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호가 엊그제 진외가 증조할머니 생신선물로 드린 나무그림)


며칠전 저녁을 먹다가 연호가 말했다.

“엄마, 내가 오늘 학교갈 때
분수대 옆 소나무한테 ‘소나무야 안녕!’하고 인사했더니
소나무 가지가 바람에 흔들려서
나한테 ‘안녕~!’하는 것처럼 보였어.
그런데 소나무는 초록색 잎이 복슬복슬하게 나있잖아.
그래서 내가 ‘너는 복슬복슬한 잎으로 우리를 항상 따뜻하게 감싸주는구나’하고 말했더니
소나무가 ‘고마워~’하고 나한테 말하더라~”

정서라는 것은 대물림되는걸까.
나에게도 어린시절 이야기를 나누던 나무 친구, 바위 친구가 있었다.
고향 도시 어디서나 멀리 보이는 산맥의 능선에게도 나는 이야기를 하곤했다.
지금도 고향에 가면 인사하고 마음속 이야기를 한다.
^^

재작년에 이사와 연수가 혼자 아침에 학교에 갈때
나는 그전날 오후에 같이 쫓아다니며 놀았던 잠자리들이 연수의 등교길 친구가 되어주기를 빌었던 적이 있었다.

형보다 늦게 집을 나서는 1학년 꼬꼬마 연호에게는 소나무가 등교길의 친구인 모양이다.

“연호야, 엄마도 어릴때 나무 친구랑 얘기 많이 했었어~”하니
‘“나무가 뭐라고 그랬어?” 묻는다.
“응.. 나무가 잘 지내라고 하더라..^^”

연호야. 오늘도 나무 친구랑 얘기했니?
꽃샘추위 잘 견디고 아이들도 나무들도 새봄 잘 지냈음 좋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