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8일 즈음에 세 녀석이 모두 학교와 유치원에서 어버이날 선물을 만들어왔다.
카드도 쓰고, 꽃도 만들고, 효도쿠폰(?)도 여러장 넣어 제법 두툼한 봉투들을 안겨주었다. ^^
맞춤법이 아직도 군데군데 틀린 열한살 연수 편지부터 인심좋게 쿠폰을 삼십장이나 넣은 여덟살 연호 카드, 선물이 담긴 예쁜 반짝이빽을 절대 지금 열어보면 안되고, 네 밤자고 월요일 아침에 열어야한다는 선생님 말씀을 신신당부하며 전하는 여섯살 연제 선물까지 하나하나 재미있고 고마웠다.
어느새 세 녀석이 다 각각 어버이날 선물을 만들어오는 나이가 되었네..
한동안 몇년간은 색종이꽃과 예쁜 그림이 그려진 카드들을 받게 될 것이다.
우리가 어릴때 부모님들께 해드렸던 것처럼.
엄마아빠 방 벽에 한동안 붙여두기도 하셨던 내 어린시절의 카네이션 그림처럼.
어버이날 당일에는 우리 동네 곳곳에 꽃이 많이 보였다.
어린이집에서 하원하는 아이의 유모차를 밀고가는 젊은 엄마의 손에도,
일찍 귀가하는듯한 스무살 정도 되보이는 청년의 손에도 작은 카네이션 꽃바구니들이 들려있었다.
일년에 하루라도 이렇게 사람들 손에 꽃이 들려있으니 좋구나..
그리고 꽃만큼이나 사랑의 마음들이 따뜻하게 환하게 피어났으면 좋겠다..
그런 생각을 하며 하루를 보냈다.
부모 노릇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부모가 되어서야 알게된다.
꼬꼬마들을 키우는 시절은 이제 겪어봐서 알지만 점점 자라는 아이들을 키우는 시절은 또 어떤 어려움이 있을지 아직 모른다.
걱정되는 것은 많고, 제대로 잘 해주는 것은 없는 것 같은 나의 부모 노릇.
때로는 기대가 앞서고, 걱정이 지나쳐서 아이들을 힘들게 하기도 하고,
때로는 힘에 부치다고 게으름 피우느라 바로 못 키우고 소홀하기도 한
내 보살핌의 품 안에서
오늘도 애써 제 힘껏 자라고있는 아이들에게
고맙고 미안하다.
좋은 부모가 되는게 어렵게 느껴지고, 아이들을 잘 키우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마음이 힘들 때
아이들이 안겨준 고운 종이꽃을 보고, 서툴지만 마음이 담겨있는 편지들을 읽으면서 기운을 내야겠다.
나도, 아이들도 완벽하지 않고 부족하고 모자란게 많은 사람들이지만
오늘 우리가 함께 이렇게 살아갈 수 있는 것
사랑하고 웃고 안아주며 지낼 수 있는 것
이 큰 선물 앞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따뜻한 사랑의 마음으로
이 시간을 고맙게 살아야지.
사랑한다 우리 아가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