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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04 함께 먹어 더 맛있는 한살림 밥상- '칼국수'와 '쑥버무리' 6
생명/한살림.농업2011. 5. 4. 01:05



요즘 내가 연애하듯 좋아하고 있는 블로그이웃 살림님께서 문자를 보내오셨다.

"오늘 칼국수 맛있게 끓여먹었는데 연수엄마 생각이 났어요. 내가 끓여주면 좋은데.."

이런 기회는 놓치면 안된다.
자취 10년, 결혼살림 4년동안 다듬어진 고감도 더듬이에 포착된 '맛있는 집밥 얻어먹을 수 있는' 흔치않은 기회~!! 
얼른 날을 잡았다. ^^ 

"언니, 그럼 다음주에 저희 집에 오셔서 한번~~~^0^"

함께 만나고싶었던 다른 이웃들께도 연락을 드려 우리집에서 겸사겸사(?) 모임이 잡혔다.










손맛이야 살림님께 빌린다하지만 그래도 집주인으로서 재료는 미리 준비해둬야겠기에 살림님께 '뭐가 필요할까요?' 여쭸더니 친절한 답변이 왔다. 

"한살림 우리밀 칼국수, 멸치액젓, 다시마, 국물멸치, 간장 그리고 야채들(애호박, 감자, 당근, 양파)가 필요해요~"

연수와 산책삼아 슬슬 걸어 지하철 한 정거장 거리에 있는 우리 동네 한살림매장에 다녀왔다.
사실 사온건 '우리밀 칼국수' 2봉지뿐이고 나머지는 다행히 다 집에 있었다. 
한살림 우리밀 칼국수는 3~4인분(400g) 한봉지에 1,800원. 

한살림 우리밀 제품들(밀가루, 부침가루, 각종 면들)을 먹어보면서 우리밀이 수입밀보다 훨씬 맛있다는걸 알게 되었다.
수입밀은 장기간 바다를 건너온 묵은밀인데 반해 우리밀은 우리땅에서 작년에 수확해 바로 올해 공급하는 신선한 밀가루.
더구나 수입밀은 키울 때도 농약을 쓰고, 수출할 때도 부패를 막는 화학약품처리를 많이 하게 되므로(물론 1993년 대형농약사고 이후로는 수입밀가루의 농약잔류량이 기준치보다는 늘 적게 나오고 있다고는 하지만) 
일상적으로 많은 밀가루음식을 먹는 우리들의 건강에 훨씬 위험할 수밖에 없다.  
아토피 아이들중에는 우리밀음식을 먹으면 괜찮은데 수입밀로 만든 밀가루음식에는 아토피가 심하게 악화되는 아이들도 있다. 

가격이 시중 수입밀 제품보다 약간은 비싸지만 되도록이면 밀가루 음식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고 맛도 좋은 우리밀을 주부들이 많이 썼으면 좋겠다. 
요즘은 기상이변으로 세계식량사정이 악화되면서 수입밀의 가격도 많이 올랐다. 
50년대 값싼 수입밀에 밀려 사라져버렸던 우리밀은 80년대 '우리밀살리기 운동'을 통해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해서 
생협 등을 중심으로 많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밀가루 자급율은 1% 밖에 안된다.
우리땅에서 우리 농민들이 우리밀을 푸르게 잘 키울 수 있도록, 그래서 우리 모두가 안심하고 또 안정적으로 밀을 먹을 수 있도록 우리밀 소비가 더 많이 늘어났으면 좋겠다.    
 










맛있는 칼국수 맛의 비결! 이라고 살림님께서 강조하셨던 '멸치액젓'. ^^
작년에 '내 손으로 김치를 한번 담궈봐~~?'하고 꼼질거릴때 극구 말리는 남편의 호소를 무시하고 사놨었는데
결국 김치는 못 담궜고(ㅜㅜ), 그후로 몇 달동안 우리집 냉장고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던 액젓을 드디어 쓸 일이 생겼다.
  










멸치다시다 국물을 내놓고, 야채들을 손질해놓고 살림님을 기다렸다.
원래 TV요리프로에서도 요리선생님들은 1차 준비가 다 끝난 상태에서 야채 약간 썰고, 볶고 끓이는 과정만 담당하시는 법. ^^
오늘 우리 선생님께서는 의상도 멋지시다~! ^^

준비하다가 문득 생각나 "언니, 요리하시는 사진이랑 언니 레시피로 제가 이거(칼국수) 블로그에 포스팅해도 될까요?" 하고 물었더니 웃으면서 그렇게 하라고 허락해주셨다.
사실 남의 블로그에 출연(?)하는 일이 무척 쑥스러운 일이고, 또 그저 맛있는 음식 한번 더 먹여주고 싶으셨던 마음을 내 급한 숙제(한살림 블로그 활동단) 해결하는데 빌려쓰는 것같아 죄송스럽기도 했다. 
승낙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살림님.   
 









+ 살림님의 맛있는 칼국수는 이렇게~~! 

1. 다시마와 멸치를 넣고 국물을 푹 우려낸다. (칼국수 면은 오래 끓여야하므로 국물양을 좀 넉넉히 잡는 것이 좋다.) 
2. 다시마와 멸치를 건져내고 면과 야채들을 넣어 잘 끓인다.
3. 멸치액젓과 국간장으로 간을 맞춘다. (국물양에 따라 다르지만 큰 숟갈로 한 숟갈씩 넣으면 대략 3~4인분에 적당한듯^^;)
4. 면이 거의 익으면 다시마 건져둔 것을 썰어넣고 좀 더 끓이면 완성~~~!












아... 맛있었다.
특히 멸치액젓을 넣는 순간, 구수한 냄새가 집안에 진동하면서 '아 오늘 제대로 맛있는 국물요리 한번 먹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멸치액젓으로 미역국을 끓여도 맛있다하니 다음에 한번 해봐야겠다.
국물내는데 쓴 다시마는 아깝다 생각하면서도 어찌 쓸바를 몰라 그냥 버리곤했는데 가늘게 썰어 면과 같이 먹으니 그도 참 맛있었다. 음식 색깔도 알록달록 더 예뻐진다.
국물낸 다시마만 따로 모아두었다가 다시마무침을 만들기도 한다는데 살림님께서도 이웃블로거께 배웠다는 그 무침도 참 유용하고 좋은 요리아이디어인 것 같았다. 
버리는 것을 최소로 줄이고, 재료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것이 몸에도, 지구에도 좋은 요리겠지..! ^^   












손님맞을 준비를 하면서 주식은 살림님께 부탁드린다 하더라도 간식 한가지 정도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 대접하고 싶었다.
그래서 뭐가 좋을까... 궁리하다가 마침 냉장고에 시댁에서 보내주신 쑥이 많이 있다는 것이 생각났다.

쑥.. 쑥.... 쑥으로 만들 수 있는 별미.... 번뜩~! 떠오른 것이 바로 '쑥버무리'.  

보리출판사에서 나온 도토리계절그림책 봄편<우리 순이 어디 가니>에서 순이엄마가 준비하던 새참. 
어린 시절에 나도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쑥버무리를 몇번 먹어본 기억이 났다. 조금은 비릿한 것도 같았지만 따뜻하고 짭짤한 맛에 오물오물 잘 받아먹었던 것 같은 그 쑥버무리를 한번 해볼까.

인터넷으로 레시피를 찾으니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다만 보통 '(멥)쌀가루'를 쓰거나 '밀가루'를 쓰는데 우리집에는 '찹쌀가루'밖에 없다는 것이 마음에 걸렸다.
음.... 괜찮을까..? 괜찮겠지...? 실패하면.... 나 혼자 다 먹지 뭐..ㅠㅠ  









+ 연신내새댁의 찹쌀가루 쑥버무리는 이렇게~~! ^^

1. 쑥(3줌)을 잘 씻어서 다듬어 놓는다. (이게 제일 힘들었음.ㅜㅜ)
2. 찹쌀가루 2컵, 유기농설탕과 소금을 조금 섞어서 체에 곱게 한번 걸러두고, 물기가 조금 남은 쑥을 넣어 골고루 버무린다.
3. 찜솥에 삼베천을 깔고 잘 버무린 쑥을 넣고(그릇에 남은 가루도 탈탈 털어 붓고) 뜨거운 김이 오를때 올려서 10분쯤 찌면 완성~!












아이들과 함께 먹을 생각에 설탕을 좀 많이 넣었더니 아주 달달한 쑥버무리가 되었다.
만드는 방법이 무척 간단하고, 만들어놓고 나니 생각보다 아주 맛있다. (울 엄마가 해주셨던 것보다 더 달고 덜 짰다.ㅎㅎ) 

찹쌀가루가 적당히 찰지면서 맛도 괜찮아서 나의 모험(?)이 성공한 것에 적잖이 안도하기도 했고...^^;  
본래 이 찹쌀가루는 연수가 가끔 입맛없어 할때 호박죽이나 팥죽쒀줄 용도로 가지고 있던 것인데, 어느날은 이걸로 경단도 한번 맛있게 만들어 먹었었다. 친정엄마가 물김치 담궈주실때도 쓰고~~ 
어린 아이있는 집에 한봉지쯤 두면 유용한 간식 재료도 되고, 반찬요리도 맛깔나게 해주는 고마운 재료다.  











오물오물... 이 날 놀러온 희범이와 윤우가 얼마나 잘 먹던지... 아줌마가 너무 기쁘고 고마웠다, 얘들아~^^











엄마 셋, 아이 셋... 
반찬은 물김치와 오이소박이 뿐인 소박한 밥상이었지만 (아, 아이들 반찬이 하나 더 있었지만 쑥버무리와 과자로 배를 채운 아이들은 밥을 그다지 많이 먹지 않았다.ㅠ) 
살림님의 따뜻한 정이 담긴 밥상이고, 먼길 기쁘게 와준 고래님과 함께 먹어서 더 맛있었던 칼국수 점심이었다. 











오늘도 아이데리고 힘겹게 씨름하며 밥상을 차리고, 아이 밥 먹이랴, 내 밥 먹으랴 허겁지겁 정신없이 끼니떼웠을 우리들..
생각하면 애틋하다.
힘들어도 밥 잘 챙겨먹고 기운내서.. 펄펄한 아이 키우는 고단한 젊은 엄마의 날들을 우리 같이 잘 살아내요.   

고맙습니다, 모두들. ^^

(이 날 아파서 함께 못했던 민하는 이제 좀 괜찮아졌는지... 다음에는 꼭 함께 정겨운 밥상에 둘러앉을 수 있길..!)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