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출산/육아'에 해당되는 글 70건

  1. 2009.03.24 더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16
  2. 2009.03.15 그럼 안녕! 23
  3. 2009.03.10 여성의 날을 맞아.. 미술관에 다녀왔습니다 15
  4. 2009.03.06 긴 하루 31
  5. 2009.02.28 9개월 3일전.. 반가운 손님들이 오셨어요~^^ 24
  6. 2009.02.26 엄마가 뭐 이래 12
  7. 2009.02.17 아프고 난후 14
  8. 2009.02.11 모유수유 8개월차... 유선염을 앓았습니다 28
  9. 2009.02.02 한몸같이 20
  10. 2009.01.29 똑순이의 살개비 24
umma! 자란다2009. 3. 24. 21:23


태어난지 295일쯤에 접어든 똑순이,
의사표현이 굉장히 분명해졌습니다.

주로 '놀아달라'는 표현을 열심히 합니다.

아직 할 수있는건 별로 없지만,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좋아하며 듣고, 헤헤 웃기도 하고 책장을 제가 넘기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손짓하며 데려다달라 하고, 장난감들 들고 짝짜꿍 하고, 이것저것 손에 집히는데로 만지고 빨며 탐구하고... 

노는 재미에 점점 푹 빠져가고 있습니다. 

그런 똑순이에게는 엄마아빠가 제일 좋은 친구인데.. 아, 이 친구들이 넘 바쁜 것입니다. ㅠ


새댁이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똑순이는 거실에 앉아 연신 "음~~무~~" 하고 엄마를 부릅니다.
새댁, 손으로는 하던 일을 계속하며 똑순이를 쳐다보고
"응응!! 똑순아, 엄마 금방 요거만 다하고 갈께~" 하고 얘기하면
잠깐 수긍하는가 싶지만
이내 몇 걸음 기어와 앉아서는 (거실과 부엌의 중간쯤으로) 양팔을 활짝 펴고 엉덩이를 치켜 올린, 반쯤 일어선 자세로 잉잉 웁니다.
'일하지 말고 이리 와서 나랑 놀아줘~' 란 뜻입니다.

"그래그래, 미안미안.. 엄마 이제 다했어, 조금만 기다려줘~~"
열심히 말해보지만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똑순이,
씽크대까지 기어와 엄마 다리를 붙잡고 일어서서
안기려고 애씁니다. 
자기를 안고 얼른 놀러가자는 것이죠.

에효...
조그만 요녀석 하나 돌보고, 단촐한 세 식구 살림인데도
왜이리 할 일이 많은지..
요즘은 거의 하루종일 똑순이랑 실랑이 합니다.

응응, 엄마 빨래만 하고,
응응, 엄마 설겆이 금방 할께,
그래그래, 엄마가 밥해야 똑순이랑 아빠랑 엄마랑 냠냠 먹지~~~

매일 어른의 세끼 식사, 똑순이의 세끼 이유식과 두 끼 간식을 만들고, 먹고, 치우다보면 하루가 금방 끝나있습니다. 
그 짬짬이 하루 1~2번쯤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널고, 개고.. 
하루나 이틀에 한번하는 똑순이 목욕, 양치 두번,
2~3일에 한번쯤 하는 방바닥 걸레질과 일주일에 한번쯤 몰아서 하는 다림질, 욕실청소..

써놓고 보니 그렇게 많지도 않은것 같은데..
막상 하려고들면 왜 그리 많고 바쁜지- 휴---ㅠ


제 책과 장난감들을 꺼내놓고 아까부터 엄마를 부르는 똑순이에게 "금방 갈께~"만 연신 외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오늘은 문득 참 미안했습니다.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모두 다 똑순이와 우리 식구들의 생활을 위해 꼭 해야할 일들이지만, 
때로는 무엇보다 똑순이의 요청을 제일 먼저 들어줘야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에고...
하지만 내일도 똑순이는 여러번 엄마를 애타게 부를 것 같네요. 
단촐하게 셋이, 그나마 낮에는 늘 엄마랑 둘이 지내는 도시 갓난아이의 심심한 하루가 애달픕니다.      

이 얘길 친구에게 했더니
옛날 어머니들은 아기들 허리에 툇마루 길이만한 끈을 묶어 문고리에 묶어두고 밭일하러 가셨었다며
"우린 모두 그렇게 (툇마루를 기어다니며) 혼자 컸어~ 그러니 넘 자책마~" 합니다.
^^;
그러게요.. 툇마루에서 혼자 햇빛하고 놀며 자란 갓난아이들이 어느새 벌써 엄마가 되었습니다.

내일은 날이 따뜻해서 똑순이업고 아파트 마당에 내려가
엄마는 음식물쓰레기 좀 버리고,
똑순이는 바람이랑 햇빛이라도 만나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3. 15. 20:57


똑순이가 최근에 빠이빠이를 배웠습니다.
육아책에는 6개월쯤부터 할 수 있다고 나와있었지만 울 똑순이는 이제야~~^^;
뭐.. 그럼 어떻습니까.
아빠가 출근할때 엄마랑 같이 현관앞에서 "아빠 안녕~" 하고 손을 흔들며 빠이빠이를 하면
셋이 모두 아주 흐뭇하지요~^^

그런데 며칠 전,
똑순이가 좋아하는 그림책 '달님 안녕'을 펴서 읽어주고 있었습니다.

한 선배의 표현에 따르자면 전세계 아이들이 열광한다는 그림책 '달님 안녕'에는
구름 아저씨가 등장합니다.
달님은 그닥 원하지 않는듯 보이는 대화를 나누느라 달님을 잠시 가렸다가 사라지는 나름 '악역'이지요.
본연의 운명에 충실할 뿐이지만.. 지붕위의 고양이들과 전세계 갓난아이들의 원망을 받는 슬픈 운명의 소유자입니다. 

이 구름아저씨가 사라지며 
"미안 미안. 달님과 잠깐 이야기했지. 그럼 안녕! 또 만나요" 하고 말하는데
아.
이 대사중 '그럼 안녕!'에서 똑순이가 천진하게 손을 들어  
구름아저씨에게 빠이빠이를 했습니다!

이야아~~^----------------------^
똑순이가 그림책의 내용을 이해(?), 나름 알아듣고 있는 것입니다!

아! 우리 아가가 책을 알아듣다니~!!
새댁, 그 순간 어찌나 뿌듯하고 감동스럽던지요.
'지난 9개월간 열심히 키운 보람'이 한순간 다 느껴지는듯 싶었다니까요. ㅋㅋ

그 날 이후, '달님 안녕'을 다시 여러 차례 읽어줬지만
똑순이는 다시 빠이빠이를 하진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 구절 '그럼 안녕!'은
오랫동안 새댁에게 가장 감동적인 그림책 구절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






요 조그만 아이의 작은 성장이 이렇게 기쁘고  신기할 줄이야..
매일매일 조금씩 자라는 아이의 모습이 너무 예쁩니다.
내 아이만 무슨 특별한걸 하는 것도 아닐텐데 이렇게 블로그에 써서 기록해놓고 싶은걸 보니..
새댁도 역시 못말리는 고슴도치 엄마지요? ^^


그런데 똑순아,
말도 늦게 해도 되고, 실은 책도 늦게 읽어도 괜찮아.
엄마가 바라는건 딱 하나. 네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거란다. ^^
무럭무럭 튼튼하게만 자라다오~!  


+


꽃샘추위에, 황사에.. 봄을 여는 진통이 만만치 않습니다.
지난 겨울 긴추위를 잘 견뎌낸 꽃망울들, 새잎들이 남은 추위도 잘 이기고.. 
제 모양대로 제 마음껏 자라나기를 기다려봅니다.
똑순이와 함께 맞을 첫 봄이 새댁도 무척 기다려집니다.







주말에 아빠랑 무등타고 노는 똑순입니다. 많이 컸지요? 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만발입니다. ^^



 앗. 신랑 표정이 이상합니다. (미안~) 똑순이가 조금 무거워졌나봅니다~~ㅎㅎ


Posted by 연신내새댁
신혼일기2009. 3. 10. 22:42


지난주 일요일, 3월 8일은 '여성의 날'이었습니다.

전세계 여성들의 해방을 위해 제정된 여성의 날을 맞아...
새댁도 육아와 살림에 평등하게 임할 것을 신랑에게 촉구하며 과감하게 현관문을 박차고 나가.. 려고 했으나
거듭되는 회유와 눈물과 반성과 다짐을 받고
혼자 외출하겠노라는 선언을 철회하고 세 식구 모두 함께 외출을 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태의 모든 책임은 전적으로 금요일 회사 회식후 새벽에 들어와 
토요일에 하루종~~일 작은방에서 잔 신랑에게 있음을 밝혀둡니다.

회식에는 새댁도 대찬성입니다! 모처럼 맛있는 것도 먹고 스트레스도 풀면 좋지요.
근데 토요일에 똑순이랑 새댁이랑 같이 안 놀아주고 '혼자' 하루종일 자서..
새댁도 급기야 일요일엔 나도 '혼자' 좀 쉬겠노라고 선언하기에 이르렀던 것입니다.
흠!!!

회사일이 많아 늘 야근하고.. 주말에도 자주 출근하고..
하루 종일 자주기라도 하지 않으면 그 피곤을 풀 길이 없다는걸 잘 알면서도..
똑순이랑 늘 둘이 지내는 새댁은 
주말만큼은 신랑이 똑순이랑 좀 더 놀아주고, 새댁이랑도 좀 더 얘기도 많이 나누고 같이 밥도 먹고.. 그러길 바라게 됩니다.
똑순이도 새댁처럼 아빠랑 좀 더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고 싶을 꺼예요.ㅠㅠ

사실.. 꼭 신랑에게 화가 나서 혼자 외출하려한 것은 아니예요.
너무 아이랑만 붙어지내다보니 가끔은 혼자 쉬고 싶기도 합니다. 마침 요즘이 좀 그랬고요.  
그래서 가끔 신랑은 새댁에게 혼자 잠시 나가서 영화도 보고, 사람들도 만나고 오라 합니다.
하지만 새댁은 똑순이랑 잠깐도 떨어져 있기가 어렵습니다.
모유는 유축해서 먹일 수도 있지만, 요즘은 똑순이가 잠이 오면 엄마품만 찾고, 잘 놀다가도 엄마가 안보이면 불안해해서 
신랑 혼자 똑순이 보기가 힘듭니다.
그런 줄 알면서도.. 이번에는 신랑에게 똑순이를 부탁하고 잠시 바람을 쐬고 오고 싶었던 것이지요.

아무튼 그리해서
혼자(미술관이 일산에 있어.. 가면서 명이님께 연락해볼까? 잠시 생각하기도 했더랬습니다 ㅎ) 가려던 미술관에 셋이 다 가게 되었습니다.
마침 아는 분이 표를 주신게 있었거든요.(안그랬음.. 사실 갈 생각을 못했을거예요ㅠ)







"엄마, 어디 간다고?"
그러고보니 똑순이의 첫 미술관 나들이입니다. 우와~~~ 똑순아, 아주 큰 그림책 보러가자~~^^


새댁의 여성의날 맞이 대투쟁의 결과로.. 
세 식구가 모처럼 문화생활을 하게 된 전시회는 고양 아람미술관에서 열린 "피사로와 인상파 화가들" 전 입니다.

고양 아람누리는 처음 가봤는데 주차장이 지하가 아니라 우선 맘에 들었고,
유모차나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이 참 잘 되어있어 좋았습니다.
연신내에서도 가깝고요.






일요일.. 12시쯤 도착한 미술관은 한산했습니다.
아이들을 데리고 온 부모님들, 데이트온 연인들, 혼자 여유롭게 그림을 보는 사람들..
조용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림을 볼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똑순이가 엄마 배속에 있을때 신랑과 신랑 청년회 동료분들과 함께 '반고흐전'을 보러 갔었는데
그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우르르 몰려다니는 인파속에 끼어 후다닥 보고 나와 많이 아쉬웠었거든요. 


'빛에 의해 시시각각 변하는 풍경의 모습을 그대로 화폭속에 담고자 했던 인상파는
어두운 스튜디오의 낡은 아카데미즘을 거부하였고 종교나 역사의 굴레에서 벗어나
자신들의 눈을 풍해 보이는 풍경을 그리기 시작했다'
-전시회 팜플렛의 소개글 중에서


아마도 19세기 말쯤부터 20세기 초에 걸친 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화가들중에도 새롭게 열리는 '근대'라는 시대의 공기를 호흡한 사람들이 있었을 것입니다.
실내에서, 모델을 세워두고 그리는 정형화된 그림 그리기와 살롱에서의 전시회를 거부하고 
밖으로, 풍경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세상이 모두 '혁명'에 빠져들던 시기니만큼 미술에서도 '혁명적 시도'들이 있었겠지요.. 
새댁이 보기에는 그저 한없이 차분해보이는 풍경 그림들이 당시로서는 무척 혁명적인 그림이었던 모양입니다.

그림에 문외한인 새댁의 눈에는 모든 그림이 참 아름다웠습니다.
숲과 마을, 풍경과 사람들..  아, 일하는 사람들. 
황석영의 소설 '오래된 정원'에는 이런 귀절이 나옵니다.
"이 세상 어디를 가서 누구를 만나 보아도 일하는 사람들이 가장 아름답습니다"

피사로를 비롯한 인상파 화가들의 그림에는 일하는 사람들, 농민들이 많이 나와서
새댁은 인상파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림을 보는 동안 똑순이는 엄마품과 아빠품에 안겨
잠깐씩 액자속에 들어있는 오래된 그림들을 보기도 했지만
주로는 그림보는 사람들을 신기하게 구경했습니다. ^^;

유모차에는 안 앉아있으려고 하는 통에 내내 똑순이를 안고 봤는데
마침 그림으로부터 적절한 거리를 유지하게 하려고 설치해놓은 어른 무릎 높이의 양철 보호대가 있어
똑순이가 잘 붙잡고 서 있었습니다.
고슴도치 엄마눈에는 그 모습이 꼭 발레하는 소년같이 예뻐보였는데.. 
전시장 안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 그 모습을 담아오지 못해 아쉽습니다.





미술관 입구에 크게 프린트되어 있던 피사로의 '창 밖의 풍경, 에라니 쉬르 엡트'라는 그림 앞에서 똑순이랑 사진을 찍었습니다.
요녀석.. 엄마 볼을 잡아당기고 있네요. 아야야~~
햇살이 따뜻한 날, 모처럼의 외출에 똑순이도 신났습니다.








그림을 보고 나와 고양 아람누리 안에 있는 '산 레모'라는 이탈리아 음식점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제일 싼 파스타가 13000원이나 하는 비싼 밥집이어서 새댁네 한달 부식비에 큰 타격을 입혔지만ㅠ
어린 아가를 데리고 들어서는 새댁네를 보고
얼른 작은 방으로 안내해주고 베이비체어를 가져다주어서 참 좋았습니다.

사람많은 곳에 가서 아가랑 밥을 먹으려고 하면 낯가림하는 똑순이가 울지나 않을까 불안하기도 하고,
또 이유식을 먹이다보면 아무래도 좀 부산스럽고 소란해 다른 손님들께도 미안해지는데 
아늑하고 독립된 공간을 주니 마음이 무척 편했습니다.
덕분에 똑순이도 즐겁게 이유식 먹고, 엄마아빠 밥먹는 동안 내내 잘 놀다 나왔습니다.
음식 맛도 아주 좋았어요~^^

고양 아람누리라는 문화공간도 참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 전시회(3월 25일까지 해요!)는 입장료도 저렴한 편(어른 1만원, 영화 한편 보는거랑 비슷하지요, 똑순이랑 같이 볼 수 있으니 더욱 좋습니다^^)이었어요.
바로 건너에 일산 호수공원이 있어 산책도 하면 좋겠더라구요.
다음엔 도시락싸들고 와서 그림도 보고, 호수공원에도 가봐야겠어요.^^


+


똑순이도, 새댁도, 신랑도 모처럼의 문화생활과 외출로 행복한 '여성의 날'을 보냈습니다.
저는 행복했는데... 다른 여성분들도 행복했는지.
힘든 분들도 많을텐데.. 혼자 너무 편히 지내고 있다는 생각에 다시 마음 조금 무겁습니다.

여성이 행복해야 남성도, 아이들도, 지구인이 모두 행복해질텐데.. 
아자아자~!!!  여성이 행복한 세상을 조금씩 더 댕겨오기 위해 남성, 여성 모두 화이팅화이팅입니다~!!


덧.
'혼자 놀기'보다 '셋이 놀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셋이 같이 노니까 더 재미있고, 셋 모두에게 좋은 추억이 생긴 것 같아요.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때로 혼자있는 시간에 대한 아쉬움은 여전히 남습니다. 
일상에서 잠시 벗어나 혼자 앉아,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는 '내 삶'이란 것을 한번 멀찍이 떼놓고 바라보기도 하고, 잠도 한숨 자고.. 하는.
신랑에게도, 새댁에게도 모두 그런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3. 6. 06:37


똑순이는 낮잠을 보통 2번 잡니다.
오전에 한번, 오후에 한번.. 한번은 좀 길게 1시간반쯤, 한번은 짧게 40분쯤.

.. 그런데 오늘은 낮잠을 한번도 자지 않았습니다.
ㅠㅠ

젖먹다가 잠깐 꼬르륵 졸아서 수유쿠션 위에서 20분쯤 잔게 두번.. 
그 외에는 졸려서 하품을 연신 하고 비틀거리면서도 끝내 자지 않았어요. 
업어줘도.. 젖을 줘도.. 잠깐 졸기만할뿐 잠드는데는 번번히 실패했습니다ㅜ

제 입장에서는 실패인데, 똑순이 입장에서는 성공인지.. 
깜빡 조는걸로도 기운이 다 충전됐는지..  
이 녀석, 하루종일 신나서 이리저리 기어다니고 뭐든 다 붙잡고 일어서며 열심히 놀았습니다.
놀고싶어 안자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였지요.

덕분에 오늘 하루는 새댁에게는 참 길고 힘든 하루였습니다.
똑순이가 낮잠을 자야 새댁도 좀 자기도 하고,
블로그를 쓰거나 책을 읽거나.. 아무튼 좀 쉬면서 '혼자만의 여유'를 잠시 누리는데
요 녀석이 안자니 그 잠깐의 여유마저도 사라져 하루가 얼마나 빡빡했는지 모릅니다. 

비가 오니 업고 밖에 나갈 수도 없고..
하루 종일 똑순이랑 집안을 뺑뺑 돌며 엎치락 뒤치락 씨름을 했습니다.

아이 낳기전에는 비오는 날이 참 좋았는데... 
분위기있게 커피도 한잔 하고, 비오는 창밖을 보며 음악도 듣고...ㅠ

오늘은 똑순이랑 듣는 놀이노래 CD를 틀어놓고 '비야 비야 오지마라~' 노래를 부르고,
'밖에는 비가 와요 하늘이 온통 회색빛이예요'로 시작하는 그림책을 함께 봤습니다.  
그래도 봄비인지라.. 농사짓는 분들께도, 봄 기다리는 모두에게 반가운 비이긴 했겠습니다...^^


휴........ 
이제 똑순이는 밤잠에 들었습니다.

저녁 무렵엔 저도 낮잠을 안자 피곤했는지 저녁먹기 전부터 몹시 찡찡대다가 겨우 저녁밥먹고 업혀서 잠들었습니다.
안 업었으면 아마 지금까지도 계속 앉았다 일어났다 하고 있었을 거예요.
아가들은 잠들 타이밍을 놓치면 그 뒤에는 모든 에너지를 소진할 때까지 울거나 움직이거나해서 
'완전히 지친 뒤'에야 잠들 수 있다고 하더니 똑순이도 그런 것 같습니다.   

길~었던, 참 기일~~었던 하루가 저물어갑니다.
혹시 내일도 똑순이가 낮잠을 안자면 어쩌지요?
설마 똑순이의 수면패턴이 아예 낮잠 안자는 걸로 바뀐건 아니겠지요?
9개월이.. 불안과 함께 시작되고 있습니다.


+ 똑순이의 긴~ 하루를 사진으로 담아봤습니다.
오늘 찍은게 아닌 사진도 있지만.. 오늘도 비슷하게 거기서, 그러고 놀았답니다. ^^



 

오전.. 잠이 좀 덜깬것 같지요. 그래도 역시 제 이부자리옆 작은 서랍장을 붙잡고 일어서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합니다. 영차~!






신문 좀 볼까..? 실은 엄마가 이것저것 주문하는 생협 소식지입니다. ^^ 뒹굴뒹굴~ 기분이 좋아요~~




똑순이가 손으로 집어먹는 간식, 쌀강냉이~~ 점점 기술이 늘어 요즘은 하나씩도 잘 주워먹습니다. 물론 다 쏟아준 뒤에~;;;






음.. 오늘은 비오는 날... 엄마, 나무보러 못가?
베란다로 통하는 저 창은 똑순이가 제일 좋아하는 곳중에 하납니다. 아.. 벌써 창을 사랑하는 감수성이..?
ㅋ 실은 저 창에 붙어있는 강아지들 스티커를 제일 좋아합니다. ^^;






즐거운 점심시간인데.. 앗! 울음보가 터졌습니다~~~ㅠㅠ  엄마가 밥그릇과 숟가락을 안준다고 잔뜩 화가 났어요ㅠㅠ
요즘은 뭔가 자기 뜻대로 안되면 일단 울기부터 합니다. 엄청 크게... ㅜㅜ






다시 숟가락을 받아들고 울음은 그쳤지만...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하네요~ 숟가락이 그렇게 좋아?






오후엔 똑순이가 좋아하는 목욕을 합니다. 첨벙첨벙~!^^ 
똑순이가 혼자 잘 앉게 된뒤로 목욕 장난감을 꺼내줬는데... 그거 잡는다고 너무 욕조안을 휘젖고 다녀서 금방 다시 회수했습니다. 좀 더 크면 써야겠어요;;;





아기체육관을 붙잡고 신나게 놉니다. 지금은 손짓으로는 '안녕~~~'을, 입으로는 '뿌우우~~~' 하고 투랭이하는 중^^


 


엄마가 찍는 카메라 줄을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시선고정.. 똑순이는 카메라보다 카메라줄을 좋아합니다. 맛있겠다 꿀꺽~^^


어제밤에 쓰다가 똑순이가 깨서 우는 바람에... 아침에 끝내내요.
오늘 하루도 으랏차차!!! 화이팅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2. 28. 21:44


똑순이의 9개월을 3일 앞둔 오늘.. 
반가운 손님들이 똑순이를 보러 오셨어요.

똑순이 하루하루 자라는 모습, 초보엄마 새댁이 좌충우돌 눈물콧물 흘리며 아이와 함께 자라는 과정..
똑순이가 태어났던 그때부터 지금까지
블로그를 통해 늘 따뜻하게 지켜보고 격려해주시는 
명이님mepay님이 멀리 연신내까지 찾아오신 것입니다.

명이님과는 한달쯤전에 약속을 잡고 하루하루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mepay님은 정말 깜짝등장! 이었습니다.^^
명이님이 출발하기전에 전화하며 "제가 혹(그렇게 큰 혹을!)을 하나 달고가요~" 얘기하셔서
가까이 있는 다른 블로거님이 한분 더 오시나보다.. 했지요.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는데 지리산처럼 큰 덩치의 총각이 한분 같이 들어오시잖아요.
엥? 명이님 남자친구신가? 궁금해하는 찰나..
"저 mepay예요~" 하며 보기와 다른 수줍은 인사를 건네시는게 아니겠어요~ㅎㅎ
겁나게 놀라고 반가워부렀습니다. 
볼일이 있어 멀리 서울까지 오신김에 마침 날짜가 잘 맞아 똑순이도 함께 보러오셨다네요~~
덕분에 똑순이 태어났을때부터 블로그로 '까꿍~'해주던 삼촌, 이모야를 한자리에서 만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언젠가 토댁님이 블로그 이웃들을 얘기하며
대문열고 나서면 바로 옆집이 똑순이네인 것같다고 하셨었는데
정말 이렇게 직접 만나보니 
오래전부터 얼굴맞대고 가까이 지냈던 지인들처럼 반갑고 친숙하고 그랬습니다.
블로그에서 본 이야기들을 배경삼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친근하게 나눌 수 있는것도 참 신기했고요..^^
고마운 인연들 맺어준 블로그가 새삼 넘 고마워집니다.  

+

똑순이까지 다섯명이 둘러앉아 먹은 점심은 참 맛있었습니다. ㅎㅎ
정성껏 준비한 신랑표 토마토해물스파게티는
소스도 부족하고 난생처음 먹어보는 듣도보도 못한 신기한 맛이었지만..ㅠ (신랑은 사실 크림소스스파게티 전문요리사..;;)
그 정성을 알아준 명이님과 미페이님이 깨끗이 접시를 비워주셔서 감사했고요,
그외에는 집에서 요리한게 없어 많이 민망했어요.

애꿎은 똑순이 감기를 핑계삼을 수 밖에..ㅠㅠ 
담에 놀러오심 좀더 맛있는 요리를 꼭 대접해드리겠습니다~~! 
그래도 반가운 마음, 즐거운 이야기가 있어 새댁에게는 무척 행복한 식사시간이었답니다.  





* 이 사진은 며칠전에 찍은 것인데.. 먹성좋은 우리 똑순이, 비록 밥풀은 몇개 흘렸지만.. 뭐든 참 잘 먹습니다. ^^
  오늘 삼촌이랑 이모도 보고 깜짝 놀랐어요~ㅋ



어느새 9개월이라니.. 참 시간이 빠릅니다. 

똑순이 낳고 처음 썼던 포스팅은 뭐였었는지.. 이제는 새댁도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찾아보니 이것입니다.. 똑순이낳고 일주일 후에 썼던-^^;  혁명의 와중에도 )  
그 글 쓰고 미페이님하고 처음 인사했던것 같네요. 


9개월이 지나는 동안 똑순이는 참 많이도 컸습니다.
이제는 혼자 의젓하게 잘 앉아서도 놀고, 책상이나 소파를 붙잡고 서서 엄마를 향해 몇걸음 (옆으로) 걸어오기도 합니다.
어제쯤부터는 "으으어어음..므"라고(제가 듣기엔 분명 '엄마'입니다) 저를 보고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

그 사이에 새댁은 똑순이 낳은 직후에 죽었던 발톱이 많이 위로 올라오고
새 발톱이 조금씩조금씩 자라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새발톱이 완전히 헌발톱을 대신하게 되는 때쯤.. 아마 똑순이는 첫돌을 맞지 않을까요?  






수술로 똑순이 낳은후 
온몸의 통증을 견디며 겨우 움직이고, 똑순이 젖물리고 하며 정신없는 날들을 보내다가
어느 맘때쯤 보니 양쪽 엄지발톱이 누렇게 죽어있었어요.  

아이를 낳는다는 것이 내 인생에 큰 마디를 하나 만드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무가 겨울을 한번 견딜 때마다 나이테를 만들듯이
내 몸에도 나이테가 하나 생겼구나... 
발톱은 새로 자라겠지만 마음으로는 이 나이테를 잊지 말아야겠다 생각하며 
못생긴 발이지만 며칠전에 사진 한장 찍어보았습니다.   

+

아직도 갈길은 참 멀지만..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다가올 날들도 하루하루 너무 고맙고 행복한 날들이겠지요?
다정한 이웃들이 있으니 똑순이도 저도 똑순아빠도 더 즐겁습니다. 
 
새 봄에는 더 건강하게 쑥쑥 커서
여러 이웃들께도 좋은 기운 나눠드리는 똑순이네가 되도록 노력할께요~~!^^

봄이 지척인듯 멀리 건너다보이는 북한산에도 살짝 아지랑이 이는듯 합니다.
모두들 좋은 3월 맞이하세요~.






* 울 똑순이 표정이 넘 이상합니다~ 살짝 옆으로 비껴앉은 저 포즈(옛날 어머니들이 여행가서 단체사진 찍으실 때같은)하며. ^^;;;
자라면서 점점 다양해지는 표정에 가끔 엄마도 당황스럽네요~~


** 아참참... 오늘 오신 손님들 인증샷을 한장 남기려했으나.. 
두 선남선녀 급당황하시더니... 한사코 안된다고.. 
스캔들나면 서로가 더 손해라 주장하며  손사래치는 두 사람을 카메라에 못담은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
새댁 블로그가 폭발적인 조회수를 기록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요~ㅎㅎ 
그래도 두 분의 따뜻한 기운만큼은 새댁네와 이 블로그에 오래오래 남겨두고 싶네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2. 26. 20:42


어제밤부터 똑순이가 갑자기 열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밤에 한때는 39도 가까이 올랐다가 아침이 되자 좀 내려서 37도를 왔다갔다 하고 있습니다.
아기 체온은 어른들보다는 평소에도 조금 높기때문에
37도 정도는 크게 열이 있는건 아니지만
어제밤부터 열에 시달렸는지라
오늘은 하루종일 찡찡대며 보챘습니다.

목소리가 약간 쉰 것빼고는 다른 곳이 크게 이상하진 않은데..
평소보다 이마가 계속 뜨끈뜨끈한 것이
힘든 기색이 역력합니다.
ㅠㅠ

아마도 어제 오후에 새댁 병원(위장약 받는)에 함께 다녀오느라 찬바람을 쐰 것이 결정적인 것 같고,
(그렇게 바람이 많이 불줄 몰랐어요ㅠㅠ 그리 추운줄 알았으면 다음에 다녀올껄..)
생각하니 그 외에도 여러가지가 맘에 걸립니다.

요며칠 날이 따뜻해지자 겨울내 답답했던 새댁이
창문을 넘 오래 열어놔서 집이 추웠던 것도 같고,
날따숩다고 아파트 복도에 외투도 안입힌 똑순이를 업고 왔다갔다 할때부터 열기가 좀 있었던 것도 같고...

어제 낮에는 간식으로 찐 고구마를 먹였는데 나중에 새댁에 먹어보니 맛이 좀 쓰더라구요.
사놓은지 오래돼서 싹이 났길래 그 부분만 도려내고 쪘는데
보기엔 괜찮더니 맛은 이상했나봅니다. 
그래도 말못하는 똑순이는 엄마가 주는 것이니 한입한입 잘도 받아먹었는데.... 

아이가 아프니 이런저런 부주의와 실수들이
아픈 것의 원인으로 다 떠오릅니다. 
식중독인가, 감기인가, 그도 아니면...? 
걱정은 꼬리를 물고 
아이 자는 짬짬이 '삐뽀삐뽀 119'를 뒤져 의심가는 것들은 다 찾아읽으며 
다시 한번 이런저런 후회로 가슴을 칩니다.

요즘 똑순이가 간식으로 쌀강냉이를 많이 먹는데
제 손으로 한웅큼씩 쥐고 그 손을 온통 입에 가져다대고 빨아
손에서 떨어진 강냉이에도, 그릇에 남은 강냉이에도 똑순이 침이 많이 묻어있습니다.
아기 침묻은 음식은 금방 상하니 조금씩 작은 접시에 담아 먹여야하는데..
넘 큰 그릇에 많이 담아 먹이고 있었어요.. 그게 상했나?
하지만 똑순이가 토도 안하고 설사도 안하는 것으로 보아 식중독은 아닌것같습니다.... 
        
이러고 있을게 아니라 얼른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아야하는 것인줄 알면서도
새댁, 어제 찬바람쐬서 열나는 똑순이를 안고 또 추운 집밖에 나서려니 겁이 나
결국 오늘 하루는 집에 있었습니다.
다행히 똑순이 열은 떨어졌지만 아직 아픈 기색이 있으니 내일은 꼭 병원에 가봐야겠습니다.
크게 아픈게 아니어야할텐데...ㅠ

갓난아이 키우고 살림하기가 참 쉽지 않다.. 입버릇처럼 말하지만
막상 아이가 아프고 보니 다 변명같습니다.
좀더 잘 돌볼껄... 평소에 조금만 더 신경쓸껄...
찬바람쏘일 때 조심하고, 뭐 먹일때 더 잘 알아보고 먹이고, 내가 먼저 꼭 먹어보고, 집도 좀 더 청결하게 자주 청소할껄..
때늦은 후회만 이어집니다.

아파서 그런지 평소보다 일찍 엄마 무릎에서 잠든 똑순이 이마를 짚어보고
열이나 따끈해진 작은 손과 발도 만져보았습니다.
내 무릎위에 올려져있는 이 작은 생명의 무게.. 
이 생명에 대한 책임의 무게는 얼마나 무거운지..  

똑순이 씩씩할 때는 둘이 아옹다옹 몰려 다니느라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만큼 정신없는데
이리 아프고 나서야 새삼 이녀석을 조용히 품에 안고 찬찬히 생각해볼 시간을 갖게 됩니다. 
이 아이가 얼마나 소중하고 고마운 존재인지, 엄마로 사는 것이 어렵고 고되도 실은 얼마나 행복한지.. 

아직도 너무너무 부족하고 어설픈 엄마에게 
곤히 잠든 똑순이가 한마디 하는것 같습니다.

"엄마가 뭐 이래..."


ㅜㅜ
그러게.. 똑순아, 엄마도 잘하고 싶은데 아직은 이렇게 어설프구나... 
미안하다. 조금만 더 힘내서 아픈거 잘 이겨내렴. 
얼른 나아서 엄마랑 다시 신나게 놀자.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2. 17. 21:28



친정에 잘 다녀왔습니다.
걱정해주신 덕분에 유선염은 잘 나았구요,
똑순이도 저도 어른들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으며 공기좋은 시골에서 즐겁게 지냈습니다.

돌아와 짐풀고, 집 치우고.. 다시 우리집에 적응하는데 이틀쯤 걸린 것같습니다.
어제는 잠을 잘 못들여 보채던 똑순이가 오늘은 낮잠도 잘 자고,
밤잠도 조금 어렵긴했지만 그래도 어제보단 훨씬 쉽게 든걸보면
엄마랑 둘이 지내는(아빠도 물론 함께 있지요~^^ 아침 출근전 1시간정도~~?;;) 서울생활의 리듬이 다시 살아나나 봅니다.

오늘 모처럼 깨끗해진 집에서 하루종일 똑순이랑 놀면서
문득 '이녀석이 언제 이렇게 컸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젖을 먹이며 보니 이제는 제 키보다 훨씬 작아진 수유쿠션 아래로 두 다리가 쑥 내려와있고,
식탁 다리를 붙잡고 선 녀석을 잡아주며 보니 어느새 식탁다리만큼 키가 컸습니다.
보행기를 잡고 일어서서는 살살 밀며 몇발짝 걷는 모습도 신기하고..
오늘은 처음으로 엄마 한쪽 무릎에 의젓하게 앉아 그림책 한권을 집중해서 다 보았습니다. ^^

웃음, 이런저런 소리들, 다양한 표정으로 제법 저와 대화를 나누는 녀석을 보며 
아 어느새 이 아이가 참 많이 자랐구나.. 싶어 혼자 괜히 뭉클했습니다.

+

유선염을 앓고 나서 한며칠 소화가 잘 안되길래 내과에 갔더니
의사샘께서 위장이 많이 안좋은것 같다며 서울가서 위내시경을 꼭 받아보라고 하셨습니다. 
'약을 한 두세달은 드셔야할 것'이라는 엄포를 듣고
일주일치 약을 받아와 친정집에 있는 동안 먹었는데 약을 다 먹고나니 또 소화가 안됩니다. 
신랑쉬는 토욜에 같이 병원에 다녀와야겠어요..

아기와 둘이만 있을 때는 조용히 앉아 천천히 밥 먹기가 참 쉽지 않습니다.
신랑과 함께 먹는 아침 정도나 제때 챙겨먹을까..
겨우 재운 아기 깨울까싶어 대충 빵같은 걸로 점심을 떼울 때도 많고
신랑 늦을 때는 저녁까지 혼자 대충 챙겨먹게 됩니다.

이유식 시작하고 나서는 똑순이랑 둘이 마주앉아 밥을 먹으니
밥은 좀더 잘 챙겨먹게 됐는데 
아가 밥 먹이는데 바빠 제 밥은 그야말로 초스피드로 입안에 털어넣고 삼키는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가끔씩 소화가 잘 안되 끙끙거리고, 배탈도 곧잘 나고.. 결국 위가 탈이 났나봅니다.

유선염을 앓지 않았더라면 아마 그냥 계속 '소화가 좀 안되네..'하면서 지냈을 것입니다.
심하게 아프고 나니 아픈것에 대한 무서움이 커져
이곳저곳 약해져있던 몸 곳곳을 돌아보게 됩니다.
더 많이 아파지기 전에 찬찬히 잘 살펴서 고장 안나게 다독거려야겠습니다.

똑순이가 무럭무럭 자라는 동안 
새댁과 신랑은 이렇게 조금씩 늙어가는 거겠지요. 
아직 돌도 안된 아가를 둔 초보엄마 새댁이 할머니 다된듯 폼잡았나요~ㅎ
(그래도 서른 될때면 왠지 '서른즈음에' 한번은 꼭 불러줘야 맛이잖아요~~)  

왠지 늙어간다는 것이 참 가깝게 느껴지는 '아프고 난후'입니다..^^

 




+ 외할아버지와 신나게 놀고있는 똑순입니다. 많이 컸지요? ^^ 곧 똑순이 외가집다녀온 사진들 함 올릴까 싶습니다.



+ 기왕 앓고난 유선염이니 혹여 도움되실까 싶어 정리해놓습니다.   

유선염을 예방하는데는 아기에게 열심히 젖을 빨려서 뭉치지 않게 하는것 만한게 없는듯 합니다.
열나고 심하게 아프면 빨리 병원에 가서 해열제나 항생제 처방을 받고 
유방마사지로 뭉친 젖을 짜내는게 좋은 것같아요.
그때도 아가에게 안아픈 쪽 젖부터 물려서 아픈쪽에도 젖이 돌게 한후
아픈쪽 젖까지 열심히 빨게해 젖을 빼구요...
유방에 열감이 많이 남아있을때는 냉팩을 손수건으로 싸서 붙여둡니다.
잘 씻고 물기를 닦은 양배추를 가슴에 붙이고 그 위에 냉팩을 붙이기도 하는데, 양배추는 유륜에는 닿지 않게 합니다(감염의 위험이 있으므로)
양배추는 젖량을 줄이기도 하므로 너무 오래 붙이는 것은 권하지 않는다네요...

모유수유, 참 힘들고도 행복한 일입니다.
신비롭기도 하고요.. 내 몸에서 한 아이를 키울 양식이 나오다니..!
엄마가 마음 편하게, 몸도 건강하게 지내야 모유수유도 잘 할 수 있는것 같아요.
오늘도 아가랑 함께 울고 웃고 있는 엄마님들, 모두 건강하세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2. 11. 16:50

모유수유 8개월차에 접어들던 지난주 금요일쯤
새댁이 갑작스레 유선염('젖몸살'이라고 보통 불리지요)을 심하게 앓았습니다.

똑순이낳고 8개월.. 처음으로 심하게 앓아본 것인데요
보통 모유수유 초기에 많이 앓는다고 하는데 새댁은 이제사 그 지독한 아픔을 체험해 보았습니다ㅠㅠ

저녁부터 몸이 좀 이상했어요. 소화도 잘 안되는것 같고, 이상하게 속이 허한것 같기도 하고.. 좀 으실으실 떨리기도 했구요..
그러다 급기야 밤 11시쯤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는데 처음엔 감기가 왔나 했습니다.
그런데 자다깬 똑순이에게 젖을 먹여 재웠고 화장실에 가서보니 
가슴이 딴딴하게 부어있고 유두가 따끔거리면서 아픈 것입니다.

앗..! 유선염인가..?
공포가 밀려왔습니다.
심하진 않았지만 처음 아기낳고 모유수유 시작할때 
병원에 있는 일주일동안 유두에 상처도 종종 나고 유방이 붓기도 해서 유선염 연고를 발라 진정시키곤 했거든요.
그때의 아픔이 떠올라 겁이 확 났습니다.
그간 쓰지않던 연고를 찾아 바르고 잠을 청했지만 잠은 오지않고 몸이 점점 떨려왔습니다.

아.... 
세상에 태어나 그렇게 지독한 오한은 처음 겪어 봤습니다.
부들부들.. 이란 표현이 부족한 것 같은데요.. 몸이 나도 모르게 툭툭 튀어오를 정도로 떨리고 
두꺼운 이불을 두개가 덮었는데도 냉기가 몸을 파고들어 너무나 괴로웠습니다.
갑작스러운 증상에 깜짝 놀란 신랑이 체온을 재보니 40도가 넘는 것입니다. 

책을 찾고, 똑순이낳았던 병원의 모유수유원(다른 산부인과의 산후조리원과 같은 시설인데 모유수유를 전문적으로 도와줍니다)에 전화해서 문의하고..
그사이 새댁은 자다깬 똑순이에게 한번 더 젖을 주고 냉팩을 가슴에 붙이고 끙끙 앓고 있었습니다.
다행히 지독하던 오한은 멈췄지만 열은 계속 39도를 오르내리고 있었습니다.

결국 새벽3시에 중무장시킨 똑순이를 들쳐안고 새댁과 신랑, 모유수유원으로 달려갔습니다.
당직중이던 간호사분들이 새댁의 열을 재고는 깜짝 놀라시더군요. 
고생했다며 주사를 놓고, 가슴맛사지를 해서 뭉쳐있는 젖을 풀기 시작했습니다.
한 시간정도 지난 후에야 가슴이 조금 시원해지더군요...

다행히 그 새벽에 똑순이는 울지도 않고(똑순이가 울어서 갓 태어난 동생들을 깨울까봐 내심 마음 많이 졸였는데) 
모유수유원에서 치료받는 엄마를 응원하며 아빠품에 잘 안겨 2시간 가까운 시간을 잘 있어주었습니다.

새벽 5시 넘어 집에 돌아와서는 세 식구가 모두 정신없이 곯아떨어졌습니다.
아침이 되니 젖몸살은 많이 덜해졌지만
죽을 고비(너무 심한 엄살같지만... 고열과 오한에 시달릴때는 정말 이대로 죽나부다 싶었어요ㅠㅠ)를 넘긴것마냥
새댁, 기운이 쭉 빠져 움직이기도 쉽지 않았답니다.
결국 신랑이 월차를 내고 새댁죽과 똑순이 이유식을 끓여 아침을 차려주고.. 다시 세 식구가 한잠 자고는
신랑이 동을 떠서 부랴부랴 짐을 꾸려 시골 친정으로 내려왔습니다.

집에 내려올때는 너무 정신이 없고 아파서 잘 몰랐지만 제 몰골이 정말 초췌했었나봅니다. 
엄마아빠가 깜짝 놀라셨습니다.
부모님께 걱정끼쳐 드린 듯해 죄송합니다.
하지만 덕분에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밥도 먹고, 
할아부지 할무니가 똑순이를 잘 봐주셔서 새댁 모처럼 푹 쉬며 몸을 추스리고 있습니다.

휴....
유선염, 젖몸살.. 정말 무섭습니다.
똑순이는 요즘 이유식을 잘 먹는데 그 양이 늘어서 젖을 좀 적게 먹게 되어서 그랬는지..
아니면 과로나 스트레스도 원인이 된다네요.. 요즘 새댁이 좀 자주 피곤하다고 느꼈었는데 그래서 그랬는지...
아무튼 모유수유하시는 분들 모두 조심하셔서 절대! 안 걸리셨으면 좋겠습니다. 

젖몸살을 앓으며 문득 아이 어미에게 있어 '젖먹이기'란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새끼 젖먹이는데 문제가 생기니까 이토록 어미몸이 격렬하게 반응하는구나... 
아가와 나, 우리 사이를 잇고 있는 생명의 끈에 대해 더 절실히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시골집에서는 인터넷이 안돼 한동안 글을 못썼네요. 댓글들 답글도.. 나중에 달겠습니다. 양해 부탁드려요~
그럼 씩씩하게 건강해져서 새댁, 다시 올라가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세요...!  


+ 아참참... 시골 외갓집에서 똑순이는 무척 신나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유모차타고 바닷가 산책도 하고요, 아침저녁으로 마당에 나와 엄마랑 새도 보고 나무도 봅니다.
사진을 올리지 못해 안타깝네요..
곧 반갑게 다시 뵐께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2. 2. 12:32


후배의 아버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똑순이가 요즘 낯을 심하게 가리고 엄마를 많이 찾기 때문에
신랑과 함께 똑순이를 데리고 세식구가 모두 함께 갔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고통으로 얼굴이 새까맣게 변한 후배를 보니
눈물이 쏟아져 새댁도 제대로 말도 못하고 손만 잡아주다 돌아왔습니다.
착하고 섬세한 심성을 지닌 녀석이 이 고통을 어찌 이겨낼까... 걱정됩니다.

저와 신랑이 똑순이보며 이렇게 좋아하듯
그 아버님도 후배 녀석을 얼마나 예뻐하고 사랑하셨을까... 그렇게 키운 시절들을 뒤로하고 어떻게 떠나셨나... 
생각하니 남일같지않아 눈물이 쏟아집니다.

작고 여리지만 또 단단한 후배를 그 아버님의 사랑이 늘 함께 지켜주시길 빌어봅니다.
너무나 자그마하시던 후배의 어머님 곁에도.. 아버님의 온기가 오래 함께 했으면... 
그 후배와 함께 했던 대학시절의 이런저런 일들을 돌아보며
새댁도 새삼 잘 챙겨주지 못했던 요즘을 반성했습니다. 
이렇게 슬플때만이 아니라 더 많이, 더 따뜻하게 그 손을 잡아줘야겠습니다..    


아이를 낳고 보니 지인들의 경조사를 맞는 마음이 유별해집니다.
누가 부모나 형제를 잃었다은 부고를 들으면
당사자의 고통을 다 알겠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애끓는 심정의 한끝 정도는 아이엄마로서 조금 더 짐작되어 저도 가슴이 쓰려옵니다.

누가 결혼을 한다하면 
곱고 장하게 자식키워 드디어 제 짝찾아 보내는 그 부모님들 마음이 먼저 생각나고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이제 겨우 8달된 아이 하나 키우면서도 매일 쩔쩔매고 노심초사하는 새댁으로서는 
잘 키워 시집장가 보내시는 그 부모님들이 존경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결혼이 참 흔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같기도 하지만 신랑신부 두 사람에게도, 그 부모님들에게도 참 대단한 일이구나..
아이낳고보니 새삼 느껴져
지인들의 결혼식에는 가능하면 꼭 빠짐없이 가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장차 결혼하실 이웃 블로거님들, 누구라 꼭집어 얘긴안하겠으나.. mepay님, 명이님, 에 또..ㅎ 똑순이네에도 꼭 청첩해주세요^^ 셋이 모두 출동하므로 점심값은 적자겠으나.. 축하는 세 배, 아니 세 제곱으로~!^^;) 


문상을 다녀오며
문득 똑순이의 인생에도, 새댁의 인생에도 
누군가와 이렇게 24시간을 한몸같이 붙어지내는 시절은 다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댁이 아기였을 때는 증조할머니도 계시는 대가족 속에서 자랐으니 
엄마와만 이렇게 붙어있진 않았을것 같고요, 
신랑과도 이렇게 내내 붙어있은 적은 가끔 휴가때나, 신혼여행때? 뭐 그럴 때말곤 없었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때까지, 사실 밤에 잠든 후에도 같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젖먹고 안고 때로 업어 재우니
새댁과 똑순이는 정말 완벽하게 24시간을 '한몸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와 한몸이던 태아시절이 그대로 연장되고 있달까요... 
이 시절이 나중에 커서 기억은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똑순이의 마음에, 삶에 따뜻하고 포근하고... 무척 행복했던 어떤 정서로, 감정으로 남아주기를 바래보게 됩니다. 

이렇게 한몸같이 지내다 이제 조금씩 떨어지는 시간이 많아질테고.. 
그러다 언젠가는 영영 이별할 날도 오겠지만.. 
그런 날이 와도 우리가 함께 붙어지내던 이 날들의 힘이, 우리를 따뜻하게 묶어주고
똑순이를 안아서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아구 철없는 새댁, 또 눈물이..ㅠㅠ)
문득 생각해봤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9. 1. 29. 11:31


'살개비'란게 있답니다.
똑순이의 외증조할머니인 제 할머니의 말씀에 따르면...
아가들이 한번 많이 아프고 나면 뭔가 한가지씩 재주를 새로 배우게 되는데
그걸 두고 '살개비한다'고 말한대요~^^
우리 할머니는 강원도 (강릉 옆) 주문진 향호리가 고향이시고,
경포호수가 멀지않은 제 고향마을 모솔로 시집오셔서 내내 사셨으니
저 말은 아마도 이 동네의 오랜 방언같습니다.

똑순이가 요 살개비를 거하게 했습니다.
얼마전에 모세기관지염을 심하게 앓고 나더니
갑자기 뭔가를 붙잡고 일어서기 시작했어요!
^^





아직도 잔기침이 남아 콜록콜록 하던 녀석이 슥슥슥 배밀이로 기어가서 끙~ 힘을 주더니
자기 장난감인 아기체육관을 붙잡고 슥 일어나 무릎으로 앉았습니다.
2, 3일 그러고 놀기를 반복하더니 어느 순간 다시 끙~ 하며 휙 일어서 버렸습니다.
아~~ 얼마나 놀랍던지요..!

자기도 신기한지 두리번거리다 엄마아빠와 눈이 마주치자 자랑스럽게 헤벌쭉~ 웃어주었습니다.
그 웃음이 어찌나 장하고 예쁜지....
자식이 자라는걸 지켜보는 엄마아빠 마음이 이런 거구나 실감했습니다.
똑순이가 커서 대학에 들어가도 이만큼 기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아직 안보내봐서 잘 모르겠지만요..^^;)




+ 이 장난감 이름이 왜 '아기체육관'인지 똑순이가 붙잡고 일어서게 된 뒤에야 알았습니다.
그전에는 피아노 건반같은 건반을 눌러 음악만 들었거든요. 지금은.. 잡고 일어서고 넘어오고 일어서서 붙잡고 흔들고...
똑순이, 체조선수마냥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지치지도 않는지 체육관옆을 한동안 떠나질 않았답니다. ^^ 



그런데 이런 감격의 순간을 연출한후 똑순이는 균형을 잃고 바로 바닥에 쿵! 하고 넘어져
엥~~~~~ 온 동네가 떠나가게 울었습니다.
그래도 어찌나 대견한지 우는 아이를 안고 새댁,
'아구 잘했다~ 장하네 우리 아기~' 하고 칭찬하며 연신 웃었답니다.
써놓고보니 무지 팔불출같네요~^^;;;;
부모들은 정말 다 고슴고치 기질이 있나봅니다..



그 날 이후로 똑순이는 뭐든지 붙잡고 일어서려고 아주 낑낑 난립니다.
밥상, 소파, 엄마 다리.. 점점더 난이도를 높여가며 도전하고, 넘어지고, 울고, 성공하면 씩~ 웃고의 반복입니다.^^;




+ 상위의 모든 것들이 똑순이의 손길을 피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 모두 점점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상위에도 똑순이 장난감만 남게 되었지요...^^;



 

+ 양말들은 날아다니고, 장난감 블록통은 뒤집어져도..  똑순아, 무럭무럭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


이번에 살개비를 제대로 한 똑순이, 다음엔 또 뭘 보여줄지 기대만발(살짝 두렵기도ㅠ) 입니다. 
하루하루 아이가 자라는만큼 엄마의 마음도 쑥쑥 함께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