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6. 2. 15:40


천둥소리 요란한 것이 곧 비가 쏟아질 것 같습니다.
똑순이는 코 낮잠을 잡니다.

지난 주말, 가까운 친지분들 모시고 똑순이 돌잔치를 했습니다.
잔치라고 할 것까진 없는 가족들과의 점심식사였지만
똑순이의 첫 생일인만큼 돌상도 차리고, 돌잡이도 하고..
멀리 지방에서, 그리고 서울 곳곳에서 찾아와주신 집안 어른들께 축하와 덕담도 많이 들었습니다. 

큰 잔치도 아니었는데 막상 치르고나니 몸에 힘이 쭉 빠져서 
몸살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하룻밤 자고나니 괜찮아졌어요. ^^

똑순이도 엄마도 한살이 되는 6월이 시작됐습니다.
이제 지난 1년 천천히 돌아보는 차분한 시간도 갖고, 
똑순이 돌잔치 얘기도 조만간 사진정리해 포스팅해야겠어요.

돌잔치 치르고 오는데 문득 노래 하나가 오랫만에 떠올라 흥얼흥얼 했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사랑'이랑 시를 가사로 만든 노래..
"사랑은 고통 참혹한 고통.." 이런 가사가 대학시절과는 다른 의미로 절절했습니다. 
 
엄마가 되고서 '사랑'이란 것을 새롭게 알아가는 듯합니다. 
그 시, '사랑'을 옮겨놓습니다.





사랑은
슬픔, 가슴 미어지는 비애
사랑은 분노, 철저한 증오
사랑은 통곡, 피투성이의 몸부림
사랑은 갈라섬,
일치를 향한 확연한 갈라섬
사랑은 고통, 참혹한 고통
사랑은 실천, 구체적인 실천
사랑은 노동, 지루하고 괴로운 노동자의 길
사랑은 자기를 해체하는 것,
우리가 되어 역사 속에 녹아들어 소생하는 것
사랑은 잔인한 것, 냉혹한 결단
사랑은 투쟁, 무자비한 투쟁
사랑은 회오리,
온 바다와 산과 들과 하늘이 들고일어서
폭풍치고 번개치며 포효하며 피빛으로 새로이 나는 것
그리하여 마침내 사랑은
고요의 빛나는 바다
햇살 쏟아지는 파아란 하늘
이슬 머금은 푸른 대지 위에
생명 있는 모든 것들 하나이 되어
춤추며 노래하는 눈부신 새날의 
위대한 잉태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