, 도포자락 휘날려가며 싸우도록 만든 데에는 나도 책임이 있다.
17대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에 정당투표 한표를 던져 그를 국회로 보냈기 때문이다.
많은 싸움에서 다 이긴 것은 아니지만, 의미있게, 무엇보다 해야만하기에 누구보다 열심히 농민, 어민, 그리고 이땅의 농민이 해주는 밥먹고 사는 우리 아이들과 우리 모두를 위해 싸웠던 그가
다시 국회로 돌아가 무거운 짐을 다시 지고 싸우겠다는데
경남 사천에 전화걸어 지지를 호소할만한 아는 사람 하나 없는 것이 안타깝다.

우리 땅에서 밀농사를 다시 지을 순 없나. 푸른 보리밭 고랑을 우리 아이들이 다시 밟아볼 순 없나.
이제 곧 태어나 자랄 내 아이에게 안전하고 맛있는 우리 농산물을 먹일 순 없나.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우석훈.박종일은 그들의 책 '88만원세대'에서 농업도 지키고, 청년실업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으로 '농민 공무원' 같은 제도를 제안했었다.  
무분별한 개발을 그만 두고, 우리 땅에서 건강한 우리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도록, 농업부문에서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보자고.
허튼데 허비되는 정부 예산으로 충분하다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했다. 도시농업, 유기농업으로 유명한 쿠바에서도 도시민들의 농사를 실질적으로 도와주는 '농업 공무원'들을 대거 육성했고, 그들의 활동으로 도시농업이 안정화될 수 있었다는 글을 본적이 있다.
 
이런 얘기들은 아직 먼 꿈같지만... 강기갑 한명이 국회에 들어간다고 바로 꿈이 현실이 되는것은 아니겠지만
기름기 흐르는 얼굴을 하고 손에 직접 흙한번 안묻혀봤을 것같은 금뱃지 의원님들이 넘쳐나는 대한민국 국회에
적어도 '농민 국회의원' 한명쯤은 있어야하지 않을까.
정말 그래야하지 않을까.
강기갑 후보의 선전과 사천 주민 여러분의 남다른 결심을 부탁드린다.  
멀찍이 서울에 앉아 바라보고만 있지만... 나와 같은 마음으로 많은 사람들이 사천을 지금 주목하고 있을 것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밥상2008. 4. 5. 19:59

바야흐로 봄이 시작되었습니다.
푸른 새싹과 예쁜 꽃들이 마을 곳곳을 아름답게 물들이기 시작한 이때-
어김없이 봄의 불청객 '황사'도 찾아오고 있습니다.
예전부터 먼지 많이 먹고 일하시는 분들은 '삼겹살'로 목에 쌓인 먼지를 쓸어낸다는 풍문이 있었지요.
먼지많은 봄을 맞이하여 신랑은 '돼지고기수육'에 도전해보았습니다.
새댁은 수육과 함께 곁들여먹을 '유자청달래무침'에 도전~~~!^^
3월이 끝나갈 즈음 신혼집에 찾아오신 반가운 손님들께 대접하였습니다. (에구, 이제사 올리네요~;;)


<돼지고기수육>
* 재료: 삼겹살(삼겹살은 목살보다 조금더 기름기가 있어요~ 취향에 따라 선택하셔요. 정육점에서 수육한다고 말씀하시면 통덩어리로 잘라주십니다) 1근, 된장(1), 양파, 대파, 통파늘, 커피(0.3)

* 이렇게 만들었어요!

1. 냄비에 물을 절반쯤 채우고 양파, 대파, 통마늘, 된장, 커피를 넣고 끓이다가 통 삼겹살을 넣어 1시간 동안 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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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피를 넣으면 돼지고기 비린내가 가셔진데요. 첨에 원두커피가루밖에 없어서 그냥 넣었다가 신랑이 나중에 걸러내느라 고생했습니다(^^;;) 두번째 할 때는 원두커피티백을 썼습니다. 바로 넣으면 너무 진할 것 같아 먼저 커피 한잔을 우려내서 천천히 마시고(^^;) 넣어주었답니다.


2. 다 삶아지면 건져서 잠시 식을때까지 두었다가 먹기좋게 썰어 접시에 담습니다.


<유자청달래무침>

*재료: 달래 1줌, 유자청(2), 진간장(0.5), 플래인요구르트(1), 깨소금(0.5)

*이렇게 만들었어요

1. 달래를 잘 손질해둡니다. 향긋하고 알싸하게 매운 맛이 일품인 달래. 그러나 손질하는건 약간 힘들었어요~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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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먹기좋은 길이로 썰어둔 달래에 준비한 양념들을 다 넣어 조물조물 무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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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달콤한 유자청 맛과 플래인요구르트의 새콤한 맛이 어우러진 상큼한 유자청달래무침이 완성되면 수육옆에 잘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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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반가운 손님이 오신 봄날, 신랑이 준비한 '돼지고기 수육'과 새댁이 준비한 '유자청달래무침'으로 손님상을 차렸습니다. 손님들께서 좋아해주셔서 기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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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하기도 하고, 바쁜 일도 많은 봄... 수육먹으니 힘나서 좋았습니다.
그러나 당분간 '금주'해야하는 우리 신랑은 이 사진보면 또 소주 한잔 생각나서 괴롭겠네요~^^;;
금주기간 끝나면 맛있는 안주 해줄께요, 화이팅!!!!


*** 앗! 혹시 이렇게 먹고 나서 삶은 돼지고기가 남았다면~?
당근 '도시락반찬' 으로 활용해야겠지요! ^^
새댁은 '제육볶음'을 쓱쓱 만들어보았습니다.

* 재료: 삶은 돼지고기, 고추장(2), 고추가루(1), 설탕(1), 참기름(0.5), 깨소금(0.5), 다진마늘(0.5)
양파, 깻잎을 비롯해 기타 남은 야채들(상추는 너무 잎이 부드러우니 볶지말고... 제육볶음을 싸먹는 쌈으로 재활용^^).

* 이렇게 만들었어요~

1. 양념장을 만들어놓고, 야채들도 비슷한 크기로 깍둑썰기해 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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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고기보다 야채를 먼저 볶습니다. 향나는 야채부터 볶아야 고기요리의 맛도 충분히 우러난다네요~^^ (당근 등 단단한 것부터 볶구요, 색깔을 살려야하는 푸른 야채류는 맨마지막에 슬쩍만 볶아야한데요.) 새댁도 잘몰라 한꺼번에 야채들을 다 넣고 양념장올려 볶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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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볶은 야채위에 삶은 돼지고기를 올려 볶습니다. 야채와 고기에서 국물이 약간 우러나기때문에 따로 물을 넣을 필요는 없지만 고기양에 비해 양념장이 많아 좀 짜다싶으면 물을 살짝만 넣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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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댁표 '제육볶음' 완성! 도시락에 담은 사진은 못 찍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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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맛있었나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4. 3. 12:22
새댁이 다니는 산부인과병원은 자연분만율이 높고,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는 병원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병원입니다.
덕분에 유니세프에서 지정하는 '어린이친화병원'으로도 선정되어있데요.
집에서 버스로 10분정도 거리에 이 병원이 있어서 새댁은 많이 든든하고 좋습니다.
이제 출산이 두 달앞으로 다가왔는지라 약간 긴장도 되고
막상 뭐부터 해야할지는 잘 알수 없지만.. 아가와 만날 준비도 나름대로 이것저것 해볼려고 노력중인 새댁,
어제는 그 일환으로 신랑과 함께 병원에서 하는 '모유수유교육'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는 '출산준비교실'이 4주과정으로 매달 진행되기 때문인지
모유수유교육은 주중에만 진행되더라구요.
덕분에 직접 수유를 할 엄마와 그 엄마를 도울 든든한 도우미도 꼭 함께 받아야 한다는
모유수유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신랑은 회사에 반차를 쓰고 왔습니다. (와~! 짝짝짝!!^^)

모유가 아기의 건강에도 좋고, 정서발달에도 좋은 최고의 음식이란 얘기는 많이 들어서 알고있었지만
과연 아기가 먹기에 충분할만큼의 유즙이 나올지 새댁은 몹시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엄마도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저희 형제들을 모두 분유로 키우셨거든요.
그런데 교육을 받고 보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시도한다면
처음에는 잘 안나오더라도 나중에는 아기에게 충분한 양의 모유수유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안심도 되고.. 또 결의도 만빵! 다지게 되었답니다. ^^
신랑은 신랑대로 아토피가 약간 있는 자기 피부가 아기에게 유전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모유수유가 아기들의 면역체계도 훨씬 강화시켜주어 알러지나 아토피피부염도 현저하게 줄여준다는
얘기에 적잖이 안심하면서... 역시나 모유수유에 꼭 성공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것 같았습니다.
왜 모유를 먹어야하는지 부터 처음과 중간에 찾아오기 쉬운 힘든 고비들과 그걸 어떻게 넘어서야하는지
그리고 아기안고 수유하는 법까지 아기인형으로(^^;) 실습시켜주는
3시간여에 걸친 교육은 무척 알차고 고마웠습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얘기는 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분유수유율이 높아졌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북유럽의 경우 모유수유율이 90%에 달하는 반면, 우리는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요즘까지도
모유수유율은 10% 정도밖에 안된다네요.
직장다니는 엄마들이 회사에 탁아시설이 있어 아이를 거기 맡겨놓고 짬짬이 수유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육아휴직이 긴 것도 아니고...
꼭 워킹맘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을때 맘편히 수유할 수 있는 공간도 없으니...  
이런저런 안타까운 현실이 새댁의 머리속을 스쳐가는데 답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습니다.

국내에 분유산업이 처음 도입된 것은 박정희정권때라는군요.
그때 영부인인 육영수여사가 직접 분유수유를 권장하고 나섰데요.
그 일환으로 '우유'를 먹고 통통하게 살이 찐 아기들이 몸매를 뽐내는 '우량아선발대회'도 진행하면서, 영부인이 직접 시상도 하고 아기안고 사진도 찍고 그랬다네요. ^^
그런데 당시 분유값은 정말 비쌌기 때문에 부자집 아이들만 먹을 수 있었지만
사람들의 인식속에는 '아 그래 맨날 김치만 먹는 내 젖에 무슨 영양가가 있을까!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우리 아기(손자손녀)한테는 꼭 분유먹여야지!!'하는 결심이 자연스레 섰고
이것이 80년대 경제호황기를 경과하면서 분유수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나요..
 
모유의 우수성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이기도 하고, 경제성장과 함께 일하는 여성이 늘어난데다가
분유산업과 정권이 함께 '분유'를 권장하면서 만들어냈을 이런저런 이미지들까지 생각하니
분유수유율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 싶었습니다.
그때 일하는 엄마들이 있는 기업에서는 의무적으로 탁아시설을 설치.운영하게 해서
모유수유를 돕는 사회 제도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유럽처럼 '모유은행' 같은 것도 만들어서 미숙아나 소아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에게
최상의 약이자 음식인 모유를 공급할 수 있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유가 아기에게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인 조건도 분위기도 어려운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모유수유는 너무 힘든 과정입니다.
실제 젖이 잘 안나오는 엄마들도 있고,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 없는 조건에 처한 엄마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분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을 마치 '모성애가 없는 엄마'처럼 매도하는 태도도 조심해야할 것입니다.
언젠가 친구가 이 얘기를 해주었어요. 정말 그렇겠구나.. 엄마가 자기 아이 사랑하는 마음에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모유수유를 못하는 엄마들의 아픈 마음이 오히려 더 위로받아야할 마음이겠지요.

새댁과 신랑은 가사분담도 그렇지만, 육아도 '함께' 해나간다는 원칙하에
교육도 함께 받고 역할분담도 잘 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결혼생활이고, 함께 낳아, 함께 키우는 아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모유수유교육도 같이 들었는데, 수유는 물론 엄마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일이지만
그 성공을 위해 신랑도 할 역할이 아주 많더군요. ^^
교육을 같이 받아 무척 다행이었습니다.
12명 정도의 임부들이 참가했는데 그중 친정어머니와 함께 온 임부가 3명 정도, 그리고 신랑과 함께 온 임부도 저까지 3명 정도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신랑과 함께 온것이 자랑스러워 약간 으쓱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임신관련책자에서 '싱글맘이더라도 병원에서 하는 각종 출산, 육아관련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시라. 엄마나 언니 등 가족과 함께 가도 좋고, 또 혼자 오는 임부들도 많으니 개의치말고 꼭 가시라'고 써있던 것이 떠올랐어요.
그렇겠다... 미혼모이거나 싱글맘, 또는 여러 이유로 혼자 아이를 낳고 키워야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만든 생명이니 함께 키워야하지만, 그렇지않은 가정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동성애부부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그런 가족도 현실에서 있을 수 있구요.
신랑과 함께 교육받으러 온 것을 혼자온 분들께 미안해할 일은 아니지만, 뻐길 일도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육아를 한쪽에게만(대개 여성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이런 교육과 준비에도 아빠는 쏙 빠지는데 핑계로 삼을 일도 아니겠지요. ^^
 
자연스러워지면 좋겠습니다.
아빠가 육아를 당연한 자기 일로 생각하고 동참하는 일도, 싱글맘이 당당하게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도,
동성애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것도, 입양을 하는 일도...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 성장을 돕는 것이니까요.
미혼모를 위한 출산/육아 교육도 많아져야할텐데.. 사회복지사인 친구에게 들으니 미혼모가 출산을 하거나 아기를 입양시키는 기관은 약간 생겼지만
아직 우리사회에서 이들을 위한 교육이나 출산전에 쉬고 묵을 수 있는 시설은 별로 없다고 하더라구요.
원치않은 임신을 했을지라도 그 생명을 낳겠다고 결심한 순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출산/육아도움기관이나 교육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무료여야겠지요~(이런저런 교육비가 꽤 많이 들어요!ㅠ.ㅠ) 

하필 교육받는 날이 비오고 추운 날이어서 새댁은 오늘 약간 몸살기운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화창하게 날이 개어 따순 봄햇살받으니 좋습니다.
목련, 개나리, 산수유, 벚꽃... 동네 골목과 이웃집 뜨락들이 봄꽃들로 환합니다.  
여름에 태어날 아가와 함께 새댁도 이 봄에 더 건강하게 잘 자라야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신혼일기2008. 3. 27. 18:22
오늘 오후에는 햇님이 구름에 가려졌다 다시 나타났다를 반복했습니다.
새댁은 서재에서 책을 읽다가 봄햇살이 한동안 따뜻하게 내리쬐는 타이밍에 베란다로 나가 해바라기를 했지요.

그런데 어디서 색다른 노래가락이 들려왔습니다.
어딘고.. 하고 동네를 훑어보니 고등학교로 올라가는 우리동네에서는 나름 큰길인 골목으로
'평화통일가정당'의 유세차량이 지나가고 있었어요.
"평화통일! 평화통일! 평화통일가정다아앙~~~~"
신기한 당명 만큼이나 신기한 노래가락이 한낮의 고요한 동네를 흔들어놓고 있었습니다.
요즘 중학교는 일찍 끝나는지 오후3시가 조금 넘었을 뿐인데 교복입은 아이들이 두서넛씩 짝을 지어 골목길을 걷거나 햇빛 비치는 길가에 서서
입간판을 세운 트럭이 노래가락을 뿌리며 지나가는 것을 구경하고 있었습니다.

4월 9일에 있을 18대 총선의 선거운동이 시작된 것입니다.
조금 지나니 연신내역쪽의 진짜 큰 길가에서 어느 후보가 유세를 하는지 웅웅 거리는 마이크 연설소리도 들려왔습니다.
새댁이 사는 지역구는 문국현 씨와 이재오 씨의 대결로 여론의 주목받고 있는 바로 그 동네입니다.
음~~ 새댁의 한표는 늘 중요했지만, 이번에도 중요하게 되었습니다. ^^

4월. 4년에 한번씩 열리는 총선은 해마다 4월에 열립니다.
1996, 2000, 2004년.. 총선에 대해서는 이것저것 따라붙는 기억이 많습니다.
집권당의 대선자금비리와 등록금 인상을 규탄하는 집회에 참가했던 학교선배가 총선을 앞둔 정권과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숨졌던 96년..
내일도 대학생들의 등록금인상반대집회가 도심에서 열리는 모양인데
'경찰기동대', '체포전담조' 등 무서운 단어들이 함께 실린 신문기사를 보며 그만 12년전 봄이 떠올라 섬찟했습니다.  

제가 참가했던 첫번째 총선이었던 2000년 총선은 낙천낙선운동이 신선한 충격을 주었었구요,
2004년 총선에선 처음으로 도입된 '비례대표 정당명부제'에 힘입어
진보정당이 10명의 의원을 배출하며 처음으로 국회에 입성하는 감동을 맛보기도 했습니다.
정당 이름이 쭉 나와있던 길다란 투표용지에 투표하는 연습을 해보던 기억이 새롭네요.

어느새 2008년.
저마다 가지고 있는 더 많은 더 깊은 '선거의 추억'들.. 많이 생각나시죠?
나이를 한살한살 먹어가고, 결혼을 하고, 태어날 아이와 함께 살아갈 내일을 생각하면 할수록
9시 뉴스와 신문을 보며 분통을 터트리는 일이 늘어납니다.
뉴스에서 나오는 정치, 경제, 사회.. 기사 한꼭지 한꼭지가 내 삶의 살갗에 와서 그대로 착착 감기는 기분입니다.
정말 잘 뽑아야겠고, 정말 정치를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구나...
대학시절과는 정말 또다른 감각으로 절감하게 됩니다.

4월.. 생각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봄이 아니어도 지난 한 해 살아오는동안 때때로 떠올라서 마음 한 끝이 먹먹하게 아파오곤 했습니다.
서울시내 곳곳을 택시로 누비며
민주노동당과 '평화와 통일을 여는 사람들' 혹은 참여연대에서 나온 유인물과 서명용지를 손님들께 건네던 그 분.
그 분 계신 모란공원에도 이제 봄꽃이 필텐데...
지난 1년 나는 어떻게 살아왔는지..
다시 봄, 어떤 모습으로 그 분앞에 서야할지.. 생각하면 막막합니다.

갈짓자로 어지럽게 내딛은 발자욱은 없었는지.. 걸어온 길을 돌아보고
옷매무새 가다듬고 신발끈도 조이고.. 더 열심히, 정말로 제대로 살아가겠다고.. 마음먹는것밖에
이 봄에 할 수 있는게 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봄이 더 깊으면.. 그분 다시 뵈러갈 용기를 낼 수 있도록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밥상2008. 3. 27. 17:35

'근대' 한 단을 샀습니다.
된장국을 끓여먹으면 고소하고 깔끔한 맛을 내주는 야채인 '근대'는 위와 장이 안좋은 사람에게 특히 좋대요.
새댁은 요즘 철분제의 여파로 장이 곧잘 꾸루룩- 거리고 있는지라
'혹시~' 하는 기대를 가지고 근대요리를 해보았습니다.
아~~주 간단한 요리들이지만, 푸른 채소 요리를 올려놓으니 밥상위에도 봄이 온듯 환합니다.
맛도 좋고 한단사면 양도 아주 푸짐한 근대요리를 해볼까요~.

<근대된장국>

1. 근대를 잘 씻어서 손질한 다음 적당한 크기로 자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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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쌀뜨물을 받아두었다가 멸치와 다시마를 넣고 끓입니다. 5분쯤 끓은 후에 멸치와 다시마는 건져내고, 된장(3)을 끓는 물에 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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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여기에 근대를 넣고.. 약한 불에서 15분정도 끓이면 된장도 잘 우러나고 근대맛도 시원하게 가미된 구수한 된장국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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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새댁은 된장국을 오래 끓이는 편입니다. 그래야 구수한 집된장 맛이 충분히 우러난 것 같거라구요. 또 국거리로 넣은 야채도 충분히 익어서 제 맛을 다 내는 것 같아요. 배추만큼은 아니지만 근대도 약간 줄기가 튼튼한 야채니 10분이상 끓여주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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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풋전>

1. 근대를 잘 씻어 손질합니다. 근대풋전을 부치겠다는 새댁에게 "<현대>는 없어?"라고 묻는 신랑의 썰렁한 유머도 재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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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밀가루(10)와 물을 같은 양으로 섞고, 소금(0.5)도 넣어서 밀가루반죽을 잘 풀어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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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물기를 잘 털어낸(안그러면 물이 튀어서 위험해요!) 근대를 엇갈리게 놓고, 밀가루반죽을 군데군데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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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번 뒤집어서 뒷면에도 밀가루반죽을 적당히 올려주고, 노릇노릇하게 잘 구우면 아삭아삭 고소한 '근대풋전'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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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백하고 살짝쿵 밋밋한 맛인 근대풋전은 '양념간장'을 맛있게 만들어 찍어먹으면 좋습니다.
진간장에 다진 마늘, 다진 파, 꺠소금, 또는 취향에 따라 고추가루, 참기름 등을 섞으면 맛있는 양념간장이 되지요.

이상, 오늘 신랑의 도시락반찬이자 새댁의 한낮 간식이 되어주었던 근대풋전이었습니다.
세상에 참 다양하고 맛있는 채소가 많을텐데.. 집에서 한 가지씩 채소요리에 도전해봐야겠어요.
채소를 먹으면 입안가득 퍼지는 풀내음과 땅내음을 맡을 수 있어 좋습니다.
야채를 심을 땅도, 야채를 기를 수 있는 사람도, 야채의 건강한 종자들도, 그리고 야채를 요리하고 그 맛을 알고 먹을 수 있는 사람도 점점 줄어드는 것만 같은 요즘-  
우리 땅에서 더 많은 채소들이 건강하게 자라고, 그걸 먹고 사람들도 더욱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2008. 3. 21.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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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왕 시작한 김에 한편 더- ^^;
이 시들을 올릴 요량으로 엊그제 신랑이 집에 오자마자 열심히 사진을 찍었더니
신랑, 무척 궁금해하였습니다.
사실 이 카메라는 신랑이 열심히 찍던 것인데 요즘은 저만 씁니다.
하여.. 대답해주었지요.
"내 작품세계에 대해 너무 많이 알려고 하지 마~"^^
실은 신랑이 좋아하는 사진도 찍을 여유없이 바쁘게 일하는 것이 못내 마음아픕니다.

아무튼... 저와 신랑은 손발 크기와 모양이 아주 비슷합니다. 점이 있는 손은.. 누구 손일까요?


반지의 의미

만남에 대하여 기도하자는 것이다
만남에 대하여 감사하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아름답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순결하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다
언제나 첫마음을 잃지 말자는 것이다
사랑에도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혼에도 외로움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꽃이 진다고 울지 말자는 것이다
스스로 꽃이 되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가난하자는 것이다
처음과 같이 영원하자는 것이다

- 정호승 시집 <외로우니까 사람이다> 중에서

 

.. 이 시에서 가장 마음을 쳤던 구절은 '처음과 같이 가난하자는 것이다' 입니다.
아직 초보 주부이지만 가계부와 곤히 신랑의 잠든 어깨를 번갈아보며
가끔 한숨도 쉴 수 있게된 새댁은 저 구절에 뭉클하여 한참 코끝 찡해 하였답니다...
생활비 빠듯하여도 마음만큼은 정말 행복하고 따뜻한 이 시절을 함께 살아주고 있는 그 사람이 고맙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