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바쁘다'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09.03.24 더 놀아주지 못해 미안해! 16
  2. 2008.12.12 엄마들은 왜 잠시도 가만있지 못할까 18
umma! 자란다2009. 3. 24. 21:23


태어난지 295일쯤에 접어든 똑순이,
의사표현이 굉장히 분명해졌습니다.

주로 '놀아달라'는 표현을 열심히 합니다.

아직 할 수있는건 별로 없지만, 엄마가 책을 읽어주면 좋아하며 듣고, 헤헤 웃기도 하고 책장을 제가 넘기기도 합니다.

여기저기 손짓하며 데려다달라 하고, 장난감들 들고 짝짜꿍 하고, 이것저것 손에 집히는데로 만지고 빨며 탐구하고... 

노는 재미에 점점 푹 빠져가고 있습니다. 

그런 똑순이에게는 엄마아빠가 제일 좋은 친구인데.. 아, 이 친구들이 넘 바쁜 것입니다. ㅠ


새댁이 부엌에서 일을 하고 있으면
똑순이는 거실에 앉아 연신 "음~~무~~" 하고 엄마를 부릅니다.
새댁, 손으로는 하던 일을 계속하며 똑순이를 쳐다보고
"응응!! 똑순아, 엄마 금방 요거만 다하고 갈께~" 하고 얘기하면
잠깐 수긍하는가 싶지만
이내 몇 걸음 기어와 앉아서는 (거실과 부엌의 중간쯤으로) 양팔을 활짝 펴고 엉덩이를 치켜 올린, 반쯤 일어선 자세로 잉잉 웁니다.
'일하지 말고 이리 와서 나랑 놀아줘~' 란 뜻입니다.

"그래그래, 미안미안.. 엄마 이제 다했어, 조금만 기다려줘~~"
열심히 말해보지만 더이상 기다릴 수 없는 똑순이,
씽크대까지 기어와 엄마 다리를 붙잡고 일어서서
안기려고 애씁니다. 
자기를 안고 얼른 놀러가자는 것이죠.

에효...
조그만 요녀석 하나 돌보고, 단촐한 세 식구 살림인데도
왜이리 할 일이 많은지..
요즘은 거의 하루종일 똑순이랑 실랑이 합니다.

응응, 엄마 빨래만 하고,
응응, 엄마 설겆이 금방 할께,
그래그래, 엄마가 밥해야 똑순이랑 아빠랑 엄마랑 냠냠 먹지~~~

매일 어른의 세끼 식사, 똑순이의 세끼 이유식과 두 끼 간식을 만들고, 먹고, 치우다보면 하루가 금방 끝나있습니다. 
그 짬짬이 하루 1~2번쯤 세탁기에 빨래를 돌리고, 널고, 개고.. 
하루나 이틀에 한번하는 똑순이 목욕, 양치 두번,
2~3일에 한번쯤 하는 방바닥 걸레질과 일주일에 한번쯤 몰아서 하는 다림질, 욕실청소..

써놓고 보니 그렇게 많지도 않은것 같은데..
막상 하려고들면 왜 그리 많고 바쁜지- 휴---ㅠ


제 책과 장난감들을 꺼내놓고 아까부터 엄마를 부르는 똑순이에게 "금방 갈께~"만 연신 외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에
오늘은 문득 참 미안했습니다.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해서 미안해..
모두 다 똑순이와 우리 식구들의 생활을 위해 꼭 해야할 일들이지만, 
때로는 무엇보다 똑순이의 요청을 제일 먼저 들어줘야겠다고 마음먹어 봅니다.

에고...
하지만 내일도 똑순이는 여러번 엄마를 애타게 부를 것 같네요. 
단촐하게 셋이, 그나마 낮에는 늘 엄마랑 둘이 지내는 도시 갓난아이의 심심한 하루가 애달픕니다.      

이 얘길 친구에게 했더니
옛날 어머니들은 아기들 허리에 툇마루 길이만한 끈을 묶어 문고리에 묶어두고 밭일하러 가셨었다며
"우린 모두 그렇게 (툇마루를 기어다니며) 혼자 컸어~ 그러니 넘 자책마~" 합니다.
^^;
그러게요.. 툇마루에서 혼자 햇빛하고 놀며 자란 갓난아이들이 어느새 벌써 엄마가 되었습니다.

내일은 날이 따뜻해서 똑순이업고 아파트 마당에 내려가
엄마는 음식물쓰레기 좀 버리고,
똑순이는 바람이랑 햇빛이라도 만나고 올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umma! 자란다2008. 12. 12. 12:01


엄마들은 왜 잠시도 가만있지 못할까.. 그런 의문을 가진 때가 있었습니다.

왜 가족 모두가 TV를 보거나, 누워서 쉬거나 할때도
엄마는 과일이나 간식거리를 꺼내와서 깍아주고, 다같이 먹은뒤 그릇과 껍데기를 치우고
다시 가족들 곁에 돌아와서 이번에는 우리들과 얘기를 하거나 TV를 보는 짬짬이 방바닥에 떨어진 머리카락을 줍고
그러다 급기야 작은 손진공청소기나 걸레를 꺼내들고 방바닥을 닦는 것일까.
그러고는 '아고~ 힘들다'며 잠깐 등을 붙였다가 이내 또 일어나 부엌으로 가시던 엄마.

그 모습을 지켜보던 '딸'시절에 새댁은 '아고.. 울 엄마는 정말 한시도 가만 있지를 못하네..'라며 속으로 혀를 찼으나
결혼하고 시댁에 가서 울 시어머니도 똑같이 하시는걸 보고는
'모든 엄마들은 잠시도 가만있지 못한다'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가만 보니 요즘 제가 그러고 있습니다.

*

아침에 일어나면 신랑의 점심도시락을 싸고 아침밥을 차려 신랑과 함께 먹습니다.
오늘은 어제 오후에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똑순이이유식을 데워 똑순이도 함께 아침을 먹었습니다.
이유식 그릇과 수저는 바로 씻어놓는게 좋습니다. 그러면 좀있다 과일즙 먹일때 편하거든요..

이유식에 붙여 바로 젖을 먹입니다. 그래야 '뱃고래'가 커지고 밥먹는 간격도 늘어난다네요.
젖을 먹고 똑순이가 바로 잠들면 좋으련만.. 아침8시까지 잔 녀석이 바로 잘리없지요..
졸려서 연신 하품을 하면서도 엄마보고 '우아아 부웅~'하며 조잘거리는 녀석과 눈맞추며 잠시 놀다가 
세워안고 다니며 트름을 시킵니다. 
트름을 하고나면 흔들의자에 앉혀놓고 부리나케 세수를 한 다음 쌀알과 브로콜리꽃잎이 아직 남아있는 똑순이 얼굴도 닦아줍니다.
윗니도 2개가 나고있는지라 '치카치카' 양치도 해줍니다. 




   + 컵으로 물도 잘 마셔요~ 물 다 마시면..? 컵을 먹지요^^;


똑순이를 혼자 놀게 방바닥에 내려놓고 난 뒤.. 이제는 설겆이를 하고 똑순이 이유식 만들 준비를 합니다.
쌀을 불려놓고, 작은 소고기조각도 물에 담가 놓습니다. 하루 한번, 새모이만큼 적은 똑순이 이유식 만드는 것도 손이 꽤 많이 가는 '일'입니다ㅠㅠ 
반찬이나 국같은 어른들 요리도 같이 준비합니다. 
집이 넘 어지러우면 이때 청소도 해야합니다.
아직은 똑순이가 혼자 잘 놀지만 곧 졸려하거나 싫증내며 찡찡거릴 것이기 때문에 빨리빨리 후딱후딱 해야합니다.
세탁기도 돌리고, 빨래도 개야하는데..




   + 냉장고에 비친 자기 얼굴 보고 놀기~ 똑순이가 아주 좋아하는 놀이입니다~ㅋㅋ



잠시 후엔 졸려하는 똑순이를 업고 재우지요.
휴... 다행히 오늘은 울지않고 잠이 쉽게 들었습니다.
잠든 아기를 업고 왔다갔다하는 시간은 다리는 아프지만 그래도 잠시 한숨돌리는 시간입니다.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음악도 듣고, 또 잠시 신문이나 블로그도 봅니다. 
(요즘 정말 블로그 할 시간이 통 없어 새댁 넘 슬픕니다ㅠㅠㅠㅠ
지금 이 글도 똑순이를 업고 쓰고 있답니다. 왜 똑순이는 내려놓으면 깰까요 ㅜ)


그새 똑순이는 정말 많이 컸습니다. 
엄청 빨리 구르구요(초속 30cm정도?ㅋ) 이동방향도 자유자재입니다. 
새댁이 잠깐 눈을 떼고 뭔가 하다가 다시 보면.. 그자리에 없습니다. 잉? 어디갔지? 하고 찾아보면..
싱크대 옆 새댁 바로 발밑까지 굴러와있거나, 반대편 거실끝 화분쪽으로 굴러가고 있습니다.
"으아아아~~~! 똑순아, 안돼~~!" 외치며 빨리 달려가 똑순이를 안아올립니다.(위험한 도자기 화분들을 얼른 치워야하는데ㅠ)
이런고로 새댁이 화장실에라도 갈라치면... 똑순이는 흔들의자에 앉혀 안전벨트까지 다소곳이 메어놔야합니다.^^;;;




+ '엄마 나 왔어~ 빨리 왔지^^' 하는 흐뭇한 표정입니다~


장난감이나 숟가락도 무척 잘 쥡니다. 
윗니도 났는데 그래서 그런가.. 각종 장난감, 책, 이불 등.. 손에 잡히는 것들을 아주 '와일드'하게 물어뜯어주십니다. 
큰맘먹고 장만해준 그림책도 뜯어먹었지요ㅜ 하여 당분간 독서는 쉴 예정입니다. ^^;
암튼 뭘 뜯어먹고있진 않나.. 시시때때로 잘 살펴봐야합니다. 휴..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이 귀여운 녀석과 같이 놀아주고 싶은데..
엄마는 작은 집 치우고, 살림하는 것이 왜이리 바쁜지 모르겠습니다.
모처럼 할일 다하고(별로 일이 없는 날도 있습니다^^;) 뒹구는 똑순이옆에 앉아 간지럼도 태워주고 
똑순이가 좋아하는 '아에이오우' 노래나 '똑딱똑딱'(혀로 내는 시계소리)라도 해줄라치면
어김없이 방바닥에 사뿐히 깔린 머리카락들이 집단적으로 눈에 띕니다.ㅠㅠㅠ
똑순이는 방바닥에 키스도 곧잘 하므로.. 조 녀석들을 아무래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그걸 또 줍고, 버리고 오다보면 또 뭔가 치울 것이나 할 일이 눈에 띄는 식이죠... 
그러다 깨달았습니다.
'아 나도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그 <엄마>가 되었구나!' 

그러게요... 이제 새댁도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는 엄마가 되어가고 있네요.
자식들 입에 먹을 것 넣어주고, 자식들이 뒹구는 방을 깨끗하게 치우고,
깨끗하게 입히고.. 그리고 칭얼거리는 녀석들을 안아주고 업어주느라
잠시도 가만 있지 못한다는 것,
그래서 허리, 무릎, 팔, 다리가 성할 날이 없는게 우리 엄마들이란걸
새댁, 직접 체험하고서야 알겠네요. 

이렇게 하루가 저물고 밤에 자리에 누우면
저도 모르게 '으으으~~~'하고 신음이 터집니다.
온몸이 그야말로 물에 젖은 솜처럼 노곤합니다.
그래서 밤에 똑순이가 잠투정을 하면 눈물이 나나 봅니다...

내일은 울엄마가 서울에 오십니다.
엄마 만나면.. 다리부터 꼭 주물러 드려야겠습니다.




  + 뜨개질 솜씨 좋으신 외할머니가 떠주신 모자랑 목도리입니다. 똑순아, 낼은 그거하고 외할매 만나러 가자~^^


덧..
본래도 청소를 그리 열심히 안하는 편인 새댁,
과감히 청소 좀 덜하고 '가만 있기'를 실천해야겠다.. 맘 먹었습니다.
똑순이는 그저 엄마가 옆에 앉아서 자기를 보며 웃어주기만 해도 까르륵 까르륵 하며 너무 좋아하거든요~
하여 똑순이랑 좀더 같이 많이 놀아야겠다는 명분하에
머리카락에게도, 먼지에게도 스스로 쌓이고 모일 시간을 주겠습니다.
실은 아.. 다리가 넘 아파요.
대충 치우고 대충 먹고(넘 피곤해서 사실 요즘은 밥맛도 없다는ㅠ) 살아야겠어요...
(다리는 똑순이 업고 다니는 것 땜에 젤 아픈 것 같지만.. 날로 무거워지는 요녀석을 감당하려면 새댁도 운동을 좀 해야할까요?)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