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2020. 1. 9. 11:46

 

2020년이라는 날짜는 참 어색했다.
2018, 2019 라는 숫자들도 어색하긴 매한가지였지만
2020이라니.. 새로운 10년을 시작하는 이 숫자는 어린시절 공상과학만화에나 나오던 숫자같이 적응이 쉽지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하루하루가 흘러가는 것은 몇 년도이던 간에 똑같은 일이다.
기왕이면 성실하고 다정하게, 새로운 기운과 밝은 마음으로 매일을 살아갈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새해를 맞으며 작년을 돌아보고 올해 좀 더 변화하고 싶은 부분들의 계획을 세워보고 있다.
비슷한 듯 하면서도 매순간 조금씩 달라지는 것이 우리들의 삶이다.
아이들도 자라고 나도 자라고 있다.
기후위기는 더 가속화되고 있고, 아이들과 우리들이 맞을 미래도 어떤 면에서는 어둡게, 어떤 면에서는 희망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작년 말에 아이들이 독감을 앓으면서 아이들을 좀더 잘 먹여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밥짓고 반찬만들어 먹고 있지만 좀더 신경써서 다양한 음식을 만들고 챙겨먹여서 아이들이 튼튼하게 자라도록 보살펴야겠다는 경각심이 생긴 것이다.
그래서 식단을 짜기로 했다. 일주일 정도씩 미리 식단을 짜서 음식을 하고 중간중간 장을 보면서 메뉴를 더하기도 한다. 대충 급하게 만들어먹는 한끼를 줄이고, 마음먹고 준비한 다양한 채소 반찬을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변화라는 것이 어느날 갑자기 아무 바탕도 없는 상황에서 짠! 하고 일어나는 것은 아닌 것같다.
조금씩 어떤 경향성이 생기고 약간이라도 쌓인 바탕위에서 그 방향으로 좀더 확고하게 강화하는 변화가 가능한 것은 아닐까.
그런 점에서 올해는 작년부터 조금씩 늘려온 책읽기를 더 다양하게, 깊게 확장할 수 있으면 좋겠다.
운동, 여행, 집 정리, 그림그리기도 꾸준히 방향성을 가지고 실행력을 키워나가면 좋겠다.
전혀 바탕이 없는 어떤 것이 있다면 올해 조금씩 그 바탕을 쌓아가는 것도 필요하겠지.

 

작년 초에 외할머니외할아버지와 정동진에 놀러갔다가 시간박물관에서 아이들이 썼던 엽서가
1년이 지나 며칠전 우리집에 도착했다.
1년 뒤의 나에게 쓴 편지들.
시간을 건너 나에게 건네는 이야기. 오늘의 나에게 들려오는 과거의 내 목소리.
삶에는 이런 장치들이 참 필요한 것 같다.
오늘의 기록, 이야기를 시간이 지난 뒤에 다시 마주할 필요가 있다. 지난날의 일기 다시 읽어보기, 수첩과 공책들 훑어보기, 핸드폰에 저장되어있는 예전 동영상과 사진 다시 보기..
올해는 어떤 돌아볼 장면들과 이야기들, 기억들을 함께 만들어가게 될까.
새해를 시작하며 새로운 날들에 사랑과 건강한 변화와 마음의 여유가 풍성하기를 바래본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