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댁네 아파트 물탱크 청소관계로 오늘 하루(오전8시부터 오후5시까지) 단수가 진행됩니다.
상반기, 하반기 한번씩 있는 일이라
어제 안내방송 듣고는 '낼 아침에 일어나서 욕조에 물을 좀 받아둬야겠구나' 생각했지요.
오늘 아침 6시부터 일어나 뒹굴뒹굴 낑낑 거리는 똑순이와 잠시 놀다가
'아 물 나올때 똑순이 빨래를 좀 돌려야겠다' 생각하고는
방수요와 천기저귀들, 옷과 손수건 등을 세탁기에 넣고 작동 버튼을 눌렀는데
물은 안나오고 끼이 끼이~ 이상한 소리만 나는 거예요.
응? 이게 뭔일이래?
세면대의 수도꼭지를 틀어봤는데 앗! 여기도 물이 안나옵니다. 샤워기도..
당황스럽습니다. '벌써 물이 끊겼나? 8시부턴데??'
생각해보니 이 시간쯤 이집저집에서 다들 물을 받아두려고 많이 틀어서
안그래도 수압이 약한 꼭대기 바로 아래층 새댁네 집에는 잠시 물이 안나오는게 아닐까 싶더군요.
이 일을 어쩌나.. 신랑은 씻고 출근도 해야하고
쌀씻어 밥도 지어야하는데요..ㅠㅠ
일단 세탁기 취소버튼을 누르고, 신랑 세숫물이라도 받아야겠다 싶어 샤워기를 트니
그래도 다행이 물이 '졸졸졸' 아주 조금씩은 나왔습니다.
똑순이 욕조에 그 물을 받는데 잠시 지나니 '크르릉~~'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좀 세게 나오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물 색깔이 누르스름한 것입니다.ㅠㅠ 이건 또 무슨 일인지....
결국 그 물은 버리고 다시 받으니 이제 색깔없는 '정상물'이 나옵니다.
휴~~ 물 떨어지기 전에 할 일이 많습니다.
얼른 쌀씻어 밥안치고, 하루동안 마실 물 받아놓고, 가습기에도 물 채워넣고..
신랑깨워 씻게 하고.. 새댁도 얼른 씻었습니다.
사실 평소엔 하루쯤 세수 안해도 잘만 지내던 새댁인데
(똑순이랑 둘이만 얼굴 마주보고 있는 날은 뭐~ 똑순이는 세수안한 엄마얼굴도 전혀 개의치않고 좋아라 웃어줍니다~~^^;;)
물이 안나온다 생각하니
갑자기 얼굴이랑 몸이 막 근질근질한 거예요.. 깨운하게 샤워까지 해버렸습니다^^
예전에 학교 화장실 개수대 위에 '2010년 물부족국가! 한방울씩만 아껴도 하루 10t의 물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던게 생각납니다.
2010년이면 낼모레쟎아요..ㅠㅠ
그 사이에 사람들이 특별히 물을 아껴쓰진 않았을것 같고... 정말 물이 부족해지는 날이 오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당장이야 큰 불편 모르고 지낼 수 있겠지만
우리 똑순이가 자랐을때 이 세상은 어떨까요..
물부족,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 나랑 먼것같은 얘기들이 이제는 조금씩 실감나고 있긴 하지만..
우리 아이들이 자랐을때는 정말로 지옥같은 현실로 펼쳐지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무섭고 지금 여기서 뭘 해야하는걸까.. 고민도 됩니다.
환경운동에 동참해야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조금이라도 '녹색'을 살리는 정치가 펼쳐지게 감시하고, 요구해야할 것도 같고요..
이런저런 생각이 많아지는 '단수일'입니다.
물이 안나온다는 생각만으로도 목이 바짝 마르는 느낌입니다.
다행히 오늘 마실 물은 준비해뒀는데, 아침에 씻고 식사 준비하느라 분주해 그만 '손씻을물'을 따로 받아두지 못했네요..
어쩌나.. 똑순이도 있어 집에서 자주 손씻는 편인데.. 물티슈로 하루 연명해얄듯합니다.
간편하게 휙휙 뽑아쓰는 이 물티슈도 실은 참 그렇습니다.. 똑순이 종이기저귀도 그렇구요.
잘 썩지도 않는 이 쓰레기들을 이렇게 많이 만들어내다니...
지구와 아이가 같이 건강하게 살아가려면 어찌해야하는지-
천기저귀쓰고.. 물에 잘 분해되는 재활용빨래비누로 빨고 하면 제일 좋겠지만... 현실에서 환경을 지키는 작은 실천은 참 어렵습니다.
그래도 조금씩이라도 실천해봐야할 것 같은데
새댁, 엄두를 잘 못내고 있습니다ㅠ
예전에 참 짠하게 읽었던 환경관련된 좋은 책들 생각나 제 블로그 놀러오시는 분들께 권해봅니다.
보시고 새댁에게도 좋은 얘기 많이 해주세요..
새댁도 오늘 하루는 그 책들 다시 한번 뒤적거리며
'똑순아, 우리 어떻게 살아야할까'하고 똑순이 앉혀놓고 얘기 좀 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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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곰치 르포 산문집, <발바닥 내 발바닥>, 녹색평론사
소설가로 등단한 김곰치 씨의 언어에는 정말 살아 펄떡펄떡 뛰는 물고기같은 생명력이 있습니다.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따뜻한 시선, 그 곁에 찾아가 서는 뜨거운 발바닥의 온기가 느껴지는 글들입니다.
최성각 산문집, <달려라 냇물아>, 녹색평론사
앗. 이분도 소설가시군요. 저와 동향이시라 괜시리 더 애틋해하며 읽었던. ^^
환경단체 '풀꽃세상'에서 해마다 수상하는 '풀꽃상' 이야기와
네팔에서 온 이주노동자로, 한국경찰에서 행려병자로 오해(?)받아 6년간 정신병원에 수감되었던 찬드라 구마리 구릉 씨(이 분 이야기는 박찬욱 감독이 '내 이름은 찬드라'란 영화로 만들기도 했지요, 국가인권위원회의 인권영화 '여섯개의시선' 1편 중)에게 사과하기위해 네팔을 찾아다녀온 여정이 가슴 뭉클했습니다.
요시니 타로,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들녘
아바나! 참 가보고싶은 도시입니다.
쿠바여행.. 새댁 평생에 한번은 가능하려나요? ^^
도시농업(건물 옥상이나 주택 마당, 거리 화단 등에서 농사를 짓는 거예요!^^)을 통해 220만명이 넘는 아바나 시민들이 야채를 자급자족하고 있다는 것과
자전거가 도시의 주 교통수단이며, 버스와 전철은 자전거를 충분히 보조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있다는 내용이 넘 놀라웠던 책.
미국의 경제봉쇄가 또다른 의미에서 아바나를 진정한 '대안세계'로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한 도시, 혹은 한 나라 차원에서 어떻게 '생태적인 삶으로의 변화'가 가능할까... 궁금했는데 어렴풋한 윤곽은 그려볼 수 있게 해줬어요.
우리 사회도 환경위기에 대한 절박함이 좀 더 공유되고, 제대로된 대안들이 정책으로 추진된다면...
그린벨트도 없어지고, 대운하도 뚫고파하는 시대에 영 가당치않은 얘기인듯 하지만요..ㅠㅠ
나온지는 좀 오래된 책입니다. 그 사이 더 좋은 책들이 많이 나왔겠지요. 새댁에게도 좀 알려주세요~
*
앗!
마침 토댁님네에서 재미있는 '책 세권 제목으로 한 문장만들기' 릴레이가 진행되고 있네요~^^
새댁이 소개한 책도 마침 세 권이라~~ 언능 동참해봅니다.
"달려라! 냇물아~
발바닥 내 발바닥 도 함께 달려라~
생태도시 아바나의 탄생 을 보러가자~~~^^"
이 가을, 새댁도 똑순이 놀고 자는 짬짬이 좋은 책들을 손에 많이 펼쳐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