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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0.03 우리들의 백일 15
umma! 자란다2011. 10. 3. 02:22










통통하게 쳐진 볼, 딱붙은 목.. 이 분은 누구실까요?











동그란 눈, 곱슬거리는 머리... 이 분은 누구일까요?











앗. 위의 둘을 섞어놓은 것 같은 이 분은 누구...? 













넓은 이마, 아름다운 이목구비(역시 목은 딱붙은..^^:), 선인장 화분을 옆에 두고 계신 이 분은 그럼..? ^^







우리집 아이들은 모두 집 소파 가운데에 앉아서 백일사진을 찍었다.
연수부터 내복입고 그저 집에서 찍다보니 연호도 똑같이 그렇게 찍었다.
엄마아빠가 보고 예쁘다..하고 웃으면 되지 뭐.. 하고 백일날 아침에 모두 그렇게 찍었다.

문득 생각나 엄마아빠의 백일사진도 찾아보았다.
결혼할때 슬라이드만드느라 어린시절 사진들을 스캔해둔게 있어서 이번에 다시 보니 얼마나 웃음나던지... 
사진은 그래서 참 좋다. 
옛날, 그 다정했던 사람들과 추억들을 고스란히 불러내준다.
그리고 아이들이 있으니 우리의 어린 시절 모습과 지금 아이들의 모습이 너무도 닮아있다는 사실에 깜짝 놀라고, 더 많이 웃게 된다.
연수는 아빠가 다섯살 무렵에 해수욕장에 놀러가서 찍은 사진을 보고 연수 사진이라고 우기기도 했다. ^^

우리들의 백일사진을 보면서 새삼 그 사진을 찍어주며 지금 우리처럼 웃고 행복해하셨을
젊은 시절의 우리 엄마아빠들 모습이 그려져 마음 찡했다.
연수아빠 백일에는 외할머니인 청상할머니가 시장길에 있는 연수아빠집앞에서 아주 맛있는 닭국을 끓이셨다고 했다.
첫 외손주의 백일에, 외할머니가 정성껏 푹 고아서 끓인 그 닭국을 시장다녀가는 이웃분들께 한그릇씩 나눠주셨는데
그 분들은 지금도 외할머니를 만나면 그때 그 닭국 얘기를 하신단다.
'참 맛있었는데.. 한그릇 더 먹고 싶었는데 (옆에 있던)누구가 한그릇만 먹고 그만 가자는 바람에 더 달라는 말도 못하고 일어섰네.. 그 때 한 그릇 더 못먹은게 아직도 아쉽다'고.
34년전에 먹었던 닭국 한그릇 이야기를 두고두고 하시는 시골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정을 나누고, 추억을 만들어서 만나면 거듭 이야기할 거리가 된다는 게 생각하면 참 고마운 일이다.
그 백일 닭국을 젖으로 먹었을 연수아빠에게는 외할머니와 이웃할머니들이 보내준 '잘 크라'는 축원이 아마도 사는 내내 보이지는 않지만 연수아빠를 지켜주는 포근한 막이 되어줄 것이다.

나는 백일 즈음에 목이 많이 짓물러서 어른들 걱정을 많이 끼쳤다고 했다.
늘 딱 붙어있는 목살에 땀이 차다 짓물렀던 모양인데 약도 바르고해서 어렵게 나은 그 자리가 지금도 약하게 흔적이 남아있다.
그런데 요즘 연호가 목이 잘 빨개진다.
연수보다 살이 훨씬 통통한 이 녀석은 조금만 땀을 흘렸다하면 목안에 접힌 살이 빨갛게 된다.
목욕하고 접힌 살을 펼쳐 바람도 쐬어주고 하면 한결 나아진다.
가끔 연호를 안고 고개를 좀 젖혀서 목을 불어주느라면 '호호 불어키운다'는 말이 이런거구나.. 새삼 생각하곤 한다. 
우리 부모님도, 우리 할머니도 나를 이렇게 호호 불어 키우셨겠지...
그렇게 곱게, 정성스레 키워준 것이 우리들이다. 
어른이 된 모두는 그렇게 큰 것이다.
모두 그렇게 참 소중한 존재들이다. 

할 수 있을때 더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줘야지... 생각한다.
나 자신도. 
나를 소중히 여기는 것은 정성껏 나를 키워준 그 분들의 마음에 보답하는 일.
우리 아이들이 자라서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남도 소중히 여길 수 있도록... 나도 더 정성껏 아이들을 키워야겠다.



 
덧.
우리들의 백일사진.. 위에서부터 누구인지 모두 아시지요?
음. 혹시 궁금하신 분들꼐는 댓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ㅎㅎ 
친절하게 정답(?)을 맞춰주시는 분들꼐는 연수연호가족의 사랑이 가득 담긴 포옹을.. 다음에 만날때 해드리지요. 
뺨가득 침이 묻는 연호의 뽀뽀도 해드릴 수 있습니당~~.

 







ㅎㅎㅎㅎ 삐꾸 사진 공개합니다~!  
아구, 엄마.. 나 힘들다요~









잉~~ 누가 나 좀 일으켜줘... 자꾸 사진만 찍고. 인젠 그만 안아줘~~ 










뭐라고? 어디 보라고? 소리는 이쪽이 더 큰데.... 
왜 나 혼자 여기 앉혀놓는거야... 하는 의아한 표정.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