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육아'에 해당되는 글 70건

  1. 2008.11.07 첫 '이'가 났어요~~~!^^ 14
  2. 2008.10.08 예방접종, 넘 비싸요ㅠ 8
  3. 2008.10.07 울음보가 터졌어요 10
  4. 2008.10.01 고단함과 친구하기 16
  5. 2008.09.23 김똑순 배냇머리 실종사건 14
  6. 2008.09.22 뒤집기 그 후.. 2
  7. 2008.09.19 토마토향기 가득한 책이 왔어요~^^ 5
  8. 2008.09.17 백일 즈음에 6
  9. 2008.09.16 똑순이의 첫번째 추석 8
  10. 2008.09.11 우생순! 똑순이~! 9
umma! 자란다2008. 11. 7. 19:21






똑순이에게 드디어 첫 '이'가 났습니다~~~!!!^^
며칠전부터 젖먹일때 살짝 따끔! 하는 느낌이 나서 왜그런가 했더니
아 글쎄~~~ 요 작고 귀여운 녀석에게 드디어 이가 난 것입니다!
아직 암껏도 씹어먹을 건 없지만 그래도... 이제는 젖말고 뭔가 다른 맛있는 것도 냠냠 먹을 준비가 돼가는 것 같아
보는 제가 다 흐뭇하고 배가 부릅니다. ^_______________^

요 이가 쏙~ 올라오기까지 똑순이는 얼마나 잇몸이 근질근질하고 기분이 이상야릇했을까요~~~^^
옛날 기억이 없으니 참.. 궁금하기만 합니다. 똑순아, 기분이 어땠니? ㅎㅎ
근래에 유난히도 손이든, 장난감이든 뭔가 짚히는데로 계속 입안에 넣으려고 하더니
이가 나려고 그랬나 봅니다.

처음엔 까끌까끌 만져지기만 하던 이가 이제는 어느새 조금 올라왔습니다. 
아침마다 똑순이 양치를 해주면서 이를 살짝살짝 만져봅니다. 아.. 신기합니다. ^^
이난 똑순이 넘 이뻐 사진에 담아두려고 부단히 노력해도 
워낙 이가 작아 잘 찍히지 않더니 드디어 오늘 새댁의 카메라에 담겼습니다. 이야~!



 

보이시나요? 아랫니 하나가 쏙 올라왔습니다~!^^
요 예쁜 젖니(유치)는 크면서 빠지고 영구치가 고 아래서 다시 올라온답니다.
어린 시절, 흔들리던 이에 실을 묶어 빼고, 지붕위에 던지고.. '까치야 까치야 헌이 가져가고 새이 다오~'했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썩은 이를 뺄때는 왜그리 무섭던지요..
엉엉 우는 저를 옆에서 보던 오빠가 '이 빼면 100원줄게'해서 가까스로 참고 뺀뒤 100원 받았던 것도 생각납니다. ^^ 
똑순이도 자라면서 그렇게 울고, 유치들과 이별하고.. '앞니빠진 갈가지'가 되어서도 좋다고 뛰어놀며 커가겠지요. 

아가들은 대략 6개월쯤부터 이가 난다는데 우리 똑순이는 먹고싶은게 많은가.. 한달 일찍인 5개월에 첫 이가 났습니다.
덩달아 새댁도 이유식 개시를 조금 앞당길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모유먹는 아가들은 만6개월부터 먹이라고 이유식책에 써있긴한데.. 이를 보니.. 자꾸 먹이고 싶습니다.
어미는 새끼 목구멍에 밥 넘어가는 소리 들을 때가 제일 행복하다는데..
똑순이 입에 얼른 먹을걸 자꾸 넣어주고 싶은걸보니 새댁도 어쩔수없는 어미인가 봅니다. 
그래도 잘 알아보고.. 일찍 시작해도 괜찮으면 그렇게 해야겠어요-^^;;





똑순이는 아빠를 닮아 이가 튼튼해야할텐데-.-; 
새댁은 이가 좀 부실합니다.
새댁네 친정식구들이 다들 좀 그런데 특히 친정아부지가 이때문에 늘 고생하십니다.  
오늘 오랫만에 통화를 해보니 에고... 아부지 이가 또 탈이 나서 요며칠 죽만 드셨다고 하십니다. 
환갑도 되기전에 틀니도 하시고, 임플란트도 하셨는데.. 요즘 또 이가 좀 어긋난 것같아 며칠 고생하시며 치료를 받으셨다네요.
전화 목소리도 평소와 달리 힘이 조금 없으십니다. 발음도 약간 어색하시고요..ㅠ
마음이 아픕니다. 

자라는 새 아가는 첫 이가 나는데, 늙어가시는 아버지의 이는 약해져만갑니다.
이런 것이 인생일까요.  
아버지의 가는 세월은 멈추게 하고, 아가의 자라는 시간만 흐르게 할 수는 없는 걸까요...
사랑하는 사람들.. 할 수 있을때 더 많이 안아주고, 더 많이 눈맞추고, 웃어주고 그래야겠습니다. 
아부지 맛있는 것도 더 많이 해드려야겠구요.

말만 이렇게 하고 늘 받기만하는 막내딸, 제대로 아버지께 맛있는것 대접해드린 적도 별로 없네요. ㅠㅠ
다음에 아빠 뵈면 꼭~! 드시고싶은거 여쭤봐서 사드려야겠어요.
얼마전 친정갔을때 아버지가 두 손주(똑순이랑 조카)데리고 찍으신 사진 있어 같이 올립니다. 
아빠.. 사랑해요! 늘 건강하세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10. 8. 16:48






오늘은 똑순이 예방접종 하고 왔습니다.
생후 4개월이라 나라에서 해주는 '영유아 건강검진'도 같이 받았습니다.
검진기관은 구별로 여러 병원들이 지정되어 있는데 마침 집가까운 곳에 있는 소아과가 검진기관이길래 가서 검사도 받고, 예방접종도 했답니다.

아이를 어떻게 키우고 있는지 묻는 문진표를 작성하고.. 키, 몸무게, 머리둘레 재고.. 청진기로 이곳저곳 들어보고, 눈, 귀속, 입속 꼼꼼히 봐주시더군요. 결과는 '전반적인 건강상태 및 발달이 양호하다'는 것이었습니다. ^^
휴.. 살짝 긴장했던 새댁, 안심이 되었습니다.
문진표 보신 소아과샘께서 수면교육, 영양교육도 간단히 해주셨고 9개월때는 발달 검사도 하게된다고 알려주셨습니다.
'영유아 건강관리 지침서'라는 여러종류의 팜플렛도 받았습니다.

처음 똑순이 태어났던 병원에 딸린 소아과에서 2개월까지는 예방접종도 받고, 황달 치료도 하고..
예전에 블로그에 올린 적도 있지만 초보엄마인 새댁의 전화상담에 친절히 답해주시며
자상하게 이것저것 신경써주셨던 그 소아과샘께 몹시 가고싶었지만...
집에서 좀 먼지라 택시를 타고 오고가야하는 번거로움 때문에 집가까이 있는 소아과를 새로 하나 사귀기로 하였습니다.
혹시 똑순이가 살짝 아프면 새댁 혼자서도 데리고 얼른 다녀올 수 있는 동네 소아과가 좋을 것 같아서요. 

아이가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쭉 봐주시고, 그 아이를 잘 알고 있는 소아과샘 한분 계시면 엄마가 얼마나 든든할까...
아이뿐만 아니라 그 가족에 대해서도 잘 알고, 가족들도 치료받곤 하는 '주치의'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새삼 생각합니다.
'식코'라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를 보니 프랑스에선 '24시간 출동'해서 집에와 치료해주시는 의사샘도 계시고(무료로! 국영의료서비스지요) 
그영화에서 본건 아닌것 같지만.. 유럽이나 쿠바에는 역시 무상의료인 '동네 주치의'가 있다는데요.
아직 그런 주치의 제도까지 도입된 공공의료 시스템을 꿈꿀 순 없으니... 똑순이가 새로 사귄 이번 소아과샘도 좋은 분이기를 바랄 뿐입니다.
생후 4개월부터 만5세까지 총7회, 무료로 아이의 성장과 발달을 살펴볼 수 있는 '영유아 건강검진' 서비스도 
아주 최근에, 2007년 11월부터 시행된 것이랍니다.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함께 해주는 서비스지요.

암튼 오늘.. 똑순이가 받은 예방접종은 총 5가지, 비용은 무려 29만원이었답니다.
(한 가지는 먹는 약이었고, 나머지 4개는 주사로 두개씩 두 주에 나눠서 맞기도 하는데, 새댁과 똑순이는 다음 주에 사정이 있어 오늘 다 맞았답니다. 똑순이, 엄청 울었습니다ㅠㅠㅠ)
이중 보건소에서 무료로 맞을 수 있는 예방접종 주사는 소아마비와 DPT, 이렇게 두 종류입니다.
그런데 DPT의 경우 보건소가 쓰는 약과 소아과 약이 다르답니다. 소아과약이 좀더 신약이지요..(소아과에서도 보건소 약으로 맞을수도 있습니다)
새댁은 처음에 잘 몰라 2개월때 소아과에서 DPT 접종을 했는데, infanrix 라는 그 약은 보건소에 없기때문에 4개월에도 소아과에 가서 맞아야 했답니다.
소아마비접종은 소아과는 2만원, 보건소는 무료인데... 집에서 먼 보건소까지 택시타고 다녀오면 만원이 넘을터라... 역시 소아과에서 같이 맞았습니다.ㅠㅠ
나머지 폐구균, 뇌수막염, 장염 예방약은 아직 보건소에서는 접종해주지 않습니다. 예방치료라 건강보험 적용도 안되구요..
 
다 맞고 카드 결제하며 신랑 한마디 합니다. 
"애들 주사가 뭐이리 비싸냐..."
그러게요.. 한대에 10만원인 주사도 있습니다. 그 약들은 물론 선택입니다만.. '되도록 맞으시는게 좋다'는 소아과샘 말씀 앞에서 안맞힐 부모는 많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예방접종도 무조건 좋기만 한것은 아닐것입니다.. 예방접종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책들도 있습니다)
빠듯하게 신혼살림 꾸려가는 새댁과 신랑도 다음달 카드 결제일이 좀 걱정되지만.. '똑순이 건강이 젤이지! 다른데서 좀 줄이자' 하며 주사 다 맞췄습니다.
하지만 값이 비싸니.. 맞출까 말까 고민하시는 부모님들도 분명 있을 것입니다...ㅜㅜ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기위해 꼭 맞아야하는 주사라면 나라에서 놔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예전에 유 모씨가 보건복지부 장관일때 아이들 예방접종은 모두 무료로 하려고 했다가 예산이 없어서 그만 뒀다나...
신랑과 집으로 돌아오며 두런두런 그런 얘길 했는데..
집으로 오는 오르막길은 가팔랐지만, 주사맞고 한참 운 똑순이는 유모차 안에서 쌔근쌔근 잠이 들었습니다. 

이제 새댁은 똑순이가 깨면 바로 젖주고 달래주려고 대기중입니다.
예방접종 맞고 온 날은 긴장해야합니다. 열이 많이 날 수도 있거든요.. 해열제를 쓰거나 심하면 다시 소아과에 가봐야합니다.
휴.... 
아파도 돈걱정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세상... 모든 아이들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랄 수 있는 좋은 세상, 꿈꿔보는 가을입니다.

지난 주말, 모처럼 쉬는 아빠랑 신나게 놀던 똑순이 사진 한장 덧붙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10. 7. 20:20



똑순이가 울음보가 제대로 터졌습니다... 에휴..

어제오늘 똑순이의 수면습관을 바꿔보고자 새댁이 무리하게 밀어붙인 탓이지요.
언제부턴가 똑순이가 젖을 물고 잠이 드는 버릇이 생겼습니다.
젖먹다 좀지나면 잠이 드는데.. 가만 두면 젖을 물고 한 20분쯤 자다가 깨서 또 먹고.. 또 얼핏 잠들었다 또 깨서 반대쪽 먹고..
이러다보니 젖먹이는데 거진 1시간에서 1시간반이 걸리는거예요.
물론 똑순이가 잘때 새댁도 같이 꾸벅꾸벅 졸 때도 있고, 조용조용 신문이나 책을 볼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러다보니 똑순이가 엄마젖을 빨지 않고는 잠을 들이지 못하는 거예요..
물론 일단 잠이 들어서 뉘어놓으면 살짝 깨도 제 손가락을 빨면서 계속 잠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지만
처음 잠이 드는 것은 무조건 엄마젖을 빨아야만 잠을 들일 수 있게 된것입니다.
이런 버릇이 든건 엄마 잘못이 크지요.. 처음부터 젖먹다 잠들지 않게 잘 깨우고, 다 먹인 후에 다른 방법으로 재웠어야하는데
젖먹여 재우기가 개중 수월한 재우기 방법이기도 하고.. 잠깐이지만 곤히 잠든 녀석을 깨우기가 안쓰러워 그냥 놔두곤했던 것입니다.

육아책을 찾아보니 생후4개월쯤되면 밤에 잘때 그냥 뉘어서 잠이 들수 있어야한다고 나오더군요.
배고플때만이 아니라 졸릴 때까지 젖을 찾게되면 
양껏 많이 먹고 자는게 아니라 잠들기 전까지만 먹다보니 충분히 먹지못해 수유간격이 짧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4개월쯤 되면 밤에 6~7시간은 깨지 않고, 깨더라도 젖을 먹지 않고 잘 수 있다는데...(낮에는 물론 2~3시간 간격으로 먹습니다)
똑순이는 밤에 젖을 먹어야만 다시 잘 수 있고, 그나마 2~3시간 간격으로 깨서 젖을 먹으니 새댁이 몹시 피곤하기도 하더라구요. 
게다가 젖을 물고 자버릇하면 나중에 젖니가 난 뒤에는 이가 잘 썩을 수도 있다하고... 
아직 이가 나려면 몇 달 더 남았지만
이제는 수면습관을 좀 바꿔야할 떄가 된 것 같다는 것이 새댁과 신랑의 판단이었답니다. 

하여.. 어제부터 낮에 똑순이가 젖을 먹다 잠들려고 하면 깨워서 계속 먹이고, 일단 잠들면 엄마 젖꼭지를 빼고 재워보았습니다.
당근.. 금방 깨더군요. 
이러기를 몇차례 반복하자.. 어느순간 자다깬 똑순이가 무시무시하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눈물이 방울져 흘러내리고.. 눈썹이 온통 눈물에 젖은채로 엄마를 쳐다보는 똑순이의 눈에는
왜 엄마는 내가 제대로 잘 수 없게 하냐는 원망이 가득했습니다.
아이가 크니 울음소리도 어찌나 커지는지.. 게다가 이제는 감정이 실려 서럽기 그지없게 웁니다.ㅠㅠ

어제 오후에도 그렇게 울더니, 오늘 오후에는 어제보다 더 심하게 울었습니다.
우는 똑순이를 재워보려고 집안에서 안아서 얼러도 보고, 유모차에 태워서 아파트 단지를 한 시간쯤 돌아보기도 했지만 역부족... 
결국 어깨띠를 해서 안고 제법 먼 동네 마트까지 다녀오는 길에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아이가 울면.. 엄마도 정말 마음속으로 같이 엉엉 울게됩니다.
새댁도 속으로 엉엉 울면서 그 길을 다녀왔답니다.

겨우 잠든 똑순이를 데리고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8살쯤 되어보이는 아들을 데리고 귀가하는 젊은 엄마가 함께 탔습니다.
아들 녀석이 컴퓨터 게임을 하게해달라고 조르느라 찡찡 거리자 젊은 엄마,
"쉿~, 조용히 해.. 아가 자잖아.. 아가 재우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아?"
그 순간 그 엄마가 얼마나 고맙던지요.. 아이를 조용히 시켜줘서가 아니라.. 갓난이 키우는 엄마의 마음을 그녀가 너무 잘 알고있다는 것과
그녀 또한 그런 힘든 날을 지나왔을 거라는 사실이.. 새댁에게 큰 위안과 힘이 되었습니다.

흠.. 그런데 똑순이 안고 길을 나선 새댁 얼굴에 "아기가 안 자고 울어서 재우려고 나왔음"이라고 써있었던 걸까요?
젊은 아이엄마 말고도 마트 아줌마도, 아파트 오르막길에서 만난 할머니들도 모두 새댁에게 한마디씩 하시는 거예요.
어깨띠 틈으로 바깥구경하는 똑순이랑 눈이 마주치자 "아고~ 안자네?", "그 녀석, 참 똘망똘망하게도 생겼다~"
다들 겪어보신 걸까요~^^;

다행히 어깨띠 안에서 한소끔 자고 일어난 똑순이는 좀 진정이 되어서
저녁잠이 들기 전까지는 새댁과 잘 놀았습니다.
요즘은 다리 힘을 키우는 중인지 안아서 세워주면 다리로 엄마 배나 허벅지를 밟고 서서 좋아서 까르륵~ 넘어갑니다.
그러다 둘이 같이 누워 앞산 너머로 해가 지고 노을이 지는 저녁하늘을 구경해주기도 하였답니다.
전쟁이 끝나고 평화가 깃든 것입니다.

휴,, 새댁도 얼른 자야겠습니다..
내일도.. 넘 과하지 않게, 그래도 조금씩 똑순이가 혼자 잘 잠들 수 있도록 새댁과 똑순이, 같이 조금 더 노력해봐야겠습니다. 
다행인 것은.. 오늘부터 똑순이랑 대화가 확실히 더 잘 되기 시작해서 서로의 마음을 좀 더 알아줄 수 있을 것 같다는 것,
그리고 가까이 친정이나 시댁도 없고, 찾아갈 친구나 이웃도 아직 없이 외로운 새댁과 똑순이지만
동네 마트 아줌마, 아파트 단지에서 만나는 할머니들, 애기 엄마들이 건네주는 다정한 한마디에도 힘이 난다는 것입니다.
내일은 우리 둘 다 좀 덜 울고, 더 많이 자라야 할텐데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10. 1. 19:46



가을이 왔습니다.
똑순이 백일 즈음에 친정어머니 환갑이 있어서 고향에 갔었어요. 
그 때 고향집 마당에서 엄마가 똑순이를 포대기해서 업어주시던 모습입니다.
에고.. 우리 엄마 이제 정말 할머니가 다 되셨네요.. 웃으시니 주름이 자글자글..
우리들이 어렸던 시절, 소풍다녀오는 길가 어디에서 우리를 안고 사진찍던 엄마는 참 젊고 아련하니 예뻤는데 말입니다..^^

사실 그 때의 엄마는 참 피곤해 보였어요. 
사진을 찍어도 활짝 웃으신 모습보다는 웃는듯 마는듯... 가냘픈 몸매, 갸름한 얼굴을 한 엄마가 우리를 앞에 세우고 가만히 카메라를 응시하시는 사진이 많습니다. 

엄마가 된다는 것은 피곤에 익숙해지는 일같아요..
이제 겨우 4개월된 아가 엄마인 새댁도 그렇게 느끼는데
아이를 하나도 아니고 셋, 넷씩 낳아 유치원, 국민학교, 중학교... 줄줄이 보내며
우리 엄마들... 참 얼마나 고단하셨을까요..

오늘 새벽에는 자다 꺤 똑순이가 한참 잠을 못 이루고 찡찡거려 새댁과 신랑이 아주 진땀을 뺐습니다. 
해지면 자는 농민의 아들 똑순이는 요즘 해가 짧아져서 그런가.. 일찍 저녁6시쯤부터 자기 시작합니다.
11시~12시쯤 한번 깼을때 얼른 젖주고 다시 재워야하는데 그때 잠이 못들면 저는 자고싶은데 잠이 안들어서 아주 낑낑낑 난리가 납니다. 
안았다 팔아프면 내려놓고.. 울면 또 안고.. 결국 2시간쯤 씨름하다 젖을 먹고 새벽2시쯤 잠이 들어서.. 
5시나 6시쯤 먼동이 트기도전에 일어납니다. 허 참... 신통방통한 농민의 아들이죠..^^;
덕분에 엄마는 새벽 일찍 일어나 아침밥 하고.. 예전처럼 다시 신랑 도시락을 쌀 수 있어 좋다고 해야할지...ㅠ 
하지만 밤잠을 설치는 건 역시 괴롭습니다. 

그래서 오늘 아침엔 정말 피곤했는데... 
문득 '30대에 이만큼도 고생안하고 사는 대한민국 사람이 있을까... 남들도 다 이만큼 힘들게 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혼을 했든 안했든, 아이가 있든 없든... 대한민국의 30대.. 참 힘들게 살지요. 
'나만큼 안 피곤한 사람 있으랴.. 이렇게 30대를 살아내야하는 거겠지...' 
생각하니 마음이 덤덤해졌습니다.  
(그래서 괜찮다는건 절대 아닙니다! 한국의 노동시간은 넘 심각하게 길어서 하루빨리 단축되어야합니다 물론!ㅠㅠ) 

저 사진찍던 날, 엄마랑도 그런 얘길 했었네요, 참..
새댁이 엄마에게 똑순이가 아직 고개를 잘 못 가눠서 포대기 뒤로 막 넘어온다고 그랬더니 
엄마 하시는 말씀-
"옛날에 애들 요만할때 다 이렇게 업고 장에 다녔다. 그것도 뭐 사러가기나 했나.. 팔러갔지.
머리에 큰 다라 하나씩 이고, 호박이든 고추든 뭐라도 장에 나가 팔아서 돈벌어오려고... 
요만한 애들이 고개가 뒤로 다 젖혀져서 울다가 자다가 하면서 업혀다녔지 뭐~"

큰이모네가 딸기농사를 지을때 처녀인 엄마가 언니네 일을 도와주러 갔었나봐요. 
이모의 큰딸인 사촌언니가 기어다닐때쯤이었나 보지요..
아기 허리에 끈을 묶어서 한쪽 끝은 문고리에 묶어놓고
딸기밭에서 딸기를 따다가 일어서서 집 마루를 쳐다보면 그래도 착한 녀석이 울지도 않고 바둥바둥 놀고있더라는 얘기.. 
이모가 그 어린 것을 들쳐업고 장에 딸기를 팔러 나갈때 엄마도 딸기를 한다라 이고 따라가면서 언니가 가여워 남몰래 울었다는 얘기.. 
지금 두 분이 만나면 그 옛날 참 정말 고단하던 시절 얘기를 그래도 웃으며 재미나게 하십니다.

언젠가 그런 날이 새댁에게도 오겠지요.. 
물론 새댁에게는 고생할 날부터 먼저 와야할 것이구요. ^^'' 
지금 피곤한건 아무것도 아닐거다... 초대형 특급 완전지대로인 피곤이 기다리고 있을거다... 
아, 그리고 생각해보면 똑순이의 신생아시절, 
그때보다는 확실히 덜 피곤합니다. 그래도 작은 파도 하나는 벌써 넘은 것이죠~? ^^

고단함과 친구하기... 엄마의 이 새로운 프로젝트를 아는지 모르는지
똑순이는 나날이 예뻐지기만 합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23. 21:01




헉-.-!!
똑순이가 탐스럽던 배냇머리를 잃어버렸습니다...!!!

태어날때부터 유난히 검고 숱많던 배냇머리는 똑순이의 미모(?)를 한층 돋보이게 해주는 자랑거리였는데...
그만 이렇게 홀라당~ 없어지고만 것입니다. 

범인은... 바로 ***새댁입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

범인의 자백을 들어보겠습니다.

"..백일을 앞두고 똑순이 배냇머리가 자꾸 빠지기 시작했어요. 베게에도 이불에도... 넘 많이 붙어있는 거예요. (흑 ㅜㅜ)
게다가 요즘 똑순이는 손도 많이 빨고, 뒤집어서 바닥도 잘 빠는데.... 배냇머리가 입 주변이랑 손이랑 목에 막 붙기 시작했죠...
떼주고 털어주고 하다가.. 혹시 머리카락을 먹으면 어쩌나 걱정이 되어서 그만.. 우발적이었어요... 흑..ㅠㅠ"

백일 즈음에 배냇머리가 많이 빠지기 때문에 아이들의 머리를 빡빡 밀어주는 것은 오래된 관습육아법(?)중에 하나입니다.
새댁도 예전부터 주변 어른들로부터 그렇게 하라고 많이 들어왔거든요...
하지만 요즘은 그렇게 잘 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소아과샘들은 혹시 아기 두피에 상처가 생길수도 있고,
어른들 말씀처럼 한번 빡빡 밀어줘야 머리카락도 굵어지고 숱도 많아지는 것은 아니라며 굳이 밀어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씀하시나봐요.
제가 보는 소아과샘책에도 그렇게 나와있었지요...
그런데 또다른 임신/출산/육아 책에는 '머리카락을 자꾸 빨면 위생상 좋지 않으니 되도록 밀어주라'고 나와있었답니다. 

어떻게할까.. 갈등하던 새댁, 어느날 똑순이 입과 주먹에 머리카락이 붙어있는걸 보자 
그만 조금은 우발적(?)으로 "그래! 자르자!!" 결심하고 똑순이를 데리고 집앞 미용실에 다녀왔던 것입니다.. 


 
("엄마 왜그래~?" 똑순이는 엄마의 때늦은 후회를 알까요... 알겠지요. 얘기로, 느낌으로 다 전해질테니까요ㅜ 그래도 똑순이는 의젓합니다. 고마워 똑순아~ 넌 여전히 정말 사랑스럽고 예쁘단다!!ㅠ)


처음 후회가 시작된 것은 의외의 곳에서였습니다. 
똑순이를 재우고 신랑과 주말드라마를 보는데.. 글쎄 거기서 한 엄마가 딸의 갓난아기때 '탯줄'과 '배냇머리' 등을 곱게 보관해둔 보석함이 나온 것입니다.
새댁도 똑순이의 태줄, 첫 손톱, 병원 발찌..등을 잘 보관해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만 '배냇머리'를 보관할 생각은 미처 못했던 것입니다!

아기가 엄마 배속에서부터 가지고나온 것들에 대한 엄마들의 애착을
아마 아이를 낳아보지 않은 분들은 잘 이해하기 어려우실 거예요... 
작고 귀여운 생명을 배속에서부터 기르고 낳아 세상에 내어놓던 순간... 임신과 출산의 기억들이 그 작은 탯줄, 머리카락, 손톱 같은 것들에 다 묻어있어서
두고두고 엄마에게는 아이의 갓난이 시절을 떠올릴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추억의 물건들이 된답니다. 
다 자란 아이가 그걸 봤을때 어떤 기분이 들지는 잘 모르겠어요.. 
만약 새댁의 탯줄 같은 것이 지금 나타난다면 재미있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겠지요.. 
물론 그게 없다고 엄마에게 섭섭하지는 않습니다. 울엄마야.. 이제 사랑만 드리기에도 바쁜 고마운 분인걸요. (새댁이 애낳고 철이 많이 들었습니다.^^;)  

아무튼....
똑순이의 배내머리를 챙겨오지 않은 것이 두고두고 자책이 되더군요.ㅠ.ㅠ
그래서 새댁... 궁여지책으로 아직까지 똑순이 이불과 옷 등에 붙어있는 똑순이 배내머리 수거작전에 돌입했습니다.
발견할때마다 작은 카드봉투 하나에 집어넣으며 모으고 있는데... 아.. 그 탐스럽던 머리 한다발! 왜 가져올 생각을 못했을까요...!!!!!
때늦은 후회일 뿐입니다.ㅠ

이렇게 첫번째 후회에 몸을 떨던 새댁... 
그런데 이것은 아무 것도 아니었습니다. 
오랫만에 유명한 육아카페에 들어가 다른 것을 좀 알아보다가 무심코 '배냇머리'란 키워드로 검색을 한번 해본것이 실수였습니다....
주루룩 뜬 수많은 글들을 읽는데
대부분 '배냇머리 삭발'에 대해 그닥 좋지 않다는 내용이 아니겠습니까!
그 이유들은 다양했는데 위에 소개한 소아과샘말씀을 제외하면 주로 '예쁘지 않다', '예쁘게 자라기까지 한참 걸린다'는 의견들이 많더군요. 

새댁의 후회는 똑순이가 '예쁘지않'기 때문은 아니었습니다.
배내머리 삭발이 위생상 좋다는 얘기도 틀린 말은 아닐 것입니다.
새댁의 후회는... 똑순이 삭발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지 않고 결정했다는 것 때문입니다.
 
이제 곧 날도 추워질텐데.. 똑순이가 태어날때부터 준비해온 '자체보온수단'을 없애버렸다는 것이 제일 맘에 걸립니다.
머리카락이 많이 빠지면 청소 좀더 자주 하고, 안먹게 잘 지켜보고 했으면 될텐데 쉽고 편하게 해결하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아이들을 그저 자연스럽게 자기 속도대로, 타고난데로 자라도록 놔두는게 제일 좋다는 평소의 생각은 온데간데없이 인위적인 수단을 써서 좀 편하게 키워보려고 했다는 것..
그리고 '애들 다 그렇게 키운다'라는 관습육아법(?)의 대명제을 별 고민없이 수용한 것에 대한 후회였습니다. 

한참 오버지만 중고등학생들에 대한 삭발, 군대에서의 삭발.. 신체를 통제함으로써 정신도 통제하고 싶어하는
그 발상도 무척 싫어하는데...
예전처럼 머리에 이가 많은 시절도 아니고.. 싹 깍아놓아야 '단정하고 예쁘다'고 생각하지도 않는데... 
좀 삐죽삐죽해도 타고난 그대로가 젤 예쁜데.. 흑.. 왜 그랬지... ㅠㅠ  

우발적으로 결심하기 전에 육아까페에 한번 찾아볼껄.... 자르고나면 어떻게 될지(춥진 않을지, 자르다 행여 다치진 않을지.. 등등) 더 생각해볼껄...
후회한들 이제는 소용이 없습니다.
앞으론 같은 후회를 또 하지 않게 신중히 생각해서 잘 해나갈 수 밖에요.
배냇머리 삭발보다 훨씬 중요한 결정을 해야할 때가 앞으로 수도 없이 생길 것이니까요...

돌보는 어른의 판단과 행동이 아이에게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육아를 정말 중요하고 무게있는 일로 만듭니다.
아이 스스로 자기 삶을 결정하게 되기 전까지는 부모의 생각, 판단, 행동이 아이의 삶을 결정짓게 되니까요..
그래서 아이는 '백지'와 같아 부모가 그리기에 달려있다는 얘기도 있나봅니다. 

아이를 낳고 키운다는 것은 내 삶만이 아니라 다른 한 사람-아이-의 생명과 삶까지 책임지는 일이란 것..
그래서 부모가 된 사람들은 지금까지 살아온 것보다 훨씬 진지하고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야하는 것이구나... 
김똑순 배냇머리 실종사건을 치르며 새댁, 곰곰히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 부모가 되려면 아직도 까마득히 먼 새댁... 김똑순 배냇머리 실종사건의 범인, 똑순이 뒤로 숨습니다. ㅜ)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22. 21:10



처음 뒤집기에 성공했을 때는 고개조차 들기 어려워하던 녀석이
어느새 고개를 잘 가누게 되더니 두리번 두리번 집안을 구경하기 시작했습니다. 
엄마도 보고, 벽지도 보고, 자기 앞에 놓인 베게며 노래하는 공 같은 장난감들도 봅니다. 

어느 오후, 혼자 의젖하게 엎드려있는 똑순이가 문득 다 큰 아이같아 사진 한 장 찍어두었습니다. 

*

젖먹고 잠자는 순간을 제외하면 요즘 똑순이가 제일 많이 하는 일이 뒤집기 입니다. 
잠깐 눈을 떼고 뭔가를 하다가 돌아보면 여지없이 뒤집고 있습니다. 


방에서도..


거실에서도..


다시 방에 눕혀 놨더니 그새 또 뒤집었군요!^^

참.. 열심입니다. "(엄마, 바로 눕히며) 에고~ 똑순아, 힘들지 않니~?"  "끙.......(뒤집!)"
우문현답입니다.
아이는 자라고 싶은가 봅니다.
엄마아빠랑 눈맞추며 얘기하고 싶고, 엄마아빠처럼 걸어다니고싶은가 봅니다. 뒤집기는 그 첫 시작인 셈입니다.

*

그제부터 똑순이가 기어가보고 싶은지 엉덩이를 들었다내렸다하며 애쓰고 있습니다.
단지 뒤집기만 하던 시절에는 한참 두리번거리며 잘 놀다가 힘이 떨어지면 '에~'하고 우는 것이 다였는데 
이제는 뒤집자마자 배와 다리에 힘을 주고, 머리도 땅에다 박고 
앞으로 나가고 싶어 온몸으로 애를 씁니다. 
얼마나 힘이 드는지 머리와 목은 온통 땀 범벅... 끙끙 앙앙 앓는 소리와 울음 소리가 번갈아 터집니다.    
결과는... 아직은 제자리에서 90도 회전하는 것입니다.

안쓰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하고.. 참.. 이제 겨우 백일된 아가를 앞에 두고 초보엄마, 감정이 북받칩니다.
바로 안아줘야할지, 조금이라도 앞으로 나갈때까지 더 두고 봐야할지.. 갈등하면서.
똑순이는 앞으로 기어가는 법을 찾고, 엄마는 자라는 아이의 곁을 제대로 지켜주는 법을 찾고 있습니다.




"찾고야 말겠어!" 오늘도 다부진 각오로, 똑순이는 바둥거립니다.


덧.
아이에게 생존을 위한 성장은 본능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리 힘들어도 계속 도전하지요... 
어린 새가 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둥지를 박차고 나서듯 
힘든줄 알면서도 계속 도전하는 아이에게서
어느새 내 삶에 꼭 필요한 변화와 성장이더라도 힘들다는 이유로 자꾸 미뤄두고 몸을 사리는 엄마에 대한 따끔한 가르침을 얻습니다.
어른이 몸만 크지... 본능적인 용기는 잃어버렸나 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19. 13:07




토마토새댁님께서 보내주신 책이 어제 저녁에 도착했습니다.
어린시절 명절날 사촌들 기다릴 때처럼 새댁, 설레어하며 이제나저제나 기다렸답니다.

'씨앗이랑 열매랑', '베이비 토크', 'Go Baby', '처음 만나는 우리아이 이유식' 이렇게 네 권입니다.
엄마들이 함께 삶과 고민을 나눈 책, 육아상담글을 모아둔 책, 하루 30분씩 아이에게 말걸기, 이유식 가이드... 모두 초보 엄마인 새댁에게 꼭 필요한 내용들이예요.
토마토님 손때묻은 책들.. 아이들 낙서도 표지에 있는 책들은 새책이 줄 수 없는 정겨움과 사연이 있는 것이기에 더 기뻤답니다.

토마토새댁님, 정말 감사해요~

엄마가 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일인지 조금씩 알아가고 있는 새댁이
토마토새댁님같이 아이 셋을 정말 예쁘게 키워낸 선배님을 알게되고,
이렇게 책까지 받게되다니.. 제가 복이 많습니다.

더구나 블로그를 통해 맺어진 인연이니... 초보 블로거인 새댁, 이런 것이 블로그의 힘인가.. 신기하고 고맙습니다.
토마토새댁님을 알게해준 mepay님께도 감사드려요~!^^

                                                                         http://mepay.co.kr/329


제일 먼저 손에 잡은 책은 '씨앗이랑 열매랑' 입니다. 
2003년 1년동안 '씨앗이랑 열매랑'이라는 인터넷 까페를 통해 함께 육아와 삶의 고민을 나누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던 
엄마들과 상담선생님의 글을 묶어 책으로 낸 것입니다.
특히 2003년 토마토새댁님의 글을 읽을 수 있는 재미가 더해져 있습니다. (슬픈 글도 있어서.. 새댁도 울컥 하였습니다.ㅠㅠ)
저도 엄마가 되고보니 아이뿐만 아니라 제 삶에 대한 고민도 참 많아지는데
신랑과 또 다르게 같은 처지(?)의 친구의 존재가 참 절실하더라구요...
이 책,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잘 읽고, 저도 누군가 힘들어하는 초보엄마를 만나게되면 
토마토님이 제게 보내준 것 같은 따뜻한 관심과 격려를 보낼 수 있는 이 땅의 멋진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문득 서로 모르는 사람들간에도 이렇게 따뜻한 마음 나누고 행복해질 수 있는데..
제가 주변 사람들과 이웃들에게 너무 무심한 것은 아닌가.. 반성하게 됩ㄴ다.

새댁님, 초가을 따끈한 햇살에 고추가 잘 마르겠습니다.. 
이 고마움을 어찌 갚을지.. 멀리서 받고만 있네요. 
토마토님과 블로그 통해 만나면서 저도 님께 힘이 되어드릴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습니다.
오늘도 열공하랴, 하우스일하랴, 아이들과 얘기하랴 분주하실 새댁님, 항상 건강하셔요. 

 
* 토마토새댁님은 여러해 전에 신랑과 함께 귀농하셨고, 토마토 농사를 지으며 아이 셋을 참 건강하게 키우고 계십니다. 
'조롱조롱토마토새댁네'라는 블로그를 얼마전에 여셨어요.
삶, 배움, 육아, 농사.. 모두에 열정적인 이 멋진 분을 만나 보세요! ^^ 

 
                                                                                http://suyane.tistory.com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17. 20:58

'또 하루 달라져간다 머물러있는 똑순인줄 알았는데
 점점 더 무거워진다  매일 무럭무럭 자라고있구나~'

많은 청춘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 노래 '서른 즈음에'의 똑순이 버전입니다. (앗. 썰렁해-!-;;;;)

얼마전 똑순이가 백일을 맞았습니다.
똑순이의 심경은 알기가 어렵고.. 엄마의 심경은 참 묘했습니다.
우선... 처음 똑순이를 낳고 참 힘들던 때가 생각났어요.
잘 울고 잘 깨는 갓난아기 돌보랴, 수술 후 몸추스리랴, 젖 먹이랴...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그때는 정말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백일이라니요.

그래도 돌아보니 지난 백일, 참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역시 키워지는 것이어서 아기가 자랄수록 사랑도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백일만큼 엄마도 더 자란 것일까요.
엄마아빠를 찾아와주고, 초보엄마아빠 곁에서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는 똑순이가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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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일날 아침, 집 소파에 내복바람의 똑순이를 앉혀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중에 외출복입고 다시 찍자~ 하면서 일단 괜찮은지 앉아서 찍어봤는데 의외로 잘 앉아있습니다. 똑순이, '엄마 뭐해?' 하는 표정입니다~^.^)
 

백일이 지나면서 똑순이는 여러모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밤에 자다 살짝 깨면 이제는 울지 않고 자기 손부터 입으로 가져가 쪽쪽 빨며 잠을 청해요.
그 쪽쪽 소리에 깬 엄마, 한참을 앉아서 똑순이를 지켜봅니다.
어느새 스르르 팔이 내려오며 똑순이가 깊은 잠에 다시 빠져들면 엄마도 다시 눕고,
배가 많이 고파 결국 다시 잠들기에 실패해 똑순이가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리면
얼른 안아 젖을 줍니다.

점점 혼자 손을 빨며 잠이 드는 때가 많아지면서
낮잠도 길게 자고 밤잠도 길게 자게 되었습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정말로 반가운 일이지만
이것참... 어느새 엄마에게는 슬며시 서운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이제 똑순이가 엄마의 도움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한가지 더 생긴 것입니다.

혼자 딸국질을 멈추고, 혼자 뒤집기를 하고,
잠이 깨도 더이상 어쩔 줄 몰라 왕- 울음을 터트려 엄마를 찾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다시 잠이 들 수 있게 된 아가.  
자란다는 것은 이렇게 혼자 할 줄 아는 일이 많아지는 것인 듯 합니다.
우리 똑순이도 이제 혼자 목욕도 할 수 있게 되고, 옷도 입을 수 있게 되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되겠지요.
엄마의 역할은 아가가 그렇게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게 해주는 것인 듯 해요.

작디작은 똑순이 두 발이 세상을 딛고 일어서는 날은 언제일까요.
언젠가 똑순이가 엄마에게 등을 보이고 세상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날이 곧 올것입니다.
새댁, 그때 울지 말고 웃으며 힘차게 똑순이의 등을 밀어줘야할텐데요-
눈물많은 새댁 벌써 코끝이 시큰합니다. 엄마, 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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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여전히 똑순이는 밤에 깼을때 엄마가 안아서 토닥거려주는걸 제일 좋아합니다.
얼마전에 신랑이 "오랫만에 작품 하나 건졌네~"하며 좋아한 사진입니다. 제목은 "불면의 밤". ^^;)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16. 21:05

똑순이는 오늘 낮잠을 많이 잤습니다.
새벽에 달구경을 하느라 잠을 거의 못 잤거든요. ㅠ
오늘 새벽은 추석연휴 3일중 가장 달이 밝았습니다.
과장을 좀 섞어.. 달빛이 바로 들어온 안방은 대낮같이 밝았답니다. ^^;
해지면 자고 해뜨면 일어나는 똑순이가 달빛을 햇빛으로 착각했나... 좀처럼 잠을 못 이루고 끙끙 거려서 새댁과 신랑도 덩달아 달구경 한번 제대로 했습니다.

새댁은 사실 연휴 사흘 내내 집 안방에서 보름달을 봤답니다.
똑순이가 깨서 젖을 먹는 새벽 3시쯤에 베란다쪽으로 나있는 안방 큰 창문으로 달이 바로 보이더라구요.
아이에게 젖을 물리고 앉아서 바라보는 보름달의 고즈넉한 정취라니.. 잊지못할 기억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새댁과 똑순이는 이번 추석을 서울 우리집에서 둘이 보냈습니다.
아직 차가 없는 새댁네 형편을 잘 아시는 시부모님께서
짧은 연휴에 고속도로도 많이 막힐텐데 갓난이를 데리고 길을 나섰다가 고생하면 어쩌냐시며
신랑만 고향에 내려와서 차례만 얼른 지내고 올라가도록 시키셨습니다.
대신 추석 직전에 있었던 똑순이 백일에 서울 저희집에 올라오셔서
'아가랑 며느리 얼굴 보았으니 됐다' 하시고 내려가셨거든요.
덕분에 똑순이와 저는 '민족의 대이동'에 동참하지 않고.. 집에서 여느때와 다름없는 날들을 보낸 것이죠.
다른 것이 있다면 하루밤 아빠가 없었다는 것...

많은 며느리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명절 중노동'에서도 해방되었고
(사실 새댁은 시댁에 갔어도 '너는 아나 봐라'하며 거진 해방되었을 것이긴 합니다-^^;)
긴 시간 고속도로에서 행여 똑순이가 울거나 보챌까봐 맘졸이는 고생도 하지않게 되었으니 얼마나 다행이냐~ 하며
처음에 새댁, 사실 많이 좋아했답니다.

그런데 음.... 막상 추석 전날밤이 되니 그것이 아니더군요.
모두들 그리운 사람들을 찾아 떠나거나, 찾아 돌아와
따뜻한 밥상을 앞에 두고 반가움으로 빛나는 얼굴들을 마주하고 있겠구나.. 생각하니
외로움과 그리움이 슬며시 밀려왔습니다.

물론 엄마곁에는 우리 똑순이가 있어 괜찮았지만,
똑순이에게도 할머니, 할아버지, 증조할머니, 삼촌, 고모.. 많은 친지분들의 예쁨을 받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해주지 못한 것이 못내 미안해졌습니다.  

고향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한번도 그래본적이 없던 새댁, 처음으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대학다닐때 수배중이었던 선배, 친구들을 학교에 두고 귀향단버스를 타고 내려가면서 마음은 아팠지만
막상 가족과 떨어져서 보름달을 바라볼 그들의 마음이 되어볼 순 없었던 것입니다.
이산가족들, 이주노동자들.. 이렇게 도드라지는 사람들이 아니어도
많은 사람들이 이 추석, 그리운 고향에 가지 못했을 것입니다.
일이 바빠서, 몸이 아파서 혹은 차마 발이 안떨어져서....
그 사람들도 나같이 보름달을 혼자 보겠구나.. 새댁, 멀리서 가족들과 친지들, 친구들의 안녕을 빌었습니다.

그리고는 신랑없다고 긴장한 새댁, 저녁에 블로그도 못쓰고 일찍 잤답니다.
'아침까지 나혼자 똑순이를 지켜야해!' 이러면서..
덕분에 유난히 덥던 이번 연휴, 아빠없다고 괜히 겁난 엄마가 평소 열어놓던 창문들까지 모두 꽁꽁 닫아건 탓에
똑순이는 더워서 잠을 설쳤습니다.

*

추석날 아침이 밝자, 새댁은 뜬금없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차례상에 오신 조상님들이 혹시 우리 똑순이를 보고싶어 하시진 않을까?'
참... 이 개명한 시대에 무슨 뒤떨어진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조상님들께 대접하려고 정성껏 차리는 차례상이니 많은 할아버지할머니들이 삼삼오오 젯밥 잡수러 오셨다가
'참, 이 집에 얼마전에 손주나지 않았어? 갠 왜 안보여? 고녀석 궁금하네~ 나선김에 한번 보러가볼까?' 하실지도 모를 일이지 않습니까?

... 하여 새댁, 행여 멀리 서울까지 손주보러 오실지도 모르는 할무니할아버지들이 먼길 빈속으로 돌아가시게 하면 안되겠다 생각하며
얼려놨던 똑순이 백일떡을 데우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차차 판이 커져.. 급기야 애호박 하나를 썰어 호박전을 부치고... 육개장해먹고 남은 고사리나물도 무치고..
'정식 차례상은 아니고.. 간식인 셈이니까.. 신기한 것도 좀 드셔도 되지 않을까?'하며
mepay님네 '도토리속 참나무'표 소세지까지 구웠습니다.
기왕이면 맛있는걸 대접해드리고 싶었거든요. 집에 있는 먹을만한 재료는 총출동한 것입니다. ^^
 
그렇게 탄생한 추석날 아침 똑순이와 엄마의 차례상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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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란 것이 본디 조상님께 감사를 표한 뒤에는 차린 사람들이 푸짐하게 잘 먹는 상인만큼..
새댁도 추석날 아침 소세지와 호박전으로 포식하였습니다.
똑순이는 물론 '엄마가 왜 이리 야단법석이야?' 궁금해하며 바쁘게 돌아치는 엄마에게 안아달라 찡찡거렸습니다.

애시당초 '홍동백서 조율이시'같은 법도를 찾을 만한 제대로된 상도 아니긴 했습니다만
사진으로 보니 더욱 민망하네요-^^;;;

아무튼 멀리서나마 조상님들께 우리 똑순이 건강하게 무럭무럭 잘 자라도록 보살펴달라고
엄마 혼자 마음으로 부탁드렸습니다.

추석까지 지내고 나니 이제는 정말 가을인가 싶습니다. 날은 여전히 여름같이 무덥지만요..
이 가을, 곡식처럼 자연처럼- 더 뜨겁게 사랑하고 더 많이 깊어졌으면 좋겠습니다.
새댁블로그를 찾아주시는 분들께 똑순이와 함께 명절 인사 드립니다.
건강하시고, 한 해의 소중한 결실들 잘 맺어가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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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9. 11. 20:32

어제 똑순이의 백일잔치가 끝나고 오늘로 똑순이는 생후 101일을 맞이하였습니다.
휴~
지방에 계신 똑순이의 할아버지할머니와 고모와 사촌형이 서울 똑순이네에 오셔서 축하해주셨어요.
수수팥떡과 백설기를 맞춘 것 외에는 달리 장만한 것없이 가족들끼리 식사를 함께 한 것이라
잔치라 부르기는 좀 민망한 것이었습니다만
축하해주신 분들의 마음과 준비한 똑순엄마아빠의 마음만큼은 어느 큰 잔치상보다 푸짐하고 기쁜 것이었답니다.
더불어 크게 준비한 잔치가 아닌데도
이모저모 신경쓰느라 힘들었는지 새댁은 어제오늘 살짜쿵 뻗기까지 했습니다. ^^;;
그러느라 똑순이의 백일사진은 아직 정리가 안되어 오늘은 다른 사진을 하나 올립니다.

바로... 똑순이가 백일을 맞이하여 정성껏 준비한 이벤트- 뒤집기입니다. ^^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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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순이가 드.디.어!
혼자 뒤집기에 성공한 것입니다~~~~!!
우와아~~~~~!!!
^^

지난 주말 외할머니 환갑잔치 참석차 가있던 외가집에서 다른 식구들이 모두 아침상앞에 앉아있을때
혼자 저 구석에서 낑낑거리다 홀딱 뒤집고 쑤욱- 고개까지 들어서
모두의 환호를 받았답니다.

"2008년 9월 6일, 오전 8시 10분경. 생후 96일. 똑순, 혼자 뒤집다."
똑순엄마, 모유수유 일지에 자랑스럽게 기록했습니다.
외할머니는 "아이고~ 남이 못하는 대단한 재주하는 아들 뒀네~"라며 놀리셨지만
흠흠 그래도 고개를 쑥 빼들고 엄마에게 눈을 맞추는 똑순이를 보니
똑순엄마, 올림픽에 출전해 메달을 따는 선수를 바라보는 감독 못지않게 감격스럽습니다.
그야말로 '우생순(우리생애 최고의 순간)'이 따로 없습니다.

똑순이요? 똑순이는 자기가 무슨 일을 한건지 잘 모르는 표정입니다.
갑자기 세상이 한바퀴 빙 돌더니, 누워서 볼때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 것을 신기한듯 바라보다가
이내 힘들어 고개를 떨구고 낑낑댑니다.
똑순엄마만 신나서 뒤집기에 성공한 똑순이를 안고 둥가둥가를 하며 축하퍼레이드를 해주었습니다.

사실 똑순이가 뒤집기까지는 여러가지 준비과정이 있었습니다.
참 신기한 것이- 아가들도 어떤 '때'라는 것을 아는지 얼마전부터 똑순이가 누워서 계속 오른팔을 들고 있는 거예요.
똑순아, 팔아프겠다 그만 내려라~ 엄마아빠가 내려놓아도 똑순, 팔에 힘을 잔뜩 주고 들고 있더니
어느날 그 팔을 지지대삼아 뒹굴~ 오른쪽으로 뒤집기에 성공하더라구요.
왼쪽 다리를 번쩍 들어 오른쪽으로 넘기기는 여러차례 미리 연습해놓았었구요.
이때 오른팔에 힘이 있어야 제대로 받치고 뒤집기를 완성할 수가 있는 것이었습니다. 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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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씩 하나씩 진지하게, 땀흘려 열심히 준비하는 똑순이 모습에 엄마, 살짜쿵 부끄러워졌습니다.
나는 오늘 어떻게 살고 있나, 어떻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나..
아이가 어른의 스승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