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13. 4. 15. 23:34






오~~?
우리 엄마 뭐 하시지?


이 표정은 바다가 자주 짓는 표정이다. 
연호는 바다의 이 표정이 재미있어서 "엄마, 아가, 오~~!(엄마, 아가가 '오~'해요!)"하고 말하며 웃는다.   











아하~ 사진찍는구나~! 그럼 웃어볼까~ 헤헤~~^^


안녕하세요. 바다예요.
태어난지 이제 6주하고 2일이 되었습니다.
부지런히 먹고 자고 싸고 울고 간간히 웃어가며 놀았어요. 
몸에 살도 조금씩 오르고 황달기로 노르스름하던 얼굴도 하얗게 되었습니다.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초봄의 여러 날들 동안
저도 여러가지 감기 증세들로 엄마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했답니다.
이제는 많이 좋아졌지만 앞으로도 제가 이겨내야할 어려운 일들이 많이 있겠지요?
그래도 괜찮아요. 저도, 엄마도 매일매일 더 자라고 강해지고 있으니까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거예요.
블로그 이모삼촌들께서도 많이 응원해주세요.

아 참, 저 이름도 생겼어요. 
연제 랍니다. 김연제. ^^
한자로 '건너다, 구하다, 많고 성하다'라는 뜻을 가진 제 자인데요, 엄마는 처음 태어났을 때 보았던 제 눈빛이 별빛같이 초롱초롱해서 연제야~ 하고 부를때 '별빛 제'(다른 한자예요)자도 함께 생각하신대요.












제 이름이 결정되면서 우리는 '수호제' 삼형제가 되었습니다.

셋이 모두 함께 낮잠을 잤던 어느 기적같은 오후.
엄마는 얼른 사진을 찍어놓고 누구 하나 꺨새라 조심조심 이불끝에 누워서 잠깐의 휴식을 즐겼어요.  












아우웅~~~ 아무래도 제가 먼저 일어나야할 것 같아요.
젖도 먹고싶고 기저귀도 축축하게 젖었거든요. 엄마엄마~~!!!
저 이제 발힘도 세서 속싸개정도는 쉽게 차낼 수 있다구요~~ 아.. 근데 좀 춥다.
 













엄마가 저를 돌보시는 동안 아빠는 두 형아를 전담해요. 
주말이나 아빠가 계신 저녁시간이면 두 형이 얼마나 아빠를 기다렸는지, 얼마나 신나하는지가 느껴져요.
울 아빠는 이제 세 아이를 둔 베테랑(?) 아빠가 되어야하기 때문에 아주 고난이도의 육아기술들을 연마하고 계셔요.
여섯살 세살 두 형아를 데리고 주말이면 혼자 주말농장으로, 마트로, 놀이터로 슝슝~ 다니신답니다.
아빠 혼자 두 아이 돌보기... 이거이거 정말 대단한 육아신공이죠? ^^ 
(아빠, 멋져요~! 나도 얼른 커서 아빠랑 형아들이랑 같이 가야지~~! 엄마는 혼자 놀게해주고~~ㅎㅎ)












바다 목소리를 빌려서 이런저런 얘기 해보았다. ^^

매일매일 블로그에 써두고싶은 이야기가 참 많았는데 또 매일매일이 참 고단했다. 

어린 바다가 감기를 앓느라 곁에서 같이 밤잠도 설치고 걱정도 하고 

낮에는 또 연수와 연호도 함께 보살피며 이렇게 저렇게 지내다보니 별다른 큰일없이 그저 하루종일 애들 먹이고 씻기고 입히고 재우고 좀 놀고 하는 일들만으로도 하루해가 후딱 가고, 밤이면 애들과 함께 쓰러져 자기 바쁘다.  

산후도우미 아주머니꼐서 참 잘 해주셔서 나도, 아이들도 모두 잘 먹고 큰 어려움없이 푸근하게 잘 지내고 있는데도

때떄로 '아 참 고단하구나..'하고 몸과 마음이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이들을 바라보면 큰아이 연수부터 연호, 연제까지 귀엽고 예쁘지 않은 애가 없는데..

많이 컸다고 하는 여섯살 연수조차도 아직도 작은 몸에, 발은 땅에서 늘 조금 떠서 잘 안보이는 날개로 팔랑팔랑 여기저기 날아다니는 천사같은 어린 시절을 살고있고

두돌도 안된 연호는 한창 제일 귀여울 떄고 

갓난쟁이 연제는 확실히 이 세상이 아닌 아직 신기하고 신기한 천상의 존재인게 분명한데... 

에고. 이 예쁜 것들에 둘러싸여서, '엄마, 엄마!' 다투어부르는 소리들에 둘러싸여서 

엄마는 행복한 줄 알면서도 고단하다. 

내가 소인국에 와있는 걸리버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작고 예쁜 다른 세계의 존재들과 함께 있는 거인 걸리버. ^^   

아이가 셋이 되고보니 확실히 이 집의 다수는 아이들이고, 아이들이 주인인 집 같다. 소수의 어른들이 요녀석들을 보살피긴 하지만 흠.. 그래도 너희가 주인!


봄이 너무 춥다.

그래도 조금씩 꽃이 피었다. 

연수 유치원에도 산수유, 개나리, 목련, 살구꽃이 차례대로 피고 우리집 거실에서 내려다보이는 아파트 화단에도 매화꽃들이 피었다. 

작고 여린 것들이 강하기도 하지.

추위속에서도 작은 꽃망울들이 어김없이 피어나듯 

봄도 끝내는 추위를 떨쳐내고 따뜻한 기운을 사방에 채워주겠지.   

3월 3일, 이른 봄에 씩씩하게 태어났던 우리 아가도 춥고 아픈 날들 동안 작고 여린 몸으로 세상을 익히고 자라느라 참 애썼다. 

여리지만 강하게.. 우리도 그렇게 자라야지.


오늘보다는 내일이, 내일보다는 모레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아이들은 매일 자라니까.. 세상에 같은 날은 하루도 없으니까.

아이들이 오늘처럼 작은 날도 오늘 하루 뿐이고, 내일이면 또 하루만큼 아이들은 자라있을테니 내일은 오늘과 다를 것이다.

단 한 번.

오늘 하루는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이라는 걸 실감하는 요즘이다.

내 인생도 단 한 번, 이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삶도 단 한 번, 이 아이들이 내 품 안에 쏙 들어오는 요만한 어린 아기인 시절도 단 한 번. 

내일은 더 나아지리란 사실은 큰 힘이 되고, 오늘이 단 한 번뿐이라는 사실은 귀한 것들을 귀하게 보게 해준다.

그래서 힘들어도 참 좋은 봄이다. 참 고마운 봄.

고되고 여리고 강한 봄.

보고싶은 많은 분들.. 이 봄에도 행복하시길.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