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동네.세상/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15.08.04 열매도 자라고 아이들도 자라고.. 엄마는?
  2. 2015.06.28 우리 텃밭의 크고 작은 변화 2
  3. 2015.04.28 공동체텃밭, 우리의 위로 2
  4. 2015.03.14 지난 겨울 함께 했던 자연놀이들~^^
  5. 2014.09.28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 8




지금은 늦은 장마와 태풍의 한복판을 지나고 있지만 그전까지 한동안 정말 불볕더위가 이어졌었지요.

텃밭에 나가 잠시 물을 주는 것만으로도 '타죽을뻔'했던 날들 말입니다.  

이 후기는 그런 7월 중순까지의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 텃밭'농사 이야기입니다.

저는 자연놀이 땜빵후기 담당 수호제맘예요~~^.^




뜨거운 여름볕과 오래된 가뭄 속에서도 텃밭의 고마운 작물들은 무럭무럭 자라주었습니다.

무성한 넝쿨 사이사이 노란 호박꽃을 보며 기대에 부풀게 했던 준혁이네 단호박이 드디어 탐스럽게 열매를 맺었고요,

저것이 과연 잘 될까..? 의구심을 불러일으키던 시우진네 메론도 여봐란듯이 꽃을 피우더니 동그란 메론 열매가 짠! 나타났습니다.


제일로 마르고 거친 땅에서(ㅠㅠ) 언제 봐도 마른 몸으로 헥헥 거리며 고생하던(아.. 갑자기 그밭 주인이 생각나 감정이입될라구하네.. 웰케 슬퍼ㅜㅜ) 소원이네 토마토도 긴 고생끝에 주렁주렁 굵은 열매를 맺어주었고요. ^^;; 










계절이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는 동안 자연놀이 아이들도 쑥 자랐습니다.

처음 초등학생이 되어 긴장되어있던 여덟살들은 어느새 능글능글 학생티가 조금은 나는채로 여름방학을 맞았습니다.

늘 엄마에게 업혀있던 한돌 막내 범준이는 아장아장 걸음마로 이제 혼자 작은도서관 문턱을 넘어 걸어들어오고요.


아이들도 열매들처럼 느린듯하다가도 어느날보면 쑥~~ 자라있어요.  

하루하루 빛나는 성장의 날들입니다.











그럼 우리 엄마들은...? ^^


엄마들은 그 날이 그 날인 것도 같고, 되려 애들 키우며 살림하느라 하루하루 늙어가는 것 같지만..ㅠㅠㅠㅠ

제가 보기엔 우리 엄마들이야말로 가장 빛나는 성장을 하고있는 것 같아요.

하루하루.. 초보농부에서 베테랑농부로~~!!

어안이 벙벙한 얼굴로 빈 밭을 쳐다보며 '저기다 뭘 심어야하나' 막막해하던 봄과는 달리

'이걸 심을까? 저걸 심을까?, 어떤건 언제 심어 어떻게 키워야한다더라~~'며 기대하는 눈빛으로 밭을 째려보는 것이

와~~~~! 멋있는 농부들로 성장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0^








무더운 여름, 아이들과 씨름하며 엄마들이 참 고단합니다.

펄펄한 꼬마녀석들은 끝도없이 집을 어지르고, 싸우고, 울고, '엄마, 놀아줘~~' 조르며 매달리고,

하루 삼시세끼 어김없이 돌아오는 밥때에 뜨거운 불 앞에서 밥짓고 차려서 먹이고 치우고... 하다보면

땀은 잔뜩 나고, 마음은 헝클어지고.. 머리가 띵~ 어지러워기 일쑤지요.ㅠㅠ


휴우~~~~~



하루아침에, 단박에 좋아지진 않을꺼예요.


천천히, 아주 천천히, 어느날 '어 날이 좀 선선해졌네' 하고 느낄 때 가을이 조금 가까이 와있듯이

힘에 부치고 어려운 날들이 오래오래 계속되던 어느날

'어 좀 나아졌네' 생각이 드는 그런 날이 오겠지요.


그렇게 기대하며ㅠㅠ

이 뜨거운 날을 그래도 건강 잃지 않고, 지지고볶고 싸우더라도, 아픈 녀석없이 나도 크게 아픈데없이

그래도 잘 견뎌내고 있는 것이 고맙다... 생각하며 우리 잘 지내자요.

함께 텃밭 얘기 두런두런 나누고, 뜨거운 볕속에 잠깐씩 밭에 다녀오고, 같이 커피도 마시고 아이들 어울려 노는 것도 지켜보면서.



멀리서 손흗들며 걸어오는 친구만 봐도 웃음이 나고 갑자기 마음이 신이 나요.

어른인 우리도 그러니 아이들이 친구 좋아하는 마음이 이해가 되요.

오늘 하루 얼마나 힘들었는지, 아이들땜에 열받았던 일, 폭탄맞은 방구석, 허술한 끼니 고백.. 웃고 수다떨고 시원한 물 한모금 나눠먹고나면 

왠지 기운나요.


이웃이 있으니까 여름도 훠~~~얼씬 살 만해요~~~^^








십시일반 힘모아 이루어낸 눈물의 10도~~~!!! 크허허~~~ㅜ.ㅜ


척 보니 우리는... 중하위권..-.-;;

ㅎㅎㅎ '하위권의 고수'란 청소년소설이 있던데.. 우리도 하위권에선 나름 고수라 주장해봅니다. 끙~~--+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 텃밭, 화이팅~!! ^^





Posted by 연신내새댁

텃밭에 가면~~ 당근도 바로 뽑아 먹고!

 

텃밭에 가면~~ 염소 밥도 주고!

 

텃밭에 가면~~ 도시락도 먹고~~!^^

 

또.. '텃밭에 가면' 게임을 하면 끝도 없이 말을 이어갈 수있을 것 같아요. 텃밭에 가면 그야말로 할일도 많고, 놀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지요. ^^

 

6월에는 지금까지 메르스 여파로 다같이 텃밭에는 1번 밖에 못다녀왔네요.ㅠㅠ 그래도 소소히, 한두집씩 아이들데리고 꾸준히 밭에 다녀오셨지요. 밭이 있어, 가까이에 아이들데리고 훌쩍 다녀오며 큰숨 한번 쉬고올수있는 푸른 밭이 있어 얼마나 고맙던지요... 마음 무거운 요즘이지만 밭에 다녀오고, 싱싱히 자라는 텃밭 작물들과 건강한 아이들보며 함께 해주시는 이웃분들께 새삼 고마워지곤해요. 

 

재밌는 후기담당 우리 유이담이맘께서 6/4 텃밭갈때 함께 못가셨던 관계로(그래도 사진에는 나오신다는 응??) 제가 뒤늦게 땜빵후기를 씁니다 ㅎㅎㅎ 오랫만이예요~~ 

 

 

 

 

유이밭과 수호제밭에 집중적으로 뿌렸던 당근싹이 우후죽순으로 돋아서 드디어 당근 수확을 시작했습니다 ㅋㅋ 

너무 많아 솎아주려고 뽑은것인데요 아이들 손가락만한 당근이 쑥쑥 나와서 모두 놀랐어요~~ 그리고 바로 시식! 

씻어서 먹으니 아삭아삭 달달해요~~~!

아이들이 서로 먹겠다고~~~!!!^^ 당근은 '땅아 고마워! 자연놀이텃밭'의 공식 효자 작물로 판명됐어요~~

 

 

 

덥고 가문 날에 자라느라 애쓰는 작물들에게 '한살림 다용도미생물액'도 뿌려주었습니다. 얘들아, 힘내라~~~ 초보농부 아줌마들 손에서 잘 커줘서 고맙다!!ㅠㅠ 

 

 

 


 

텃밭나들이에 빠질수없는 간식~~!^^ 

이 날은 주먹밥을 싸와 이른 저녁을 텃밭에서 함께 먹었답니다. 여러집의 다양한 주먹밥을 바로 따온 상추에 싸먹는 맛이 꿀맛~~! 아이들은 과자 한봉지에 더 열광하지만.. 너희들도 자라서 어른이 되면 텃밭에서 동네 엄마, 친구들과 함께 먹던 상추쌈맛이 그리운 날이 있을 것이다 요녀석들아~~~^^

 


 

저는 어딜가도 먹고 놀 궁리부터 하는 사람이지만(ㅠㅠ) 

어딜가도 일부터 제대로 짱짱하게 하시는 멋진 분~~! 우리 텃밭의 가장 배테랑농부 영미언니. 목장갑에 손수건, 긴팔남방.. 역시 포스가 다르죠~? ㅎㅎ 

 



여기 또한분의 초보농부 유이담이맘~~~! 뜨거운 낮에 밭에 올때는 긴팔옷을 꼭 가져와야하지만.. 구런걸 알리없는 우리~ㅋㅋ 

목정갑대신 비닐장갑을 끼고(준비성은 철저함!ㅎㅎ) 마음 아프다고 차마 손대지 못하던 당근을 솎아줍니다. ㅋ

그래도 그녀는 무려 당근 200포기를 기르는 부농~~~! ㅎㅎㅎ

 

 

 

 

 

 

 

세상은 난리지만 텃밭은 고요히 제 할일을 충실히 하며 자라고 있습니다. 

이번주에는 놀랍고 신기한 한결이네 오이를 수확할 듯해요. 

자연놀이텃밭의 소원이네 작은 빈땅에 새로 둥지를 튼 '단아네' 가족 환영해요~~^^

  

무더운 여름, 비가 적절히 와서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이 끝나기를, 메르스도 잘 이겨내고 모두 건강한 일상으로 돌아갈수있기를, 아픈 모든 사람들이 건강히 가족품으로 돌아갈수있기를... 빌어봅니다. 

 

그럼 저는 오랫만에 쓰는 땜빵 후기를 마치고 휘리릭~~ 유이맘의 복귀를 기다릴께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어린 시절을 기억할때 자주 떠오르는 장면중 하나가 밭에서 놀다가 바라본 고향마을 풍경이다.
지금 친정집이 있는 그 자리가 내가 아주 어릴때는 완만하게 경사진 큰 밭이었는데
거기 적갈색 부드러운 흙에 쪼그리고 앉아서 놀다가 주위를 둘러보는게 대여섯살 무렵의 내게는 참 좋았던 모양이다. 
파란 하늘도 좋고, 건너보이는 땀봉의 키큰 소나무, 밭 뒷산의 나무들, 소꿉놀이 단골장소였던 길건너 옥계집 담장 밑에는 황매화 노란 꽃이 울타리처럼 무성했다. 석류나무도 있었고...

강일동으로 이사온 후에는 늘 텃밭농사를 지었다. 이모님이 지으시고 나는 젖먹이들을 안고 따라다니기만 한 것이지만 밭에 간다는 것만으로도 좋았다.
그러다 올해는 동네에서 자연놀이 함께 하는 이웃엄마들과 아이들데리고 같이 텃밭농사를 지어보기로했다.

강동구 공동체텃밭은 주민 5인 이상이 모임을 이뤄 신청하면 모임별로 5-6구좌를 분양해주는데, 무료인 대신 수확물의 70%를 기부해야한다. 우리가 기부한 채소는 강동구내 친환경농산물 판매매장인 '싱싱드림'에서 판매되고 그 수익금으로 어려운 이웃분들을 돕게 되는 구조. ^^

아이들과 함께 농작물을 키워보는 것만해도 좋은 배움인데 어려운 이웃분들도 도울 수 있으니 정말 좋겠다.. 싶어 이웃엄마들과 마음을 모은 것이었다. 우린 1주일에 한번씩 자연놀이도 해야(?)하는데 텃밭에 가면 흙과 곤충과 풀나무가 천지니 자연놀이 프로그램도 따로 안짜도 되는 그야말로 1석 3조~~!! ㅎㅎㅎ

땅이 좋고 풍경도 좋아 인기가 많은 공동체텃밭인데 어린 애기엄마들이 모여서 해보겠다는 마음이 기특했던지 다행히 선정이 되었다.
그리하여 3월부터 우리의 공동체텃밭 농사가 시작되었다.





8가족이 함께 짓는 6구좌 텃밭은 넓다.
공동으로 짓는 밭 2구좌에는 감자를 심었고, 가족별 밭에는 각자 심고싶은 씨앗들과 모종을 자유롭게 심었다. 땅을 고르고 비료도 뿌리고 심으며 몇주가 흘렀다. 아이들은 잘 놀고, 벌에 쏘이기고 하고, 옆집 텃밭의 새싹 밟아서 혼도 나지만 밭에 가고싶다고 자주 말한다. 밭도 아이들을 기다린다. 야트막한 수영산안에 포근하고 아늑하게 안겨있는 공동체텃밭에 들어서면 땅이 우리를 반겨주는 것만 같다. 
아이들은 새싹도 반가워하지만 보고싶어 하는게 또 있다.

 

바로 이 분들!

흰염소 가족, 검은 염소 가족, 토끼 가족이 텃밭 저 위, 산밑집에 살고 있다. 아이들이 뜯어주는 싱싱한 풀을 "맛있음메~~"하고 오물오물 받아먹고 겅중 뛰어오른다. "킁!" 하고 콧김이라도 내뿜으면 애들은 깜짝 놀랐다가 깔깔깔~!!^^

아이들과 동물들이 참 잘 어울리는구나.. 하는 생각을 이번에 처음으로 하게 되었다. 개나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과는 또 다르게, 염소와 토끼에게 풀을 주는 아이들을 보고 있자니 왜 예전에, 농경과 목축이 중요한 일이던 시절에 아이들에게 소나 양의 풀을 먹이게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아이들은 생명을 보살피는 일을 좋아하고, 또 특유의 부드러움과 생명력으로 동물들을 사랑하고 함께 어울린다. 아이들이 정말 잘 할 수 있는 '일'이다.  

염소들이 풀을 잘 먹으니까 아이들은 힘든 줄도 모르고 열심히 풀을 뜯어먹였다. 염소집 근처에는 마침 부드럽고 여린 풀이 무성해서 아이들 손으로도 죽죽 잘 뜯어 먹일 수 있었다. 넓은 풀밭에 너희들도 나올 수 있다면 좋겠지.. 우리 꼬마들도 한나절 너희들을 데리고 들에 가 풀을 먹이며 놀 수 있으면 좋겠지. 나는 혼자 꿈을 꾸었다.

 

 




엊그제 아빠가 출근한 일요일에도 아이들이 하양이(아기염소)가 보고싶다고해서 밭에 다녀왔다. 공동체 텃밭은 집앞에서 버스 3정거장 거리다. 이제는 연제도 잘 걷고 버스도 잘 타서 유모차없이도 잘 다닌다. 된장국, 김, 김치에 밥만 싸서 밭으로 갔다.

아이들이 하염없이 염소에게 풀을 뜯어먹이는 동안 나는 염소우리 위쪽에 있는 원두막에 앉아 도시양봉팀이 키우는 벌통도 쳐다보다가 하늘도 보다가 했다.
이 곳은 어쩌면 이렇게 내 어린시절의 집과 뒷산 같을까.. 누가 나를 위해 준비해준 위로의 공간에 와있는 것처럼 나는 텃밭 원두막에 앉을 때마다 목이 살짝 메인다.

 




텃논에는 올챙이가 정말 많았다. 요즘 늘 장화를 신고다니는 연수는 올챙이 한마리를 손바닥 물웅덩이에 담아와 내게 보여주고는 쏜살같이 다시 논으로 뛰어갔다. 고향의 아빠도 지금 논물을 채우고 계시겠지... 밝은 햇살 아래서 고향 들판이 눈에 선하게 그려졌다. 아이들은 없는 찬에도 밥을 잘 먹고, 나도 성오언니네에서 받아온 고들빼기 김치해서 밥한그릇 잘 먹고 돌아왔다.

 

 

 

 


공동체텃밭에는 다같이 가도 좋고, 우리끼리 가도 좋다. 뒷산 한바퀴 산책해도 좋고, 그냥 가만히 밭에 새싹난 것만 보고와도 좋다. 우리보다 앞서 다녀간 누군가가 6개밭에 모두 물을 주고 갔구나.. 물기가 남은 흙을 보며 가만히 짐작하고 고마워할수있어 좋다.

농사를 잘 지을줄 모르는 내가 그저 밭을 좋아하고, 아이들과 자연 가까이 지내고싶어서 덥썩 벌인 일인데 잘될까.. 걱정될 때도 있다. 그래도 몇년 밭에 따라다녔다고 나를 믿는 다른 엄마들도 있는데 잘 안크면 어쩌지? 소복이 난 이런저런 새싹들은 언제, 어떻게 속아줘야하나? 이모님 밭에 따라갈 때 더 단단히 봐둬야지.. 이번에 강릉가면 아빠엄마한테 과외 많이 받고 와야지.. 속으로 다짐하고 있다. ^^





 
 

농사는 고단하고 힘든 일이다.

어린 아이들 키우는 엄마들의 일상도 힘든 순간이 많다.

그렇지만 밭에 와있을때 우리는 힘든 중에도 잠시 어떤 넉넉함과 고요함, 평화로움을 느낀다. 아주 짧은 찰나일지라도 '아' 하고 잠시 날선 마음을 내려놓고, 어깨에 힘을 빼고, 흙처럼 부드러워지는 순간이 있다.
공동체텃밭에서 위로를 얻는 것이 나만은 아니어서,
함께 하는 엄마들 아이들 모두 땅과 친구와 생명들 안에서 마음 한자락 따뜻하게 적시고 위로받으며 
같이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보다 고맙고 좋다.

봄이 깊어가고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봄이 왔다.

새봄.. 내가 느끼기엔 아직도 바람이 찬데, 아이들은 겨울잠바를 벗어놓고 뛰어논다.

볼이 빨개지도록, 숨이 헉헉 차도록 아파트 마당을 달린다. 놀이터로, 작은도서관으로, 냇가로...

저런 녀석들이 겨울 내내 뛰지 못했으니 얼마나 답답했을까. ^^;;

실내에만 꽁꽁 갇혀 지내느라고 고생 많았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는 작년 여름부터 우리 이웃의 몇집이 함께 모여서

고만고만한 아이들을 냇가에, 화단에 풀어놓고 흙도 주무르고 곤충도 잡아보며 함께 노는 모임인데

날이 추워진 뒤에는 아파트 안에 있는 '작은도서관'으로 들어가 매주 한번씩 만나 놀았다.

같이 하고싶은 이웃들, 마침 그 시간에 도서관에 와있었던 친구들은 누구라도 끼어서 같이 만들고 놀았다.

크게 멋진 것을 만들진 못했어도 아이들은 즐거워했고, 엄마들도 무언가 우리 힘으로, 큰 돈 들이지 않고, 어떻게든 한시간 재밌게 어울려 보낼 수 있어 즐겁고 좋았다.

그렇게, 그럭저럭, 겨우겨우.. 겨울이 잘 갔다. 아이들이 모두 잘 자랐으니 고마운 일이다.

 

새봄에 우리는 함께 '텃밭농사'를 지어보기로 했다. ^^

강동구에서 마침 '공동체 텃밭'을 무료로 분양해준다기에 우리 모임 이름으로 신청해서 예쁜 산 밑 땅에 작은 텃밭 하나를 배정받았다.

동네 아이들, 엄마들과 마실가듯 일주일에 한번씩 다닐 텃밭농사, 산나들이... 기대된다.

 

하지만 이 봄. 아픈 사람들이 많다. 독감도 있고, 크고작은 환절기 감기들.. 그리고 어느새 일년이 돌아오는 세월호.

아픈 사람들 마음결에 와닿는 봄의 춥고도 따순 바람은 어떨까.. 나도 마음으로 같이 맞는다.

 

요즘 서울시도 그렇고, 자치구별로도 '마을공동체 사업'들이 많이 제안서 내는 시기다.

나도 '엄마그림책 모임'에서 함께 준비하고 있는데, 혹시 아이들과 함께 자연놀이 함께 하시고픈 엄마, 아빠들이 계시다면 작은 참고라도 되실까 싶어

지난 겨울 프로그램 올려본다. (근데 주로 가을, 겨울 것이라 큰 쓸모가 없을 것도ㅠㅠ)

 

 

곁에 있는 고운 아이들, 내 아이와 함께 자라는 우리 마을 아이들, 넓고 큰 인연의 끈으로 맺어져있을 모든 아이들이

봄에 더 많이 뛰어놀고, 웃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더불어 어른들도.

따신 마음 잃지 않고싶은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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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 (겨울 프로그램)

 

회차

날짜

주제

놀이

준비물

1

11.6 (5-6)

겨울철 집안에서도 느낄 수있는 생명

고구마 물화분 만들기

고구마 순, 작은컵이나 병, 이름적어 붙일 라벨지, 싸인펜

2

11.13

낙엽과 놀기

낙엽으로 만드는 여러가지 얼굴 (동물, 사람)

예쁜 낙엽, 나뭇가지, 스케치북, 목공풀

3

11.20

벌레야 놀자 1

귀뚜라미 키우기

-귀뚜라미 잡기(142), 귀뚜라미 집 만들기(147)

페트병, 미끼(썩은 과일이나 생선)

곤충집, 뚜껑있는 플라스틱통에 송곳으로 구멍뚫기,

4

11.27

벌레야 놀자 2

벌레 그림 그리기

벌레 종이접기(매미, 메뚜기-145)

나무젓가락 잠자리 만들기

(144)

나무젓가락, 색종이, 가위, , 색연필, 싸인펜

5

12.4 (4-5)

열매야 놀자 1

아직도 남아있는 가을열매 모아보기 (163)

산수유, 주목, 쥐똥나무, 질경이, 갈대.. 아파트 단지안에 있는 열매들을 담을 비닐봉지나 플라스틱 통.

6

12.11

열매야 놀자 2

열매 보물상자, 열매텃밭 만들기 (169)

보물상자-스케치북 종이

텃밭- 작은 비닐화분,

7

12.18

열매야 놀자3

열매로 만드는 작은 동물들,

열매 소꿉놀이 (175)

고슴도치-솔방울, 쥐똥나무열매

다람쥐-도토리,이쑤시개,강아지풀

여우-, 물오리나무 솔방울,이쑤시개, 단풍나무 씨앗

(공통-목공풀)

소꿉놀이용 그릇들(나무,)

8

1.8

새야 놀자 1

새집 만들기 (193)

나무 틀 구입, 목공본드

9

1.15

새야 놀자 2

새모이 만들기 (192)

땅콩, 과일조각, , 바늘

가느다란 나뭇가지

10

1.22

새야 놀자 3

깃털모자 만들기 (187)

평소에 주워서 깨끗이 씻어말린 새 깃털(^^), 골판지,

11

1.29

새야 놀자 4

겨울철새- 움직이는 오리 만들기(232)

두꺼운 종이, 싸인펜, 색연필, 가위,

12

2.5

봄 기다리기 1

겨울나무 싹틔우기 (206)

유리병, 전지가위

13

2.12

봄 기다리기 2

나무껍질 무늬 탁본뜨기(210)

헝겊, , , 물감, 얇은 종이

 

 

* 참고- <사계절 생태놀이> 붉나무 지음, (길벗어린이, 고래가 그랬어 펴냄)

* 고덕리엔파크 1단지 작은도서관 상상마루목요일 상설프로그램(?) 같이 놀아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일주일에 한번씩, '동네친구들과 함께 하는 자연놀이'라는 모임을 하고 있다. 
같은 아파트에 사는 세 집 엄마들이 함께 모여 아이들 데리고 아파트 안팎의 자연에서 작은 놀거리를 찾아 재미있게 노는 것이다.  
여름이 시작되던 7월쯤부터 어떨때는 두 집, 어떨 때는 동네 꼬마들 잔뜩 다같이 모여 놀기도 하며 꾸준히 지내오고 있다. 









다행히 우리집은 아파트 바로 옆에 작은 냇가가 있고 산책로가 있어 아이들이 냇물 옆을 오고가며 놀 수 있다.
산이 좀 먼 것이 아쉽지만 아쉬운데로 아파트 안에 있는 자투리 흙땅이라도 눈밝은 아이들은 잘도 찾아내 놀고, 
작은 곤충들이며 꽃, 열매, 나뭇가지, 돌들은 많지는 않아도 예쁘게 여기고, 신기하게 바라보면서 두어시간 참 재미나게 고맙게 누릴 수 있다. 











아이들과 함께 땅을 바라보고, 작은 생명들을 바라보는 엄마들이 
한 아파트에서 오래 지내다보니 눈에 들어왔다.
혼자 내 아이들만 데리고 자연속에서 놀아도 재미있지만 친구들과 함께 노는 시간도 소중하고 행복할 것 같았다. 










아이들은 어디서도 잘 논다. 

놀이기구들이 잘 갖춰진 폴리우레탄 바닥 놀이터에서 놀 때도 재밌게 놀고

이렇게 냇물과 풀밭을 첨벙거리고 뛰어다니며 놀 때도 잘 논다. 

어디서든 아이들은 씩씩하게 잘 놀며 클 수 있으면 되는 것 같다.








나는 아이들과 함께 자연이 주는 고마운 선물들을 느끼며 시간을 보낼 때가 참 행복하다.

산책을 하고, 흙을 만지고, 흐르는 물을 바라보며 함께 신기해하고, 무언가를 만들고 거기에 한동안 흠뻑 빠져보는 순간이 참 좋다.

나와 비슷한 엄마 친구들을 만나서 참 좋다. 

아이들을 보며 같이 웃을 수 있고, 잘 노는 아이들 곁에서 우리는 사는 얘기를 두런두런 나누다가

함꼐 해질 무렵 서로 이웃해있는 집으로 걸어돌아올 수 있어서 좋다. 










지난 여름에 이 친구들과 함께 한 일은 
잠자리 잡기(잡았다 놓아주기), 진흙 소꿉놀이, 아카시아 잎으로 가위바위보하고 줄기로 파마하기, 냇물 물고기 잡기, 비탈흙에 계곡만들고 댐만들기(?) 같은 놀이들이었다. ^^
잠자리 잡을 때는 엄마들이 더 펄쩍펄쩍 뛰면서 땀 깨나 흘리기도 했다. 










지렁이를 좋아하는 멋진 꼬마 여자아이인 유이담이 자매와 
곤충이라면 안 좋아하는 것이 없고 또 안 키워본 것도 없는 시우우진 형제, 
그리고 무척 용감한 척 하지만 실은 거미를 무서워하는 연수와 쥐며느리를 좋아하는 연호, 돌멩이를 사랑하는 연제가 함께 냇가를 오고가며 여름이 지나갔다.










기차가 지나가면 아이들은 '아빠데리러 가나보다. 기차야 잘 다녀와~! 기차야 안녕!'하고 손을 흔드는 외곽 동네.

여기가 우리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유년의 고향으로 기억되겠지.

살다보면 슬픈 일이 많을 것이다. 

자라는 일이 힘든 시간도 많을 것이다.

유년의 풍경은, 어린 날의 추억은 그런 날들에 조용한 위로가 된다. 

이제 그것을 알겠다. 

어떤 구체적인 사건들보다, 어린 날의 내가 매일 걸었던 길가에 서있던 나무, 논밭과 하늘, 멀리보이던 학교 풍경, 소꿉놀이하던 뜨락, 마당, 집 안팍의 여러 풍경들이 

그 아스라하고 고운 그림같은 장면들이 그냥 힘이 된다.

내 아이들에게는 지금 이렇게 친구와 같이 놀고, 엄마와 함께 산책하고 걷던 길들이 그런 마음속의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가을에는 어떤 놀이를 함께 할까.. 

아무리 슬퍼도 엄마는 밥을 하는 것처럼 

아무리 세상이 무시무시해도 아이들은 뛰어놀 것이다.

우리에게 그럴 시간이 아직 허락되어지는 것에 감사하면서 가을에도 고맙게, 함께 잘 놀아야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