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5.08.04 열매도 자라고 아이들도 자라고.. 엄마는?
  2. 2015.06.28 우리 텃밭의 크고 작은 변화 2
  3. 2015.04.28 공동체텃밭, 우리의 위로 2




지금은 늦은 장마와 태풍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지만 그전까지 한동안 정말 불볕더위가 이어졌었지요.

텃밭에 나가 잠시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타죽을뻔'했던 날들 말입니다.  

이 후기는 그런 7월 중순까지의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 텃밭'농사 이야기입니다.

저는 자연놀이 땜빵후기 담당 수호제맘예요~~^.^




뜨거운 여름볕과 오래된 가뭄 속에서도 텃밭의 고마운 작물들은 무럭무럭 자라주었습니다.

무성한 넝쿨 사이사이 노란 호박꽃을 보며 기대에 부풀게 했던 준혁이네 단호박이 드디어 탐스럽게 열매를 맺었고요,

저것이 과연 잘 될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던 시우진네 메론도 여봐란듯이 꽃을 피우더니 동그란 메론 열매가 짠! 나타났습니다.


제일로 마르고 거친 땅에서(ㅠㅠ) 언제 봐도 마른 몸으로 헥헥 거리며 고생하던(아.. 갑자기 그밭 주인이 생각나 감정이입될라구하네.. 웰케 슬퍼ㅜㅜ) 소원이네 토마토도 긴 고생끝에 주렁주렁 굵은 열매를 맺어주었고요. ^^;;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동안 자연놀이 아이들도 쑥 자랐습니다.

처음 초등학생이 되어 긴장되어있던 여덟살들은 어느새 능글능글 학생티가 조금은 나는채로 여름방학을 맞았습니다.

늘 엄마에게 업혀있던 한돌 막내 범준이는 아장아장 걸음마로 이제 혼자 작은도서관 문턱을 넘어 걸어들어오고요.


아이들도 열매들처럼 느린듯하다가도 어느날보면 쑥~~ 자라있어요.  

하루하루 빛나는 성장의 날들입니다.











그럼 우리 엄마들은...? ^^


엄마들은 그 날이 그 날인 것도 같고, 되려 애들 키우며 살림하느라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 같지만..ㅠㅠㅠㅠ

제가 보기엔 우리 엄마들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성장을 하고있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초보농부에서 베테랑농부로~~!!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빈 밭을 쳐다보며 '저기다 뭘 심어야하나' 막막해하던 봄과는 달리

'이걸 심을까? 저걸 심을까?, 어떤건 언제 심어 어떻게 키워야한다더라~~'며 기대하는 눈빛으로 밭을 째려보는 것이

와~~~~! 멋있는 농부들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0^








무더운 여름, 아이들과 씨름하며 엄마들이 참 고단합니다.

펄펄한 꼬마녀석들은 끝도없이 집을 어지르고, 싸우고, 울고, '엄마, 놀아줘~~' 조르며 매달리고,

하루 삼시세끼 어김없이 돌아오는 밥때에 뜨거운 불 앞에서 밥짓고 차려서 먹이고 치우고... 하다보면

땀은 잔뜩 나고, 마음은 헝클어지고.. 머리가 띵~ 어지러워기 일쑤지요.ㅠㅠ


휴우~~~~~



하루아침에, 단박에 좋아지진 않을꺼예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느날 '어 날이 좀 선선해졌네' 하고 느낄 때 가을이 조금 가까이 와있듯이

힘에 부치고 어려운 날들이 오래오래 계속되던 어느날

'어 좀 나아졌네' 생각이 드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그렇게 기대하며ㅠㅠ

이 뜨거운 날을 그래도 건강 잃지 않고, 지지고볶고 싸우더라도, 아픈 녀석없이 나도 크게 아픈데없이

그래도 잘 견뎌내고 있는 것이 고맙다... 생각하며 우리 잘 지내자요.

함께 텃밭 얘기 두런두런 나누고, 뜨거운 볕속에 잠깐씩 밭에 다녀오고, 같이 커피도 마시고 아이들 어울려 노는 것도 지켜보면서.



멀리서 손흗들며 걸어오는 친구만 봐도 웃음이 나고 갑자기 마음이 신이 나요.

어른인 우리도 그러니 아이들이 친구 좋아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요.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이들땜에 열받았던 일, 폭탄맞은 방구석, 허술한 끼니 고백.. 웃고 수다떨고 시원한 물 한모금 나눠먹고나면 

왠지 기운나요.


이웃이 있으니까 여름도 훠~~~얼씬 살 만해요~~~^^








십시일반 힘모아 이루어낸 눈물의 10도~~~!!! 크허허~~~ㅜ.ㅜ


척 보니 우리는... 중하위권..-.-;;

ㅎㅎㅎ '하위권의 고수'란 청소년소설이 있던데.. 우리도 하위권에선 나름 고수라 주장해봅니다. 끙~~--+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 텃밭, 화이팅~!! ^^





Posted by 연신내새댁

텃밭에 가면~~ 당근도 바로 뽑아 먹고!

 

텃밭에 가면~~ 염소 밥도 주고!

 

텃밭에 가면~~ 도시락도 먹고~~!^^

 

또.. '텃밭에 가면' 게임을 하면 끝도 없이 말을 이어갈 수있을 것 같아요. 텃밭에 가면 그야말로 할일도 많고, 놀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요. ^^

 

6월에는 지금까지 메르스 여파로 다같이 텃밭에는 1번 밖에 못다녀왔네요.ㅠㅠ 그래도 소소히, 한두집씩 아이들데리고 꾸준히 밭에 다녀오셨지요. 밭이 있어, 가까이에 아이들데리고 훌쩍 다녀오며 큰숨 한번 쉬고올수있는 푸른 밭이 있어 얼마나 고맙던지요... 마음 무거운 요즘이지만 밭에 다녀오고, 싱싱히 자라는 텃밭 작물들과 건강한 아이들보며 함께 해주시는 이웃분들께 새삼 고마워지곤해요. 

 

재밌는 후기담당 우리 유이담이맘께서 6/4 텃밭갈때 함께 못가셨던 관계로(그래도 사진에는 나오신다는 응??) 제가 뒤늦게 땜빵후기를 씁니다 ㅎㅎㅎ 오랫만이예요~~ 

 

 

 

 

유이밭과 수호제밭에 집중적으로 뿌렸던 당근싹이 우후죽순으로 돋아서 드디어 당근 수확을 시작했습니다 ㅋㅋ 

너무 많아 솎아주려고 뽑은것인데요 아이들 손가락만한 당근이 쑥쑥 나와서 모두 놀랐어요~~ 그리고 바로 시식! 

씻어서 먹으니 아삭아삭 달달해요~~~!

아이들이 서로 먹겠다고~~~!!!^^ 당근은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텃밭'의 공식 효자 작물로 판명됐어요~~

 

 

 

덥고 가문 날에 자라느라 애쓰는 작물들에게 '한살림 다용도미생물액'도 뿌려주었습니다. 얘들아, 힘내라~~~ 초보농부 아줌마들 손에서 잘 커줘서 고맙다!!ㅠㅠ 

 

 

 


 

텃밭나들이에 빠질수없는 간식~~!^^ 

이 날은 주먹밥을 싸와 이른 저녁을 텃밭에서 함께 먹었답니다. 여러집의 다양한 주먹밥을 바로 따온 상추에 싸먹는 맛이 꿀맛~~! 아이들은 과자 한봉지에 더 열광하지만.. 너희들도 자라서 어른이 되면 텃밭에서 동네 엄마, 친구들과 함께 먹던 상추쌈맛이 그리운 날이 있을 것이다 요녀석들아~~~^^

 


 

저는 어딜가도 먹고 놀 궁리부터 하는 사람이지만(ㅠㅠ) 

어딜가도 일부터 제대로 짱짱하게 하시는 멋진 분~~! 우리 텃밭의 가장 배테랑농부 영미언니. 목장갑에 손수건, 긴팔남방.. 역시 포스가 다르죠~? ㅎㅎ 

 



여기 또한분의 초보농부 유이담이맘~~~! 뜨거운 낮에 밭에 올때는 긴팔옷을 꼭 가져와야하지만.. 구런걸 알리없는 우리~ㅋㅋ 

목정갑대신 비닐장갑을 끼고(준비성은 철저함!ㅎㅎ) 마음 아프다고 차마 손대지 못하던 당근을 솎아줍니다. ㅋ

그래도 그녀는 무려 당근 200포기를 기르는 부농~~~! ㅎㅎㅎ

 

 

 

 

 

 

 

세상은 난리지만 텃밭은 고요히 제 할일을 충실히 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놀랍고 신기한 한결이네 오이를 수확할 듯해요. 

자연놀이텃밭의 소원이네 작은 빈땅에 새로 둥지를 튼 '단아네' 가족 환영해요~~^^

  

무더운 여름, 비가 적절히 와서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이 끝나기를, 메르스도 잘 이겨내고 모두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수있기를, 아픈 모든 사람들이 건강히 가족품으로 돌아갈수있기를... 빌어봅니다. 

 

그럼 저는 오랫만에 쓰는 땜빵 후기를 마치고 휘리릭~~ 유이맘의 복귀를 기다릴께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어린 시절을 기억할때 자주 떠오르는 장면중 하나가 밭에서 놀다가 바라본 고향마을 풍경이다.
지금 친정집이 있는 그 자리가 내가 아주 어릴때는 완만하게 경사진 큰 밭이었는데
거기 적갈색 부드러운 흙에 쪼그리고 앉아서 놀다가 주위를 둘러보는게 대여섯살 무렵의 내게는 참 좋았던 모양이다. 
파란 하늘도 좋고, 건너보이는 땀봉의 키큰 소나무, 밭 뒷산의 나무들, 소꿉놀이 단골장소였던 길건너 옥계집 담장 밑에는 황매화 노란 꽃이 울타리처럼 무성했다. 석류나무도 있었고...

강일동으로 이사온 후에는 늘 텃밭농사를 지었다. 이모님이 지으시고 나는 젖먹이들을 안고 따라다니기만 한 것이지만 밭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러다 올해는 동네에서 자연놀이 함께 하는 이웃엄마들과 아이들데리고 같이 텃밭농사를 지어보기로했다.

강동구 공동체텃밭은 주민 5인 이상이 모임을 이뤄 신청하면 모임별로 5-6구좌를 분양해주는데, 무료인 대신 수확물의 70%를 기부해야한다. 우리가 기부한 채소는 강동구내 친환경농산물 판매매장인 '싱싱드림'에서 판매되고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분들을 돕게 되는 구조. ^^

아이들과 함께 농작물을 키워보는 것만해도 좋은 배움인데 어려운 이웃분들도 도울 수 있으니 정말 좋겠다.. 싶어 이웃엄마들과 마음을 모은 것이었다. 우린 1주일에 한번씩 자연놀이도 해야(?)하는데 텃밭에 가면 흙과 곤충과 풀나무가 천지니 자연놀이 프로그램도 따로 안짜도 되는 그야말로 1석 3조~~!! ㅎㅎㅎ

땅이 좋고 풍경도 좋아 인기가 많은 공동체텃밭인데 어린 애기엄마들이 모여서 해보겠다는 마음이 기특했던지 다행히 선정이 되었다.
그리하여 3월부터 우리의 공동체텃밭 농사가 시작되었다.





8가족이 함께 짓는 6구좌 텃밭은 넓다.
공동으로 짓는 밭 2구좌에는 감자를 심었고, 가족별 밭에는 각자 심고싶은 씨앗들과 모종을 자유롭게 심었다. 땅을 고르고 비료도 뿌리고 심으며 몇주가 흘렀다. 아이들은 잘 놀고, 벌에 쏘이기고 하고, 옆집 텃밭의 새싹 밟아서 혼도 나지만 밭에 가고싶다고 자주 말한다. 밭도 아이들을 기다린다. 야트막한 수영산안에 포근하고 아늑하게 안겨있는 공동체텃밭에 들어서면 땅이 우리를 반겨주는 것만 같다. 
아이들은 새싹도 반가워하지만 보고싶어 하는게 또 있다.

 

바로 이 분들!

흰염소 가족, 검은 염소 가족, 토끼 가족이 텃밭 저 위, 산밑집에 살고 있다. 아이들이 뜯어주는 싱싱한 풀을 "맛있음메~~"하고 오물오물 받아먹고 겅중 뛰어오른다. "킁!" 하고 콧김이라도 내뿜으면 애들은 깜짝 놀랐다가 깔깔깔~!!^^

아이들과 동물들이 참 잘 어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이번에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과는 또 다르게, 염소와 토끼에게 풀을 주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왜 예전에, 농경과 목축이 중요한 일이던 시절에 아이들에게 소나 양의 풀을 먹이게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은 생명을 보살피는 일을 좋아하고, 또 특유의 부드러움과 생명력으로 동물들을 사랑하고 함께 어울린다. 아이들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염소들이 풀을 잘 먹으니까 아이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풀을 뜯어먹였다. 염소집 근처에는 마침 부드럽고 여린 풀이 무성해서 아이들 손으로도 죽죽 잘 뜯어 먹일 수 있었다. 넓은 풀밭에 너희들도 나올 수 있다면 좋겠지.. 우리 꼬마들도 한나절 너희들을 데리고 들에 가 풀을 먹이며 놀 수 있으면 좋겠지. 나는 혼자 꿈을 꾸었다.

 

 




엊그제 아빠가 출근한 일요일에도 아이들이 하양이(아기염소)가 보고싶다고해서 밭에 다녀왔다. 공동체 텃밭은 집앞에서 버스 3정거장 거리다. 이제는 연제도 잘 걷고 버스도 잘 타서 유모차없이도 잘 다닌다. 된장국, 김, 김치에 밥만 싸서 밭으로 갔다.

아이들이 하염없이 염소에게 풀을 뜯어먹이는 동안 나는 염소우리 위쪽에 있는 원두막에 앉아 도시양봉팀이 키우는 벌통도 쳐다보다가 하늘도 보다가 했다.
이 곳은 어쩌면 이렇게 내 어린시절의 집과 뒷산 같을까.. 누가 나를 위해 준비해준 위로의 공간에 와있는 것처럼 나는 텃밭 원두막에 앉을 때마다 목이 살짝 메인다.

 




텃논에는 올챙이가 정말 많았다. 요즘 늘 장화를 신고다니는 연수는 올챙이 한마리를 손바닥 물웅덩이에 담아와 내게 보여주고는 쏜살같이 다시 논으로 뛰어갔다. 고향의 아빠도 지금 논물을 채우고 계시겠지... 밝은 햇살 아래서 고향 들판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아이들은 없는 찬에도 밥을 잘 먹고, 나도 성오언니네에서 받아온 고들빼기 김치해서 밥한그릇 잘 먹고 돌아왔다.

 

 

 

 


공동체텃밭에는 다같이 가도 좋고, 우리끼리 가도 좋다. 뒷산 한바퀴 산책해도 좋고, 그냥 가만히 밭에 새싹난 것만 보고와도 좋다. 우리보다 앞서 다녀간 누군가가 6개밭에 모두 물을 주고 갔구나.. 물기가 남은 흙을 보며 가만히 짐작하고 고마워할수있어 좋다.

농사를 잘 지을줄 모르는 내가 그저 밭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자연 가까이 지내고싶어서 덥썩 벌인 일인데 잘될까.. 걱정될 때도 있다. 그래도 몇년 밭에 따라다녔다고 나를 믿는 다른 엄마들도 있는데 잘 안크면 어쩌지? 소복이 난 이런저런 새싹들은 언제, 어떻게 속아줘야하나? 이모님 밭에 따라갈 때 더 단단히 봐둬야지.. 이번에 강릉가면 아빠엄마한테 과외 많이 받고 와야지.. 속으로 다짐하고 있다. ^^





 
 

농사는 고단하고 힘든 일이다.

어린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의 일상도 힘든 순간이 많다.

그렇지만 밭에 와있을때 우리는 힘든 중에도 잠시 어떤 넉넉함과 고요함, 평화로움을 느낀다. 아주 짧은 찰나일지라도 '아' 하고 잠시 날선 마음을 내려놓고, 어깨에 힘을 빼고, 흙처럼 부드러워지는 순간이 있다.
공동체텃밭에서 위로를 얻는 것이 나만은 아니어서,
함께 하는 엄마들 아이들 모두 땅과 친구와 생명들 안에서 마음 한자락 따뜻하게 적시고 위로받으며 
같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고맙고 좋다.

봄이 깊어가고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