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호의 뒤집기'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1.10.03 연호, 뒤집다 4
umma! 자란다2011. 10. 3. 01:39








친정식구들을 모시고 연호 백일상을 차리기로 한 날, 
음식 만든다, 집치운다 하며 엄마가 한창 부산하던 그날 오전에..








바쁜 엄마 대신 연호곁을 지키고 앉아있던 연수연호아빠께서 
"연호가 뒤집는다~~~!!!!"하고 소리지르시기에 와보니..









뒤집으려다 안되어 이렇게 울고 있던 연호. ^^









유도선수같기도 하고, 레슬링선수같기도 한 포즈로 '앙~!' 울면서도 멈추지 않고...









마음속에, 몸 속 저 깊은 어딘가에 각인되어 있는 의지에 따라 이렇게도 애를 써보고 있었다.









두 손을 맞잡아 쥐고.. 어떻게하면 세상을 확~! 뒤집을 수 있을까... 궁리하는가보다.
아이 눈에 보이는 세상이 180도로 훽 돌아가는 것, 어떤 기분일까.. 갓난아이 시절 나도 분명히 겪었을 터인데... 
아마도 짜릿했겠지. 신기했겠지. 익숙한 것들이 새롭게, 온전한 제 모습으로 빛나보였겠지..
좋아. 그런 순간을 위해.. 해보는거야.










하지만... 힘들다. ㅠㅠ
운다. 
엄마, 힘들어... 이마에 송글송글 땀맺힌 채로 울고 낑낑대고 울고 낑낑댄 끝에... 









"엄마, 연호가 뒤집었어!"

드디어 뒤집었다. 연호 혼자 뒤집기에 성공한 첫 순간이었다.
엄마아빠형아가 지켜보는 가운데 
제 백일상을 차리는 날 오전에 연호는 훌쩍 또 한단계 자라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엄마는 감동했다.









형아도 연호 옆에 같이 엎드려본다. 
"연호야, 이렇게 기는거야~" 









둘이 같이 끙끙, 낑낑.









뒤집고 바라보는 세상은 어때..?









아직은 고개들기가 쉽지않다..










햇살이 참 좋지. 연호야.
따뜻한 바닥에 볼도 대어보고..









저 쪽도 쳐다보다가...










고개도 들고 가슴도 들어 정면을 보게 되었다.
두 주먹을 꼭 쥐어 가슴을 받치고.. 










저기 위에서 웃고있는 사람, 엄마.
저기 위에서 뛰고있는 사람, 형아.











여기, 눈마치고있는 것은 카메라. 그 뒤에 웃고있는 아빠 얼굴.











아.... 너무 오래 엎드려있었어요... 젖이 살짝 우욱.....











아... 힘들다. 그래도 참 좋았어. 다음에 또 해볼래. 

고맙다, 연호야. 
이렇게 힘껏, 애써서 자라줘서 고맙다. 

자라는 아이들보면 뭉클하다.
그렇게 열심히, 울고 땀흘리고 낑낑거리면서 한가지씩 더 할 줄 알게 되느라 애쓰는 아이들을 보면
나도 같이 마음졸이고, 응원하고, 애쓰게 된다. 
어린 아이를 키우는 일은 참 고되고 힘겹지만 이런 생생한 순간들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마음이 벅차지기도 하고 숙연해지기도 하는 것이 참 좋다.
이런 감동의 순간들을 많이 누릴 수 있다는 것이 아이키우는 사람의 제일 큰 행복이고 행운이겠지.. 
지금 이 순간 행복하니까, 그리고 늙어서 추억할 수 있는 기쁜 순간들이 내 안에 차곡차곡 쌓인다는 것이 내게는 제일로 큰 노후대책이지.. 하는 생각도 한다.
 
이 날 이후(손님 맞이용이었던지.. 외할아버지외할머니 보시는 앞에서 한번 더 뒤짚고는 끝.^^) 연호는 다시 뒤집기에 성공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매일 새벽, 식구들은 다 잠들어있을때 혼자 꺠서 연습한다. ^^;;
젖먹고 배부른데 잠은 안 들었을때 혼자 뒹굴뒹굴 낑낑거리다 엄마가 눈을 떠서 쳐다보면 벙글 웃는다.
한참을 그렇게 뒹굴다가 졸린 엄마가 먼저 잠들었다 깨보면 어느새 연습을 끝내고 곤히 자고있다.

연호야, 열심히 하렴. 
사랑한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