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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7.08.18 제주도 여행 그림 #2
  2. 2017.08.18 제주도 여행 그림 #1
여행하는 나무들2017. 8. 18. 23:36



제주도의 아침은 참 선선했다.
월정리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달물 마당을 부드럽게 쓰다듬고 지나가는 아침.
아이들은 아직 자고
제비들은 분주히 날고
나는 아무 할일없이 달물 마당의 나무 의자에 한참씩 앉아있곤 했다.

광호가 조식을 준비하러 나오고
원이가 깨서 우는 소리가 들리고
봄이가 우리 도미토리실로 다다다다 뛰어 놀러가고
빨래줄에 빨래가 ​참하게 걸려있고.

서울에서는 거의 못봤던 제비들이 많아서 깜짝 놀랐다.
그림을 그려볼까.


'제주에는 제비가 많기도 하지.

이른 아침, 달물 평상에서 바라본 제주 제비들의 비행.'


'이 아침, 그림을 그리는 동안
하늘은 구름이 많아졌다가 없어졌다가 하며
참 자주도, 빨리도 변했다.
그런 하늘을 보며 그림을 그리고 있자니
문득 마음이 편해졌다.
그래, 내 마음이 자주 변하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하늘도 그렇잖아.'





사람 그리기는 어렵다ㅠㅠ
한 명도 어렵고, 여러명은 폭망..;;




'풍력발전기가 많은 월정리.
연호와 아침 산책을 하다가 말했다.
"연호야, 저 쪽에도 풍력발전기가 많다"
"응. 난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면 풍력발전기한테 '안녕~'해~."
오늘이 두번째 아침. ^^ '



Posted by 연신내새댁
여행하는 나무들2017. 8. 18. 22:51

얼마전부터 그림을 조금씩 그려보고 있다.
볼펜과 색연필로
내 작은 재생지노트에 잠깐씩.
재미있어서-^^
그림은 참 어설프지만 그림그리는 시간은 참 좋다.

아이들 방학과 남편의 여름 휴가를 맞아
다섯 식구가 함께 떠난 제주도 여행.

친구 광호와 수지, 봄이가 있는 월정리 '달에 물들다'에 일주일 동안 머물면서 매일 바다에 가서 놀았다.

차도 안 빌리고, 아무데도 가지않고
바다와 달물만 오가고,
나 혼자 점심식사 배달하러 월정리 식당들을 오가다 예쁜 가게가 있으면 들어가보고
아이들과는 월정리 마을 안쪽을 잠깐씩 산책하고
광호삼촌 차타고 장보러 김녕 마트와 그앞 초등학교 운동장에 한번씩 놀러갔다온게 다다.

달물에 앉아서, 바닷가에 앉아서 나는 짬짬히 그림을 그렸다.
아이들은 아빠랑 봄이랑 잘 놀고 밥도 안하는 나는 시간이 많았다.

작은 노트를 깜빡하고 바다에 나온 날은
없는게없는 바닷가 편의점에 가서 연습장과 볼펜을 한자루 샀다.

아이들도, 나도, 준철도
자주 달물을, 월정리 바다를 그리워한다.
쉽게 돌아갈 수 없는 시간을 그림속에서, 폴라로이드 사진을 통해 되짚어 가곤한다.



두근두근 출발!^^





오랫만에 탄 비행기는 살짝 무섭기도 했지만 아름다웠다.
하늘위에서 바라보는 구름, 일몰.
그림 그리려고 꺼내놨던 노트에 그림은 미처 못그리고 메모만.

'비행기 안에서 일몰을 봤다.
구름 속으로 내려가는 빨갛고 작은 해.
구름 아래에는 바다가 있고 작은 섬들이 있었다.
이런 풍경을 본 적이 있던가.
해 주위로 물드는 여러가지 색들.
어린 왕자가 자기 별에서 해지는 풍경을 의자를 조금씩 옮기며 볼때의 일몰이 이랬을까.
우주에서 해는 어떻게 졌을까.
쌩 떽쥐베리의 상상력은 지구의 일몰 풍경을
우주의 아주 작은 혹성 위에서 의자를 놓고 앉아있는 어린 소년에게로 가져갔다. '

하늘 위에서 본 해질때의 색감은 슬프면서도 고운 차분하고 아련한 색들이었다.
오래 기억하고 싶은데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ㅜㅜ
그리기에는 내 실력이..ㅠㅠ




저녁 비행기를 탄 덕분에 밤10시에야 들어간 달물 우리방.
2층 침대 2개가 있는 도미토리실.
매트 하나를 바닥에 더 까니 다섯 식구에게 딱 맞았던.
아이들도, 나도 2층 침대의 자기 방(?)을 하나씩 차지하고는 더없이 행복했다.
하루 신나게 놀고 돌아오면
조용히 편히 누워 쉴 수 있었던 우리들의 침대. 작은 그 방, 참 그립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