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수요일에 있었던 '엄마를 위한 그림책' 모임 후기를 올립니다.

이제는 어느 수요일 아침, 조용한 작은도서관에 들어서는 일이 조금 익숙도 하고
그만큼 더 기쁘고 좋기도 합니다. 
함께 둘러앉으며 웃음부터 나고, 오늘은 어떤 그림책을 만나게 될까, 어떤 이야기들을 나누게될까.. 두근거리기도 해요. 

이번 모임에서도 참 좋은 그림책들을 만났습니다.
후기 쓰려고 알라딘에서 한권씩 책을 다시 찾다보니 새삼 감사하더라고요. 
이 모임을 안 했으면 어디 가서 이 책들을 소개받을 수 있었을까.. 얼마나 오래 못 만났을까.. 싶어서요.
모두 정말 고맙습니다. ^------^




언젠가 너도 - 10점
앨리슨 맥기 지음, 김경연 옮김, 피터 레이놀즈 그림/문학동네어린이



오늘도 첫순서를 씩씩하게 자원(자기, 멋져~!!)해주신 경미님이 들고오신 책은 <언젠가 너도> 였습니다.

저는 피터 레이놀즈 라는 분의 그림을 처음 접했는데 
간결하고 부드러운 스케치 같은 그림풍이 따뜻한 매력이 있었어요. 좋아하는 분이 많은 작가라고 하네요.
알라딘에서 찾아보니 '피터 레이놀즈 시리즈'가 6권이 나오는데 
와... 물결처럼 흐르는 선 그림들이 자유롭고 아름다워요. 
다음에 우리 작은도서관에서 도서 구입을 할 기회가 있으면 한번 구비해봤으면.. 싶을만큼요. ^^

아이가 태어나고 자라며 맞게 되는 성장의 빛나는 순간들을 한 컷 한 컷 잘 담아준 이야기도 참 뭉클했습니다. 
어린 아이와 소녀의 시절을 지나 
언젠가는 집을 떠나 세상 속으로 나가고
또 어느 날에는 저만의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저도 부모가 되고
노년을 맞는 긴 시간을 
지금 어린 아이를 바라보며 상상해보는 엄마의 시점이 참 따스했지요. 

내 아이들을 바라보는 내 시각같기도 하고, 내 부모님의 지금의 나를 바라보는 눈길같기도 해
더 뭉클했던 책이었습니다. 
긴 호흡으로, 멀리 볼 수 있다면 오늘의 바쁘고 헉헉대는 순간들도 조금은 더 의미있게 느끼며 살아낼 수 있을 것 같아요. 
모두모두 응원합니다.
어린 아기들을 키우는 젊은 엄마인 우리들도, 사춘기를 맞은 빨갛고 동동뜬(ㅎㅎ) 입술의 귀여운 우리 언니야들도,
그 딸들을 바라보시는 우리 엄마님들, 지금의 우리 같은 시절을 모두 살아내셨을 노년의 우리 어머니들도요..  
 




서로를 보다 - 10점
윤여림 글, 이유정 그림/낮은산





두번째 순서로 안영미 님이 소개해주신 책은 <동물들이 나누는 이야기 - 서로를 보다> 입니다.

와. 
저는 이렇게 직접적으로 인간을 비판하는 그림책은 처음 보았어요. 
앤서니 브라운의 <돼지책>이 엄마를 고립, 희생시키는 아빠와 아들들을 돼지로 비꼬고 풍자한 것을 보면서
통쾌하면서도 마음 아팠었는데
이 책은 정말 직접적으로 인간이 자신들의 이익과 즐거움만을 위해 자연을 파괴하고 동물들의 자연스러운 삶을 왜곡해놓는 것을
밝히고 있었어요. 
간결한 한 문장으로요.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는 동안 그 한줄 한줄이 넘 재밌어 웃음나면서도 
웃는게 미안해지던 책. 나중에는 정말 미안해서 고개를 숙이게 되던 책. 
그림책이 이렇게 아름다운 그림으로, 조근조근 들려주는 메시지를 외면하지 말고 곱씹어봐야겠다.. 싶었습니다. 
동물과 인간이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공존할 수 있는 세상을 꿈꿔봅니다.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 - 10점
D.B.존슨 글 그림, 김서정 옮김/달리




도서관 돌보미 이남경 님이 소중하게 가슴에 꼭 품고와서 소개해주셨던 책은 <헨리는 피치버그까지 걸어서 가요> 입니다.

여행은 구경이자 휴식이자 배움.. 아주 다양한 것들이 함께 어우러질 수 있는 특별한 경험인 것 같아요. 
일상과는 또 다른, 일상만큼이나 소중한 시간이지요. 
어떻게 여행할까.. 는 그래서 여행하는 사람들에게 무척 중요한 질문이자 준비 과정이고요. 
사는 데에도 '어떻게 살까' 가 중요한 질문이듯이요. 

닥치는 데로, 남들 하는데로, 정신없이 '살아내기' 만에도 바쁘고 힘들어 일상은 사실 이렇게 성찰하며 살기가 쉽지 않지만 
여행은 그런 면에서 좀 다를 수도 있겠어요. 
짧은 여행 만큼은 '어떻게'를 미리 고민해서 내가 선택할 수 있으니
그렇게 여행을 자꾸 하다보면 나중엔 내 삶도 내가 원하는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게 되지 않을까요? 
제가 새벽이라 좀 횡설수설하는 것 같습니다..ㅎㅎㅎ

무튼, 저는 헨리의 용기와 지혜에 깊이 탄복했고 감동받았어요. 
기꺼이 육체의 수고로움을 택하고, 여행의 과정에서 내 몸으로 느끼고 맛볼 수 있는 소중한 세상의 선물들을 찾아낸
도보여행자 헨리에게 박수를~!!! ^^

아이들의 어린 시절,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온전히 함께 보내는데 집중할지 
이 책을 보며 늘 생각하고, 돌아보셨다는 남경님.
이 날도 곧 방학이 끝나는 둘째와 어렵게 잡아놓은 데이트 날이라며 총총히 자리는 뜨시는 언니가
참 아름답게 느껴졌답니다. 감사해요..






갈래머리 공주 - 10점
줄리엣 클레어 벨 글, 로라 케이트 챔프먼 그림, 초록색연필 옮김/키즈엠




종이 인형놀이, 가위질의 추억이 마구 돋아난다며 엄마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켰던 마지막 책 <갈래머리 공주>는
단발머리가 예쁜 박예숙 님이 소개해 주셨지요~~^^

아이들이 원하는 삶이 아닌 '어른이 바라는 삶'을 살도록 강요하고, 가르치고 있지 않은지... 
우리를 돌아보게 해주던 그림책이었어요.

생각해보면 저도 어린 시절에 엄마아빠의 '세상은 이런 곳이야, 그러니 이렇게이렇게 살아야해' 하는 말씀이 싫을 때가 많았어요. 
예의 바르게 행동해라, 다른 사람을 배려해라, 이웃과 나눠라.. 이런 좋은 말씀은 참 좋았지만
경쟁에서 꼭 이겨야한다, 앞에 나서지 마라... 이런 말씀들은 들으면 속도 상하고 불편했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공주'는 아니었던지라 '공주는 이러이러해야해요~~'하는 얘기는 안들었고 성에 갖히지도 않았으니 참 다행이라고 해야할까요~~ㅎㅎ (아, 여자니까 이러이러해야지 하는 얘기는 들었었네요. 그건 또 얼마나 화나던지요!)
 
자유롭되, 다른 사람들을 존중할 수 있는
함께 어울려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아이들, 어른들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색색깔의 연들이 하늘을 날며 아름다운 세상을 마음껏 보고 느끼듯 
우리와 우리 아이들도 그런 삶의 날개를 찾고 마음껏 날아보게 되길 빕니다.



다양한 색깔, 다양한 이야기의 그림책들을 만나고
함께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이번부터는 네 분씩 돌아가며 책을 소개해주기로 하셔서 얘기를 더 풍성히 나눌 수있었어요. 
다음 모임도 벌써 기대되네요~~~^^

아.. 타이밍 딱 맞게 막내가 뒤척이며 깨네요. 
얼른 젖주고 저도 한잠 더 자고 일어나야겠습니다. ㅎㅎ
두 번자는 이상한 밤~~~~
그래도 여러분과 함께 할 수 있어 참 신나고 좋은 요즘입니다. 

모두.. 행복하세요~! 



* 참, 이번 모임에는 한결맘님께서 아쉽게 못 오셨지요. 다시 마당에서 반갑게 뵙고 재미난 여행이야기 들을 수 있길요~^^
오라현님과 함께 마을사업 이야기하러 오셨던 또 한분의 엄마님도 함께 해주셔서 넘 좋았습니다. 
다음 모임에도 놀러오세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요즈음에는 따로 블로그글을 잘 안 쓰게 된다. 

세월호 이후.. 내가 있는 곳에서 무언가 이웃들과 함께 할 수있는 작지만 뜻있는 일들을 해나가자고,

좋은 어른이, 책임감있는 어른이 되자고 마음먹은 뒤부터 

몇가지 모임을 꾸리고, 아파트에 새로 생긴 작은도서관 일들을 함께 하는데 시간을 쓰고 있어서다.

그래도 이렇게 쓰다보니 아쉬운 마음도 든다. 

내 블로그를 자주 보실 고향의 부모님들께 우리 아이들 자라는 모습도 글로, 사진으로 좀 더 보여드리면 좋을텐데... 

말도 못할 개구쟁이들에, 아옹다옹 싸우다가 또 금새 죽이 잘 맞아 숨넘어가게 깔깔거리며 노는 연수 연호, 

뛰듯이 걸어서 형들을 쫓아다니며 형들 행동은 다 한번씩 흉내내보는 귀염둥이 두살 연제 사진도 더 올리고 싶은데

아직은 엄마가 그 여유가 없다. 

이제 시작한 일들이 조금 자리를 잡고, 차분히 여유롭게 흘러가게 되면 그때는 꼬마들 자라는 이야기도 다시 쓸 수 있겠지..

아니.. 세월호 특별법이 제대로 만들어지고

유가족 분들이 길거리에서 눈물흘리고 공권력에 상처받지 않으시게 되면

그 분들께도 일상이 주어지고, 그 분들이 마음껏 슬퍼하고 그 깊은 상처에 대해 비로소 치유의 시간을 가지실 수 있게 되면.. 

그때는 우리도, 나도 조금 더 푸근하게 일상을 얘기할 수 있지 않을까.. 

 아니아니, 우리 사회가, 내가 안고있는 공존하는 삶, 평화로운 삶을 위한 여러가지 숙제들을 

이웃들과 친구들과 함께 얘기하고 풀어가보려는 나의 작은 노력들속에서

우리 아이들도 함께 건강하게 자라나는 이야기를 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그럴 수 있기를 빌면서... 오늘도 그림책 모임 후기로 우선 소식 대신해요..

사랑하는 모두들 건강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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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처럼 세 녀석 모두 9시 전에 잠들어준 고마운 날이어서

이런저런 생각도 하고, 글도 읽고 이렇게 모임 후기도 일찌감치 써보는 조용한 밤입니다. (혼자 야식도 먹고요..ㅎㅎ)
모두 평온한 밤 보내고 계신가요..^^

'엄마를 위한 그림책 모임'의 세번째 만남.
참, 참 좋더라구요. 
그냥 좋다는 말로는 조금 부족함을 느낄만큼..

아직 시작하는 때라 살짝 어색한 것도 있고, 어린 아기들이 함께 있다보니 어려운 것도 있었지만 
진행자의 미숙함에도 불구하고(ㅠㅠ) 
엄마들의 따뜻한 이야기와 마음, 깊은 공감들이 느껴져서 참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 
  
오늘 마지막에 졸린 막내가 우는통에 제가 마무리를 제대로 못해서
이렇게 혼자 뒤늦게 정리(?)멘트를 하고 있습니다. ^^;;;
다른 분들의 이야기도 덧글로 많이 올려주세요~~.

앞으로는 후기도 같이 돌아가면서 쓰고 하면 참 좋겠는데, 그 얘길 오늘 못 나눴네요~ 담에는 꼬옥~!! ^^  





고함쟁이 엄마 - 10점
유타 바우어 글.그림, 이현정 옮김/비룡소




오늘 첫 순서는 제목을 보는 순간 모두를 뜨끔하게 했던(혹시, 저만~?!!) 경미님의 '고함쟁이 엄마' 였습니다. ^^

엄마의 고함소리에 그만 정말로 산산조각 나버리는 아기 펭귄.
제 몸을 다시 찾으려는 아기 펭귄의 발이 타박타박 걸어가는데 왜그렇게 눈물이 나던지요.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우리가 나눴던 이야기들을 모두 글로 적어둘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마음에 담아둘 수는 있을 거예요. 
천천히 다시 떠올려보고 곱씹어볼 수도 있을 거고요.
그러면서 조금은 달라진, 성장한 우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엄마가 왜 화를 내고 있는지 이해하기 어려운, 어린 머리와 가슴으로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슬프고 무서울 따름인 아이들이란 것을
한번더 생각하고, 
숨을 골라야겠어요. 

혼자일 때보다는 함께 얘기나누고 같이 마음 다독이고 다잡을 수 있는 친구들이 있을 때
훨씬 마음의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낍니다. 유연해지고요. 
분노를 조절할 수 있는 탄력같은 것이 마음에 생겨나는 것 같달까요.
엄마를 위한 그림책이 우리에게 그런 든든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게는 벌써 그래요. ^^ 





은행나무처럼 - 10점
김선남 그림, 김소연 글/마루벌





오늘은 네버랜드 님의 폭풍 눈물의 날이었지요.ㅠㅠㅠㅠ
모두 같이 울었고요.

네버랜드님이 소개해주신 '은행나무처럼'은 사실 다시 읽기가 좀 무서운 책입니다. 
또 울까봐...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기가 두려운 것처럼.

그래도 또 읽어봐야지요. 
어떻게 살아갈지,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야할지 조금더 생각해볼 수 있게요.
연하게 그려진 은행나무 그림이 다독다독 위로해줄 것 같아요.


'그림책이 무슨 애들 책이야, 어른을 위한 책이지' 하던 슈가님 말씀이 마음에 남아요.





내 곰 인형 어디 있어? - 10점
제즈 앨버로우 글 그림, 조은수 옮김/웅진주니어





분위기 전환을 위해! 영미님이 급 변경하여 소개해주신 '내 곰 인형 어디 있어?'로 모두 눈물고인 눈으로 헤헤 웃었네요. 
^^
귀여워라, 큰 곰.

할수만 있다면 저도 저런 큰 곰같은 엄마가 되고 싶어요. 
아이와 같은 마음으로 느끼고, 놀라고, 걱정하고 안도하는 엄마. 
늘 넘 시큰둥한 반응으로 일관하는 것을 반성..ㅠㅠ

집에 와서 찾아보니 같은 작가의 다른 곰 책이 또 있더라구요. ㅎㅎ 
이 작가는 곰을 좋아하나봐요~ 역시 숲속에 사는 큰 곰과 어린 소년의 만남인데 이번에는 둘이 친구가 되요. 

시종 배경으로 그려지는 키큰 나무들이 쭉쭉 서있는 깊고 푸른 숲속 그림이 참 좋아서
소개하기로 맘먹으셨다는 영미님처럼
저도 자연을 배경으로 한 그림책들은 보기만해도 참 좋더라고요.
종이, 활자를 벗어나 직접 자연을 만날 수 있으면 제일 좋겠지만
우리 아이들이 도서관의 책 속에서라도 자연의 품을 조금은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구름으로 만든 옷 - 10점
마이클 캐치풀 글, 글맛 옮김, 앨리슨 제이 그림/키즈엠





잘 생긴 두 아들의 엄마 예숙님이 소개해주신 '구름으로 만든 옷'. ^^

탈무드나 전래동화, 우화같은 이야기들은 조금 직접적으로 우리가 꼭 생각해봐야할 교훈이나 메세지를 전하곤 하잖아요. 
창작동화나 최근의 그림책들은 특히 환경 문제에 관해 상상력있는 이야기와 그림의 힘을 빌어 그런 작업을 많이 하는 것 같습니다.

인간의 탐욕, 환경 파괴, 그리고 그 결과가 결국은 인간 자신에게 돌아온다는 엄중한 사실이 
예쁜 그림과 간결한 이야기 속에 녹아있어요. 

아이들뿐만 아니라 엄마들도 지금 우리가 가진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 꼭 필요한 만큼만 소비하려는 노력.. 같은
어렵지만 중요한 삶의 변화가 절실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네가 어디에 있든 너와 함께할 거야 - 10점
낸시 틸먼 글.그림, 신현림 옮김/내인생의책





저는 다 읽고 나서야, 다른 분들이 얘기해주시고 나서야 아이 곁에 늘 함께 있는 반짝이는 빛이 '엄마'라는 것을 알았네요. ^^;;
사실 제가 넋을 잃고 봤던 것은 아이가 찾아가서 그 속에 풍덩 안겨있는 놀라운 자연의 공간들이었습니다.

'은유'가 아니라 그냥 사실로, 저는 그런 공간에 아이들을 데려다주고 싶었거든요. 
쉽지 않지만 정말로 그렇게 아름다운 큰 자연 속에, 
조금은, 아니 많이 위험해보이는 긴 밧줄 하나에 매달려 그렇게 자유롭게 흔들려보게 해주고 싶답니다. 
(우리 삼형제는 모두 무서워서 '엄마, 싫어~~!!!' 할지도 모르지만요..ㅎㅎ)

하지만 그래요, 사실 우리가 아이들과 보내는 일상의 무수한 시간들은 
그렇게 멋진 곳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동네 놀이터, 작은 냇가 옆 산책로, 아이들과 오고가는 작은도서관과 어린이집이지요.
그리고 내 집 안이고요. 
그 어느 곳에서든 마음으로 늘 너와 함께 한다는 것, 그리고 짧든 길든 아이와 함께 있는 시간을 온 마음으로 기쁘게 받아들이는 것이 정말 중요하겠지요. 

때론 울고, 때론 천사같이 웃으며 매순간 빛나는 성장의 시간을 살아내고 있는 아이를
때론 걱정하고, 때론 같이 행복해하며 '그래 네가 잘 자랄 것을 엄마는 믿는다' 하며 바라보고 지켜주는
한결맘, 그리고 모든 엄마들의 깊은 속마음같은 책이었어요.






거인의 정원 - 10점
오스카 와일드 글, 리트바 부틸라 그림, 민유리 옮김/베틀북





저는 기억나는 딱 한 마디가 있는 그림책을 좋더라고요.
음. 아니, 좋은 그림책은 전체적으로 다 좋지만 특히 그중에 기억에 남는 한 마디가 있을 때가 많았어요. 
그래서 그 한 마디를 오래오래 곱씹어보곤 해요. 

이 책은 '아아.. 당신은 누구십니까' 이 한마디가 좋아서 좀 고집스레 긴 글을 읽었네요. 
생각해보니 제 순서는 다음으로 좀 패쓰할 것을... 
연제는 울고(ㅠㅠ) 슈가님의 '아모스와 보리스'에 얼른, 시간을 좀 충분히 드릴 것을.. 후회했답니다. 
그러나 이것은 17개월 아기동반자만 쓸 수있는 찬스!
아, 나도 담엔 패쓰 찬스를 좀 써볼까~~ 생각하심 안되고요, 모두 자기 그림책 미루지말고 읽어주세요~!^^






아모스와 보리스 - 10점
읠리엄 스타이그/시공주니어





마지막은 슈가님이 고르신 '아모스와 보리스' 였습니다.
 
'한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던 한결맘님의 소감이 딱 맞는 것 같아요. 
저도 그전에 우연히 우리 작은도서관에 잘 보이게 진열된 이 책을 처음 읽으면서 얼마나 마음을 졸였다고요.
생쥐 아모스가 고래 보리스를 구할 수 있을까? 어떻게??

결말에 안도하며 아름다운 이야기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뒤에 이어지는 '이 책을 어린이와 함께 읽는 분에게' 란 제목의 서평을 읽고 또 충격을 받았어요.
'남다른 우정'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출판사 편집자분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 쓰셨더라고요. 

서평을 꼭 모두 받아들여야하는 것도 아니고, 100명이 읽으면 100개의 다른 소감이 존재할 수 있고 또 그게 좋은 거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또 나와 다른 관점, 아 이렇게도 볼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드는 다른 사람의 시각과 통찰을 통해 
배우고 내 생각을 키우게 되는것도 분명히 있는 것 같아요. 
시공사의 네버랜드 시리즈에는 모두 그런 서평이 뒤에 붙어있어서 그림책읽는 어른에게 좋은 것 같습니다.



우리 모임의 첫 멤버인 일곱 분이 소개해주신 일곱권의 책.
무지개 같아요. ^^

다음번에는 어떤 일곱색깔 무지개가 뜨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토닥토닥.. 
울고싶을 땐 마음껏 같이 울어요. 
그리고 또 같이 눈물닦고 웃고, 씩씩하게 아이들 키우며 내 삶의 자리를 지켜가요. 
우리는 엄마들.. 그리고 친구들이니까요. 

모두 잘 쉬세요.. 사랑해요. 


Posted by 연신내새댁
이웃엄마들과 함께 하고 있는 '엄마를 위한 그림책 모임' 후기를 블로그에도 옮겨봅니다.
블로그 이웃분들께 저희 꼬맹이들과 제 소식도 전하고, 
관심있으신 분들께 그림책 소개도 드릴겸해서요..^^

친정에도 다녀오고, 시댁에도 다녀오고
세월호 유가족분들이 단식농성을 하고계신 광화문에도 다녀오며
뜨거운 여름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자주 물에서 첨벙거리고, 땀나게 걷고 뛰고, 또 집에서 셋이 한데 뒤엉켜 뒹굴며 
잘 놉니다.
밥은 잘 먹을때도 있고 잘 안먹을 때도 있지만
돌아가면서 조금씩 아플때도 있지만
제 힘껏, 모두 열심히 자라는게 보입니다.

고맙고 아픈 날들이네요.
그리운 분들, 얼굴 마주하고 다정하게 얘기나눌 수 있는 시간 기다려봅니다.
모두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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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가 시원하게 퍼부었던 저녁 지나고 시원한 밤입니다.
오늘 하루 모두 잘 보내셨어요? ^^

저는 삼형제 녀석과 집에서 내내 뒹굴거리고 미용실도 다녀오고 소나기 속을 뛰어다니며 비맞고 노는 
연수 연호 구경하며 커피 한잔 마시는 호사도 누렸습니다.
싹 씻고 나서는 비 잠깐 그치니까 또 작은도서관에도 가야한다고 해서 
네 식구가 다시 나섰다가 천둥벼락치는 집중소나기를 도서관에서 이웃들과 함께 피하며 놀기도 했고요..

어제 모임 후기를 간단하게라도 써놓으려고요~
멀리서 궁금해했을 우리 경미씨에게도 알려주고
또 우리도 같이 돌아보며 미처 못했던 이야기들 더 나누어요~~^^


두번째 모임이었던 어제는 여섯분이 함께 했지요.
처음 함께 시작한 멤버중 지방에 잠시 내려간 한 분(ㅎㅎ 자꾸 말해서 미안~~) 빼고는 모두 참석!
우선 서로 얼굴보기만 해도 반갑고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니 참 좋았어요.
방학맞은 아이들도 함께 모여 
엄마들이 모임을 함께 하는 모습이 신기하기도 한지 저희들도 괜히 설레고 좋아서
이리 뛰고 저리 뛰며 작은도서관에서 잘 놀았습니다.
방학이라 보통은 아침 일찍부터 초등 형아누나들이 온다는데 
어제는 저희들 모임 하라고 그랬는지 다행히 저희 엄마들과 아이들밖에 없어서
조금 덜 미안하게 유아실에서 모임하고, 멀티미디어실에서 아이들은 영화도 보고 과자도 먹고 엄마들 한테로 뛰어오기도 하면서
그럭저럭 모임을 잘 했습니다. ㅎㅎ 
방학 끝나고 나면 다시 저희 꼬마들만 소란을 피우는 조금은 조용한, 
엄마를 위한 위안과 힐링의 그림책 모임으로 돌아가겠지요..^0^


그럼~~
이제부터 엄마님들이 소중하게 가슴에 품고오신 그림책들을 공개하겠습니다~ 두둥!!!



민들레는 민들레 - 10점
김장성 글, 오현경 그림/이야기꽃


첫순서라는 어려움은 역시 안영미님이 차분하게 맡아주셨습니다.
<민들레는 민들레>.
어디서든, 어떤 모습이 되어서든 '민들레는 민들레'라는 짧고 반복되는 이야기속에
아름다운 풍경들이 곰곰히 생각해볼 것을 많이 주던 좋은 책이었어요.

언제, 어디서든, 어떤 모습이 되어서든 '엄마는 엄마', '아이는 아이', '사람은 사람', '내 삶은 내 삶'..
여러가지로 바꿔 읽고 생각해보아도 뭉클해지던, 작지만 소중한 것들을 눈여겨보고 다시 마음을 다잡아보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구름나라 - 10점
존 버닝햄 글 그림, 고승희 옮김/비룡소



우리 모임의 최고 언니는 누구실까요~? ㅎㅎ
안영미님일까요, 슈가님이실까요~~ (퀴즈! 다음주까지 맞추시는 분께 냉커피 선물 쏘겠습니닷!! 막내는 지난 모임에서 확인했는데 맏언니는~~~??ㅋ)

무튼 슈가님이 소개해주신 책은 존 버닝햄의 '구름나라'입니다.
저는 이 작가를 참 좋아합니다.
그림도 넘 예쁘고요(환상적인 색감! 이번에는 사진처럼 사실적인 구름 구름도 넘 예쁘더라고요)
간결한 글 속에 따뜻한 가치, 소수자에 대한 공감 같은 것이 녹아있어서 참 좋았습니다.

우리 작은도서관에서 그냥 눈에 띄어 민지에게 읽어주셨던 책이라 하셨는데
그림책 고르시는 안목이 우와~~! 대단하세요~! 
좋은 책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보글보글 마법의 수프 - 10점
클로드 부종 지음/웅진주니어



ㅎㅎㅎ 재밌는 책이었어요.
아이들도 재밌게 기대하며 볼 것 같고, 어른이 저도 과연 어떻게 되려나.. 궁금해저더라구요.
네버랜드 님이 소개해주신 '보글보글 마법의 수프'.
클로드 부종이라는 작가를 저도 우리 작은도서관에 있는 책을 보고 처음 알았는데
네버랜드 님도 그랬다며, 참 재미있어서 이 작가의 책들을 작은도서관에서 쭉 찾아보셨데요.
역시 도서관 돌보미~^^
맘에 드는 작가를 만나면 그 작가의 다른 책들도 한번 쭉 같이 찾아 읽어보는것도 좋을 것 같아요. 
실망하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작가를 더 이해할 수 있는 깊은 독서가 될수도 있겠어요, 그죠?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 - 10점
로버트 먼치 글, 안토니 루이스 그림, 김숙 옮김/북뱅크



아침에 세녀석 데리고 한살림가서 점심거리 장봐다 집에 넣어놓고 낑낑거리며 작은도서관으로 들어오는데
한결이가 많이 울고, 그 모습을 지켜보는 한결맘의 힘든 얼굴을 보았어요.
맘 아프더라고요.
엄마니까 다른 아이들이 울고 있으면 그 아이도 안쓰럽고 그 엄마는 또 지금 얼마나 힘들까.. 자동으로 공감되고 이해되잖아요.ㅠㅠ

그렇게 들어왔던 한결맘이 이 책을 펼치는데
제가 아침 일 얘기를 꺼냈더니 그만 눈물이 툭...ㅠㅠ
말한 저도 미안하고 같이 눈물났답니다.

아이를 키우다보면 엄마가 속으로 눈물을 삼키는 일이 얼마나 많은지요..
그래도 가끔은 이렇게 밖으로도 흘리고, 같이 다독일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러다보면 어느날은 우리도 안영미님이나 슈가님같은 큰언니들이, 
훌쩍 큰 아이들의 든든하고 깊고 따뜻한 엄마들로 자라나 있겠지요.

그렇게 몇번을 울고, 몇번을 화내고, 그리고 늘 '사랑한다' 말하며 아이를 안아주는
모든 평범한 엄마와 아이들의 이야기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가 
그토록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건
평범한 우리들이 엄마아빠가 되고 아이와 절절한 사랑을 진하게 나누었던 삶의 시간들이
너무 예쁘고 아름다운, 우리 인생 전체를 두고 이어지는 제일 소중한 과정이어서일지도 모르겠어요. 
그렇게 자란 아들딸들이 다시 또 엄마아빠가 되어 자신이 받았던 사랑을 아이들에게 되돌려주는 
순환과 연쇄가 어쩌면 우리 삶의 정수여서, 진부하지만 반지 한가운데 콕 박혀있는 보석같은 것이어서인지도요..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 10점
헤더 헨슨 글, 데이비드 스몰 그림, 김경미 옮김/비룡소




마지막으로 제가 소개한 책은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 입니다.

이 책에 그림을 그린 데이비드 스몰은 역사적인 배경을 담은 그림을 참 잘 그리는 것 같아요. 
인물의 표정이나 특징도 생생하고요. 저는 이 분이 그린 '리디아의 정원'도 참 좋아하는데요, 나중에 같이 한번 소개할까 싶습니다.

글은 담담하지만, 담긴 내용은 묵직하지요.
작은도서관을 생각하면 저도 책을 좋아하는 꼬마여자아이였던지라 시골국민학교에 있었던 작은 도서실에 들어설때 늘 설레었던 기억이 먼저 나요.
우리 아이들에게 집 앞에 있는 작은도서관이 그렇게 행복하고 소중한 공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이 책은 엄마로서, 아이와 함께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 또 뭉클해지는게 있지요. 
다행히 연제가 딱 엄마가 책 읽기전에 젖먹고 잠이 들어주어서 무사히 제 순서를 마칠 수 있어 감사했답니다. ㅎㅎ

이렇게 다섯권의 책을 함께 보고, 얘기나누고, 어제 처음 참가하신 박예숙 님의 '책 한권한권마다 나를 돌아보고 생각하게 되어서 너무 좋았다, 참 좋은 모임'이라는 소감(제가 옮기려니 쑥스럽네요, 직접 덧글로 달아주세요...^^;;)을 끝으로 본모임을 마무리 했답니다.


특히 어제는 박주현님과 함께 우리 작은도서관 돌보미로 넘 애써주고 계신 이남경 님이 
우리 모임 내내 함께 참가하고 진솔한 얘기들도 많이 나눠주셔서 넘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꼭 함께 해주세요~~^^
어제 도서관 너무 떠들썩하게 하고 저희 뒷정리해주시느라 넘 애쓰셨죠. 고맙습니다. 
아이들 영화 준비해주고 멀티미디어실 뒷정리하느라 고생하신 네버랜드 주현님도 넘 고맙고요..!
제가 사진은 한결맘 사진 한장 밖에 못찍어 
그것만 사진게시판에 올려놓았어요. 
다른 분들도 찍으신 사진 있으면 사진게시판에 꼭 올려주세요~~!!^^
글고 후기들도 편하게 (제가 쓴 후기가 있다니 생략하지마시고) 자기책과 다른 분 책 모두에 대해 자유롭게 쓰셔서 함께 나눠주시면 정말 좋겠습니당~ㅎㅎ


오후에는 저희집에서 콩국수와 주먹밥으로 휘릭휘릭 점심먹고 커피 한잔 하면서 부모커뮤니티 사업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집안 가득 뛰어노는 아이들 한켠에서 땀흘리며 국수삶고 점심준비해주신 엄마님들 넘 고맙습니다.
덕분에 저는 편히 앉아 잘 얻어먹고, 그 뒤에는 주현씨네로 또 놀러가서 아이들 낮잠 재우며 얘기 많이 나눌 수 있어 참 좋은 하루였네요. 


아참, 8월 모임은 6일과 20일 수요일 10시 30분, 작은도서관으로 잡았는데 모두 괜찮으신가요? 
한번은 너무 아쉽고 한달에 두번씩 얼굴보고 얘기나누자 했고요~
저희가 부모커뮤니티 사업도 8월부터는 슬슬 해나가야하니 더 재미있는 일들도 많이 계획해서 
즐겁게 어울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좋은 아이디어 함께 모아주시고, 무엇보다 우리가 행복하게 이 시간들을 즐겨보았으면 좋겠어요~^^


마지막 그림책 이야기 나눌 때 사춘기 아이를 지켜보는 어려움을 이야기하시다 그만 왈칵 눈물흘리시던 남경님 모습 보면서
엄마들은 정말 잘 우는구나.. 생각했어요. 
저도 그렇지만 엄마는 울음도 많고, 웃음도 많고, 정도 많고, 아픔도 많은 존재인 것 같습니다.
공감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 절절하게 생각한다는 뜻이어서 저는 눈물이 많은 것이 좋습니다.

'엄마를 위한 그림책'이 그렇게 함께 울 수 있고, 또 함께 많이 웃을 수 있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하니
마음 푸근해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아파트에, 작은 마을에 이렇게 마음 둘 곳이 하나씩 생겨나는게 참 좋습니다.
어떠세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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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고여사님,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넘 고맙습니다. 

'꿈을 나르는 책 아주머니'는 엄마들과 함께 모두 뭉클해하며 잘 읽고, 지금은 차례로 돌려가며 보고 있답니다. ^^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내 짝꿍'은 연수가 요즘 젤 좋아하는 책이고요, 

'할머니 어디 가요'는 아이들과 넘 재밌게 보고있어요. 아이들과 뭐하고 놀까, 뭘 해먹을까.. 궁리하는 제 공부책이 되고 있어요.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