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2008. 2. 15.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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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으로 뉘엿뉘엿 해가 지고 있습니다.
새댁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해바라기를 하며 하루 종일 잘 놀았습니다.
아침에는 북한산을 넘어 떠오른 아침햇빛이 환하게 들어오는 작은 방들로,
오후에는 오후 햇빛이 따스하게 들어온 거실과 안방으로
온종일 해를 따라다니며 토닥토닥 해빛속에서 놀았습니다.
하루종일 온몸가득 햇살을 받으며 논 날은
어린아이처럼 몸도 마음도 가볍습니다. 노느라 곤해진 몸에 잠도 잘 옵니다.

참으로 많은 저녁을 살아왔습니다.
종종걸음으로 저녁모임을 하러 가기도 하고,
때로는 병원으로, 때로는 데이트를 위해 인파속으로
또 어떤 날은 아무도 기다리는 사람이 없는 작은 집을 향해 터벅터벅 지친 발걸음으로 퇴근을 하기도 하며
많은 저녁들을 보냈지요.
언젠가 여행지에서 렌트한 봉고를 타고 신나게 숙소로 돌아오던 저녁이 있었습니다.
큰 호수옆을 지나는데 오늘처럼 하루종일 신나게 따라다니며 놀았던 해가 지고 있었습니다.
'아 내가 지금 행복하구나'
밀려오는 행복감을 온몸으로 느낀 날이었지요.
그때부터 행복한 저녁에 대한 감각이 예민해졌어요. 행복한 저녁을 맞을 수 있도록 살고 싶습니다.

이 시간.. 어떤 저녁을 보내고 계신가요?
새댁은 내일 고향집에 내려갈 짐을 싸며 오늘 이 저녁을 보낼 참입니다.
해님 안녕! 여러분도 모두 편안한 안식을 찾는 저녁이 되시길 빕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