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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1.05 강릉에서 돌아온 날 2
하루2014. 1. 5. 22:57



일주일 동안 강릉 친정에서 쉬고 왔다.

2013년의 마무리와 2014년 신년맞이를 강릉에서 하고 온 셈이다.

크게 한 해를 돌아보거나, 새해 소망과 계획을 새롭게 다짐하지는 못했다.

아이들 예쁜 모습 보고 웃고, 아픈 것 보며 안타까워하고, 혼도 내고, 엄마 좋다고 매달리는 아이들과 한데 엉켜 뒹굴고 부대끼고 안고 얘기하고 잠들고 깨고.. 

하는 보통의 일상을 또 한 주 살았다.


다만, 

내 부모님 곁에서 보낸 시간이어서 내 마음이 무척 푸근하였다.

내 엄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밥을 끼니마다 받아먹으니 너무 좋았다.

외할머니 외할아버지 외증조할머니가 새벽부터 반겨주시는 외가에서 아이들은 모두 어른들 품과 손길과 눈길에 싸여

둥개둥개 둥글둥글 포동포동 지냈다.


오늘 서울 집에 돌아와서 보니 

아이들이 모두 참 예뻐졌다.

얼굴도 훤해지고 아프던 것들도 잘 나았다.

내 얼굴도 그럴 것이다.

내 부모님 곁에 가서 그 품속에서 잠시 쉬는 동안

한동안 삼형제 데리고 종종거리며 지내느라 꺼칠하게 말랐던 몸과 마음이

조금은 하얗게 펴지고, 포동하게 살이 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한 해를 잘 마무리하고, 따뜻하게 새해를 열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찾아가 기대쉴 수 있는 고향집이 있어서, 부모님이 계셔서 너무 감사했다.


오늘밤 잠자리에 누워 

연수는 외가집 마당에 만들어두고 온 눈사람이 잘 있을까.. 궁금해했다.

연호는 외할아버지가 사다주시던 찐빵이 먹고 싶다고, 다음에 외가 가면 할아버지께 또 찐빵 사달라고 해야지.. 종알거렸다.

말을 못해서 그렇지.. 엄마 젖 먹으며 잠들던 연제가 저와 놀아주시던 외가집 어른들 생각은 제일 많이 했을 것이다.


돌아온 내 자리에서, 

올 한해도 힘내서 잘 살아야겠다.

예쁜 아이들 보며

남편과 나와 건강하고 행복하게 우리 가정을, 우리 삶을 잘 꾸려나가야겠다.

고향집에서 덮혀온 따뜻한 불씨를 꺼뜨리지 말고 

한 해 내내 마음과 몸을 뜨뜻하게 덮히며 온기있는 삶을 살아야지.


모든 것이 자기 자리로 돌아간 밤.

거기 깃든 고요와 평화와 그리움과 추억이 

돌아와서 다시 의연히 맞닥뜨리게되는 현실의 어려움들을 풀어갈 새로운 힘을 줄거라 믿는다.










새해 9살이 되는 친정의 제일 큰조카가 우리와 함께 방학의 며칠을 강릉에서 보냈다. 

연제를 얼마나 예뻐하고 잘 데리고 놀던지.. 연수연호도 누나가 있으니 더 신나게 잘 놀았다. 







강릉가기 전에 감기를 심하게 앓았던 연호.

다행히 외할머니가 해주시는 맛있는 밥 잘 먹고 기운 많이 차려서 올라왔다.








큰 눈사람은 할아버지고 작은 눈사람은 손주란다. ^^ 

둘 다 연수랑 내가 함께 만들었다. 

큰 눈사람 목에 붙은 모래는 연수가 '목도리'를 둘러준 것. ㅎㅎ







눈 치우는 아침.







밤새 눈맞은 눈사람들과 함께.







엄마가 찍어준 나.

아직도 눈이 신나는 철없는 서른일고..옵. ^8^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