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ma! 자란다2011. 8. 12. 23:21









연호가 세상에 태어난지 60일이 되었다.
힘들게 지나온 날들이었지만
언제나 엄마를 보면 벙긋 웃어주는 이 아이가 있어 참 행복한 날들이었다.









하루의 거의 대부분을 자면서 보내는 연호.
깨어있을 때는 엄마와 눈맞추는걸 정말 좋아하고, 웃고, 무어라 무어라 옹알이도 참 많이 한다.
고슴도치 엄마의 귀에는 '어우 아으~' 소리가 '어엄 마아~'로 들린다. ^^








외가에 가있던 40일 무렵의 연호.
참 예쁘지.. 참 예뻐..^^
남편은 연호를 보는 내 눈에서 하트가 뿅뿅 날아가는 것같다고 했다.

둘째라 그런가.. 고물고물한 갓난아이라 그런가.. 연호는 그저 예쁘기만 하다.
울다가도 엄마가 문열고 방에 들어서기만 하면 알아보고 그치는 연호.
안고 눈맞추고 있으면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처럼 벙실 웃고 
고 작은 입을 연신 움직이며 엄마에게 이야기하느라 바쁜 아이.














고집도 세고, 엄마에게 투정과 떼도 많이 부리는 네살배기 형아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걱정도 많고 고민도 많아
머리속으로 거의 하루종일 연수 생각을 하며 지내는 것 같다.
그게 가끔 연호에게 미안하다.  
하지만 연호와 눈맞추고 얘기하는 짧은 순간만큼은 이런저런 걱정들은 모두 잊고 그저 참 예쁘구나.. 고맙구나.. 좋구나.. 하는 생각만 든다.

실제로 손은 연호에게 훨씬 많이 가있다.
오래오래 안고 젖을 먹이고, 졸려서 칭얼거리면 안아 재우기도 하고 유모차태워 밀고다니고... 
연수에게 쓸 손이 없어서 연수는 하루종일 거의 혼자 힘으로 먹고 걷고 논다. 
그런 연수를 보면 대견하면서도 짠하다. 연수.. 서운하고 속상한게 많겠지..
  
연호가 유모차에서 잘 잘 때 연수와 놀이터에서 같이 뛰기도 하고 그네도 밀어주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다.
엄마가 천천히 밥을 먹여주고, 이거하자 저거하자 하는 여러 놀이들을 '그래!'하고 바로 따라가서 같이 할 때 연수는 행복해보인다.
요즘 연수는 씻는 것을 무척 싫어한다. 오후늦게 땀에 흠뻑 젖은 연수를 씻길 때면 연호가 울까봐 손길이 급해진다. 
연수가 하도 싫다고 소리를 지르는통에 그 소리가 듣기싫어 더 빨리 씻기게 된다.
어제는 대야에 물을 떠놓고 천천히 손발을 씻겨줬더니 연수가 보드라운 그 느낌이 좋은지 가만히 앉아서 제 발에 닿는 엄마손의 다정한 감촉을 음미하는 것 같았다.
뭉클하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했다. 천천히, 이 아이 발을 이렇게 씻겨주는 날이 더 많았으면.. 

아이가 엄마를 찾을때 바로 '그래~'하고 달려가주기가 어렵다는 것이 마음 아프다. 
둘이 동시에 엄마를 찾을때.. 때로는 우는 연호를 기다리게 하고, 때로는 소리지르는 연수를 기다리게 한다.
엄마인 나도 때로 배고프고 화나고 고단한 순간이 지나가기를 기다려야할 때가 많다.
기다리는 건 정말 어렵다. 뭔가 지금 꼭 하고싶은게 있는데 그걸 참아야한다.
네 살 연수도, 갓난쟁이 연호도, 서른넷 엄마도 귀중한걸 배우고 있는 중이라고 믿고 싶다. 

이 시절을 잘 견디고나면... 형제가 있어서, 가족이 여럿이어서 더 든든하고 따뜻하고 좋다고 느끼게 될까. 
그렇게 되겠지.. 부디 그렇게 되기를.  



60일.
잘 자라준 연호도 고맙고, 엄마와 함께 어린 동생의 성장을 내내 지켜보고 많은걸 참고 견뎌준 연수도 고맙다.
앞으로 갈 길이 멀고 험하겠지만.. 얘들아, 좋은 날, 웃는 시간이 더 많아질꺼야.
조금씩 더 재밌어질꺼야... 그렇게 살자. 


















+ 연수가 연호에게 가위바위보를 가르쳐줬다.
'가위 바위 보' 하고는 아직은 늘 보밖에 못 내는 연수.
그래도 동생한테는 항상 이긴다.
연호는 늘 주먹이니까. ^^ 
어찌 되었든 둘이 이렇게 다정히 누워 노는걸 보니 엄마 맘이 참 좋구나.. 고맙다. 뚱구빵구.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