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안방베란다가 정리되기 전부터도 화분이 많은 베란다를 ‘우리집 식물원’이라고 불렀다. 선반을 설치하고 화분들이 좀더 깔끔하게 자리를 잡으니 더 식물원 같아졌다고 좋아한다. 나도 참 좋다. 아침에 베란다로 통하는 창문을 열면 아주 좋은 냄새가 난다. 달콤하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한 식물들의 냄새. 흙냄새.
벌레들도 좀 다니고, 관음죽은 아래쪽 잎이 많이 말라버린 것을 보니 뭔가 병충해 약이 필요한 것도 같은데, 식물과 사람 모두에게 나쁘지않은 것으로 잘 알아봐서 구해야겠다.
고추도 잘 자라고, 밤나무도 1그루 더 싹이 나서 먼저 자란 큰 나무 옆에 바싹 붙어 자라고 있다. 밤나무를 키울 수 있는 흙화분이나 땅을 찾아봐야겠다.
봄이 지나는 동안, 바깥 세상에는 여름이 오는 동안 우리집에서도 조용하고 치열한 성장의 나날이 흘러갔다. 고맙고, 더 애써봐야겠다. 함께 자라고 살아가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