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똑순이 책2019. 7. 10. 13:59




연제가 좋아하는 그림책.

아이가 대답하고 혼잣말하는 짧은 문장들로만
구성된 조금은 독특한 책이다.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동시들을 그림책으로 만든 책들이 많은데
그 중의 하나.

연제가 이 아이의 대사와 행동들을 따라하는 놀이를 생각해내서
가끔 둘이 있을때 재미있게 한다.

오늘 아침 형들 등교길 배웅하고 오는 길에
잘 안가보던 아파트 한끝의 오솔길(?)을 산책했는데
“엄마! 우리 <할머니 집 가는 길> 놀이하자~!”하더니
나보고 길이 끝나는 곳에 가있으라고 했다.

룰룰루 걸어서 오솔길 끝나는 곳에 있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이 놀이에서 내 역할은 기다리기만 하면 된다.
연제는 길의 이쪽 저쪽을 다니며 대사를 하고
나(할머니)에게 줄 선물들을 준비하면서 내게로 온다.
엄마로서는 지극히 편안한 놀이~^^

드디어 할머니 집을 찾은 아이를 안아주고
가상의 ‘초콜릿 케이크’를 대접하는데
연제가 “쵸콜릿 케잌은 이렇게 하면 되지~” 하며
돌과 나뭇잎들을 찾아와 케잌을 만들었다.





문득 연수가 어리던 시절에,
연호연제도 아기였을때
우리가 이렇게 참 많이 놀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많이 못했다.
연제에게 그림책을 많이 못읽어줬다는 반성을 하며 조금씩 짬을 내 같이 그림책을 읽고있었다.
형들과 자라며 덩달아 너무 일찍 큰아이처럼 되어버린
연제에게 어린 날의 놀이들, 제 나이에 맞는 어린 마음도 자리잡길!








Posted by 연신내새댁
책/똑순이 책2016. 3. 8. 09:37

상상마루 작은도서관에서 봄부터 '그림책읽기와 놀이활동'이라는 프로그램을 새롭게 진행해요. 

마을 어린이 친구들 누구나 참가할 수 있고,

마을 엄마들이 그림책을 읽어주고 함께 재미있게 그림도 그리고 몸도 움직이며 노는 시간입니다. ^^




첫책은 <곤충기차를 타요> (웃는돌고래 출판사) 예요. 

우리 도서관이 문화체육부가 주관하는 세종도서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신간 교양도서를 200권 정도 지원받았어요. (와~~!!^^) 
그 중 한권인 '곤충기차를 타요'를 어린이들과 함께 보고 우리 도서관에도 곤충기차를 만들어보기로 했어요. 




우리 가까이 살고있는 곤충, 우리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곤충. 
하지만 숲이 자꾸 사라져 이사를 가야하는 곤충들ㅠㅠ 
그 곤충들이 기차를 타는데요, 비슷한 종류끼리 한칸에 타고있어요. 




아이들은 종알종알 저마다 만나본 곤충 이야기를 하느라 한쪽 넘기기거 쉽지 않아요. ^^;;

즐겁게 책을 읽고, 책에 큼지막하게 그려져있는 곤충들을 따라그려놓은 종이에 예쁘게 색칠을 해봅니다. 

제법 긴 곤충 이름도 불러보고, 책을 보며 색깔도 알아보고요. 





아이들과 함께 곤충 그림을 그리면서 '아 참 예쁘구나.. 참 오밀조밀 정교하게 생겼구나' 생각했어요. 
곤충도 참 예쁘고 귀한 생명이구나.. 하는 생각을 우리 꼬마들도 했을지 모르겠어요. 그렇게까지 생각하진 못했더라도 곤충이 조금더 가까운 친구로 느껴지긴 했을거예요. 
아이들이 함부로 곤충을 죽이지않았으면 좋겠어요. ㅜㅜ 그건 어른들이 더 조심해야할 일이지만요. 




'곤충기차야~ 우리 마을로 와! 우리 동네 고덕천에는 풀밭도 많단다~~!'
아이들과 함께 소리쳤답니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
책/똑순이 책2011. 4. 11. 00:21



'동생..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무거워지는 말이다.'

두 달뒤면 형이 되는 연수의 심정을, 저 유명한 <청춘예찬>의 첫 문장을 빌려와서 말해보자면 이렇지 않을까...^^:;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 민태원 수필, <청춘예찬>중에서.) 

형제가, 혹은 자매가 싫기보다는 좋고, 밉기보다는 이해가 되고, 괴롭히고 싶기보다는 애틋해서 뭐한가지라도 더 챙겨주고싶어지는 나이는 보통 언제쯤일까..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내 경험으로는 네살 터울인 언니는 대학시절에 함께 자취할 때부터고, 두살 터울인 오빠는 그보다도 훨씬 뒤 그러니까 오빠도 나도 결혼을 해서 아이들을 키우게 된 뒤부터인 것 같다.

그렇다고 우리 3남매가 그렇게 대놓고 으르렁거리고 싸우며 자란 사이는 아니고
어린시절에 함께 장난치고 재미있게 논 기억도 분명히 있기는 한데.. 그래도 내가 언니오빠에 대해 갖는 기본적인 감정이 질투나 경쟁심에서 동질감이나 연민, 고마움 같은 것으로 바뀐 것은 철이 들어도 꽤 많이 들고난 뒤의 일이었다. 

다른 이들은 어떨까... 궁금하다. 
나는 그저 내 경험에 비추어 다른 집 아이들도 다 비슷하겠지.. 생각했는데 대학시절에 그렇지 않은 경우들을 보고 충격을 받기도 했다. 
내가 아는 한 남자후배는 한살 터울인 여동생과 서로를 '아주 친한 친구'라고 얘기할 수 있을만큼 좋아하고, 편안하게 잘 어울려 지냈다. 워낙 가부장적인 집안 분위기속에서 권위적인 오빠와 그에 맞선 반항적인 여동생의 관계를 한번도 벗어나지 못했던 내가 보기에 어떤 권위를 내세우지도 않고, 서로의 관심과 취미도 비슷해서 서로 조언해주고 함께 공연이나 전시를 보러다니고 까페나 술집에서 서로의 친구들과 함께 잘 어울려 노는 그 남매는 정말 부럽고 신기한 존재였다. 
그들의 어머니께서 이혼후 혼자 자기만의 일을 하며 지내신다는 것을 알고는 막연히 어떤 자유롭고 평등한 가치를 지향하는 어머니나 그 가족의 문화가 이들 남매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까... 생각해보기도 했었다. 

첫아이를 키우면서 둘째도 낳을까말까 고민할때 사실 제일 마음에 걸렸던 것은 형제자매가 있다는 것이 아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하는 것이었다. 
지금 내 나이쯤 되고나서보니 어린시절의 추억을 공유하고,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지닌 형제자매가 있다는 것이 고맙고 좋다는 생각이지만 사실 자라는 동안에는 단순히 '좋다'고 말하기에는 참 복잡다단한 마음을 들게했던 존재들이 바로 형제자매들이었다. 
태어나 최초로 경험하는 인간관계 중 부모와의 관계 다음으로 맞딱뜨리는 형제자매관계를 통해 인생의 단맛 쓴맛을 모두 맛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또 성숙해왔던 것이 우리들 아닌가... 생각하면 가족이 많으면 더 좋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나 대가족도, 마을공동체도 없는 도시의 작은 핵가족 안에서 아이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한 아이가 받을 수 있는 충분한 관심은 적어지는게 아닐까, 먹이고 입히는 기본적인 일들만이 아니라 친밀한 어른과의 충분한 정서적 교감, 안정 같은 것들이 어렵진 않을까... 걱정도 많았다. 







+ 블로그 이웃 살림님과 희범이가 놀러왔을때 찍은 사진.
제 또래나 저보다 큰 형아들이 오면 연수는 제법 함께 '놀이'도 하고 같이 잘 노는 편이다. 그런데 왜 동생들이 오면 그렇게 울려보고싶어하는걸까.. 제 힘을 과시하고 싶은 것인지, 그저 어른들 말에 반대로 하고싶어 그러는 것인지, 뭔가 불안하고 막연하게 화가 나서그러는건지...ㅠ.ㅠ 




이런 고민에 아직 딱부러지는 답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는 소중한 둘째 아이가 생겼고, 곧 태어난다.
연수와 동생 이야기를 하게된 뒤로 이야기거리를 더 풍부하게 해줄만한 그림책을 몇권 구해 같이 읽고 있다.
처음에는 동생 얘기가 나오면 그저 좀 어리둥절한 것 같았던 연수는 시간이 흐르고, 주위 어른들의 이야기를 자꾸 듣다보니 뭔가 이 변화가 마뜩치않다고 여기는 기색이 역력해졌다. 

엄마가 동생을 가진뒤로는 만나는 어른들마다 "연수야, 동생 태어나면 이쁘겠지?", "남동생일까, 여동생일까?"하는 대답하기 힘든 질문을 하신뒤에 곧이어 "연수야. 형이 되면 동생한테 잘 해줘야지?", "동생을 가져서 엄마가 힘드니 앞으로는 연수가 엄마 힘들게하면 안되겠지?" 하는 권고성 당부를 많이 들었던 것이다.
처음에는 잘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일관하더니 나중에는 "싫어, 잘 안해줄꺼야!", "연수는 동생 잘 못 돌봐.", "동생이 태어나면 괴롭혀줄꺼야." 등등 어른들이 깜짝 놀랄만한 대답을 할 때가 많았다.
그런 연수의 얘기를 듣고 있으면 평화가 태어난 후에 일어날 일들이 걱정도 되고, 또 지금 이런 말들을 하는 연수의 심정이 얼마나 괴로울까.. 싶어 안쓰럽기도 하다. 

'네가 느끼는 부담감이나 어른들의 관심이 어린 동생에게 쏠리는 것이 싫은 마음같은건 당연해.. 엄마가 너랑 지금처럼 많이 놀지못할까봐 걱정되는 것도 당연하고, 그래서 동생이 태어나는게 싫을 수도 있어. 네 마음 엄마도 충분히 이해해.. 동생을 싫어할 수도 있어. 사람은 누구나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수있고, 그런 감정은 나쁜게 아니야.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동생을 괴롭히거나 아프게 때리는건 안돼. 너보다 큰 누가 너를 때리려고할 때도 엄마가 못하게 할꺼야. 화가 날때는 차라리 소리를 지르거나, 베게를 때리거나 하는 다른 방법으로 네가 속상한걸 풀도록 하자. 답답한게 있으면 엄마한테 얘기해서 우리 같이 뭔가 방법을 찾아보자. 그리고 동생이 태어난다고해서 엄마가 너를 사랑하는 마음에는 변함이 없단다...  
어린 동생한테는 엄마가 젖도 주고, 많이 안아주는 보살핌이 필요해. 아기들은 그렇게 보살펴줘야만 잘 자랄 수 있단다. 그건 엄마가 꼭 해줘야할 일이야. 아직 어린 네가 동생을 보살피진 않아도 돼. 그러니 동생한테 네가 보살펴주거나 잘해줘야만한다는 부담은 안 느껴도 돼.. 엄마가 아기보살피는걸 도와줄 순 있겠지. 엄마가 다른 집안일할때 연수가 잘 도와주는 것처럼.. 연수가 그렇게해주면 엄마는 무척 기쁘고 고마울거야...' 

연수에게 앞으로 어떤 얘기들을 해야할지 생각해본다. 막상 얼굴 마주하고는 차분하게 잘 안나오는 얘기들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더 노력해야지.. 연수는 이제 뭔가 답답한 게 있으면 먼저 물어오고, 말로 제 기분을 설명하거나 요구할 때가 많아서 엄마도 점점더 차분하게 연수랑 얘기할 준비를 많이 해야한다. (저 말은 에다 르샨의 책 <아이가 나를 미치게할때>에 나오는 '바람직한 대화'를 따라해본 것이다.^^) 그런데 연수랑 그전처럼 많은 시간을 놀아줄 수 없거나 밖에 자주 나가기 어려운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아직 잘 모르겠는 얘기들도 너무 많다. 천천히 더 생각해가야지...
           

아래 책들은 연수랑 엄마 배속에 있는 동생 이야기를 할때 도움이 많이 된다. 재미있기도 하고, 따뜻하기도 하다. 





엄마, 언제부터 날 사랑했어? - 10점
안니 아고피앙 지음, 클레르 프라네크 그림, 염미희 옮김/문학동네어린이



엄마 배속에 있는 태아가 아주 귀엽게 그려져있는 책.
날로 둥그래지는 엄마 배속에 있다는데 눈에 보이지는 않는 동생의 존재를 구체적으로 상상해볼 수 있어서 그런가.. 연수가 아주 좋아한다.  
아기가 엄마 배속에서 어떻게 먹는지, 어떻게 놀고 자라는지 알려줘서 좋다. 어린 형아누나들이 동생을 두고 엄마아빠와 나누는 이야기들도 재미있다. 무엇보다 귀여운 그림과 예쁜 색감 때문인지 동생관련 책들중 연수가 제일 자주 찾는 그림책. ^^    




우리집에 아기가 태어나요 - 10점
이토 에미코 지음, 김정화 옮김/애플비




온 가족이 지켜보며 함께 마음을 모으는 가운데, '우리집'에서 태어나는 아기.
우리에게는 많이 생소한 '가정분만(home-birth)' 이야기를 6살 셋째아이의 시각으로 담담하고, 따뜻하게 들려준다. 
위로 오빠가 둘이 있는 마나카(6살)는 엄마에게 동생이 생겼다는 이야기를 들은 가을부터 겨울, 봄을 지내며 엄마 배속의 아기 사진을 집컴퓨터로 함께 보기도하고, 심장소리도 들어보면서 동생을 기다린다. 
자기가 태어났던 바로 그 욕조에서 엄마가 동생을 낳는 것을 지켜본 마나카는 "우리 집에 찾아온 아기, 자기 힘으로 태어난 아기, 정말정말 대견해요."하고 얘기하며 동생을 반긴다. 
연수는 마나카누나가 엄마 배에 귀를 기울여보기도 하고, 뽀뽀하는 사진을 보며 저도 엄마 배에 귀를 기울여보고 뽀뽀를 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아름다운 모습, 좋은 모습을 보면 따라하고 싶어지는 것은 사람의 좋은 본성인 것 같다. 그래서 더 자주 보여주고싶은 책.
엄마는 엄마대로 생명의 탄생이 뭉클해서, 고통과 두려움을 견뎌내고 새 생명을 온전히 가족의 품에서, 자연스럽고 평화롭게 맞이하는 엄마의 모습이 존경스러워서 심호흡을 가다듬으며 보게되는 책이다. 
알라딘에서 책을 찾으면 첫 아이는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는 가정분만으로 낳은 블로그 '평온한 강가에서'의 주인장 평온님의 감동적인 리뷰도 볼 수 있다.
가정분만에 대한 입장이나 관심을 떠나서, 새 가족을 맞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밝고 따뜻하게 해줄만한 책이란 생각이 들어서 아이를 가진 모든 엄마아빠들께 권하고싶은 책이다.






동생이 태어날 거야 - 10점
존 버닝햄 글, 헬렌 옥슨버리 그림, 홍연미 옮김/웅진주니어





그림책의 유명한 거장인 존 버닝햄, 헬렌 옥슨버리 부부가 함께 만든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도 많은 조명을 받았던 책.
연수보다 한두살쯤 많을 것같은 남자아이가 주인공인 이 책은 "엄마, 동생한테 오지말라고 하면 안돼요? 우리에게 아기가 꼭 필요한건 아니잖아요."하는 대사만으로도 어린 연수의 마음에 뭔가 시원함을 선사해주었을 것같은 책이다.
'동생은 커서 어떤 사람이 될까?' 하는 작은 질문 하나로 겨울, 봄, 여름, 가을을 지내며 엄마와 큰아이가 함께 가는 여러 공간에서 '동생이 이 곳에서 일을 한다면 어떨까'하는 상상을 펼치고, 그때마다 골탕먹는 동생을 보며 고소해하기도 하고, 말썽꾸러기 동생을 그려보기도 하고, 고단한 동생을 안쓰러워하기도 하는 등.. 동생에 대한 여러가지 감정을 가상경험해가는 아이가 신기하고 예쁘다. 엄마가 그 모든 얘기들을 귀기울여 듣고, 같이 공감하면서 이야기를 나누어야 가능한 일이겠지. 
막상 동생이 태어났을때 "우리 모두 그 애를 많이많이 사랑해줄 꺼예요. 그죠?"하고 말해주는 큰아이..
연수도 그럴 수 있을까? 그렇게 말해주기를 바라는 나는 너무 기대가 큰 엄마겠지...? ^^;;;

큰아이와 함께 여러 곳을 다니고,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배부른 엄마의 모습이 참 예뻐서.. 아, 나도 연수와 더 열심히, 더 많이 움직이고 함께 다녀야겠구나.. 생각하게 됐던 책. ^^





터널 - 10점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미란 옮김/논장




마지막으로 골랐던 <터널>은 앤서니 브라운 특유의 상상력이 빛나면서도 최근에 보여주는 '너무 초현실적인' 상상까지는 아닌.. 전래동화 수준의 무난한(?) 이야기다.
서로 너무도 다르고, 그래서 절대 같이 놀지 않는 남매가 어느날 '터널'안에서의 극적인 사건을 통해 서로에 대한 고마움과 믿음을 깨닫게 된다. ^^ 너무 교과서같지만... 그래도 '역시 남매(형제)가 있으니 좋지, 응응?' 하고 대놓고 말하고싶은 것을 참고 은근슬쩍 자꾸 읽어주게 되는 책이다. 그림은 앤서니 브라운답게 역시 재밌다.




연수와 평화는 형제. 
이 형제가 함께 여행을 많이 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우리 부부도 여행을 많이 했으면.. 싶고, 아이들도 함께 온가족이 여행을 해도 좋겠고 아이들이 좀 큰뒤에는 저희들끼리만 여행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서로 기대고, 의논하고, 같이 감동도 하고 어려움도 겪으면서 일상에서 느끼기 힘든 든든함과 살가움을 여행을 통해 많이 얻었으면 좋겠다.

처음 평화가 태어나면 어려움이 많겠지...
엄마도, 연수도, 아빠도 그리고 어린 평화도 모두모두 서로에게, 그리고 변화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할테니까....
쉬울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주 어려운 시간이 한동안 지나가야할 거라고 생각하고.. 마음의 준비를 하려고 애쓰고 있다. 연수가 너무 많이 마음 아프지 않기를, 그래도 우리가 함께 웃는 순간들이 때때로 자주 있어서 서로 마음 따뜻하게 보듬고 지낼 수 있기를... 빌고 또 빈다. 

오늘도 우리집에 놀러온 친구네의 어린 아들(15개월쯤 된 동생이었다)을 보고 연수는 제 장난감도 빌려주지 않고, 또 동생을 때리고 밀치려고 해서 어른들이 자주 가슴을 쓸어내리게 했다. 연수의 그런 행동을 보며 또 깊은 걱정이 밀려왔지만.... 잘 타이르는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을까. 좀더 엄하게, 강하게 얘기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지금까지 내가 문제라고 생각하고 걱정했던 연수의 여러 행동들이 시간이 지나면 대개 사라지긴 했지만, 어린 동생들에게 보이는 이 적대감같은 것도 시간이 지나면 없어질까? 성장의 한 시절은 그렇게 가지가지 진통을 겪으면서 천천히 극복되고 흘러가는 것일까... 
초보엄마의 한숨과 고민은 깊어만 가지만.... 잘 될거라고, 잘 커줄거라고 다시 또 믿으려한다. 그리고 더힘껏 안아주고, 내 삶으로 내가 가르치고싶은 것들을 보여줘야지... 다짐해본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책/똑순이 책2010. 2. 3. 00:44



2월이 시작되니 어딘지 모르게 봄이 가까워진 것 같아 마음은 벌써 콩밭에 가있다.
하지만 아직은 추운 날들이 남아있다.

어제는 연수와 오전 오후에 두번이나 놀이터에 나가 놀면서 '역시 2월이 되니 공기가 다르구나' 했는데
왠걸.. 오늘은 추워서 문밖에 얼씬도 못하고 둘이 집안에만 꼭 틀어박혀 있어야했다.
이런 날은 꼼짝없이 책장앞에 붙들려있는다.
집안 어딜가도 엄마 등짝이나 다리에 매달려 같이 놀자고 끌어당기는 기운센 아이한테서 벗어날 수 없으니
책장 앞에 앉아 아이가 가져오는 책들을 읽고 또 읽는 편이 그나마 수월하다.

그림책 읽는데 계절이 따로 있을까마는.. 겨울에는 겨울 이야기를 읽는 것이 좀더 실감난다.
눈오는 장면을 보면 얼마전에 왔던 큰 눈 얘기를 하고, 우리가 놀았던 것들을 추억할 수 있어 좋다.
이번 겨울을 지나며 수없이 보고, 즐거워했던 겨울 그림책들을 한데 모아볼까 한다.
남은 겨울동안에도 우리 곁을 지켜줄 든든한 친구들.




눈사람 아저씨 - 10점
레이먼드 브릭스 그림/마루벌

레이먼드 브릭스의 그림은 참 따스하다. 연필 스케치위에 연한 색연필로 입힌 색깔들이 포근하다.
아이들과 꼭같은 눈높이에서 집안의 모든 것을 신기해하는 눈사람아저씨와 함께 노는 장면들은 어찌나 아기자기한지..
눈사람아저씨를 위해 멋진 식사를 대접하는 아이의 따뜻한 마음씨도 예쁘다.
둘이 함께 눈오는 밤하늘을 나는 장면은 정말 아름답다. 연두빛이 도는 러시아 궁전의 아름다운 색감은 볼때마다 감탄한다.   
지금은 절판된 이 유명한 그림책은 중고책이나 영문판으로 구할 수 있다.
글씨없는 그림책이므로 영문판이 특별히 어려울리는 없지만, 글씨없는 그림책은 함께 읽는 어른이 말을 다 만들어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ㅎㅎ
아이와 함께 만화를 보듯 한컷한컷 보며 얘기하기도 하고, 몇컷씩 뛰어넘어가며 아이가 재미있어하는 그림만 같이 보기도 한다. 가끔 엄마가 요리하느라 바쁠 때는 연수가 혼자 천천히 넘겨보기도 한다.




눈 오는 날 - 10점
에즈라 잭 키츠 글.그림, 김소희 옮김/비룡소


콜라주 라는 기법으로 그린 그림책. 옛날 미술시간에 배운 콜라주는 진작에 잊었지만 한지로 붙인듯한 구름, 모래를 뿌려놓은것 같은 벽지, 도장으로 찍은 것 같은 눈 등 다양한 기법으로 그려진 그림들이 신선하고 예쁘다.   
흑인 남자아이 피터가 주인공이다. 영미권 그림책에서 가끔 흑인 아이가 주인공인 그림책을 만나는데 괜히 반갑다. 
연수가 어릴때부터 사람들은 피부색이 다양하며, 그 사람들이 모두 각자 자기 이야기의 주인공인 소중한 사람들이라는 걸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얀 눈과 빨간 코트와 까만 얼굴의 아이가 만드는 색감의 대비가 아름답고 하루종일 눈속에서 즐겁게 놀고온 아이가
"피터는 오늘 있었던 일들을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했어요"란 대사에서처럼 마음속에 아름답게 정리하고 곱씹는 것이 참 좋았던 책.




프레드릭 - 10점
레오 리오니 글 그림, 최순희 옮김/시공주니어



다른 생쥐들이 모두 겨울양식을 모으느라 바쁠때 '햇살'과 '색깔'과 '이야기'를 모으는 작은 생쥐, 프레드릭.
우리가 익히 아는 '개미와 베짱이'란 우화에서 모티브를 가져왔지만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하는 이 그림책은 그래서 '대안동화'라는 장르로 분류된다. 
우리의 삶을 지탱해주는 중요한 힘이 바로 예술에서 나온다는 것을 조용히, 재미있게 보여주는 이 그림책이 나는 참 좋다.
우리 신랑이 처음 이 책을 연수와 함께 읽으면서 '이 녀석, 사기꾼아냐?'하고 물었던 것이 그래서 무척 마음 아프다. ㅎㅎ
<프레드릭>을 쓰고 그린 레오 리오니는 원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박사였다. 그래서일까.. <프레드릭>은 그의 삶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레오 리오니의 따스한 그림과 유머러스한 이야기가 참 좋아서 그의 다른 그림책들도 다 읽고 싶다.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재미있으면서도 삶의 지혜와 세상을 보는 깊은 시각이 깃들어있는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노(老)그림책 작가. 참 멋있다.  

 



설빔 - 10점
배현주 지음/사계절출판사
설빔 - 10점
배현주 글.그림/사계절출판사



새해를 맞으며 고마운 후배가 책 선물을 보내주었다. '새해에는 예쁜 딸도 낳으시라고 여자아이 설빔 그림책도 함께 보낸다'는 쪽지와 함께. ^^
두 아이 설빔이 모두 어찌나 곱고 예쁜지.. 그런 옷을 지을 수있었던 옛날 우리 어머니들은 정말 모두 '장인'이셨구나.. 생각했다. 연수를 키우고 있다보니 남자아이 옷에 먼저 눈이 갔다. 연수는 돌때 장만한 약식한복이 있다. 연수가 더 크면 책에서 본 '까치두루마기'와 '호건'을 꼭 장만해주리라 마음먹었다.
여자아이 옷은 색감이며 모양이 모두 어찌 예쁜지 딸을 낳아 입히고도 싶고, 다시 어린 시절로 돌아가 내가 한번 그리 곱게 입어봤으면... 싶었다.
새해를 새마음으로 시작하라고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새것으로 입혀주셨던 옛날 어른들 마음을 생각하니 부모가 된 나는 너무 쉽게, 마음의 준비없이 새해를 시작하고 아이에게도 그렇게 해주고 있는게 아닌가 싶은 반성도 들었다.
연수는 요즘 이 책을 보며 '세배'를 연습중이다. ㅎㅎ 
얼마안남은 설날, 세살배기 연수는 어른들께 세배를 잘 할수 있을까. 좀더 열심히 이 책을 펴놓고 지내야겠다. 




우리끼리 가자 - 10점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보리


봄,여름,가을,겨울 네 권으로 구성된 '도토리계절그림책'의 겨울편.
이 시리즈를 선물받은 것이 지난 여름인데 신기하게도 연수는 여름에는 여름편(심심해서 그랬어), 가을에는 가을편(바빠요 바빠)을 좋아하더니 겨울에는 '우리끼리 가자'를 새로 좋아하게 되었다.
겨울이 되기 전에는 끝까지 다 읽기도 전에 다른 데로 휙 가버리거나 끝까지 보더라도 그닥 좋아하는 눈치가 아니었는데 요즘은 이 책을 펼치면 끝까지 재밌게 다 읽은 뒤에 '또~!' '또~~!'를 몇번씩 외쳐서 읽는 나는 목이 칼칼해지곤 한다.
연수는 아기토끼가 옛날 얘기를 듣다가 산양할아버지의 따스한 품에 안겨서 잠이 들고, 산에는 함박눈이 내리는 마지막 장면을 특히 좋아한다. 
겨울 이야기는 겨울에 읽어야 제 맛이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는 그림책. 흑백 그림이 정갈하면서도 세심하다.





큰 늑대 작은 늑대 - 10점
올리비에 탈레크 그림, 나딘 브룅코슴 글, 이주희 옮김/시공주니어



딱 겨울에 국한된 얘기는 아니지만 이번 겨울을 무척 따뜻하게 해주었던 책이라 마지막으로 올려본다.
이 책은 블로그 이웃 YD님이 정기적으로 올리는 '이 달의 책'포스팅에서 보고 알게된 책이다.
연수의 친구이기도 한 예쁜 아가 크이짱을 키우는 YD님은 아기 그림책에 관해 좋은 안목과 정보를 가지고 계셔서
나는 연수 책을 고를때 그의 블로그 '보통날'을 늘 많이 참고한다. 
친구를 사귀는 과정의 두려움과 설렘, 기다림과 행복을 다룬 이 그림책은 어른이 보아도 가슴 찡하고 뭉클하다.
단순한 이야기, 단순한 그림들이 복잡하고 어려운 이야기보다 훨씬 마음을 깊이, 단숨에 울린다.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연수는 작은 늑대가 멀리서 보일때 얼마나 기뻐하는지 모른다.
큰 늑대가 열매를 접시에 담아 슬며시 밀어주는 것을 보고 저도 그렇게 해보려고 장난감 과일로 열심히 애를 쓰기도 하고..
나는 이 책을 보면서 큰 늑대는 나, 내 곁에 찾아온 작은 늑대는 연수인 것만 같아 나대로 또 찡해서 한참 먹먹해했다.

책 내용이 주는 감동과는 별개로 연수는 이 책을 통해 '크다'와 '작다'의 개념을 배우고 그 말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지금 연수에게는 세상이 단지 둘로 나뉘어져있다. '큰' 것과 '작은' 것.
큰 사과와 작은 사과, 큰 배와 작은 배, 큰 차와 작은 차, 큰 양말과 작은 양말...^^;;
어디 '무거운 늑대와 가벼운 늑대'같은 책은 없나... ㅎㅎ 
이 프랑스 작가의 그림도 참 예쁘다. 글도 참 좋고.
다양한 나라의 그림책을 보는게 좋은 것 같다. 문화가 다르면 글도, 그림도 참 다르다.
아이와 함께 앞으로 더 다양한 나라의 '좋은' 그림책들을 많이 볼 수 있게 되길..



+



아직 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그래도 멀지않아 겨울은 끝날 것이다. 
해는 조금씩 길어지고, 아침도 점점 일찍 찾아올 것이다. 연수는 몸으로 그걸 느끼나보다. 
해와 함께 일어나는 연수의 기상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 
덩달아 밤에 잠드는 시간은 조금씩 일러진다. 덕분에 엄마도 아침에 더 일찍 일어나고, 밤엔 더 일찍부터 내 시간을 가질 수 있으니 고마운 일이다. 피곤하긴해도, 더 부지런해질 수있겠지..
남은 겨울동안 얼마나 더 웅크리고 지내야할지 모르지만 고마운 책들을 끼고 또 그 시간을 견뎌봐야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책/똑순이 책2009. 10. 22. 23:46
 

얼마전 친구에게서 책선물을 받았습니다.
똑순이와 함께 보라는 그림책 두 권이었어요.

그림책을 보는 동안 우리는 참 행복했습니다.
함께 마음을 졸이기도 했고, 함께 기뻐하기도 했고, 쿡쿡 웃기도 하며 책 두권에 푹 빠져 지냈어요.
앞으로도 한동안 그럴 것같습니다. 
그러다 문득 잊고 한참 안보게 되더라도 언젠가 책장에 있는 많은 책들중에 우연히 다시 꺼내 펴보게 되면
또 새롭게 더 좋아하게 될 책들, <엄마 마중>과 <넉 점 반> 입니다.






엄마 마중 - 10점
김동성 그림, 이태준 글/한길사




추워서 코 끝이 새빨개진 아이가 전차 정류장으로 엄마 마중을 나옵니다.
모자도 단단히 쓰고, 두터운 겉옷도 입고.. 겨울입니다.
아이는 정류장 팻말 밑에 쪼그리고 앉아서 작대기로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정류장 팻말 기둥에 붙잡고 빙빙 돌기도 하다가
전차가 땡떙! 하고 도착할 때마다 차장에게 묻습니다.
"우리 엄마 안 와요?"

소쿠리를 든 아줌마가 누나 손을 잡고 내리기도 하고, 학교 파한 형아들이 장난치며 뛰어내리기도 하며
전차가 여러대 지나갔는데 기다리는 엄마는 내리지 않습니다.
차장 아저씨들은 "너희 엄마를 내가 아니?"하고 지나갈 뿐입니다.
똑순이와 저는 살며시 겁이 납니다. 엄마가 얼른 오셔야할텐데..
추운날 정류장에서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마음이 따순 방안에 앉은 우리에게도 그대로 전해지는 것 같습니다. 

어느 다정한 차장 아저씨가
"오! 엄마를 기다리는 아가구나."하고 전차에서 내려와서 "다칠라. 너희 엄마 오시도록 한군데만 가만히 섰거라, 응?" 하고
얘기해주어서 얼마나 다행스러웠는지요..
그러나 그 다음부터 정말 아가는 '바람이 불어도 꼼짝 안 하고, 전차가 와도 다시는 묻지도 않고, 코만 새빨개서 가만히 서 있습니다.'
여기까지 읽는 동안 우리는 그만 울고싶은 마음이 됩니다.
한군데만, 가만히, 서 있어야 엄마를 만날 수 있다는 얘기에 정말 꼼짝도 않고 서있는 아가 옆으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가고, 
정류장에 오도카니 서서 길건너 높은 건물들을 바라보는 아기는 얼마나 작아보이는지요.

눈이 옵니다. 
아기가 걸어나온 동네골목길에도 눈이 쌓입니다. 
처음에 저는 아이가 엄마를 만나지 못한 채로 그림책이 끝난줄 알고 얼마나 슬펐는지 모릅니다.
"똑순아, 어쩌니.. 아이는 엄마를 만났을까? 만났을꺼야, 그럼.. 만났겠지.." 
 
그러나 마지막 그림에서, 눈이 펑펑 오는 골목길에 엄마와 손을 잡고 걸어가는 아이가 조그맣게 그려져있는 것을 찾아내고
폴짝폴짝 뛰며 기뻐했습니다.
"이것봐! 엄마야!! 똑순아, 아이가 엄마를 만났어! 아이가 엄마랑 손을 잡고 가네. 이쪽 손에는 사탕도 들고있네.. 엄마가 사탕을 사주셨나봐.. 그럼 그럼, 기다리면 엄마는 꼭 와..."

똑순이도 웃고, 저도 웃고 우리는 너무 행복해져서 그림속의 모자처럼 손도 잡아보고 안아도봅니다. 
똑순이는 그림속의 아이가 먹는 사탕을 가리키며 매일 한개씩만 먹기로한 자기의 비타민 사탕을 달라고하고
저는 기쁜 마음으로 사탕을 가져다줍니다. "흥흥흥~" 똑순이가 좋아하면서 사탕을 먹습니다. 행복한 저녁입니다. ^^





넉 점 반 - 10점
이영경 그림, 윤석중 글/창비(창작과비평사)




네 살쯤 됐을까요... 어린 여자아이가 호박 넝쿨옆에서 놀고 있습니다.
아이는 무척 심심해 보입니다.
아직 어린 호박을 따볼까 싶어 한 손으로 잡아당기고 있습니다.
다 자라지도 않은 호박을 따면 엄마한테 야단맞을텐데.. 알면서도 너무 심심하니 어쩔수 없이 하는 일일 것입니다.
언니오빠들이 다 학교에 가고 없는 오후, 엄마는 어린 동생을 돌보며 집안일에 바쁘고 강아지만 아이옆을 지키고 있습니다.

아이가 당기는 호박줄기가 팽팽하니 끊어질 것만 같은 그 때,
엄마가 갑자기 아이를 부르며 가겟집에 가서 영감님께 몇신지 여쭤보고 오라고 심부름을 시킵니다.
엄마는 정말 시간이 궁금했을까요..?
아이처럼, 엄마도 너무 시간이 안가고 있다고 느끼고 있었던건 아닐까.. 문득 생각했어요.
저도 가끔 똑순이가 낮잠잘 시간이 다 됐는데 안자고 자꾸 엄마에게 붙어 놀자고만 하고, 똑순이 재워놓고 해야할 집안일은 밀려있는 한낮쯤되면 유난히 시간이 안가는것 같아 자꾸만 시계바늘을 쳐다보곤 하거든요.

젖먹이 막내를 얼른 재워놓고 저녁 준비를 해야하는데, 바로 위 딸아이가 젖먹이는 엄마 곁과 마당가를 맴맴 도는 통에
동생도 잠이 안들고, 아이는 어린 호박을 따는 사고를 칠 것만 같은 바로 그 순간.
이 엄마도 퍼뜩 아이에게 작은 심부름겸 놀거리를 주어 온통 재밌는것 투성이인 세상 속으로 살그머니 밀어넣은 것은 아닐까...
그래서 아이는 시간을 알아오라는 이 재미난 심부름거리를 받아들고 타박타박 가겟집에 갑니다.
없는것 빼고는 다 있는, 동네 복덕방도 겸하는 '구복상회'를 향해가는 아이의 표정이 살짝 신납니다.

"영감님 영감님 엄마가 시방 몇 시냐구요"
"넉 점 반이다"
"넉 점 반 넉 점 반"

가겟집 문을 나서 오른쪽으로 꺽으면 바로 집인데 그만 왼쪽에는 가겟집앞에 묶어놓고 파는 닭이 있습니다.
대야에 올라서서 톡톡 물을 쪼아먹는 닭 옆에는 닭장에서 떨어졌는가.. 죽은 지렁이가 한마리 있고요.
'이게 왠 떡이냐'하고 개미들이 한데 모여 영차영차 끌고 갑니다.
의기양양하게 지렁이를 받쳐든 개미떼가 개미집까지 거진 다 왔는데... 이런!
그만 고추잠자리 한마리가 지렁이를 홱~ 낚아채서 날아가버립니다.
고추잠자리는 가겟집에서 한참 떨어진 논둑길까지 날아갔는데 오는 길에 지렁이는 떨어뜨렸는지 보이지 않고
멀쩡한 두꺼비만 한마리 흙길에 나와 '어디 하늘에서 먹을 것 좀 안 떨어지나' 하는 표정으로 의젓하게 앉아있습니다.
고추잠자리는 분꽃 덤불에 사뿐이 내려앉습니다.
아이는... 그 모든 과정을 지켜보며 따라온 아이는 고추잠자리를 잡아보려고 손을 뻗지만 
아마도 고추잠자리는 날아가고 예쁜 분꽃 송이만 아이 손에 잡혔을 것입니다.
 
분꽃 덤불에 앉아 분꽃잎을 따고, 터트리면 하얀 분같은 가루가 나오는 까만 분꽃 열매도 가지고 노는 아이 옆으로
데이트하는 젊은 청년과 수줍은 처녀가 양산을 받치고 살짝 떨어져서 지나가고,
학교 파한 오빠들이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오다 이 둘을 놀리며 재밌어합니다.
아이가 파묻혀앉은 분꽃 덤불 속에서 메추라기 가족이 이른 저녁을 먹습니다.
긴 여름 오후가 끝나갈 무렵 시골의 다정하고 설레는 풍경 좀 보세요..

해가 꼴딱 지고 나서야 구복상회와 작은 실개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있는 제 집으로 돌아온 아이는
마침내 제 임무를 무사히 완수하게된 자랑스러움이 빛나는 얼굴로 엄마를 향해 외칩니다.

"엄마
시방 넉 점 반이래."

"흐흐흥~" 똑순이가 웃고, 저도 같이 깔깔 웃습니다.

안방에서 벌써 남동생들과 둘러앉아 저녁밥을 먹고 있던 큰언니가 마루로 올라오는 아이를 웃으며 돌아보고,
엄마는 웃을듯 말듯 다정한 눈으로 아이를 바라봅니다.
'아무리 놀다 오라고 내보냈지만 이렇게 늦게까지 혼자서 뭘 하고 놀았니, 이 녀석...'
어린 딸을 측은해하기도 하고, 귀여워하기도 하는 젊은 엄마의 마음을 생각하며
문득 어린 시절, 나를 보던 우리 엄마 모습도 이랬을까 하는 생각에 울컥하기도 합니다. 
동생젖을 먹이고 있는 엄마 옆에는 솥단지에서 퍼놓은 아이밥 한공기가 아이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집의 저녁풍경은 왠지 낯이 익습니다.
어린 시절에 저도 늘 밖에서 친구들과 뛰어놀다가 해가 꼴딱 진 뒤에,
가족들이 모두 마루위 밥상에 앉아 머리를 맞대고 밥을 먹고 있을 때 집에 돌아오곤 했습니다.
'인제야 왔냐, 일찍 좀 오지, 얼른 올라와 밥먹어라'
아직도 젊으셨던 할아버지 할머니, 엄마 아빠 그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이 그림책을 읽는 동안 저는 내내 이 여자아이가 책을 선물해준 그 친구를 무척 닮았다고 생각했어요.
톡 튀어나온 이마하며, 통통한 볼하며.. 딱 그 친구의 어린시절 모습 같았거든요.
그런데 신기하지요.. 그 얘길 했더니 친구가 하는 말이 "나는 그 애가 정말 너같다고 계속 생각했어!"
우리가 둘다 서로를 생각했며 읽었던지라
그리운 친구의 어린시절 이야기인듯 더 마음 뭉클했었나 봅니다.
저 위의 <엄마 마중>은 32개월된 아들을 둔 그 친구도, 이제 17개월을 향해가는 아들을 둔 저도 모두 자기 아들들을 생각하며 짠해했고요. ^^










모자만 씌우면 벗기 바쁜 똑순이에게
"이 아이 좀 봐. 모자를 아주 단단히 쓰고 있네...  이제 날이 추워졌으니까 연수도 밖에 나갈때는 모자를 잘 쓰자" 했더니
이 녀석, 제 모자를 가져다달라고 하더니 혼자 낑낑 거리며 열심히 모자를 써봅니다.
몇 번 도전한 끝에 혼자 모자를 쓸수 있게 되었어요.
밖에 나갈 때도 물론 잘 쓰고 있습니다. 다른 책에서 소방관 아저씨들이 모자를 쓰고 있는걸 보고는 더 열심이지요..^^  

아이와 함께 그림책을 읽을 때가 참 좋습니다.
위에 두 책처럼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가 풍성하고, 그림이 곱고, 제 마음까지 따뜻하게 울려주는 그림책을 읽을 때는
정말 행복하고요.
그래서 하루종일 끝없이 밀려드는 집안일에 지치다가도
똑순이가 그림책을 들고 달려오면 잠시 저도 일손을 멈추고, 마음도 함께 내려놓고 아이와 같이 그림책을 읽습니다.
정히 바쁠때는 아이 혼자 넘기게 하고 손은 일은 계속 하면서, 눈과 입으로는 아이와 함께 읽고 얘기합니다.
그마저도 못할때 똑순이는 엄마가 설겆이하는 개수대에 책을 쏙 집어넣기도 하고, 엄마 다리를 끌어당기며 어서 읽자 조릅니다.
이책저책 들고와 채근하는 아이가 귀찮을 때도 있고, 똑같은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이 힘들 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무릎위에 궁둥이를 쑥 들이미는 아이를 꼭 끌어앉고,
혹은 몸을 꼭 붙이고 나란히 앉아서 함께 책장을 넘기며 재미나게 그림책 읽는 행복한 순간을
하루중에 되도록이면 많이 가지려고 노력합니다.
그 시간은 제게도 고마운 휴식과 위안이 됩니다.

그래서 좋은 그림책이 참 중요합니다. 함께 읽는 어른의 마음까지도 따뜻해지고 행복해지게 하는 책들.
슬그머니, 혹은 깔깔깔 웃게 하는 책들.
잘 만든, 좋은 그림책을 보고 있으면 배우는 것도 많고, 생각할 것도 많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크고요.
내용의 흐름에 호흡을 함께 하면서 긴장도 하고, 그 긴장이 풀리면서 웃기도 하는 그런 스토리의 힘, 그리고 글로 써있지 않은 더 많은 이야기들도 상상할 수 있게 하는 그림의 힘이 있는 책이 좋은 그림책인 것 같아요.
그렇지않은 책들은 전달하려는 지식이 아무리 많고, 아무리 비싼 책들이라도 재미가 없기 때문에 아이도 좋아하기 힘들고, 함께 읽는 어른도 흥이 안나는것 같습니다.   

이 두 책을 읽고 새삼 똑순이와 함께 읽을 수 있는 좋은 그림책에 대한 욕구가 커졌습니다.
요사이 친척들께 물려받은 전집 형태의 그림책이 많아 단행본 그림책을 거의 사지 않고 지냈어요.
그 전집들도 모두 그림과 내용이 좋은 만족스러운 책들이지만 어쩐 일인지 모두 외국 그림책들이예요.
창비사의 <우리 시 그림책> 시리즈와 같은 최근(?)에 나온, 우리네 옛생활이나 풍경,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잘 담긴 그런 책들을 더 구해 읽고 싶습니다. 
그런 책들이 엄마의 취향과 정서에 잘 부합하는 책들이지요.ㅎㅎ
아마도 똑순이는 다른 일상의 면면에서도 그렇겠지만 그림책을 통해서도 엄마의 시골스럽고 감정이 수시로 북받치는 그런 정서를 어느 정도는 닮게 될것 같습니다. 그건 좋은 걸까요.. 촌스러운 걸까요, 아니면 귀찮은 걸까요..^^;;

참, 이 두 책은 모두 1930~40년대에 씌어진 원작들을 가지고 오늘의 그림책작가들이 그려낸 것입니다.
윤석중의 <넉 점 반>은 1940년에 쓰여진 동시이고, 이태준의 <엄마 마중>은 1938년에 발행된 '조선아동문학집'에 실려있던 동화입니다. 
그 시대의 풍경을 너무도 잘 복원하면서, 아이들의 정서 또한 참으로 잘 담아낸 그림책 작가들의 능력과 수고가 참 고마워지는 책들입니다.
원작의 맛을 살릴 뿐만 아니라, 그 속에 자신만의 상상력과 이야기를 녹여내는 것까지가 그림책 작가의 능력이라는 것을 특히 '시'를 원작으로한 그림책들에서 많이 느낍니다. 어린이시로 유명한 외국시인인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의 시를 내용으로 그려진 그림책들을 보면 같은 시를 두고 다른 그림책작가가 그렸을때 얼마나 다른 얘기와 그림이 나오는지 실감할 수 있습니다. 

책을 보다 문득 생각나 컴퓨터를 뒤져보니 결혼 전에 신랑과 신랑의 청년회 동료분들과 함께 갔던 '철원 평화기행'에서 이태준 시비를 찍어온 사진이 있었습니다.





 



철원군 대마리 두루미평화관 입구에 세워져있는 '상허 이태준 문학비' 전경이예요.

우리 땅 어느 곳이 안 그럴까마는.. 철원도 풍광이 참 아름다운 고장이었습니다.
분단의 상처로 여전히 아픈 땅이지만, 평화를 향한 꿈도 그래서 더 간절한 땅.
월북작가로 저도 제대로 그 작품을 읽어본 적이 없어 사진을 찍으면서도 낯설던 이태준의 글을
어린 아들의 그림책에서 만나고, 코끝 찡해하며 뭉클해할 수 있었던 것이 고마워집니다.

언제 또 철원을 찾을 일이 있게되면 그때는 똑순이랑 함께 가서
이 시비를 보며 "네가 참 좋아하는 '엄마 마중'을 쓴 그 작가분이란다.." 하고 얘기해줘야겠어요.
두루미평화회관에서 바라보이던 너른 들판과 먼 백마고지 같은 아름답고 마음아픈 풍경을 다시 보면서
아이와 함께 천천히 걷고 많이 이야기하는 날들을 그려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책/똑순이 책2009. 7. 29. 22:54


아가씨, 제 전화 밧데리가 다 돼서 그만 통화가 중간에 끊어졌지요.
저도 아가씨도 어린 아가들을 키우고 있다보니 통화 한번 하기가 쉽지 않은데,
모처럼 시간이 잘 맞아 한참 하던 통화가 밧데리때문에 끊어지고 나니 아쉽고 죄송했어요.

그림책.. 이제 조카도 8개월을 지나 9개월을 향해 가네요~^^
똑순이는 곧 14개월이 됩니다. 아고..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흘렀는지요~
똑순이도 그즈음부터 그림책을 좋아했던 것 같아요.
처음엔 책 자체의 질감(딱딱하고, 페이지가 넘어가고 하는~)을 좋아했던 것 같고요
중간에 한동안은 또 다른 장난감들이 좋아지고, 기고 걷는데 열중하느라 책은 별로 안 좋아했던 시절도 있었고요
그러다 요즘은 또 많이 좋아합니다.
그래도 언제 또 관심이 다른데로 갈지는 알수없지요~
그러면서 크는 걸테니 '책 좋아한다, 아니다' 너무 연연하지는 않을라고요..^^;

어떤 책을, 어떻게 사서, 어떻게 함께 봐야할까... 저도 참 고민이 많이 됩니다.
좋은 책 찾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고요.
아가씨가 말씀하신 '교육용 전집'들은 저는 아직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뭐라 말씀드리기 어려워요.
진휘 아가씨가 주신 책이 몇 권 집에 있는데(기탄교육의 '놀배북', 한국차일드아카데미의 '명품꼬마 자연관찰', '명품꼬마 수학동화' 등)
똑순이는 그 책들도 좋아해요.

그런데 아가씨 말씀대로 가격도 비싸고,
또 한꺼번에 많은 책을 사놓는 것보다는 매월 몇권씩 새책을 사서 똑순이랑 같이 새책 읽어가는 재미가 쏠쏠해서
저는 아직 똑순이 그림책들은 단행본으로 주로 사고있어요.
또 '교육용 전집'들은 목적이 워낙 분명(?)하다보니 즐거움보다는 '교육'에 치중해서 아직 어린 아가들에게는 좀 버거울것 같기도해요.
저는 그냥 주로 '말'도 배우고, 예쁜 그림보며 즐겁게 책과 친해지라고 아직은 가벼운 단행본쪽을 선호하고 있네요. 

그림책은 그림이 예쁘고, 내용도 좋고... 아기에게는 책도 장난감인지라 크기나 질감도 다양한게 좋은 것 같아요.
헝겁책이나 거꾸로 넘기는 책, 넓게 펴지는 책, 팝업북들도 그래서 좋은 것 같아요. 
읽을때 리듬까지 좋은 그런 책을 만나면 저도 참 좋지요. 읽어주는 사람도 재미가 나야 잘 읽어줄 수 있으니까요. ^^ 
아무래도 아기 시절에는 엄마아빠가 많이 읽어줘야 애기들이 책과 친해지고, 좋아하게 될 것 같아서
될수록 열심히 읽어주려고 노력합니다.
귀찮고 힘들때도 있지만...ㅜ 다른 놀이보다는 제가 좋아하는 놀이이긴 해요. 휴~^^;;

아래에는 그동안, 그리고 지금도 똑순이가 좋아하는 그림책들을 몇 권 소개해 놓을께요. 
혹시 필요하시면 참고하시라고요~ 
그치만 아이들은 모두 성향도 다르고 관심도 다를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합니다.
또 똑순이도 그랬는데, 처음 한동안은 읽어줘도 별 관심없이 그전에 많이 읽던 책들만 가지고 오다가
어느순간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새로운 책들도 좋아하게 되는 경우도 왕왕 있었어요.
그래서 모든 책을 첨부터 좋아할거라는 기대는 하지 말아야겠다.. 싶더라구요.
엄마아빠와 함께 책보는거 자체를 좋아하게 되면
그 담엔 제 책꽂이에 있는 책들은 언젠간 차례차례 꺼내서 재밌게 보게 될거라 기대하고 있어요.




세밀화로 그린 보리 아기그림책 1 - 전3권 - 10점
이태수 외 지음, 보리 편집부 엮음/보리

똑순이가 제일 좋아하는 책입니다. 저도 참 좋아해서 저희는 5세트까지(총15권) 하나씩 장만했고 앞으로도 하나씩 더 살까해요. ^^

동물, 곤충, 곡식, 과일, 야채, 물고기, 꽃, 나비, 새.. 들이 정말 예쁘게 잘 그려져 있고, 짧고 반복적인 이야기도 재밌어요. 저도 잘 모르던 여러 생물들 이름을 알아가는 재미도 크고, 아이들이 사물 이름을 배우는데도 참 좋은 책인 듯 해요. 책크기가 작아 차타고갈때 가방에 넣어가서 읽기도 좋아요~^^

아이에게 가장 가까이 하게 해주고싶고, 자주 보여주고 싶은 것이 '자연'인데, 도시에서 살다보니 아쉬운게 많아요. 이 책이 조금은 그런 자연을 가깝고 친근하게 느끼게 해주는것 같아 참 좋습니다.


심심해서 그랬어 - 10점
윤구병 글, 이태수 그림/보리

글도, 그림도 너무 예쁘고 좋은 그림책이예요. 글이 좀 길어서 끝까지 읽기는 쉽지 않지만 그림만 봐도 예쁘고, 내용이 참 좋아요.(이 책은 초등2학년 교과서에도 실려있다네요)
돌지나고나서는 좀 긴 책도 재밌게 읽어줄만한듯해요. 이 책은 '도토리 계절그림책'4권 시리즈중 <여름>편이예요.
봄, 가을, 겨울도 책이 다 좋아요~ 강추!!!

아, 이 책나온 '보리출판사'를 제가 좋아하는데, 여기서 나온 단행본 그림책 <누구야 누구>도 참 좋아요.


두드려 보아요! - 10점
안나 클라라 티돌름 글 그림/사계절출판사

이 책은 '보아요' 시리즈의 대표작이예요. 똑순이가 젤 첨에 좋아했지요. 손으로 문그림을 두드리는 재미도 있고요. 다른 세권(찾아보아요, 물어보아요, 걸어보아요)도 모두 참 좋아합니다. 
그림이 단순하고 뭣보다 짧은 글이 재밌고, 반복되는 구절도 있어서 읽을때 리듬이 좋아요. ^^ 




열두 띠 동물 까꿍놀이 (보드북) - 10점
최숙희 글 그림/보림

까꿍놀이를 직접 잘하게된 요즘도 좋아하는 책이예요. ^^ 같은 작가의 '괜찮아'도 참 좋아합니다.




달님 안녕 - 10점
하야시 아키코 글ㆍ그림/한림출판사


우리 선배 말에 따르면 '전세계 아이들이 사랑한다'는 유명한 책이지요. ^^ 똑순이도 '안녕'과 '메롱'을 이 책보고 배웠네요~ 같은 작가의 보드북시리즈 4권(손이 나왔네, 구두구두 걸어라, 싹싹싹) 이 다 괜찮아요. 


시리동동 거미동동 - 10점
제주도꼬리따기노래·권윤덕 그림/창비(창작과비평사)

내용도 그림도 예뻐서 저랑 똑순이는 참 좋아하는 책이예요. 이 출판사에서 나온 '우리시 그림책'시리즈도 좋은 것 같아요. 저희에게는 '준치가시'란 책도 있는데, 아직은 똑순이가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수묵화같은 그림이 신기하고 시도 참 예뻐 나중에 좋아해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는 책이예요.



사과가 쿵! (보드북) - 10점
다다 히로시 지음, 정근 옮김/보림

역시 아주 유명한 책인데, 여러 동물들이 맛있게 사과를 먹는 소리들이 아주 멋진 책이예요. ^^
똑순이는 종이책으로 사주었더니 첨에 좀 찢었었는데.. 음. 요즘은 안 찢고 잘 봅니다~ 



아기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요? - 10점
낸시 태퍼리 글 그림, 박상희 옮김/비룡소

이 책은 글씨있는 책에서 글씨없는 책으로 넘어가는 중간과정(?)쯤에 있는 책입니다.
글이 아주 적기때문에 아이가 그림에 잘 집중할 수 있게 되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책이거든요. 똑순이는 아직은 큰 재미를 못느끼고 있어요~^^; 하지만 그림도 예쁘고, 내용도 재밌어서 저는 아주 좋아합니다. 숨은그림찾기하듯 아기오리를 찾는 것도 재밌고요~

아, 외국그림책을 고르실 때는 이 책처럼 '칼데콧상 수상작'을 고르는 것도 좋은 방법중 하나인 것 같아요. 똑순이가 보는 책중 몇 권을 봐도 이 상을 받은(좋은 그림책에 주는 상인듯해요~ 실은 누가 주는 어떤 상인지는 잘 모름^^;) 책들은 다 좋더라구요~ㅎ



파도야 놀자 - 10점
이수지 지음/비룡소

요즘같은 여름에 보기 참 좋은 책이예요~
글이 없고 그림만 있는데 목탄(?)이랑 푸른 물감만으로 그린 그림 느낌과 내용이 모두 어찌나 예쁜지요! 똑순이도 참 좋아합니다. 그림속 아이의 생생한 동작과 표정을 보고 같이 좋아하는듯해요~^^



 
사과와 나비 - 10점
이엘라 마리 외 지음/보림

이 작가는 글씨없이 그림만 있는 그림책을 여러권 그렸는데(빨간 풍선의 모험, 나무 등도 좋습니다), 아기들은 그런 책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읽어줄 때마다 엄마가 상상력(?)을 짜내야하는 어려움이 있지만 내용전개도 재미있고 그림도 좋아요. ^^;;





잘 자요, 달님 - 10점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 외 지음, 이연선 옮김/시공주니어

색채가 아주 화려하고 내용도 재미있는 그림책입니다.
똑순이가 한동안 자기전에 읽기를 좋아했던 책인데, 요즘은 다음에 올릴 <잠자는 책>을 더 좋아하긴 해요.
'마거릿 와이즈 브라운'이라는 이 시인의 시를 그림책으로 만든게 많은데 대부분 참 좋은 것 같아요.
똑순이는 이 사람이 쓴 '난 자동차가 참 좋아'와 '작은 기차'를 좋아했어요. 다른 책들을 저도 더 사볼 생각이예요.
잠자는 책 - 10점
스테파노 비탈레 그림, 샬롯 졸로토 글, 김경연 옮김/풀빛

이 책은 제 블로그 이웃인 '보통날'님이 소개해주셔서 알게된 책인데, 그림이 너무너무 예뻐요. 종이가 아니라 나무판에 그린 질감도 참 좋고요. 동시같은 글도 예뻐서 요즘 똑순이랑 제가 아주 자주 봅니다. ^^


너는 누구니? - 10점
키스 포크너 지음, 박현영 옮김/미세기

책장을 펼치면 큰 그림이 나오는 '입체북'이예요. 아기도 엄마도 깜짝 놀라고 재밌어요.
이 책은 내용도 좋고요, 같은 시리즈인 '입큰 개구리'나 '겁쟁이 아기곰', '나 펭귄 맞아?'도 그림이 재밌고 좋은데, 저는 그중 이 '너는 누구니?'가 젤 안 무섭고 좋았어요.^^;




탈것 - 10점
와라베 키미카 그림/대교출판

아.. 이 책, 진짜 대단해요~! 똑순이가 얼마나 좋아했던지, 다 뜯어먹고 이제는 완전히 너덜너덜해졌어요ㅠ
그치만 지금도 좋아하는, 넘 작고 깜찍한 책이예요. 이 시리즈중 저희는 이 '탈것'밖에 못 봤는데 다른 것들도 신기하고 좋을듯~




1부터 10까지 - 10점
척 머피 지음/비룡소

색깔이 너무너무 예쁜, 그리고 동물이나 사물들이 책장속에 숨어있다가 신기하게도 숫자만큼 튀어나오는 멋진 책이예요. 
똑순이가 자꾸 뜯으려해서 안타깝지만 그만큼 좋아하는 책이예요.

같은 작가의 같은 출판사 작품으로 <깜짝깜짝 색깔들>이란 색깔배우기 그림책도 참 예뻐요~^^ 




얼마만큼 자랐나 - 10점
윤석중 지음, 김소희 그림/문학동네어린이

우리 동시에다 그림을 붙인 책인데 그림이 참 포근하고 예뻐요. 첨에 그닥 좋아하지 않던 똑순이도 나중엔 많이 좋아하게된 책이예요. 동시는 말도 예쁘고, 운율도 좋아서 아기때 많이 읽어주면 좋을듯....




무엇이 무엇이 똑같을까 - 10점
이미애 글, 한병호 그림/보림

노래로 부르면서 읽어주기 좋은 책이예요. 연필로 그린 섬세한 그림이 따뜻하고 예쁘고요.

보림출판사의 '나비잠' 시리즈는 좋은 그림책이 많은 것 같아요. 잘 살펴보고 또 구해 읽으면 좋을듯~



 
아기 자람에 따라 불러주는 놀이노래 - 10점
백창우 지음, 한병호 그림/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노래만큼 아이랑 같이 하기에 좋은게 또 없는 것 같아요. 재울때도 그렇고, 놀때도 그렇고... 이 놀이노래 책은 짝짜꿍, 곤지곤지, 걸음마 등등 아이가 자라는 과정 내내 같이 불러줄 수 있는 노래가 많아서 참 좋아요. 주로 옛날 할머니들이 많이 불러주시던 그런 가락을 조금 현대적으로 다듬어서 부른 것 같아요.

똑순이는 차에서 이 CD를 틀어주면 잘 자고요(^0^), 그림책 중에 '도리도리 짝짜꿍'(유애로 그림, 보림출판사)이라고 쌍둥이들이 자라는걸 그림으로 그려놓은 책이 있거든요. 거기도 개월수 별로 불러줄 수있는 노래들이 같이 나오는데, 신기하게 이 책이랑 거의 가사가 같아요. 집에서는 '도리도리 짝짜꿍'보면서 같이 노래불러주면 똑순이가 아주 좋아했어요. 노래가 많아 부르는 제 목은 좀 아프지만요~ㅠ.ㅠ



사실 지금껏 똑순이가 봐왔고, 그래서 여기 올린 책들은 아주 유명한 책들이라
아가씨께서 조금만 찾아봐도 금방 눈에 띄실 책들이긴한데.. 따로 '소개'라고 모아놓으니 좀 쑥스러워요. ^^;;;
저는 아까 아가씨께 말씀드린 그 방식(알라딘의 유아책을 판매량 순으로 정렬한 후, 위에서부터 하나씩 책소개랑 서평들을 보면서 재밌을것 같은 책을 고르는.. 좀 무식한 방법~~~;;;)과 
주변의 선배엄마들로부터 추천받은 책들을 주로 사왔어요. 
아직 저도 본 책이 얼마 없고, 좋은 책 찾는 눈이 많이 없지만..
천천히 한권 두권 찾아가면서 똑순이랑 재밌게 같이 읽어가다보면 더 많이 찾을 수 있겠지요.
아가씨, 좋은 책 많이 찾으셔서 저희도 알려주세요~! 


아참참, 끝으로 저도 선배언니께 추천받아 아주 고맙게 읽고있는 이 책을 소개해드릴께요!!



우리 아이, 책날개를 달아 주자 - 10점
김은하 지음/현암사

아이들이 책을 좋아하게 되어서, 책으로부터 많은 지혜와 용기를 얻을수 있게되기를 바라는 엄마들을 위해~ 책을 어떻게 고르고, 어떻게 읽어주며, 또 어떻게 읽게해야할까... 도움되는 얘기들이 참 많아요. 좋은 책 소개도 많이 되어있고요. 아기책부터 초등학교 아이들이 읽을법한 책, 독서지도법 같은게 쉬우면서도 깊이있게 써있어서 두고두고 참고하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가 커갈수록 엄마의 독서지도(?)도 점점 더 어려워질 것 같은데.. 좋은 지침서를 알게되서 든든해요.

이 책에서 그림책 부분에 이런 얘기가 나와요. '그림책은 아이들이 만나는 최초의 예술 작품'이라고요. 예술이 뭔지 저도 잘은 모르지만 우리 아이가 예쁜 그림을 많이 보면 아름답고 따뜻한 감성도 함께 자랄 것 같아요. 또 꼭 그림책만이 아니라 집안에 거는 달력, 좋은 포스터 같은 것도 많이 붙여놓으라고요. 멋진 그림책 소개도 많은데, 저도 이 책을 최근에 읽어서 아직 똑순이에게는 사주지 못했어요. 그 책들 볼 생각을 하니 저도 벌써 기대되네요~~ㅎㅎ  
 

에고~ 엄마들이 할게 왜이리 많은지..
아기낳은 후로 뭐든 다 새로 배우고 익힐 것 투성이예요.
아기 돌보는 법, 이유식 만드는 법도 배워야하고, 이제는 아기 책까지 공부해야하니.. 참 쉽지 않아요. 그죠? ^^;;
그래도 또 아이를 위해서라면 눈에 불을 켜는 우리 엄마들.. 정말 대단해요.
모쪼록 재밌고 좋은 책 함께 보면서 아이들도, 엄마도 같이 더 많이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참, 어디서 보니 '아빠가 하루에 15분씩 책을 읽어준 아이들이 그렇지않은 아이들보다 훨씬 책을 좋아하고, 똑똑(?)해진다'던데~~~
똑순아빠도, 시매시님도 화이팅해야겠어요~ㅎㅎ
엄마 혼자 목아프게 두지 말고, 아빠들도 책읽어주기에 동참하라~ 동참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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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순이 책볼 때. 한번 꺼내기 시작하면 금새 작은 거실이 온통 난리부르스가 된다지요~^^;;;;






+ 표정이 심각하네요~ 음.. 여우가 작은 토끼 뒤를 살금살금 따라가고 있어요.. 호오~ 어떻게 될까요?
(이 책은 '도토리계절그림책' 중 겨울 편 <우리끼리 가자>예요. ㅎㅎ)




Posted by 연신내새댁
책/똑순이 책2009. 4. 6. 10:45



시리동동 거미동동 - 10점
제주도꼬리따기노래·권윤덕 그림/창비(창작과비평사)



똑순이가 요즘 아주 좋아하는 그림책입니다.
똑순이도 엄마아빠처럼 제주도에 가고싶은걸까요? ^^


제주도, 햇살 밝은 오후.
혼자 집에서 놀던 아이가 마루위에 놓인 바구니에서 찐 감자 한 알을 꺼내들고 집을 나선다.
왕거미 흰 거미줄이 눈부시다.
집 담옆에 앉아있던 토끼가 따라 나온다.
아이와 토끼는 친구가 된다.
돌담위에 앉아있던 까마귀도 뒤따라와 친구가 된다.
셋은 검고 높은 바위위에 앉아 감자를 나눠먹고
까마귀를 타고 하늘을 난다.
높은 하늘을 날아 찾아간 곳은
해녀 엄마가 물질하는 바닷가.
성게를 따고 나온 엄마는 셋을 모두 포근히 안고 집으로 돌아온다.
작은 집 방에는 따뜻한 불이 켜지고
토끼랑 까마귀랑 왕거미는 담옆에서 코 잠이 들었다.


.... 이런 이야기가
색감이 곱고, 단순한 그림과 짧은 꼬리따기 노래 가락에 실려 펼쳐집니다.

제주도 풍경이 참 섬세하면서도 잔잔하게 잘 그려진 그림책이라고, 새댁도 보면서 감탄했습니다.
집 옆에도, 푸른 들판과 밭, 야트막한 오름 중간중간에도 검고 낮은 돌담들이 잔잔하게 이어져있고,
옅은 녹색과 진한 청색을 오고가는 제주도 바다빛도 잘 살려 그려져있고요.

그림에 직선이 많고 캐릭터들이 아주 귀엽(?)진 않아서 똑순이도 처음에는 그리 관심을 보이지 않았는데
꼬리따기 노래때문인지 자꾸 보고싶어하는 책이 되었습니다.

아이는 엄마와 둘이 사는가 봅니다. 
어두워지는 저녁, 댓돌 위에는 엄마의 흰 고무신과 아이의 까만 고무신 두 켤레뿐입니다.
아이가 엄마를 찾아 타박타박 걸어가는 길 옆, 먼 밭 한켠에 돌담으로 둘러싸인 작은 무덤이 하나 있는데
아이 아빠일지도 모릅니다.
우리 아가 잘 놀고, 튼튼히 잘 크라며 멀리서 지켜보고 있을지도요.

발그스레한 흙이 인상적인 제주도 밭들 사이사이,
예쁜 돌담에 둘러쌓인채 옹기종기 들어앉아있는 봉긋한 봉분들이 무척 이채로웠는데
그 모습도 그림책에 담겨있으니 더 반갑습니다.

햇살좋은 날에 이 책을 가만히 보다 보면 
일나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의 애틋한 심정이 잘 전해져옵니다.
심심하고 조용한 오후,
토끼와 까마귀가 아이랑 함께 있어주어 참 다행입니다.
혼자 엄마를 기다린다면 얼마나 외롭겠어요.

+

지난 4월 3일에는 문득 달력을 보다 '아 오늘이 4.3이구나..'생각하고는
하루 2~3번은 꼭 읽어주게되는 '시리동동 거미동동'을 그 날도 읽으며 괜히 마음 한구석 짠했습니다.

옛날, 어느새 12년이나 지난 새댁의 대학 새내기 시절 이 날에는,
학교 꼭대기쯤에 있는 문과대 건물 로비에서 '레드 헌트'라는 4.3 당시의 양민학살을 다룬 다큐멘타리를 상영한다고
전투경찰들이 학교 정문을 박차고 들어오기도 했습니다.
그리 먼 시절도 아닌데, 아득한 옛날 얘기같기도 하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진 않은것 같기도 하고요.
 
예쁜 아가 그림책 보며 너무 무시무시한 생각을 한것도 같지만..
아무튼 아픈 상처때문에라도 더욱 아름답고 눈물겨워지는 섬, 제주입니다. 

똑순이가 좀 많이 커서, 한참씩 잘 걸을 수 있게되면..
손잡고 꼭 제주도 저 돌담길과 바닷가를 걸어봐야겠어요.
'시리동동 거미동동에 나왔던 그 바위네~'하고 얘기하면서요.
^^ 


+

이런저런 책들 보며 '아 블로그에 소개하고싶다'고 생각만 하다가
맘먹고 카테고리 정리도 다시 하고.. 똑순이 그림책부터 담아봤습니다.
혹시 수익이 좀 있을까 싶어 알라딘 광고도 달았구요..^^;
'새댁 추천도서' 이름붙이고 나니 뻘쭘한데요..
특별활동 시간에 도서부 활동하던 초등학교때부터 도서관 야간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 시절까지 통털어
도서관은 늘 참 좋은 놀이터였습니다.
수익보다는 제가 느낀 '고마움'들을 블로그 이웃분들과 나누고 
이웃분들과 두런두런 책 얘기도 많이 나누는 놀이터 하나 열어 재밌게 놀고 싶습니다.
좋은 책도 많이 추천해 주세요~^^

+

아! 하나 더~

이 봄에, 제가 좋아하는 연인들이 제주 올레길 여행에 다녀왔더라구요.
그 사진들 보며 멀리 집안에서도 잠시 제주의 시원하고 맑고 단(왠지 달아요, 제주 공기는..) 바람이 느껴지는듯 했습니다.
양해를 얻어 블로그 이웃분들께도 소개합니다~^^ 
노란 빛, 연두빛, 초록빛, 검은 빛이 어우러진.. 제주도와 우도의 아름다운 땅을 지금 한번 내려다보세요~  

쭌이의 시선으로 세상 바라보기- 여행기록 '2009 화순,부안,제주올레길'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