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에 해당되는 글 10건

  1. 2020.03.19 고향 땅
  2. 2020.02.10 반성하는 시간 2
  3. 2019.03.10 봄, 쑥
  4. 2019.01.17 집에서 요가 하기
  5. 2018.12.20 어린이를 돕는 사람 2
  6. 2018.12.12 요가와 겨울
  7. 2018.12.07 요가
  8. 2018.11.30 가방 1
  9. 2018.11.30 깨달음
  10. 2018.11.11 낙엽 1
오늘 그림2020. 3. 19. 16:57

 

요즘 동요를 많이 듣는다.
내가 원래 동요를 좋아하기도 하고,
긴 방학을 보내는 아이들과 같이 듣고 부르고 싶어서 동요CD를 가끔 틀어놓는다.

겨울방학이 시작될 즈음 아침에 라디오를 듣다가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 우리동요 베스트 123>이라는 좋은 동요 음반이 소개되는 것을 듣고 ‘아 이거 듣고싶다!’ 하고 얼른 주문을 했었다.

 

 

 

어릴때 엄마와 언니와 함께 동요를 불렀던 기억이 많다. 어느 한가한 저녁 엄마와 같이 시골길을 산책삼아 걸으면서 함께 손잡고 동요를 불렀던 기억, tv에서 방송되던 ‘MBC 창작동요제’를 열심히 챙겨보고 거기에서 상을 받았던 노래들을 언니를 통해 배우기도 했었다. 꼭 동요가 아니더라도 집에 있었던 <세계 명곡집>같은 책을 시작부터 끝까지 넘기면서 오래된 가곡이나 세계 민요(로렐라이 언덕, 즐거운 나의 집, 애니 로리 같은..)들을 엄마나 언니와 함께 부르며 길고 지루하던 겨울방학의 한낮을 보내던 기억도 있다.

삶이란 바쁘고 힘겨운 순간이 많지만 그럴수록 고운 노래 한 가락이, 내 마음 같은 가사 한 구절이 주는 위로와 공감이 절실한 법이다.
어른에게도, 아이에게도 노래는 꼭 필요하고
서로의 노래를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게 되기도 한다.

이 노래집에는 내가 어릴 때 불렀던 동요들이 많다.
우리 아이들은 처음 들어보는 노래도 있고, 들어본 적은 있지만 가사는 잘 몰랐던 노래들도 많다.
이 오래된 동요들이 내 유년시절의 정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금까지도 큰 울림으로 내 마음에 남아있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긴 요즘, 아이들에게 가끔 동요 가사를 쓰는 공부(?)를 시킨다. 아이들은 짧은 것을 골라 쓰려고 애쓰지만 나는 아이들이 동요에 담긴 고운 가사에서 고운 마음을 느낄 수 있기를 바라며 그 숙제를 낸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다가 나도 한 편 써보았다.
그림도 같이 그려넣었다.

 

 

 

엄마가 이 글을 보시면 한번 불러보시겠네.. ^^
코로나가 부디 잠잠해지고 얼른 부모님을 만나서 얼굴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때까지는 씩씩하게 아이들과 밥을 잘 챙겨먹으면서
우리집에서 가사를 쓰고, 부르고 있어야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20. 2. 10. 13:33

 

 

그렇게 화낼 일도 아니었는데...

아이를 유치원 버스에 태워 등원시키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별것도 아닌 일로 실랑이하고 목소리 높여 채근했던 방금전이 미안해진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9. 3. 10. 20:39

​​​​




봄이 왔다.
올해 봄은 봄같지않게 왔다.
겨울이 아주 따뜻했기 때문이다.
서울 가까운 하남은 겨우내 많이 춥지않았고, 눈이나 비가 거의 오지 않았고,
안개와 먼지가 섞여 뿌연 날이 많았다.

날씨가 왜 이럴까, 자연과 기후가 겪고 있는 변화들이
우리들의 삶에도 무겁게 다가왔다.
겨울같지 않은 겨울이 흐르다가 최악의 미세먼지라는 며칠전의 먼지 난리를 치르고 나니
이제는 따뜻한 기운이 확연한 봄이 되어 있었다.

개나리, 매화, 산수유같은 봄꽃도 하나둘 피고
아이들은 모처럼 먼지덜한 주말에 많이 걷고 뛰고 놀았다.

나는 마트에서 쑥을 한 봉지 사왔다.
깨끗이 씻어서 잘게 썰어 쑥전을 부쳤다.
씻을 때는 잘 모르겠더니 잘게 썰때는 향긋한 쑥냄새가 진하게 났다.
깻잎도 좀 같이 넣고, 부침가루와 현미가루를 섞어서 반죽을 해서
콩기름에 고소하게 부쳤다.





잔한 쑥냄새를 맡고있으니 이 냄새를 언젠가 맡아보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였지..? 어린 시절 소꿉놀이할 때였다. 쑥과 꽃, 다른 풀들을 뜯어와 돌로 찧어 밥하고 반찬만들며 놀던 때. ^^

그때부터 내 기억속에 깊이 저장된 이 냄새가
봄이 되면 나에게 쑥이 먹고싶어지게 하나보다.
어린 시절의 기억은 이런 힘이 있구나.
새삼 느꼈다.

봄과 함께 아이들은 개학을 해서 학교에 갔다.
긴 겨울 답답한 집에서 셋이서 아옹다옹 티격태격 지겹게도 싸우더니
이제 서로 다른 공간에서 각자의 친구들과 함께 한나절씩 떨어져있게 됐다.
나도 한숨 돌리고 쉴 짬이 생겼고..

화요일이었나..
오후에 연호는 피아노학원에 가고
내가 연수연제를 데리고 연수 치과치료를 다녀왔더니
먼저 집에 와있던 연호가 선물이 있다며 검은 비닐봉지를 꺼내왔다.
형동생 줄 쵸코우유 2개, 엄마주려고 산 커피우유 1개가 들어있었다.
학원끝나고 집에 오니 우리가 아직 안왔길래
얼른 제 용돈가지고 집앞 슈퍼에 뛰어가서
우유들을 사왔단다.
값을 물어보니 가져간 돈이 부족해서 자기 우유는 못 사오고..
그래도 괜찮은게 자기는 피아노학원에서 선생님이 맛있는 쵸코렛을 주셔서 먹었단다. ^^





연수 연제가 모두 고맙다며 연호를 안아주고,
저녁까지 아이들과 이리저리 움직이며 피곤했던 나도 마음이 따뜻해져서 기운이 새로 났다.

커피우유는 아껴뒀다 먹으려고 냉장고에 넣어두고 다음날 조용한 시간에 꺼내 그림부터 그렸다.
긴 겨울 함께 잘 지냈다고, 모두 애썼다고 토닥토닥해주는 연호 마음같은 선물.

다시 봄이다.
먼지가 덜해질 수 있게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함께 해야겠다.
자율적 차량 이부제에 동참하고, 전기를 아껴 쓰고,
미세먼지 대책들에 관심을 가져야겠다.

마음껏 숨쉴수 있는 깨끗한 공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깊이 느끼는 날들이다.
방학동안 멈춰두었던 요가를 다시 하러 가는 길에 오랫만에 망월천의 텃새 친구들도 반갑게 만났다.
말 못하는 새들, 도망갈 수 없는 풀과 나무들, 집없는 동물들, 밖에서 일하는 사람들..
미세먼지 시대, 모두가 마스크를 써서 누가 누군지 알아보기도 힘든 날들을
함께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부디 희망의 봄이 되기를.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9. 1. 17. 22:20

​​​





한 달 정도 요가센터를 쉬고 있다.
연제가 다니는 유치원의 겨울방학 기간이라 내가 오전에 혼자 운동가기가 어려워서다.

그래서 집에서 요가를 좀 하려고
요가 책을 참고해서 자세별로 순서를 짜보았다.

머리로만 기억해서 하려고하면 아무래도 잘 생각이 나지않아 조금 해보다 말게 되는데
순서도(?)를 그려놓고 하나씩 따라하니까 하기도 쉽고 잘 된다.

아침 일찍 요가를 할수 있는 것도 좋은 점이다.
아이들이 일어나기 전,
일찍 출근하는 남편 아침밥을 차려주고
조용한 거실에서 순서도를 보며 천천히 내 속도대로 요가를 한다.

많이 어렵지않은 쉬운 자세들로 우선 구성했다.
며칠 하다보니 이제 많이 외워졌다.
중간에 생각나는 자세를 끼워넣어서 좀더 늘려 하기도 하고
바쁜 날은 몇가지 건너뛰고 마무리한다.

일년동안 센터에서 요가를 배운 덕분에 그래도 이만큼이나마 스스로 해볼 수도 있게 된 것 같아 다행이고 감사하다.
<요가 디피카>는 여름에 제주도 달물에 갔을때 요가를 좋아하는 광호 부부가 추천해준 책.
요가에 대한 깊이있는 교과서라 좀 어렵기도해서 아직 제대로 다 읽진 못했지만
해보고싶은 자세(아사나 라고 한다)를 하나씩 찾아읽으며 자세히 배울 수 있어 도움이 많이 된다.

연제 유치원이 개학하면 아이들 아침밥 시간이 더 당겨져야해서 홈요가 시간도 덩달아 일러져야한다.
계속 잘 할 수 있을까~~

Posted by 연신내새댁



지난달에 연호가 팔을 다쳤었다.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떨어졌는데 팔을 깔고 넘어지는 바람에 팔이 부러졌다.

한달 정도를 깁스를 하고 지냈고
깁스 푼 뒤에도 2주는 부목을 대고 지냈다.
왼손으로 밥먹고 글씨쓰고
오른팔은 목걸이를 해서 구부리고 걸고 다녔다.
여러모로 불편하고 힘들었을텐데 잘 참았다.
개구지게 친구들과 노는건 여전해서 나는 걱정을 많이 했지만
씩씩하게 학교 잘 다니고 뼈도 잘 붙고있다해서 다행이고 고마웠다.

연호가 다친 날
급하게 동네병원 다녀오고 다음날 또 큰병원에 가보기로 하고
내가 저녁에 연호가 안쓰럽고 걱정되서 울었더니
형이랑 장난치며 까불거리던 연호가 내게 와서
“엄마 괜찮아. 나 아프지 않아. 잘 나을거야.” 하고 토닥토닥 위로해주었다.

목걸이를 한 팔로 가방을 멜 수가 없어서
한 달은 내가 등하교길에 연호 가방을 들어주었다.
아침에 걸어가며 연호는
‘사르와라라디올라’라는 상상속의 나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 나라는 동물들이 사람처럼 말도 하고 옷도 입고 다니는데 마법도 쓸 수 있다고..^^

“아침마다 가방메고 학교로 걸어가니 엄마도 학생이 된 기분이야~”하면서 내가 웃자
연호가 “엄마도 학교에 다니고싶어?” 하고 물었다.
“응~!^^”
학생인 시절은 참 좋은 시절이라고 얘기하진 않았다.
공부가 재밌기도 하지만 힘들기도 할테고
친구가 좋지만 어떤 날은 괴롭기도 하겠지.



연호가 한 팔에 가방을 걸고 실내화를 갈아신는걸 교문 밖에서 보고있자니
아이들 등교 지도하시는 선생님께서 연호를 도와주셨다.
미술준비물까지 따로 주머니에 넣어서 가방이 많은 날이었다.

‘아이들을 도와주는 사람들은 모두가 천사구나’

생각하면 천사들이 우리 주위에 참 많으시다.
학교 선생님들, 병원의 의사쌤들과 간호사 분들.. 아프고 어리고 약한 이들을 보살피고 돕는 모든 천사들께 마음 깊이 감사드리며 매일 교문까지만 가는 학생은 돌아왔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하루2018. 12. 12. 12:48



겨울에 운동하는 것이 다 그렇겠지만
추워서 몸이 뻣뻣하고 움직이는게 귀찮기도 하다.
그래도 하고싶어서 요가센터로 갔는데
영 집중이 안됐다.
자꾸 틀리고 동작이 어정쩡한 것이 마음까지 산란하다.
그러다 문득 나만 안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가 동작을 하다보면 안경이 자꾸 코밑으로 흘러내린다.
안경을 안쓰고 하려면 선생님 바로 앞에 자리를 잡아야 한다.





<코브라>는 단순한 것 같지만 웨이브를 잘 만들어야하는데 나는 어떤 흐름을 타야하는지 자꾸 헷갈린다.





힘들게 끌려온 1시간의 요가가 끝날때쯤
‘아 한시간은 정말 대단한 시간이구나..’ 생각했다.
하루 중에 한 시간은 금세 지나가고 마는 시간이지만
그 1시간의 운동도 이렇게 힘들었고, 어찌어찌 하다보니 끝났고
뻣뻣했던 몸과 어수선하던 마음도 어느만큼은 풀리고 고요해졌다.
한 시간.. 대단하다.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8. 12. 7. 15:45



요가를 하다보면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동작을 따라하고 호흡을 조절하느라
다른 생각을 잘 못 할 때가 많지만
잠깐씩 나도 모르게 이런저런 생각이
꼬리를 물며 이어지기도 한다.
그러다 어떤 동작에서는 갑자기 아! 하고
어떤 생각이 강하게 들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을 기록해보았다. 그림과 함께.
사람그리기는 참 어렵지만ㅠ











<나무 자세> 그림 밑에 써놓은 글귀는
내가 좋아하는 ‘나무’라는 노래의 첫 소절이다. 윤도현 씨와 다른 가수 몇분이 함께 부른 곡인데 가사가 참 좋다.

요가를 배운지 이제 일년 정도 되었다.
처녀 시절에 잠깐 배우다 말고 아이들 임신했을때 산모 요가를 좀 한 적이 있지만
꾸준히 운동으로 해보는 것은 처음이다.
아직도 여러모로 서툴지만
요가를 하는 시간은 참 좋다.
땀흘리고 몸을 길게길게 늘려보고 음악에 맞춰 움직이고 천천히 깊게 숨쉬고.
얼마전 일년이 다가오면서 살짝 꾀가 나고 하기싫기도 했는데
그림을 그리다보니 새삼 애정이 느껴진다.
꾸준히 해가야지..^^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8. 11. 30. 10:29



연호가 팔을 다쳐서 요즘 내가 가방을 들어준다.
학교갈 때와 끝나고 집에 올때.

같이 하교하는 연호 친구들 가방도 내가 든다ㅠㅠ
“이모, 제 가방도 들어주세요~! 휙~!”

가방에서 풀려난 아이들은 한껏 자유롭게 활개치며 이리 뛰고 저리 난다.

가방을 메고 들고 따라가며
‘가방은 멍에구나. 인생은 자유로와야하고.’
낑낑거리는 와중에 생각한다.

그러니 욱, 너도 예쁜 가방 있는 곳에 멈춰서서 구경하는 일을 좀 그만 해..^^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8. 11. 30. 10:21

Posted by 연신내새댁
오늘 그림2018. 11. 11. 22:41




단풍이, 낙엽이 얼마나 예쁜지..
방금은 커튼을 치며 어두운 아파트 정원을 내다보는데
가로등 불빛 아래 빨간 나뭇잎이
가지에 딱 몇개 매달려있는 것을 보았다.
검은 어둠속에서 빛나는 빨간 잎들.
정말 아름다운 빛깔이었다.

낙엽들은 이제부터가 새로운 삶, 여행일지도 모른다.
제가 자랐던 나무를 떠나서
익숙한 자리를 벗어나
다양한 색깔을 지니며 자라온 시간을 뒤로 하고
훌쩍 뛰어내려서 세상 곳곳으로..

아이들 노는 놀이터 옆 벤치에 앉아
나는 한참동안 나뭇잎의 여행 이야기를 생각했다.

비가 오고나니 우리집 창문 가까이 있는 나무들은 모두 잎이 떨어졌다.
미세먼지가 너무 심한 요즘이라
안그래도 귀한 비가 더 고맙고 반갑다.
몇번 더 비오고나면 가을도 끝나있을 것이다.
낙엽들은 먼 여행을 하겠지.

남은 가을, 다가오는 겨울
부디 먼지 덜한 날들이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