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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mma! 자란다2009. 2. 2. 12:32


후배의 아버님이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어제 문상을 다녀왔습니다.
똑순이가 요즘 낯을 심하게 가리고 엄마를 많이 찾기 때문에
신랑과 함께 똑순이를 데리고 세식구가 모두 함께 갔습니다.

아버지를 잃은 슬픔과 고통으로 얼굴이 새까맣게 변한 후배를 보니
눈물이 쏟아져 새댁도 제대로 말도 못하고 손만 잡아주다 돌아왔습니다.
착하고 섬세한 심성을 지닌 녀석이 이 고통을 어찌 이겨낼까... 걱정됩니다.

저와 신랑이 똑순이보며 이렇게 좋아하듯
그 아버님도 후배 녀석을 얼마나 예뻐하고 사랑하셨을까... 그렇게 키운 시절들을 뒤로하고 어떻게 떠나셨나... 
생각하니 남일같지않아 눈물이 쏟아집니다.

작고 여리지만 또 단단한 후배를 그 아버님의 사랑이 늘 함께 지켜주시길 빌어봅니다.
너무나 자그마하시던 후배의 어머님 곁에도.. 아버님의 온기가 오래 함께 했으면... 
그 후배와 함께 했던 대학시절의 이런저런 일들을 돌아보며
새댁도 새삼 잘 챙겨주지 못했던 요즘을 반성했습니다. 
이렇게 슬플때만이 아니라 더 많이, 더 따뜻하게 그 손을 잡아줘야겠습니다..    


아이를 낳고 보니 지인들의 경조사를 맞는 마음이 유별해집니다.
누가 부모나 형제를 잃었다은 부고를 들으면
당사자의 고통을 다 알겠다고는 감히 말할 수 없지만
애끓는 심정의 한끝 정도는 아이엄마로서 조금 더 짐작되어 저도 가슴이 쓰려옵니다.

누가 결혼을 한다하면 
곱고 장하게 자식키워 드디어 제 짝찾아 보내는 그 부모님들 마음이 먼저 생각나고요.
아이가 건강하게 잘 자라는것이 얼마나 쉽지 않은 일인지 
이제 겨우 8달된 아이 하나 키우면서도 매일 쩔쩔매고 노심초사하는 새댁으로서는 
잘 키워 시집장가 보내시는 그 부모님들이 존경스럽기 그지없습니다.
결혼이 참 흔하고 대수롭지 않은 일같기도 하지만 신랑신부 두 사람에게도, 그 부모님들에게도 참 대단한 일이구나..
아이낳고보니 새삼 느껴져
지인들의 결혼식에는 가능하면 꼭 빠짐없이 가야겠다 마음먹었습니다.
(장차 결혼하실 이웃 블로거님들, 누구라 꼭집어 얘긴안하겠으나.. mepay님, 명이님, 에 또..ㅎ 똑순이네에도 꼭 청첩해주세요^^ 셋이 모두 출동하므로 점심값은 적자겠으나.. 축하는 세 배, 아니 세 제곱으로~!^^;) 


문상을 다녀오며
문득 똑순이의 인생에도, 새댁의 인생에도 
누군가와 이렇게 24시간을 한몸같이 붙어지내는 시절은 다시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새댁이 아기였을 때는 증조할머니도 계시는 대가족 속에서 자랐으니 
엄마와만 이렇게 붙어있진 않았을것 같고요, 
신랑과도 이렇게 내내 붙어있은 적은 가끔 휴가때나, 신혼여행때? 뭐 그럴 때말곤 없었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밤에 잠들때까지, 사실 밤에 잠든 후에도 같이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젖먹고 안고 때로 업어 재우니
새댁과 똑순이는 정말 완벽하게 24시간을 '한몸같이' 지내고 있습니다.
엄마와 한몸이던 태아시절이 그대로 연장되고 있달까요... 
이 시절이 나중에 커서 기억은 나지 않겠지만
그래도 똑순이의 마음에, 삶에 따뜻하고 포근하고... 무척 행복했던 어떤 정서로, 감정으로 남아주기를 바래보게 됩니다. 

이렇게 한몸같이 지내다 이제 조금씩 떨어지는 시간이 많아질테고.. 
그러다 언젠가는 영영 이별할 날도 오겠지만.. 
그런 날이 와도 우리가 함께 붙어지내던 이 날들의 힘이, 우리를 따뜻하게 묶어주고
똑순이를 안아서 위로해줬으면 좋겠다고.. (아구 철없는 새댁, 또 눈물이..ㅠㅠ)
문득 생각해봤습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