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08. 7. 7.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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앗. 모처럼 엄마가 똑순이를 재우는데 성공하고 컴퓨터앞에 앉았는데
재활용분리수거일을 알리는 아파트 안내방송이 나옵니다.
예민한 똑순이가 깼을까봐 얼른 안방문을 닫아놓습니다.
방송끝나고 열어보니 똑순, 잠에서 깨려고 꼼지락거리고 있습니다!
얼른 등을 가만히 토닥토닥해주었더니 다행히 다시 숨이 안정됩니다. 휴....

잠이 보물입니다.
우리집에서 요즘 똑순이가 자면 온집안에 평화가 흐릅니다.
똑순이가 안자면?
누군가가 안고 있어야 똑순이의 우렁찬 울음소리가 온 아파트단지를 울리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똑순이의 잠 1분1분에 진땀이 흐릅니다.

주말내내 똑순이를 안고있느라 고생했던 아빠가 아들과 마주보고 잠이 들었군요.
저렇게 엉겹결에 똑순이가 잠에 뚝 떨어지는 행운도 가끔은 찾아옵니다.

"이 날씨에 밤샘집회한 사람들 진짜 힘들겠다"
똑순이가 우는 통에 일요일 새벽부터 똑순이를 안고 집안을 방황하던 신랑이
새댁에게 똑순이를 넘기며 인터넷뉴스를 보러 갑니다.
지난 토요일 50만명이 모인 최대의 촛불집회 소식을 보면서
역사적인 현장에 함께 있지 못했다는 서운함에 아빠가 묻습니다.
"우리 평생에 저렇게 큰 집회를 다시 볼 수 있을까?"
갓난쟁이와 산모를 돌보느라 전공인 집회에도 못 나가고 애태우는 신랑이 안쓰러워 새댁, 단호하게 대답해줍니다.
"그러~~엄! 혁명해야지."

우리 살아 있을때 세상이 크게 바뀌는 혁명의 날이 과연 올까요? 그런 날을 만들수 있을까요?
장담할순 없지만 오늘의 촛불도 예상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좀만 기다려, 나중에 똑순이데리고 이보다 더 큰 집회에 같이 나갈 날이 올거야"
거창하게 대답한 김에 똑순이를 안고 노래를 부릅니다.
"깨어라 노동자의 군대 굴레를 벗어던져라~ 정의는 분화구의 불길처럼 힘차게 타온다~"
노래를 하니 똑순이 재우기에 지쳐있던 몸과 마음에 새힘이 솟는것 같습니다.
내친김에 한곡 더 부릅니다.
"어둠에 찬 반도의 땅~"

집밖 마을을 가득메운 습기가 보기만 해도 무서운 장마에
눅눅한 어둠을 몰아내는 밝은 촛불의 행렬이 마음 한구석을 뽀송뽀송하게 해줍니다.
애쓰고계신 모든분들 건강 조심하시고 힘내십시요.
저희 세식구도 마음으로 열심히 응원하고 있습니다. ㅠ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