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오랫동안 벼르던 안방베란다 화분 정리를 했다. 선반을 설치해서 작은 화분들을 올려두고, 큰 화분들 사이를 조금씩 띄워주었다. 크고 작은 화분들이 모두 한번씩 움직이는 동안 바닥 타일도 오랫만에 깨끗하게 물청소를 해주었다.
원체 화분이 많아서 정리를 해도 베란다에 자리가 많아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발디디기가 쉽지않지만 그래도 화분들 끼리는 조금 여유롭게 자리를 벌리고 지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5월에 친정에 다녀올때 키가 엄청 커버린 인삼벤자민 아기의 줄기를 가지치기해서 부모님께 갖다드렸다. 뿌리가 잘 나서 잘 자랄 수 있을지.. 부모님은 워낙 화초와 나무를 잘 키우시니까 인삼벤자민도 강릉에서 새롭게 잘 뿌리내리고 지내주기를.
처음 우리집에 왔던 엄마인삼벤자민도 올봄에 가지가 많이 무성해져서 그중 큰 가지 하나를 잘라 물화분에 넣어두었다. 뿌리가 조금 생기면 흙화분에 옮겨심어봐야겠다. 잎이 좀 떨어져서 죽으려나.. 걱정되기도 하는데 5월중에 어서 흙을 마련해서 심어줘야겠다.
작은 화분들은 선반으로 이사한후 다들 조금씩 안정감있게 자라주는 것 같다. 부지런한 쟈스민은 또 꽃송이를 피워올렸고, 아스파라거스는 선반의 철망 사이로 가늘고 긴 줄기를 무럭무럭 키워올리고 있다. 머리카락같은 아스파라거스를 요리해 먹어봐야할텐데... 어떤 요리에 넣지? 그냥 데쳐서 쌈장찍어 먹으면 되나..

아이들은 안방베란다가 정리되기 전부터도 화분이 많은 베란다를 ‘우리집 식물원’이라고 불렀다.
선반을 설치하고 화분들이 좀더 깔끔하게 자리를 잡으니 더 식물원 같아졌다고 좋아한다.
나도 참 좋다. 아침에 베란다로 통하는 창문을 열면
아주 좋은 냄새가 난다. 달콤하기도 하고 향긋하기도 한 식물들의 냄새. 흙냄새.

벌레들도 좀 다니고, 관음죽은 아래쪽 잎이 많이 말라버린 것을 보니 뭔가 병충해 약이 필요한 것도 같은데, 식물과 사람 모두에게 나쁘지않은 것으로 잘 알아봐서 구해야겠다.

고추도 잘 자라고, 밤나무도 1그루 더 싹이 나서 먼저 자란 큰 나무 옆에 바싹 붙어 자라고 있다. 밤나무를 키울 수 있는 흙화분이나 땅을 찾아봐야겠다.

봄이 지나는 동안, 바깥 세상에는 여름이 오는 동안 우리집에서도 조용하고 치열한 성장의 나날이 흘러갔다.
고맙고, 더 애써봐야겠다. 함께 자라고 살아가기 위해.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