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11. 8. 28. 14:26








가을로 가는 길목, 햇살은 환하고 공기는 한결 시원하다.
빨래도 잘 마른다.
날이 좋아지면서 천기저귀를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흰 기저귀에 떨어지는 한낮의 햇살이 따뜻하다.
밤에 빨래를 갤때면 기저귀에 남아있는 태양의 온기가 마음에도 스며드는 것 같다.  











연호는 참 잘 잔다. 오래오래 순하게.. 엄마젖이 불어 옷을 젖을 때도 있지만 깨울 수가 없다. 
고운 아기 단잠이 너무 귀하고 예뻐서 엄마는 그저 사진만 찍고 또 찍는다. 

가을로 가는 이 즈음에 연호가 특히 잘 자게 되었다. 
이제는 젖 배불리 먹고 눕혀놓으면 혼자 조금 놀다가 스르륵 잠이 든다.
주먹도 빨고, 부엌에서 들리는 엄마의 도마질소리, 물소리를 자장가삼아 눈을 사르르 감는 모습이 너무 고맙다.
연수 형아가 같이 놀자고 뛰어들어가 깨우지만 않으면 연호는 금새 잠이 든다. 
그 덕분에 엄마가 기저귀 빨고 삶고, 반찬 한가지라도 뚝딱 만들어서 제때에 형아랑 밥 챙겨먹을 수가 있다. 











손목이 아직 빠져나오지 않은 연호. 통통한 팔뚝 끝에 바로 손이 이어져있다. 
올록볼록 통통한 이 모습은 갓난아이 시절에만 볼 수 있지.. 만세하고 자는 모습, 만세한 팔이 머리보다 짧은 모습도. ^^
보고 있으면 웃음나는.. 갓난아이 예쁜 시절.










내 첫아기 연수도 저렇게 오동통하고 작은 시절이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늘씬하게 컸담...

어느날 연수가 목욕하고난 연호 몸을 보더니 한마디 했다. 
"엄마, 연호 소세지같아~" 
^^;;









앗. 외계인 출현? ㅎㅎ

엄마가 밥차리는 사이에 형아가 연호 이마에 스티커를 잔뜩 붙여놓았다.
그래도 좋아한다. 제 곁에 사람이 와서 눈맞추고 웃어주는걸 제일로 좋아하는 연호.











엄마가 바쁠때 연호 곁을 지켜주는건 개구쟁이 우리 형아다.
저 나름대로 연호에게 책도 읽어주고, 딸랑이도 흔들어주다가 이내 엄마 흉내내듯 "연호야, 놀고있어~ 형아 금방 갔다올께~"하고는 제 장난감있는 곳으로 뛰어가 버린다.
그래도 연호가 울면 얼른 다시 가서 "울지마, 형아가 있잖아" 하고 달래준다. 

한번은 연호가 계속 우니 연수가 곁에 서서 "연호야, 엄마 금방 오실거야, 걱정하지마"하고 타일렀다. 
설겆이하며 그 얘기를 듣는데 마음이 뭉클했다.
그래.. 엄마 금방 갈께. 엄마 없을때는 너희 둘이 언제라도 그렇게 서로 달래주고 지켜주면서 지내다오. 
 









삼김(三金)씨의 평화로운 한 때.









젤 작은 김씨, 어느새 울음 터지고...










큰 둘이 어찌어찌 달래본다. 울지마, 울지마... 엄마는 지금 바쁘니까 우리 셋이 같이 잘 있어보자구~.

 









연호 50일 사진 못찍은게 생각나서(글고보니 우리 애들은 스튜디오사진을 찍어본 적이 없네;;) 며칠전에 거실소파에 앉아 70일(?) 사진을 찍었다. 늘 내복만 입히다가 모처럼 외출복도 꺼내 입히고..^^;

연호야, 잘 자라줘서 고맙다.. 참 순하고 다정한 아기.
지난 여름 힘들었던 순간들을 네가 잘 자주고, 많이 웃어줘서 엄마가 넘어올 수 있었단다. 
네 덕분이라고, 고맙다고 네 곁에 누워 마음속으로 얼마나 많이 말했는지 몰라. 고맙다, 우리 아기.











힘들었던 여름이 끝나간다.
처음 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보느라 더없이 쩔쩔맸던 여름.
연수도, 연호도, 아빠도 참 고생많았다.
여름 지나는 동안 연수도 참 많이 컸고, 연호도 많이 컸다.
나도 애 둘 보면서 밥도 챙겨먹고 살림도 어찌어찌 꾸릴 수 있게 되었으니 많이 큰 것 같다. ^----^
두 아이데리고 참 잘 놀아주고, 부족한 살림일손도 잘 거들어주는 연수아빠도 육아내공을 날로 쌓아가며 많이 자란 여름.

무덥고, 습하고, 맑게 갠 하늘보기가 너무 어려웠던 힘든 여름이었지만
그래도 고마운 여름이었다. 
우리 모두를 쑥 키워주었던 고마운 시간이었다. 
가을에는... 맑은 하늘처럼 더 가벼운 마음으로, 더 밝게 행복하게 영글어갈 수 있기를.
모두, 모두 화이팅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