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1.12.09 설국의 새끼곰 (8)
  2. 2009.08.09 새댁의 휴가, 똑순이의 여름방학 (24)
umma! 자란다2011.12.09 20:47








강릉에 눈이 많이 왔다.
어제 오후부터 시작된 눈은 오늘 오전까지 쉼없이 내렸다.

연수는 새끼곰처럼 눈속을 쏘다녔다.
아침부터 오후 늦게까지.
나갈 때마다 양말과 장갑을 흠뻑 적셔서 돌아왔다.

따뜻한 아래목에 바지를 말리고 밥을 먹고 귤을 좀 까먹다가
새 바지와 양말을 찾아입고 또 나갔다.

눈속에 뒹구는 연수는 새끼곰같았다.
곰은 겨울잠을 잘텐데.. 어쩌다 잠 안든 새끼곰이 생전처음 보는 눈풍경에 신이 나서 정신없이 하루 논 걸로 해두자.








아침 7시. 아직 날도 채 밝기 전.
마당에서 눈을 치우시는 할아버지를 보고 따라나오는 것으로 눈과의 첫만남 시작.









감기 걸릴까 걱정하시면서도 아빠는 연수에게 딱 맞는 작은 삽을 하나 찾아주셨다.
아이들과 노는 자세에 있어 나는 늘 아빠께 배운다.









아침에 남편과 전화하면서 '눈이 한 40cm는 온 것 같아' 라고 했는데 뉴스를 보니 강릉에 43cm가 왔단다.
강릉에서 나고 자란 사람으로서 이정도 눈대중은 할 수 있다는게 뿌듯하다. ^^
내가 자라는 동안 강릉에는 80cm쯤되는 그야말로 대설이 내린 적도 몇 번 있었다.
바로 이 마당에서 80cm 눈 속에 터널을 만들던 그 기억을 어찌 잊으리.
언젠가 연수도 그렇게 해보는 날이 올까.









새끼곰.. 아무도 밟지 않은 눈속으로 걸어간다.
강릉에선 이런 일을 '생눈을 헤치고 간다'고 한다. 길을 만들어놓지않은 그냥 눈밭위를 걸어간다는 말이다.









매일같이 놀던 모래언덕이 눈에 덮혀 보이지 않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 놀이터로 성큼성큼 걸어가는 새끼곰.
자... 이제부터 이 신난 새끼곰의 활보를 한번 지켜보시라.



































태어나 처음으로 이렇게 큰 눈을 만난 네살 연수는 물만난 고기처럼 펄떡거리며 지치지도 않고 눈속을 뒹굴었다.
그러고도 기침 한번 안하고, 아침밥 먹으러 들어가자는 어른들의 말에 서럽고 서럽게 울면서 더 놀겠다고 졸랐다.
밥먹고 와도 눈은 그대로 있다고, 앞으로 며칠은 눈이랑 놀 수 있다고 해도 연수는 '밥먹고 오면 녹을꺼야'하면서 엉엉 울었다.









형이 밖에서 새끼곰처럼 눈밭을 구르는 동안 연호는 따뜻한 거실에서 증조할머니와 '풀~미 풀~미'하며 놀았다.
다리힘이 생긴 아기를 일으켜 세워서 흔들어주는 놀이노래는 '세상~ 세상~'이다.
아침마다 근 1시간 가까이 증조할머니와 노는 연호.
할아버지와 엄마를 키워내신 그 손길, 그 노래로 증조할머니가 오늘은 연호를 키워주고 계시다.















아침먹고 엄마는 만두를 빚으셨다.
눈오는 날 먹는 따끈한 떡만두국을 위해 엄마는 어제부터 사골을 끓이고 떡을 썰어놓으셨다.
오전 내내 눈을 치고 오신 아빠와 눈밭에 구른 어린 외손주, 그리고 멀리서 온 딸이 모두 그 뜨뜻한 사골국물에 몸을 녹였다.
나는 엄마처럼 살 수 있을까.
두 아이의 엄마가 되고보니 우리 엄마의 삶이 참 대단하게 느껴진다.
나도 엄마처럼 식구들을 살뜰하게 거두어 먹이며 보살필 수 있을까.. 아직 자신이 없다.












뒷산 소나무숲에서 우지끈 가지 부러지는 소리가 들리고 우수수 눈쏟아지는 소리가 이어 들린다.
연수도 누워서 그 소리를 들었을까.

어린 시절, 지금 집 이전에 살았던 기와집 툇마루에서 나는 눈오는 하늘과 눈덮힌 소나무들을 한없이 올려다보았던 기억이 있다. 까치 소리가 맑게 울렸던 것 같고, 그 날은 설날이어서 나는 한복을 입고 있었다. 그 날도 눈처럼 하얀 떡국을 먹었다.
눈이 많은 고장에서 나고 자란 것이 고맙다.
눈쌓인 소나무 숲은 아름답고 신비롭다.
멀리 가지 않아도, 때때로 일상에서 신비로운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에 살았다는 것은 축복인 것 같다.










이 감촉. 나도 안다.
연수도 언젠가 눈을 보면, 그 위에 저처럼 누운 누군가를 보면 제 온 몸에 와닿던 눈의 포근하고도 서늘한 감촉을 기억해낼 수 있을 것이다.









아빠. 겨울마다, 눈이 올떄마다 이 마당에 길을 내셨고 또 내실 아빠.
아빠가 내놓은 길로 이 집에 사는 모든 사람들이 걸어가고 돌아왔지.
길을 내는 사람.. 우리 아빠. 부디 건강하시기를..!









몇번이나 눈속에서 놀아 고단해진 연수는 저녁에는 평소에 비해 훨씬 얌전히(?) 밥을 먹고, 조용히 사부작거리다 7시반쯤 일찍 곯아떨어졌다.
눈에서 더 놀겠다고, 눈썰매가 제 뜻대로 안된다고, 손발이 젖어 춥다고 오늘 낮에는 꽤 많이 징징거려 어린 손주의 눈놀이 시중을 들어주던 외할머니외할아버지를 힘들게 했던 연수..
내일은 좀더 나아지려나. 그래야할텐데..

연수 이녀석, 너 크면 네살 겨울에 외할머니외할아버지 엄청 애먹였다는 거 꼭 알아야한다. 
그럼에도 그 분들이 한없이 깊은 사랑으로 너를 한없이 보듬고 다독여주셨다는 것도. 
알았거든 외가집 쪽 쳐다보고 '감사합니다'하고 큰절 한번 올리렴. 
^^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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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윤맘

    따뜻한 글..콧끝 찡~ 눈물 핑.ㅎ
    욱 나 2주전에 둘째 백일이었어..백일 지나고 훨 적응된거 느끼며서 연수 엄마 생각났었음 ㅋㅋ 지난주말에 전화했더니 안받던데 친정에 있나보다..서울 오면 언젠가(?) 꼭 보자 우리~~ 아이들 모두 건강하고.욱도 건강^^

    2011.12.10 01:37 [ ADDR : EDIT/ DEL : REPLY ]
    • 언니, 백만년만에 답글달아서 죄송해요.ㅠㅠ
      그날 전화하다 밧데리가 다돼서 끊어졌는데 그뒤로 서울돌아와 다시 전화못한 것도 죄송하고.. 죄송한 일 투성이네. ^^;;;

      사는 일이 왜이리 분주한지 모르겠어요. 어느날은 정신없이 곯아떨어지고, 어느날은 맘이 손톱만하게 쪼그라들어서 화내고 힘빠져 있느라고 글 한줄 못쓰고, 어느날은 또 감기걸려 아프니 말이예요..

      아윤이 재인이.. 보고싶어요. 언니의 두 딸들.. 언니같이 자라겠지? 희진언니와 준하정민도 보고싶고...
      언제 주말에 한번 놀러갈꼐요. 미옥이도 보자보자하면서 날만 가는데 3월에 출산이라니 그전에 우리 꼭 다같이 한번 모여요. 미옥의 집들이겸 출산축하.. 뭐 이렇게 거창한 자리를 잡으라고 압력을 넣어볼까? ㅎㅎ
      언니, 건강 조심하시고 곧 다시 통화해요.

      2011.12.27 19:58 신고 [ ADDR : EDIT/ DEL ]
  2. 살림하는사람

    캬하, 연수의 저 대담한 발걸음. 나는 그렇게 둘 수 있을까 계속 생각하게 합니다. 요즘엔 내가 힘든 것도 있지만 좀 춥다고 희범이 문밖에도 못나가게하고 있거든요. 눈오면 손발이 다 얼도록 눈 속을 저 맘대로 돌아다니게 둘 수 있을까?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저 만두! 우리 친정 아버지께서 강원도 평창 분이셔요. 그래서 설명절 때나 겨울에 꼭 신김치 넣고 만두를 해 먹지요. 어릴 적에 집에서 만두를 하면 엄마가 만두국 끓일 때 물어보셔요. '너는 몇 개 먹을래?' 그러면 '난 10개!' 하지요. 그 만두 크기가 작지도 않아요. 그리고 그걸 다 먹지요. 먹고나면 배가 찢어질 것 같아서 ㅋㅋㅋㅋㅋ 한참을 방바닥에 대자로 뻗어서 꼼짝도 못했던 기억이 생생해요. 매번! 만두를 할 때마다! 그랬어요. ㅎㅎㅎ 안그래도 조만간 엄마한테 만두 해달라고 가려고 하고 있었는데, 저 맛있어 보이는 만두를 보니 입에 침이 고여 흐르네요.^^

    잘 쉬다와요. 아버지께서 오래도록 건강하시길 기원하는 연수연호맘의 마음에서 더없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 느껴져 내맘까지 푸근합니다.

    2011.12.10 22:47 [ ADDR : EDIT/ DEL : REPLY ]
    •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내고, 또 부모님이(그 시절의 우리 부모님이 다 그러셨듯이) 낮에 친구들과 동네 산밭을 쏘다니며 노는걸 그저 조심하고 저녁밥먹기 전에만 들어와라 하셨던 덕분에 참 신나게 놀았던 기억이 많아요. 그떄를 돌아볼떄 행복감을 많이 느낍니다. 얼음언 냇가에 보드라운 버들강아지, 햇살받아 반짝이는 그 솜털을 바라보던 기억 같은거요..
      우리 아이들도 유년을 돌아볼때 행복한 기억이 많았으면 좋겠어요. 에고.. 오늘도 연호가 꺠네.. 늦은 답글 죄송해요.

      연호 무사히 재우고 컴백했습니다. ^^;; 언제 또깰지 조마조마하지만...
      만두 정말 맛있지요! 어디가서도 고향집 엄마가 해주시는 손만두 맛은 찾아볼 수없어요. 쪄먹어도, 구워먹어도, 떡국에 넣어먹어도 맛있는...!!! 배가 찢어질만큼 불렀었다니 그도 참 행복한 유년의 기억입니다. ㅎㅎㅎ

      아이들에게 눈이든, 자연의 무엇이든, 사람들이든 우선 무서운 존재나 위험한 존재로 먼저 인식하게 하고싶진 않아요. 따뜻하고 즐겁고 아름다운 존재로 먼저 느끼고, 그다음에 조심하고 대비할 것들을 알려줄 수 있었으면... 저도 쉽지않지만 그러려고 노력합니다.

      2011.12.27 20:34 신고 [ ADDR : EDIT/ DEL ]
  3. 연수가 물..아니 눈 만났네요. ㅎㅎㅎ 저도 어릴 적 눈을 진짜진짜 너무 좋아했는데..밥먹고 나면 녹을꺼라고 울던 연수 맘이 이해가 되요. 여름은 수영해서 좋고 겨울은 눈이 와서 좋다며 그 날씨 좋은 봄과 가을은 완전 천태했었지요. ㅋㅋ 그런데 지금은 완전 반대...겨울 아유, 추워요..ㅜ.ㅠ

    언니 덕에 연수 덕에 눈 구경 제대로 하고 갑니다. ^^ 오늘 여기도 눈발이 조금 휘날렸어요. 음..거기 쌓인 눈밭에 바람 한 번 휘잉~ 하고 분 정도로? ㅋㅋ

    2011.12.11 01:0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서울에는 어쩌면 이렇게 눈다운 눈이 안오는지... 강릉같은 눈이 온다면 서울은 교통마비에 이런저런 사건사고로 큰일이 나겠지만 말예요. 그래도 아이들은 정말 신날텐데! ^^;;
      눈으로 휴교도 좀 해보고, 길이 막혀 큰 마트도 못가고 집안에 있는 먹거리들로 좀 소박하게 해먹으며 지내보기도 하고.. 애들은 입찢어지게 웃으며 눈밭을 뒹굴며 놀고... 나는 그런 꿈을 꾸는데 요즘은 눈이 오기 무섭게 길을 싹 치우고, 어쩄든 차들이 씽씽 다닐 수 있게 해놓는게 좀 아쉬워요. 눈온뒤의 고요함 같은 것은 차도가 없는 곳에서나 가능한 시대예요.
      그러나 눈오면 힘든 분들도 너무 많고 차가 다녀야 먹고살 수있는 분들도 많을테지요..

      아. 강릉집에 있을떄는 추워도 밖에 나가는게 힘들지않았는데 (마당이 있으니) 아파트에서는 어찌나 밖에한번 나갈 엄두내기가 어려운지... 나도 겨울이 싫어지려고해요.ㅠㅠ

      2011.12.27 20:41 신고 [ ADDR : EDIT/ DEL ]
  4. 며느리사랑하는시애미

    화목한가정 참보기 좋으시고
    모두들 건강하시니 좋습니다
    며느아기도 자주 돌봐주시고
    여러가지 고맙습니다
    만두 을 잘 빚으시네요
    맛 있겠군요

    2012.12.09 16:42 [ ADDR : EDIT/ DEL : REPLY ]
    • 어머니, 예전 글도 읽어보고 계시네요~^^
      벌써 1년이 지났네요.. 와.. 연수연호 이때보다 참 많이 컸구나... 새삼스러워요..
      올 겨울에도 강릉에 와서 1주일쯤 있다가면 어떻겠냐고 하셔서 1월에 그럴까... 생각중이예요.
      아범 혼자 지내서 안됐지만... 연수연호는 눈속에서 또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도 엄마께 만두를 배워서 담에 어머니 한번 해드릴께요.

      2012.12.10 21:19 신고 [ ADDR : EDIT/ DEL ]

umma! 자란다2009.08.09 21:27


지난 일주일동안 똑순이와 함께 강릉 친정에 다녀왔습니다.
신랑은 회사일이 바빠 주말에만 잠시 왔다갔다했으니, 새댁만 제대로 여름휴가를 보낸 셈입니다.
아. 똑순이도 신나게 외가집에서의 여름방학(?)을 보냈네요~^^ 

시골 외가에서 보내는 똑순이의 하루는 온통 초록색이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외할아버지를 따라 뒷동산에 새를 보러 나갔다 들어오고,
아침먹고 나서는 엄마랑 사촌누나랑 마당가에서 물장난하며 놀고,
오후에는 외할머니랑 누나랑 손잡고 동네 산책을 다니며 온갖 들꽃들을 따들고 돌아왔습니다.






+ 강릉은 저온현상으로 밤에는 살짝 추웠지만 그래도 한낮에 해가 나면 무더웠습니다.
아이들은 마당가에 있는 작은 돌절구에 물을 받아놓고, 꽃잎과 나뭇잎을 띄우며 얼마나 신나게 놀았는지 모릅니다. ^^






+ 수도꼭지에서 떨어지는 물을 얼굴에 받으며 요녀석, 어찌나 행복해하던지요..
옷은 늘 하루에 두세번씩 적셔냈지만 함께 노는 엄마도 참 재밌었습니다^^






+ '엄마 나 좀 봐요~' 젖은 옷이 추울까봐 걱정되면서도 깔깔 웃는 아이들 웃음이 너무 좋아 말릴 수가 없었어요.
이렇게 돌절구를 붙잡고 찬물로 온몸을 흠뻑 적시며 놀던 녀석에게
서울집, 매끈한 플라스틱 욕조에 미지근한 물을 받아놓고 놀으라고 하려니 왠지 새댁도 김이 빠지는것 같습니다. ^^;;  


졸린 똑순이를 재우려고 업고 동네길에 나서보면 눈돌리는 곳 어디나 눈부신 초록색이어서
아. 이런 곳에서 우리 아이가 자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한여름, 절정의 초록색 사이에 피어난 봉선화, 민들레, 붓꽃, 도라지꽃, 달맞이꽃, 호박꽃, 토끼풀, 들국화, 코스모스... 
꽃분홍, 연한 분홍, 노랑, 보라, 흰색으로 빛나던 그 많은 들꽃들의 향연은 또 얼마나 아름답던지요.

제가 걸어 학교에 가던 논둑길은 이제 하얗게 빛나는 시멘트길이 되었지만
여전히 길옆으론 벼이삭들이 피어나는 논들이 넓게 펼쳐져있고
구릉구릉한 산들도 그대로였습니다.

고향집 마당에서 똑순이를 업고있다 오래오래 마음에 담아두고 싶은 장면도 보았어요.
멀리 보이는 논둑길 사이로 분홍포대기에 작은 조카를 업은 엄마가 걸어가시고, 
그 뒤를 따라 큰조카를 업은 오빠가 따라가고..
멀리서 자전거를 탄 아버지가 오시다 엄마와 오빠를 만나 큰 조카를 받아 등에 업으시고
오빠는 아버지가 타고 오시던 자전거를 타고 돌아오는 장면.

초록색 논을 배경으로 가족들이 걸어가고, 만나고, 함께 걸어오는 한참 동안
저는 잠든 똑순이를 업고 꼼짝않고 서서 영화라도 보듯 그 장면들을 천천히 음미하며 지켜보았습니다. 
마음이 뭉클했습니다.
어린 시절, 우리들이 뛰어놀던 길, 논일하시는 엄마 아빠를 찾아가 기다려서는 함께 손잡고 돌아오던 그 길을
이제는 조카들이, 내 아이가 걸어다닙니다. 
따뜻한 힘이 마음에 채워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이 힘으로 또 한동안은 평화롭게 살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 똑순이가 태어나 처음으로 바닷물에 발을 담궈보았습니다. 아. 차가워라!





+ 아빠와 함께 만난 이 바다는 강릉 경포입니다. 똑순아, 저 넓고 푸르고 둥근 물이 바다란다!

 





+ 아빠와 똑순이에게 와서 부딪히는 하얀 파도가 시원합니다. 
외가에 있는 동안 똑순이는 두번 해수욕을 했는데, 이 사진은 처음 갔을 때 찍었어요.
이 날 똑순이, 열심히 탐색하더니.. 바다가 마음에 들었는지 두번째 갔을때는 어찌나 신나게 놀던지요! 
바다로 퐁당 뛰어들려는 아이를 꼭 붙잡느라 사진찍을 엄두를 못냈내요~^^ 



똑순이는 일주일 사이에 쑥 큰 것 같습니다. 
어제 오후 서울집에 돌아오니 제가 늘 뛰어놀던 아파트 복도가 반가웠는지 
맨발로 뛰어나가 복도에 철퍼덕 주저앉고 한참을 웃으며 놀았습니다.
문득 이 아이에게는 여기가 나고 자란 고향집이구나.. 깨달았습니다.
엄마는 일주일만에 돌아온 집이 살짝 낯설기까지 했는데
이 녀석은 익숙한 제 장난감들과 제 놀이터, 그리고 엄마와 둘이 지내던 일상으로 돌아온 것이 마음 푸근한 모양입니다. 
 
돌아온 서울은 참 덥습니다.
너무 더워서 똑순이랑 두번이나 욕조에 물을 받아놓고 목욕겸 물놀이를 했습니다.
젖은 옷을 입힌채로 밖에 데리고 나가 놀기도 해서 행여 감기나 걸리지 않을까.. 조마조마합니다.

짧은 휴가가, 여운은 참 길어서
오랫만에 똑순이랑 둘이 보내는 한나절 동안 문득문득 고향집 생각이 많이 났어요.
엄마가 요리하는 동안 놀아달라며 매달리는 똑순이를 보니 
똑순이가 찡찡댈만 하면 얼른 안고 마당에 나가 놀아주시던 외할머니, 외할아버지의 손길이 아쉽고
엄마가 싸주신 물김치와 깻잎 반찬 펼쳐놓고 밥 한그릇 뚝딱 하면서 엄마가 차려주시던 따뜻한 밥상이 그리웠고요..
똑순이는 어디 넘어지기만 하면 외할머니의 '땟지'소리가 생각나는지 제가 넘어진 곳을 한참 가리키곤 합니다.

오랫만에 나가본 아파트 놀이터에서 똑순이는 외가집에서 생긴 습관대로 꽃을 따달라 조릅니다.
시골에서야 지천에 널린 들꽃 두어송이를 선뜻 꺽어 아기 손에 쥐어주고, 꽃시계도 만들어주고 꽃반지도 만들어줬지만
아파트 화단에 드문드문 핀 꽃은 차마 꺽어줄 수가 없습니다.
'이 꽃은 경비원 아저씨들이 어렵게 키우시는 꽃이라 안되겠다, 똑순아.. 
우리가 꺽으면 다른 친구들, 형아누나들도 다 꺽고싶을텐데 그럼 더는 꽃을 볼수가 없을꺼야...' 
열심히 달래는 마음이 조금 서글픕니다. 

이 다음에 똑순이가 크면 여름방학마다 강릉 외가집으로, 상주 할아버지댁으로 많이 보내고, 데려가고 해야겠습니다.
혼자 보낼만 하면 그렇게 하고, 아직 그러기 어렵겠다 싶으면 제가 같이 내려가서
여름, 겨울만이라도 시골에서 보내고 오고 싶습니다.
올해는 갓난이 엄마라고 차려주시는 밥만 맛있게 받아먹고 아이 봐주시는 수고만 엄마아빠께 잔뜩 끼치고 왔지만..
다음에 가면 맛있는거 장봐서 부모님께 며칠이라도 제 손으로 밥을 지어드리는 '좋은 휴가'를 보내고 와야지..결심했네요.
새댁, 이제사 철이 쬐금 들려나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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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 댕겨오셨군요 언니^^
    저희도 부산 갔다가 바로 솔이네랑 같이 광주로 와서 푹 쉬고 있는 중이었답니다.
    주말이 너무 빨리 가서 아쉬울 정도로 말이죠..^^

    온통 초록인 곳에서 아이를 키우면, 정말 참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도. 여기 광주는 아주 시골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많이 탁 트인곳이라 감사하기도 하고요.
    언제 언니도 똑순이랑 꼭 광주에 놀러오세요~

    2009.08.10 09:54 [ ADDR : EDIT/ DEL : REPLY ]
    • 아. 명이님, 잘 계셔요?
      광주 잘 내려가셨나 전화해 목소리 한번 듣는다는 것이
      늘 생각만 하다 또 이렇게 시간이 많이 흘렀어요..ㅠㅠ
      어때요? 새 일과 새 집, 새로운 도시에서의 생활은?
      블로그에 찾아가면 소식이 올라와 있으려나요-^^

      부산여행간 사람들도 재밌겠다..하고 똑순아빠랑 강릉오가며 얘기했었답니다.
      그래요. 광주에도 꼭 한번 놀러가겠어요~
      건강하게 잘 지내요, 곧 연락할꼐요!^^

      2009.08.10 16:28 신고 [ ADDR : EDIT/ DEL ]
  2. 미오기

    어머나 정말 많이 컸어요 ^^
    점점 훈남이 되는데요 오호~

    2009.08.10 09:55 [ ADDR : EDIT/ DEL : REPLY ]
    • 여름에 풀크고 꽃크는 것처럼 아이들도 햇빛 많이 쬐는 이 계절에 더 쑥쑥 크는것같다.
      여행 한번씩 다녀올때마다 더 쑥 크는것 같고-^^

      2009.08.11 15:30 신고 [ ADDR : EDIT/ DEL ]
  3. 고향에 다녀오셨군요^^
    아이코~예뻐라.. 똑순이 장난기어린 미소가 한가득이네요~^-^
    그런데 젤 아래 사진을 보니 똑순이 다리에 퍼런 멍이 있어 보이는데 괜찮은가요?

    2009.08.10 12:47 [ ADDR : EDIT/ DEL : REPLY ]
    • ㅎㅎㅎ 이젠 제법 컸다고 장난도 많이 늘었어요~
      우스꽝스런 소리도 내고, 이것저것 해보이며 웃을거리를 먼저 만들어냅니다.
      발목 근처 푸른 것은 점이랍니다~^^;

      2009.08.11 15:31 신고 [ ADDR : EDIT/ DEL ]
  4. 똑순아, 외갓집이 좋은 곳에 있어서 참 좋겠다. ^^

    가끔씩 보아서인지, 똑순이가 쑥 쑥 크고 있는것 같네요. ~~

    2009.08.10 13:08 [ ADDR : EDIT/ DEL : REPLY ]
    • 부지깽이님, 안녕하셨어요~^^
      잊지않고 똑순이보러 들러주셔서 감사해요.
      아이자라는게 어찌나 금방(?)인 것 같은지.. 깜짝 놀라곤 합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머~얼지만.. 힘들지만 또 참 재미있는 하루하루들입니다.

      2009.08.11 15:34 신고 [ ADDR : EDIT/ DEL ]
  5. 와~~ 오랜만에 와보니 똑순이 몰라보게 커졌어요. 똘망똘망하구 넘 귀엽네요~^^ 전 시댁 친정 다 서울이라.. 시골집이 있었음 하네요 늘~ 부러워요~

    2009.08.10 14:2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와~ 뚱채어뭉님, 오랫만에 뵈요!^^
      저도 한동안 은채랑 또 다른 형아누나들 많이 못보고 지냈더니 궁금하네요... 은채,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지요?

      시골집.. 우리 부모님들 떠나고나시면 누가 있어 시골을 찾아갈 수있을까. 문득 걱정도 됩니다. 참, 시댁친정 가까이 있으면 평소엔 참 든든하고 좋으시겠어요~^^

      2009.08.11 15:36 신고 [ ADDR : EDIT/ DEL ]
  6. YD

    여행을 가셨나..혹시 똑순이가 아픈가 안그래도 궁금& 걱정하고 있었어요. 친정 갔다왔군요. 좋았겠다...똑순이는 정말 훌쩍 자라서 크이짱이 오빠!!라고 해야 할 정도예요. (아직도 바닥을 벌벌 기어다니며 애기짓(?)만 하고 있는 크.이.짱....)ㅎㅎ 일단 29일을 기약하며 내일 중으로 편지보낼께요. 앙농=33 ^^

    2009.08.10 16:26 [ ADDR : EDIT/ DEL : REPLY ]
    • ㅋㅋ 그래도 울 이쁜 크이짱은 몽글몽글한 목소리로 '엄마!'를 부르잖아요~ 발음도 정확하게!
      똑순이는 맨첫단어로 '음마'를 부른 뒤에 한동안은 열심히 부르더니 어디론가 그 말이 쏙~ 사라졌답니다.
      요즘은 '아빠빠빠빠'만 해요ㅠ

      제가 방명록쓴 것은 보셨지요? 비가 많이 오는 날이예요.. 편지가 도착했나.. 곧 메일함을 열어봐야겠습니다. ^^

      2009.08.11 15:39 신고 [ ADDR : EDIT/ DEL ]
  7. 역시 아이들은 저렇게 뛰어노는것이 제일 이쁘네요^^
    똑순이의 눈에 보였을 바다가 어떠했을지 무척궁금하기도 하구요.. ~^^

    아..휴가 가고 싶습니다... ㅎㅎ

    2009.08.10 17:50 [ ADDR : EDIT/ DEL : REPLY ]
    • ^-------^
      아직 휴가를 못 다녀오셨구요~ 어서어서 아지네 휴가가 되어서 아지엄마님이랑 아빠님이랑 아지랑 모두 시원하고 좋은 시간 보내고오시길 빕니다.
      아이 태어나고나면 한동안 여행이 어려우니.. 그전에 좋은 곳 많이 보고오셔요~^^

      바다. 서울에 돌아와서 푸른 색연필로 종이에 바다를 그려주고 '와~ 바다다, 첨벙첨벙할까?'했더니 그림위 바다를 발로 밟고 다니며 첨벙첨벙합니다. 벌써 그리워요, 바다가.

      2009.08.11 15:42 신고 [ ADDR : EDIT/ DEL ]
  8. 똑순이의 해 맑은미소
    바로 천사의 미소^^*

    조금만 가까이 살아도 우리 태원이랑 친구하며

    매일 놀수 있을텐데...

    오늘 유정란 똑순이네 집으로 출발 했어요
    보내고 보니 포장지 무시하고 좀더 넉넉히 보낼걸
    하는 후회가 듬니다

    다음에는 넉넉히 보낼께요!
    항상 건강 또 건강 하세요. ^^*

    2009.08.10 22:28 [ ADDR : EDIT/ DEL : REPLY ]
    • 아고~ 정성껏 키우신 맛있는 유정란먹는 것만 해도 감사한 일이니, 더 담아주시지 않아도 되요!

      태원이도 건강하게 잘 지내지요?
      멀리 떨어져있지만 아이들이 자라면, 서로 블로그에서 사진보며 친구하면 좋겠어요!
      하늘과계란 농장 식구님들도 모두 여름 잘 보내셔요~^^

      2009.08.11 15:45 신고 [ ADDR : EDIT/ DEL ]
  9. 즐겁고 평화롭게 보냈을 여름휴가가 훤히 보이는데요?
    저도 동건이 데리고 외갓집에 다녀왔었는데, 온통 초록인 동네가 완전 좋았어요~
    처음 잡는 게잡이도 즐거웠었고~ ㅋㅋㅋㅋ

    2009.08.11 09:11 [ ADDR : EDIT/ DEL : REPLY ]
    • 봉화였지요, 꼬미님 외가가~?^^
      이야기를 넘 재밌게 들어서 꼭 아는 동네같습니다~
      시냇물이랑 나무그늘에서 즐겁게 놀았을 동건이 모습도 상상되구요.
      아이들이 생기고나니 아이들이 즐겁게 맘놓고 놀수있는데가 제일 좋은 휴가지같아요. 아참, 꼬미님은 아직 아이 안생겼는데! ㅎㅎ

      2009.08.11 15:47 신고 [ ADDR : EDIT/ DEL ]
  10. 똑순이 웃는 표정이 넘 좋네요~
    새댁 친정인 강릉집도 완전 맘에 드는걸요!

    가원이도 지난 주말에는 시골다녀왔는데
    아무래도 시원해서 그랬는지 밤에도 안깨고 잘 자더라구요
    애들한테는 역시 시골이 짱인듯! (물론 서산도 시골입니다 ㅋㅋㅋ)

    2009.08.11 22:5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아고~ 서산은 시골이 아니죠^^
      시골하면 왠지 할아버지 할머니가 계시고 농사짓는 논밭도 있고, 시냇물도 좀 흐르고.. 그래야할 것 같아요.

      예전에 얼핏보니 가원이네 할아버지댁엔 소도 있는것 같던데.. 부럽습니다. ㅎㅎ
      돌잔치는 가족들과만 하셨나봐요. 저희도 그렇게 했지요~
      아쉽지만 다음에 반갑게 얼굴뵈요.
      가원이 첫 돌을 정말 축하드립니다~~~!^^

      2009.08.13 10:39 신고 [ ADDR : EDIT/ DEL ]
  11. 도참 준비한다고 쓸데 없이 정신이 팔려 인터넷도 한동안 못하다가
    오늘에 들어와 그동안 밀린 글들을 봤습니다.

    똑순이는 언제봐도 이쁘고 귀엽네요. ㅋㅋ
    언능 똑순이가 이 엉아를 알아 봤으면 좋겠습니다.ㅎㅎ
    똑순이와 서로 인생에 대해 툭~ 터놓고 소소한 담론이라도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2009.08.13 06: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똑순이와 mepay 삼촌이 인생에 대해 툭~ 터놓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상상만해도 너무 흐뭇합니다...
      그런 날이 어서 왔으면 좋겠네요!
      건강하게 쑥쑥 잘 커서 방학이면 mepay삼촌네로 베낭꾸려 내려보내 며칠 삼촌 하는일 구경하고, 얘기나누다 돌아오는.. 그런 소년을 그려봅니다.

      도참이 새단장을 끝냈는가요?
      새식구와 함께 일하니 더욱 든든하고 힘나시겠습니다.
      아름드리 참나무의 번창을 기원하며 저도 늘 응원할께요~^^

      2009.08.13 10:44 신고 [ ADDR : EDIT/ DEL ]
  12. 이사뉨

    아~ 휴가 좋아보입니다.. 연수가 부러운데요? 돌절구에 꽃띄우며 물장난이라...음..운치 있습니다.. 그거에 비하면 울 두딸은.. 그저 큰..고무통이네요..ㅎㅎ 그러고 보니..낯익은.. 그네!! 부속이 머 하나 빠졌었는데.. 안전하게 잘 타고 있나 모르겠네요.. ㅎㅎ 한창 재미있게 잘 탈 나이이네요.. 호호 저도 이번휴가 경포로 갑니다.
    모쪼록 늦은 더위 조심하시고요~

    2009.08.13 17:07 [ ADDR : EDIT/ DEL : REPLY ]
    • ^^ 그 '운치'를 이녀석이 알면 좋으련만.. 온통 옷적시고 노는데 정신이 팔려..;;
      돌절구에 뜬 봉숭아꽃잎사귀는 제가 봐도 참 예쁘더라구요. 그런 아름다움이 똑순이의 마음속에 스쳐지나가듯 조금이라도 간직됐으면 좋겠어요.
      그렇지만 역시 애기들 노는데는 고무다라만한게 없지요! 저도 어릴때 온몸 푹 담그고 많이 놀았는데.. 아, 그립습니다^^

      휴가, 잘 다녀오세요~ 경포 가신다니.. 음. 마음만이라도 이사뉨네 차에 함께 실어보내야겠습니다.
      참, 그네는 정말 잘타고 있어요, 이웃의 똑순이 친구들도 놀러오면 줄서서 타고요! 감사합니다~ㅎㅎ

      2009.08.14 20:18 신고 [ ADDR : EDIT/ DE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