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운동하는 요가센터 근처에 콩나물국밥집이 있다.
뜨끈한 국물 먹고싶을때 가끔 요가마치고 가서 점심먹고 오는데
나는 늘 티비가 잘 보이는 자리에 앉는다.
집에는 티비가 없어서 뉴스를 잘 못보는데
국밥집 티비에는 늘 정오무렵의 뉴스(뉴스 종편 채널같다)가 잘 나와 밥 떠먹으며 열심히 본다.
지난 겨울 어느 날에는 북핵위기가 한참 고조되던 때라 미국 정가에서 ‘한반도 군사옵션’ 이야기를 하는 뉴스를 보는데 참 무서웠다.
이 사람들, 뜨거운 김이 펄펄 나는 값싸고 푸짐한 콩나물국밥을 한술 떠먹으며 오늘도 힘을 내서 살아가는 사람들. 이 사람들 위로 폭격이 퍼부어지는 일만은 제발 없기를 빌며 국밥을 떠먹는 마음이 먹먹했다.
어제는 남북의 정상이 만나는 모습을 국밥집 티비로 보았다.
어느 때보다 뉴스 화면을 보는 손님들이 많았고 정상회담 이야기를 나누는 목소리들도 많이 들렸다.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 함께 살아갈 사람들.
우리 모두의 희망과 꿈을 빌며
청소부 아저씨들도 드시고, 장애인 청년도 먹고, 할아버지 할머니, 나같은 엄마들도 함께 먹는
3800원 콩나물국밥을 맛있게, 열심히 떠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