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9일, 아침 하늘이 참 멋있는 날이었습니다. 


'엄마를 위한 그림책 모임'에서 진행하는 2015 서울시 부모커뮤니티사업 <그림책으로 철학하기> 4강에 함께 하기 위해

'아름다운' 엄마들이 속속 작은도서관으로 모여들었습니다. 


ㅎㅎ 이 날의 주제는 '아름다움에 대해 생각하기'였거든요~. 


'그림책으로 철학하기'가 횟수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강좌 시간을 기다리는 마음이 설렙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 될까..?' 기대하면서 도서관을 들어서는 엄마들의 얼굴이 참 예쁘다고 저는 생각했어요. 





미스 럼피우스 - 10점
바버러 쿠니 글, 그림 | 우미경 옮김/시공주니어



.... 할아버지 이야기가 끝나면 앨리스는 "나도 어른이 되면 아주 먼 곳에 가 볼 거예요. 할머니가 되면 바닷가에 와서 살 거고요." 했대요.

할아버지는 "그래, 아주 좋은 생각이다, 얘야. 그런데 네가 해야 할 일이 한 가지 더 있구나" 했어요. 

앨리스는 "그게 뭔데요?" 하고 물었지요. 

할아버지는 "세상을 좀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지" 했어요. (책 9쪽 중에서)



이 날 김주희 쌤께서 읽어주신 책은 <미스 럼피우스> 예요.

그림책도 너무 맛깔나게 잘 읽어주시고, 우리들의 토론도 진지하게, 때론 유쾌하게 잘 이끌어주시는 김주희 쌤의 은근하고 깊은 매력에

저만 자꾸 끌리고 있는건 아니죠~? ㅎㅎㅎ (벌써 마지막 시간만 남겨두고 있다니 너무 아쉬워요ㅠㅠㅠ)






참가자들은 모두 여느 때처럼 자기 안에서 질문을 한가지씩 퍼올렸습니다. 

'그림책으로 철학하기'에서 제일 어렵지만 제일 재밌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다양한 질문들이 한사람 한사람에게서 모아져 나오는 동안 우리는 우리가 지나쳐온 그림책속으로 다시 되돌아가게 되고,

그림책에 반응하는 우리들의 마음 속으로도 들어가 그중 제일 먼저 찾은 한가지 실마리를 붙잡으며 함께 이야기나눌 준비를 하게 되는 것 같아요. 



우리들이 내놓은 여러 질문들을 모아서 '아름답게 만드는 일'의 의미가 무엇일까?를 같이 생각해보기로 하고 

'아름다움'이란 말에 대해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어요. 


어떤 것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낄까요? 라는 선생님의 질문에 

아름다운 하늘, 풍경과 같은 빛, 모양, 웃는 얼굴, 좋은 감정이 들게 하는 어떤 것들.. 

부당한 것에 맞설 수 있는 소신, 저항, 희생, 양심, 인간의 존엄함을 보여주는 어떤 것, 인간적이라고 느껴지는 장면들... 

다양한 이야기가 이어졌어요.


인간 모두에게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 감동을 주는 행동, 선행.. 등의 이야기를 통해 

아름다움은 '자신만이 아닌 타인을 생각하는 것'이란 정의에 생각이 모아졌지요.


또,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 대상이 나에게 주는 메세지를 듣고 읽지 않으면 찾을 수 없는 것, 

대상을 향해 열려있지 않으면 그 존재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없다는 이야기도 함께 나누었어요.     


어떻게 하면 열려있을 수 있을까?

세상을 향해, 우리 주위의 소중한 것들을 향해, 어떻게 하면 열린 마음으로 바라보고 

아름다움을 찾고, 느끼고, 우리 자신도 아름다워질 수 있을까요?


왜 '세상을 좀 더 아름답게 만드는 일'이 필요했을까요? 

앨리스에게, 할아버지에게 그리고 우리들에게도요. 

그리고 그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질문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고, '함께' 생각하고, 이야기나누며 답을 찾아간다는 것이 얼마나 멋지고 감동적인 과정인지

매번 '그림책으로 철학하기'를 할 때마다 느낍니다. 

내 생각이 막힐 때, 다른 분의 이야기로 머리속이 환해지기도 하고

함께 고개 끄덕이고, 자기 이야기를 하다 저도 모르게 눈물이 왈칵 쏟아질 때 

곁에서 함께 마음 먹먹해지기도 하면서 말이예요. 



'아름답고 싶어하는 것', '의미있게 살고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성이라며 

'인간에게는 자신을 실현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인본주의심리학 이야기도 선생님께서 잠깐 해주셨지요. 


아름다움을 경험하고, 무엇보다 그 경험에 대해 '생각'하는 것, 성찰하고 의미를 찾는 속에서만 

우리는 아름다움을 찾고 실현하며 살 수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누었습니다. 








'그림책으로 철학하기'에서 나누는 이야기를 모두 후기에 옮기지 못해 아쉽고 죄송해요. 

기록에 한계가 있기도 하지만 그 순간 우리가 느꼈던 소중한 감정들을 이렇게 글속에 온전히, 고스란히 담아내는 것은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어찌보면 보이지않는 우리들의 마음이 한뼘 더 자라는 것일 수도 있고, 

그 한뼘만큼 우리가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오늘 하루가, 

마을에서 이웃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생활이, 

우리 자신의 삶이 

조금 더 아름답고, 행복한 것으로 변화해가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4강이 끝난 후에는 그림책엄마님들이 정성껏 준비해주신 연잎밥과 샌드위치를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크고 넓은 연잎위에 놓인 약밥을 보니 왠지 귀한 대접을 받는 것처럼 마음이 행복해졌습니다.   



이 좋은 시간을 더 많은 이웃 엄마님들과 함께 나누지 못하는 것이 아쉽기도 해요. 

7월 23일(목) 오전 10시 30분에 있는 마지막 5강에서는 좀더 많은 분들과 재밌게 이야기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상상마루 엄마님들~ 김주희 쌤의 '그림책으로 철학하기'의 매력에 풍덩~~! 빠져보세요~~~ 

올여름을 시원~~~하게 날 수 있는 마음의 힘을 얻으실 거예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