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8.09.17 백일 즈음에 6
umma! 자란다2008. 9. 17. 20:58

'또 하루 달라져간다 머물러있는 똑순인줄 알았는데
 점점 더 무거워진다  매일 무럭무럭 자라고있구나~'

많은 청춘들의 심금을 울리는 그 노래 '서른 즈음에'의 똑순이 버전입니다. (앗. 썰렁해-!-;;;;)

얼마전 똑순이가 백일을 맞았습니다.
똑순이의 심경은 알기가 어렵고.. 엄마의 심경은 참 묘했습니다.
우선... 처음 똑순이를 낳고 참 힘들던 때가 생각났어요.
잘 울고 잘 깨는 갓난아기 돌보랴, 수술 후 몸추스리랴, 젖 먹이랴... 눈물이 많이 났습니다.
그때는 정말 시간이 멈춘 것만 같았는데.. 어느새 백일이라니요.

그래도 돌아보니 지난 백일, 참 행복한 날들이었습니다.  
사랑이라는 것이 역시 키워지는 것이어서 아기가 자랄수록 사랑도 깊어지는 것 같습니다.
백일만큼 엄마도 더 자란 것일까요.
엄마아빠를 찾아와주고, 초보엄마아빠 곁에서 건강히 잘 자라주고 있는 똑순이가 정말 고맙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백일날 아침, 집 소파에 내복바람의 똑순이를 앉혀놓고 사진을 찍었습니다. 나중에 외출복입고 다시 찍자~ 하면서 일단 괜찮은지 앉아서 찍어봤는데 의외로 잘 앉아있습니다. 똑순이, '엄마 뭐해?' 하는 표정입니다~^.^)
 

백일이 지나면서 똑순이는 여러모로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밤에 자다 살짝 깨면 이제는 울지 않고 자기 손부터 입으로 가져가 쪽쪽 빨며 잠을 청해요.
그 쪽쪽 소리에 깬 엄마, 한참을 앉아서 똑순이를 지켜봅니다.
어느새 스르르 팔이 내려오며 똑순이가 깊은 잠에 다시 빠져들면 엄마도 다시 눕고,
배가 많이 고파 결국 다시 잠들기에 실패해 똑순이가 '으앙~'하고 울음을 터트리면
얼른 안아 젖을 줍니다.

점점 혼자 손을 빨며 잠이 드는 때가 많아지면서
낮잠도 길게 자고 밤잠도 길게 자게 되었습니다.
잠을 잘 자는 것은 정말로 반가운 일이지만
이것참... 어느새 엄마에게는 슬며시 서운한 마음이 밀려옵니다.
이제 똑순이가 엄마의 도움없이도 할 수 있는 일이 한가지 더 생긴 것입니다.

혼자 딸국질을 멈추고, 혼자 뒤집기를 하고,
잠이 깨도 더이상 어쩔 줄 몰라 왕- 울음을 터트려 엄마를 찾는 것이 아니라 혼자서도 다시 잠이 들 수 있게 된 아가.  
자란다는 것은 이렇게 혼자 할 줄 아는 일이 많아지는 것인 듯 합니다.
우리 똑순이도 이제 혼자 목욕도 할 수 있게 되고, 옷도 입을 수 있게 되고, 밥도 먹을 수 있게 되겠지요.
엄마의 역할은 아가가 그렇게 혼자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더 많아지게 해주는 것인 듯 해요.

작디작은 똑순이 두 발이 세상을 딛고 일어서는 날은 언제일까요.
언젠가 똑순이가 엄마에게 등을 보이고 세상속으로 걸어들어가는 날이 곧 올것입니다.
새댁, 그때 울지 말고 웃으며 힘차게 똑순이의 등을 밀어줘야할텐데요-
눈물많은 새댁 벌써 코끝이 시큰합니다. 엄마, 뚝!!
^^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그래도 여전히 똑순이는 밤에 깼을때 엄마가 안아서 토닥거려주는걸 제일 좋아합니다.
얼마전에 신랑이 "오랫만에 작품 하나 건졌네~"하며 좋아한 사진입니다. 제목은 "불면의 밤".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