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에 해당되는 글 212건

  1. 2008.04.03 모유수유교육에 다녀왔어요~^^ 3
  2. 2008.03.03 산모 체조 교실 3
umma! 자란다2008. 4. 3. 12:22
새댁이 다니는 산부인과병원은 자연분만율이 높고, 모유수유를 적극 권장하는 병원으로 많이 알려져있는 병원입니다.
덕분에 유니세프에서 지정하는 '어린이친화병원'으로도 선정되어있데요.
집에서 버스로 10분정도 거리에 이 병원이 있어서 새댁은 많이 든든하고 좋습니다.
이제 출산이 두 달앞으로 다가왔는지라 약간 긴장도 되고
막상 뭐부터 해야할지는 잘 알수 없지만.. 아가와 만날 준비도 나름대로 이것저것 해볼려고 노력중인 새댁,
어제는 그 일환으로 신랑과 함께 병원에서 하는 '모유수유교육'에 다녀왔습니다.

주말에는 '출산준비교실'이 4주과정으로 매달 진행되기 때문인지
모유수유교육은 주중에만 진행되더라구요.
덕분에 직접 수유를 할 엄마와 그 엄마를 도울 든든한 도우미도 꼭 함께 받아야 한다는
모유수유교육에 참여하기 위해 신랑은 회사에 반차를 쓰고 왔습니다. (와~! 짝짝짝!!^^)

모유가 아기의 건강에도 좋고, 정서발달에도 좋은 최고의 음식이란 얘기는 많이 들어서 알고있었지만
과연 아기가 먹기에 충분할만큼의 유즙이 나올지 새댁은 몹시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희 엄마도 젖이 잘 나오지 않아 저희 형제들을 모두 분유로 키우셨거든요.
그런데 교육을 받고 보니, 포기하지 말고 열심히 시도한다면
처음에는 잘 안나오더라도 나중에는 아기에게 충분한 양의 모유수유를 할 수 있을 것 같더라구요.
안심도 되고.. 또 결의도 만빵! 다지게 되었답니다. ^^
신랑은 신랑대로 아토피가 약간 있는 자기 피부가 아기에게 유전될까봐 걱정하고 있었는데
모유수유가 아기들의 면역체계도 훨씬 강화시켜주어 알러지나 아토피피부염도 현저하게 줄여준다는
얘기에 적잖이 안심하면서... 역시나 모유수유에 꼭 성공하기 위한 결의를 다지는 것 같았습니다.
왜 모유를 먹어야하는지 부터 처음과 중간에 찾아오기 쉬운 힘든 고비들과 그걸 어떻게 넘어서야하는지
그리고 아기안고 수유하는 법까지 아기인형으로(^^;) 실습시켜주는
3시간여에 걸친 교육은 무척 알차고 고마웠습니다.

한가지 재미있었던 얘기는 왜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분유수유율이 높아졌는가 하는 것이었어요.
북유럽의 경우 모유수유율이 90%에 달하는 반면, 우리는 모유수유에 대한 인식이 높아진 요즘까지도
모유수유율은 10% 정도밖에 안된다네요.
직장다니는 엄마들이 회사에 탁아시설이 있어 아이를 거기 맡겨놓고 짬짬이 수유를 할 수 있는 환경도 아니고,
육아휴직이 긴 것도 아니고...
꼭 워킹맘이 아니더라도 아이를 데리고 외출했을때 맘편히 수유할 수 있는 공간도 없으니...  
이런저런 안타까운 현실이 새댁의 머리속을 스쳐가는데 답은 의외의 곳에서 나왔습니다.

국내에 분유산업이 처음 도입된 것은 박정희정권때라는군요.
그때 영부인인 육영수여사가 직접 분유수유를 권장하고 나섰데요.
그 일환으로 '우유'를 먹고 통통하게 살이 찐 아기들이 몸매를 뽐내는 '우량아선발대회'도 진행하면서, 영부인이 직접 시상도 하고 아기안고 사진도 찍고 그랬다네요. ^^
그런데 당시 분유값은 정말 비쌌기 때문에 부자집 아이들만 먹을 수 있었지만
사람들의 인식속에는 '아 그래 맨날 김치만 먹는 내 젖에 무슨 영양가가 있을까! 나중에 돈 많이 벌면 우리 아기(손자손녀)한테는 꼭 분유먹여야지!!'하는 결심이 자연스레 섰고
이것이 80년대 경제호황기를 경과하면서 분유수유율이 압도적으로 높아지는 결과를 낳았다나요..
 
모유의 우수성이 아직 잘 알려지지 않았던 때이기도 하고, 경제성장과 함께 일하는 여성이 늘어난데다가
분유산업과 정권이 함께 '분유'를 권장하면서 만들어냈을 이런저런 이미지들까지 생각하니
분유수유율이 높은 것이 당연하다 싶었습니다.
그때 일하는 엄마들이 있는 기업에서는 의무적으로 탁아시설을 설치.운영하게 해서
모유수유를 돕는 사회 제도와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유럽처럼 '모유은행' 같은 것도 만들어서 미숙아나 소아질환을 가지고 태어난 아기들에게
최상의 약이자 음식인 모유를 공급할 수 있게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모유가 아기에게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회적인 조건도 분위기도 어려운 우리 사회에서
현실적으로 모유수유는 너무 힘든 과정입니다.
실제 젖이 잘 안나오는 엄마들도 있고,  모유수유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충분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일 수 없는 조건에 처한 엄마들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분유수유를 하는 엄마들을 마치 '모성애가 없는 엄마'처럼 매도하는 태도도 조심해야할 것입니다.
언젠가 친구가 이 얘기를 해주었어요. 정말 그렇겠구나.. 엄마가 자기 아이 사랑하는 마음에 차이가 있을 수 없습니다. 모유수유를 못하는 엄마들의 아픈 마음이 오히려 더 위로받아야할 마음이겠지요.

새댁과 신랑은 가사분담도 그렇지만, 육아도 '함께' 해나간다는 원칙하에
교육도 함께 받고 역할분담도 잘 해나가려고 하고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결혼생활이고, 함께 낳아, 함께 키우는 아이니까요.
그래서 이번 모유수유교육도 같이 들었는데, 수유는 물론 엄마가 전적으로 책임지는 일이지만
그 성공을 위해 신랑도 할 역할이 아주 많더군요. ^^
교육을 같이 받아 무척 다행이었습니다.
12명 정도의 임부들이 참가했는데 그중 친정어머니와 함께 온 임부가 3명 정도, 그리고 신랑과 함께 온 임부도 저까지 3명 정도가 있었어요.
처음에는 신랑과 함께 온것이 자랑스러워 약간 으쓱한 기분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임신관련책자에서 '싱글맘이더라도 병원에서 하는 각종 출산, 육아관련 교육에 적극적으로 참가하시라. 엄마나 언니 등 가족과 함께 가도 좋고, 또 혼자 오는 임부들도 많으니 개의치말고 꼭 가시라'고 써있던 것이 떠올랐어요.
그렇겠다... 미혼모이거나 싱글맘, 또는 여러 이유로 혼자 아이를 낳고 키워야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아이는 남자와 여자가 함께 만든 생명이니 함께 키워야하지만, 그렇지않은 가정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동성애부부가 법적으로 인정되지 않고 있지만, 그런 가족도 현실에서 있을 수 있구요.
신랑과 함께 교육받으러 온 것을 혼자온 분들께 미안해할 일은 아니지만, 뻐길 일도 아니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육아를 한쪽에게만(대개 여성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이런 교육과 준비에도 아빠는 쏙 빠지는데 핑계로 삼을 일도 아니겠지요. ^^
 
자연스러워지면 좋겠습니다.
아빠가 육아를 당연한 자기 일로 생각하고 동참하는 일도, 싱글맘이 당당하게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도,
동성애부부가 아이를 키우는 것도, 입양을 하는 일도...
중요한 것은 사랑으로 아이를 키우고, 아이를 자신의 소유물이 아닌 하나의 인격체로 존중하고 그 성장을 돕는 것이니까요.
미혼모를 위한 출산/육아 교육도 많아져야할텐데.. 사회복지사인 친구에게 들으니 미혼모가 출산을 하거나 아기를 입양시키는 기관은 약간 생겼지만
아직 우리사회에서 이들을 위한 교육이나 출산전에 쉬고 묵을 수 있는 시설은 별로 없다고 하더라구요.
원치않은 임신을 했을지라도 그 생명을 낳겠다고 결심한 순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출산/육아도움기관이나 교육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무료여야겠지요~(이런저런 교육비가 꽤 많이 들어요!ㅠ.ㅠ) 

하필 교육받는 날이 비오고 추운 날이어서 새댁은 오늘 약간 몸살기운이 생겼습니다.
오늘은 화창하게 날이 개어 따순 봄햇살받으니 좋습니다.
목련, 개나리, 산수유, 벚꽃... 동네 골목과 이웃집 뜨락들이 봄꽃들로 환합니다.  
여름에 태어날 아가와 함께 새댁도 이 봄에 더 건강하게 잘 자라야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3. 3. 18:03

사용자 삽입 이미지


3월, 오늘은 바람도 시원하고 햇살도 따뜻하여 정말 새봄이 시작된 듯 하였습니다.

"'줄탁동시'
병아리가 울음소리를 내면 어미닭이 껍질을 깨트립니다. 생명의 시작은 동시에, 그리고 함께입니다."

신영복 선생님 서화달력 3월의 그림을 사진으로 찍어보았습니다. 병아리 그림보니 정말 3월 같습니다.

새댁은 오늘 처음으로 산모체조교실에 다녀왔습니다.
아이들은 새학교에 입학을 하거나 학기를 시작하는 3월 3일,
새댁도 설레는 마음으로 산모체조교실에 입학한 것입니다. ^^

초, 중, 고교가 다 모여있는 저희 동네는 방학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로 술렁이고 있었습니다.
문구점, 분식집, 학원들도 오전부터 문을 활짝 열고 있었고
길은 고등학교 교복을 입은 아이들부터 귀걸이를 예쁘게 한 초등학교 여자애들까지
아이들로 꽉 차 그렇게 북적대는 동네 길은 이사오고 처음 보았습니다.
친구와 손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사이좋게 컵볶이(떡볶이를 종이컵에 담아 파는 것^^)를 하나씩 들고 걸어가는 아이들,
문방구 오락기계앞에 벌써 자리잡은 녀석들.
요즘 초등학생들의 패션은 저런 것이구나.. 실감도 하고 중고등학생들 교복 구경도 하면서
새댁, 괜히 덩달아 들떠 버렸습니다.

산모체조교실에 도착하니.. ㅇ.ㅁ
산부인과 갈때도 느끼는 것이지만.. '동병상련'이랄까.. 세상에 나말고도 임신한 여자들이 많구나.. 하는
안도감과 함께..
다른 일상의 공간과는 달리 '임산부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은지라 약간 낮선 세계에 온듯한 기분도 느낍니다. ^^;;

1시간 30분 정도 이런저런 스트레칭과 요가 동작이 결합된 체조를 하고
첫 날인만큼 빙 둘러앉아 병원에서 준비해준 쥬스와 과자를 먹으며 체조샘과 수강생들이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기본 소개 내용은 서로의 이름과 나이, 그리고 '임신 주수와 출산예정일'입니다.
신기하지요? ^^  
처음에는 저도 누군가 임산부임을 알아보거나 알게 돼서 '몇 주예요?'라고 물어오면 적잖이 당황하였으나
이제는 꽤 익숙해졌습니다 .

우리 체조반에는 7월에 애기 낳는 엄마부터 이제 곧 3월말에 애기를 낳을 엄마까지,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의 엄마들이 모여있습니다.
대부분 첫 아기인 것 같았고, 주수가 비슷한 사람들도 있어 이런저런 궁금증이나 얘기들을 첫날인데도 여러가지 주고받았습니다. 앞으로는 더 많이 얘기하게 되겠지요.

혹자는 육아의 최대 적은 '아기들의 또래엄마 집단'이라고도 합니다.
다른 집 아이와 우리집 아이의 발달정도를 비교하게 되고, 누가 비싸고 좋은 육아용품을 쓰는걸보면 괜히 우리 애기한테도 그런 비싼걸 사줘야할 것 같아 한숨나고.. 그런다나요. ^^;;
정말 그런 날이 올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새댁은 배속의 아가와 24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생일대의 대사건을 체험하고 있는
'동료'들을 만나니 든든하고 반가운 마음이 앞섭니다.
   
어제오늘 황사가 심하다하여 집나설때 걱정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황사기가 거의 없었습니다.
인간들의 탐욕과 무분별한 개발로 날로 황폐해지는 지구와 심각해지는 환경재앙을 생각하면
이런 세상에 작은 새생명을 하나 낳아놓기가 겁이 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믿어봐야겠지요. 사람들이 조금씩 달라지고, 세상도 조금씩 나아질 수도 있을 거라구요.

겨우내 움츠리고 있던 몸 여기저기를 늘려놓고 움직이고 하였더니
음.. 새댁은 오늘 삭신이 쑤십니다.
봄이 오는 진통이라고 생각하고 내일도 열심히 운동해서 몸을 풀어줘야겠습니다.
새봄에는 세상 모든 아가와 엄마들이 새싹들처럼 건강하게 쑥쑥 자랐으면 좋겠습니다.

* 참, 엊그제 예쁜 아가 선물을 받았어요! 입학선물 받은 아이같이 기쁩니다.
좋은 선물 보내주신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