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08. 8. 28.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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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순이 똘망똘망한 사진 하나 올려봅니다.

오늘도 하루가 참으로 금방 끝났습니다.
시간이 어찌나 잘 가는지... 하루 해가 저물 때쯤 되면 살짝 무섭기도 합니다.
이렇게 시간이 가다보면 금방 나이가 들겠다....

"구두를 새로 지어 딸에게 신겨주고 / 저만치 가는 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
한 생애 사무치던 일도 저리 쉽게 가것네"

김상옥 시인의 '어느날' 이라는 시입니다.
한 생애 사무치던 일들이
새로 지은 구두를 신은 딸아이의 사뿐한 발걸음처럼 멀어져가는 것을 느끼는
중년의 날이 새댁에게도 곧 찾아오겠지요.
한 생애 사무치던 일들.. 내게는 어떤 일들이 그런 일들이었나.. 생각해봅니다.  

똑순이가 잠들고 나서 혼자 조용조용 저녁을 차려먹었습니다.
요즘은 해지면 자고 해뜰때쯤 깨는 똑순이 리듬에 맞춰서 살다보니
하루동안 먹을 요리를 아침에 다 합니다.
덕분에 아침상이 하루중 가장 풍성(?)하고 저녁상은 하루중 가장 간소합니다.

저녁 8시, 우리집은 이미 한밤중.
오늘 하루 똑순이는 뒤집기 연습을 열심히 했고, 얼굴앞에 주먹을 놓고 눈동자를 모으는 모습도 보여주었고,
목도 어제보다 더 잘 가누게 되었습니다.
엄마는 어제보다 덜 징징거렸고, 어제에 이어 산후체조를 거르지 않고 해주었으며,
어제 읽던 책을 좀더 읽었습니다.  

좀 더 의연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언젠부턴가 돌아보니 똑순엄마, 안부를 묻는 주위 사람들에게 '글쎄.. 잘 하고 있는건지 모르겠어-'라며
자신없어하고 자꾸 징징대고 있더군요.
초보엄마지만 똑순이에게는 한번뿐인 유아기,  
당황하고 안절부절하고 걱정하기보다는
미숙하더라도 침착하게, 차분하게 아가를 대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똑순이도 다 느낄테니까요.

연습없이 바로 실전이라는 것이 우리들 인생의 특징이지만
육아처럼 아이와 부모가 함께 '던져지는'(먼저 엄마가 된 제 친구가 한 표현이예요) 것도 없는 것 같습니다.
당황하고 헤메는 것이 당연하지요.
미리 공부하고 준비하는 것이 제일 좋지만 쉽지 않기도 하고, 준비한다고 해도 막상 아기가 태어나고보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렵더라구요.
그러니 아이와 부모가 함께 자라는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책, 의사선생님, 육아사이트에서 만나는 수많은 동지들(!)의 지원을 받으면서...  

사실 아이는 때가 되면 스스로 알아서 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신생아시절 유난히 뒤통수가 튀어나왔던 똑순이,
할머니의 큰걱정과 똑바로 눕혀 재우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잘 되지 않더니
2개월이 지나고 나자 똑바로 누워 모빌보며 잘 놀더니
이제는 뒤통수가 적당히 예쁘게 들어갔습니다.
오른쪽으로만 누워자서 두상이 찌그러질 수 있으니 왼쪽으로도 눕히시라는 의사선생님 말씀에
엄마가 부단히 왼쪽으로 눕혀 보려해도 잘 안되더니, 역시 얼마전부터는 알아서 왼쪽으로 누워 잘 자구요.  
참...^^

이렇게 크는 아이들 앞에서 엄마가 할 일은
믿어주고 기다려주고 응원해주는 일이겠구나.. 싶습니다.
그래도 행여 어디가 아프진않나... 아침마다 체온재고 하루종일 싼 소변기저귀 개수 세고, 모유수유일지쓰며
엄마도 의젓한 '베테랑엄마'로 성장하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