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일기2008. 2. 26. 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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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도 어느새 나흘밖에 남지 않았다. 시간 참 잘 간다.

시골 외할머니께서 보내주신 '냉이'로 된장국을 끓여 먹으면서

봄은 온실안의 화초가 아니라 들판의 이름모를 풀과 꽃들에게 먼저 온다고 하시던

신선생님 글귀 생각을 했다.


이 냉이는 경북 상주 청상면 청리, 깊은 산골짝에 있는 작은 마을의

어느 햇빛 잘 드는 작은 밭뙈기에서 일찌감치 봄기운을 품고 자라던 녀석이다.

그러니 봄은 햇볕 찬란하나 풀한짝 자랄 틈없는 도시의 아스팔트 위보다

춥고 여전히 찬바람 쌩한 그 산골짝 작은 밭에 먼저 오는 셈이다.

매끈하고 하얀 도심속 우리의 손보다

검고 트고 갈라진 촌할머니의 쭈글쭈글한 손이 제일 먼저 봄을 맞는 것이다.


나는 어떻게 이 봄과 만날 것인가.

어디로가서 내 손으로 직접, 찾아오는 이 봄을 반갑게 영접할까.

문 밖으로 자꾸 나서고 싶어지는걸 보니 봄이 멀지 않긴 않았나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