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돌프야 안녕
나는 연제야
루돌프야 사이좋게 지내자
내가 너를 꼭 볼꺼야 알겠지
안녕 빠이빠이
연제가”
작년 크리스마스 즈음에 연제가 유치원에서 만들어온 크리스마스 장식에 써있는 편지.
편지 아래에는
썰매 줄을 매달고있는 루돌프를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는 자기 모습도 그려놓았다.
^^
몇해동안 겨울마다 우리집 거실 창문에는 반짝이 전구줄로 만든 크리스마스 트리가 생겼었다.
요 전등 나무 아래에 해마다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이 놓여졌다.
크리스마스 이브마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몰래 숨겨놓았던 선물을 꺼내와 조용조용 포장지로 포장을 하는 일은 번거롭기도 하지만 즐거운 일이었다.
그런데 남편은 이제는 아이들도 많이 컸으니 ‘진실’을 알아야하지 않겠냐며 크리스마스가 지나고 얼마후에 연수와 연호에게 “사실은 산타할아버지가 아니고 아빠가 선물 사온거야~”하고 말했다.
열두살 연수는 ‘그럴줄 알았다’는 반응, 아홉살 연호는 ‘그럴리없다’는 반응. ^^;;
일곱살 연제는 아마 아직 굳게 산타할아버지와 루돌프의 존재를 믿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마흔두살, 이제 마흔세살이 된 나도 믿고 있다.
산타할아버지의 정신은 세상의 많은 어려운 이웃들에게, 가난한 아이들에게 따뜻한 선물을 나눠주는 것.
산타할아버지가 크리스마스 이브밤에 우리집 창밖에 와서 보고 “음~ 올해도 엄마아빠가 선물을 잘 준비해놓으셨구나. 루돌프야 우린 그냥 지나가도 되겠다. 연수연호연제야 행복한 크리스마스 보내라~ 허허허허허” 하고 아이들의 꿈속에 인사를 남기고
다른 선물없는 아이들의 집으로 날아가셨을지 누가 아는가.
겨우내 창문에 붙어있던 크리스마스 장식을 얼마전에 떼서 상자에 넣어 수납장 꼭대기에 올려두었다. 아이들이 만들고 쓴 크리스마스 장식들도 함께.
한해를 잘 살고 12월 초쯤되면 아이들과 또 꺼내보겠지..
올해는 진실(?)을 알게된 아이들도 있으니 조금 다른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이웃을 돕고 마음을 나누는 크리스마스에 대한 이야기를.
벌써 기다려진다. 올해의 크리스마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