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에 해당되는 글 3건

  1. 2011.05.24 다용도 미생물, 텃밭을 부탁해~!^^ 8
  2. 2011.05.17 상추 수확과 새 식구 14
  3. 2011.04.23 밭이 생겼어요!! 12
생명/한살림.농업2011. 5. 24. 01:17









일요일 아침은 분주하다.
'농민의 아들' 연수는 해가 뜨는 6시면 일어나 온집안을 뛰어다니고
배부른 엄마는 누워서 연수 노는 모습을 흐뭇하게 보고있다가 7시쯤 일어나 밥을 차리고
주말 아침.. 달콤한 늦잠이 아쉬운 아빠는 이 모든 소리들에도 불구하고 9시에 이모님이 전화를 하실때까지 잔다. 

이모님은 일요일아침 9시면 어김없이 상일동역에 도착하셔서 마을버스를 타고 텃밭으로 가신다. 
그맘때쯤 오실줄 알고 미리 밥먹고 집치우고 가방챙기고 있었던 엄마와 연수는 부랴부랴 아빠를 깨워 차를 타고 텃밭으로 따라간다. 그래도 우리는 9시 반이 넘어서, 그야말로 해가 중천에 뜬 뒤에 밭에 도착한다. 
 









한주만에 보는 텃밭풍경은 얼마나 또 달라졌는지!
온통 초록빛이 가득한 밭머리에 서면 마음이 벅차다. 우리밭은 손바닥만하지만 꼭 그만한 이웃집 밭들에 모두 잘 자라준 푸성귀들은 보기만해도 흐뭇하고, 밭을 둘러싸고 있는 키큰 나무들과 밭가운데 듬성히 서있는 과실수들의 푸른잎이 싱그럽다.










일을 시작하기전에 일주일동안 우리집에서 고생한 달팽이를 텃밭가 꽃그늘 아래 놓아주었다.
연수는 '달팽이야 안녕!'하더니 오늘의 관심사인 텃밭으로 쌩 뛰어가버렸다.
오랫만에 쬔 햇빛이 어색한지 긴 더듬이를 이리저리 뻗어보고, 몸도 늘였다줄였다하며 깜빡거리는 달팽이를 엄마 혼자 남아서 오래 지켜보았다.
고맙다, 고맙다... 힘들었을텐데 잘 견디고 살아주어서 고맙다... 고향에서 맘도 몸도 푸근히 잘 살아라..











상추들은 일주일만에 또 엄청나게 자라있었다.
어제 내린 빗물이 마르지 않은채로 달려있었고, 땅은 검고 푹신했다.










씨앗에서 자란 쑥갓도 어느새 무성하게 자라있어서 이모할머니는 이날 쑥갓들을 다 따시고, 그 자리에 다른 것을 또 심으셨다. 연수는 할머니 옆에서 상추따는 법을 조금 배우는 듯하더니... 그에는 큰 관심이 없는지 제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 쪼르르 뛰어가버렸다. 











네살무렵의 남자아이에게 제일 관심있는 것은 아무래도 삽인 모양이다.
쪼그리고 앉아 푸성귀를 거두는 일은 역시 여자들의 몫인지..
이 날 우리집 두 남자는 제법 부지런히 밭가를 오가며 힘쓰는 일을 함께 했다.  











지난주 토마토, 가지, 고추에 이어 오늘 새로 심은 것은 쪽파.
이모님이 쪽파 한단을 사오셔서 한뿌리씩 고랑에 가지런히 눕혀놓으셨다.
그리고 흙으로 덮어주셨는데 신기하게 이렇게만 해두면 파는 저절로 뿌리를 내리고 몸을 세운다고 한다.  












아빠는 고추, 가지, 토마토 모종에 버팀목을 세워주었다.
잔가지를 쳐내고 다듬은 긴 나뭇가지를 큰 돌을 구해 깊이 박아주었다.











이 나무가지는 우리 아파트단지 미화원아저씨들께서 가지치기하신 뒤에 버리려고 가지런히 묶어두셨던 것이다. 
버팀목감을 찾던 새댁이 관리사무소에 가서 '한단만 가져가도 될까요?'하고 물어본 뒤에 허락을 얻어 구해두었다. ^^
(뭐 주워오는데는 하여튼 도사라며 신랑은 혀를 끌끌 찼지만... 새로 사는 것보다 이리 재활용하니 얼마나 좋소~~!ㅎㅎ)
신랑 퇴근하기를 기다려 늦은 밤에 세식구가 아파트 화단에 나가 낑낑거리며 굵은 나무단을 들고와 차 트렁크에 실어두었는데
연수도 새댁도 그 야심한 밤외출이 너무 재미있었다.











그러나... 아빠는 힘들다. ^^;;;;
재미있어하는 마누라와 아들을 위해 야심한 퇴근길에 나뭇단을 들고 옮기는 것도, 주말 아침에 늦잠도 못자고 밭에 끌려나와 힘쓰는 일은 도맡아 해야하는 것도.. 고단한 직장인, 서른넷의 젊은 아빠에게는 힘든 일이다.  











'밭 좋아하는 마누라 만나 당신 참 고생많다'고 위로라도 한마디 하면 '그렇지 뭐~' 하고 웃고마는 착한 신랑. 
고마워요.

 









연수도 엄마닮아 밭을 참 좋아한다.
이모할머니 언제 오시나.. 하면서 밭에 갈 시간을 기다리고, 밭에 내려주면 신나서 소리지르며 뛰어간다.
그냥 흙도 막 파보고, 아빠가 버팀목 꽂을때 두드릴 돌을 구한다고 여기저기 찾아다니며 좋아한다.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질이나 성정이 여럿있겠지만 나는 무엇보다 연수가 행복을 제 주변에서 잘 찾고, 느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주었으면... 하고 바란다.
밭에서 자라는 작은 채소들, 흙의 감촉.. 푸른 나무 같은 것을 보면서 행복해할 줄 알았으면 좋겠다.
아이가 커서 '라디오 수리공'이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었다. 라디오에서 나오는 좋아하는 노래 한자락, 사람들의 사연 하나에 행복을 느낄 수있는 그런 감수성이 있다면.. 적어도 세상을 불행하게 살 것 같지는 않았다.
행복한 농부, 행복한 라디오수리공, 행복한 커피볶는 사람.. 무엇이 되었든, 소박하고 작은 행복들을 삶에서 키우고 느낄 줄아는 그런 사람으로 살렴... 행복하게 말이야.











상추는 정말 넉넉하게 제 것을 사람들에게 나눠준다.
나도 그걸 이웃들과 나눠먹어야할텐데... 어서어서 우리집에 오셔서 상추들 좀 먹어주세요~! ^^











네 평 농사라도 농사는 농사라 어찌하면 작물들이 실하게, 건강하게 잘 자랄 수 있을까... 생각을 하게 된다.
지난주에 이모님이 비료 얘기를 하신 것도 있어서 내 나름대로 한주동안 이것저것 찾아보았다.
토마토를 실하게 키우려면 칼슘을 보강해주는 것이 좋은데, 토마토새댁님이 농민마이스터대학에서 배운 내용을 포스팅해놓으신걸 보니 '먹고 남은 동물뼈를 현미식초에 담가 한달정도 푹 숙성시켜 밭에 뿌려주면 묵직하고 실한 토마토가 달린다'는 내용이 있었다('현미식초에 뼈를 담그며 나는 궁금하여라').
마침 집에 사골곳고 남은 뼈가 있어 만들어볼까 했더니 옆에서 신랑이 말렸다. 
"우리 토마토 다섯 포기 삼었잖아..." 그렇지. 더도 덜도 아니고 딱 다섯포기 심었지..^^ 
그래도 나는 아쉬웠지만 배부른 아내가 일벌리는게 안쓰러운 신랑의 만류를 받아들여 현미식초는 사지 않았다. 

대신....  그래도 토양을 살려주고, 생육에 힘도 불어넣어주고 싶은 마음에 찾아낸 것이 있었으니....
바로 한살림에서 나오는 '흙살림 다용도 미생물'!! ^---------------^










'다용도 미생물'은 국내토착의 유산균, 효모, 광합성 미생물을 고밀도로 배양한 친환경 미생물 제제로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양분 흡수를 도와준다고 한다. 오염된 물이나 하천에서 수질 정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진 광합성세균도 들어었다.
쌀뜨물에 넣어 발효액을 만들어 싱크대, 하수구, 화장실 청도 등에 쓰면 잡균의 서식도 막고, 찌든 때도 깨끗하게 잘 지워진다.
세척효과도 뛰어나 이 미생물(효소)은 한살림이 만드는 '섬유유연제'같은 제품에도 들어있다.

쌀뜨물 발효액을 만들지 않고 밭에 바로 뿌릴떄는 원액을 100~200배의 물에 희석하여 쓰면 된다.
큰 물뿌리개에 물을 가득 받고, 한 뚜껑 정도 부어주면 배율이 맞다.
 









아빠가 큰 물뿌리개로 두 통 가득 물을 담아서 '다용도 미생물'을 섞어 밭에 뿌려주었다.
나는 곁에서 이 미생물들이 잘 숨쉬고, 잘 살아서 우리 밭의 흙을 더 건강하게, 생생하게 살아있게 해주기를 빌었다.

일본 원전사고 후 방사능 오염에 대한 걱정이 날로 커진다.
방사능물질이 섞인 비를 맞고 자라는 농작물을 먹지 않고 살 수있는 사람은 없고,
그 빗물이 땅으로 스며들어 우리가 마시는 강물이 되고, 그 물을 먹은 동물들의 젖과 고기를 또 사람들이 먹으니 최종소비자인 사람의 몸에 축적되는 방사능의 양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한번 몸안에 들어온 방사능물질은 배출되거나 쉽게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사람들의 몸안에서 세포변형과 여러 질환들을 일으킨다 하니 이 땅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엄마로서 가끔은 몸서리치게 무서워지곤 한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살아가야한다.
내 입에 밥을 넣어 아이에게 줄 젖을 만들어야하고, 큰 아이의 입에 밥숟갈을 넣어주어야한다.
먹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이 어디 있던가.
그러니 비록 오염된 땅일지라도 우리는 계속 땅을 갈고 씨를 뿌려 농사를 지어야한다.
이런 생각을 하다보면 오늘 하루 내가 사는 것이, 밥을 먹는 것이 모두 숙연하고 절절한 생명활동이란 생각이 든다.

내 작은 텃밭에 미생물을 뿌리며 비록 오염된 땅일지라도 우리의 푸성귀들이, 우리의 아이들이 
그래도 푸르게 씩씩하게 자라주기를, 이 생물들과 땅의 기운을 받아 조금 더 건강하게 살아갈 수있기를 빌었다.  











할머니가 연수 손에 무씨를 담아주셨다.











할머니의 손에서 아이의 손으로 전해지는 씨앗.
그 모습을 지켜보며 말할 수없이 뭉클해지던 마음..












씨앗을 뿌리는 손이 참 아름답다. 귀해 보인다.
사람이 손으로 할 수있는 정말 아름다운 일중에 하나가 씨앗을 뿌리고 생명을 키우는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하는 일이 아이라는 생명을 낳고 키우는 일이라 고맙다.











연수도 작은 손으로 열심히 씨앗을 뿌렸다.
씨앗에는 묘한 매력이 있어서 그것은 참 작은데 눈을 떼지 못하게 하고
그 안에 숨어있을 큰 힘에 끌려 나도 모르게 그만 겸손히 머리숙이게 한다.  

이번에 받은 한살림 소식지에 보니 예전에 한 TV프로에서 아이들이 나와 어떤 단어를 설명하고 어른들이 맞추는 게임에서 
아이가 '씨앗'을 이렇게 설명했다한다.
"이건 작지만 들어있을건 다 들어있어요!"
^^
정말 그렇다. 작고 마르고 보잘것없어 보이지만 이 안에는 모든 것이 다 들어있다.
크게, 푸르게, 실하게 자라날 잎과 꽃과 열매가 모두 들어있는 것이다. 

씨앗은 땅을 만나야 제 꿈을 온전히 다 펼칠 수 있다.
그저 집안의 마른 방바닥에서 씨앗을 굴려볼 때랑 흙위에 씨앗을 올려놓을 때의 기분은 확실히 다르다.
씨앗이 꿈을 꾸는게 느껴지고, 숨을 쉬고 바야흐로 어떤 거대한 출발선에 서있는 긴장감이 느껴진다.
땅위에 뿌려진 씨앗은 정말 아름답다.

땅과 씨앗. 
5월의 푸른 대지위에서 그런 생각들을 해볼 수있다는 것만으로, 아이가 흙과 씨앗을 함께 만지고, 그 둘을 만나게 해주는 큰 일을 제가 하고있다는걸 지금은 그 의미를 잘 모르더라도 어떤 경외감같은 것은 분명히 느끼면서 해보는 것만으로도 참 고맙고 기적같은 일이란 생각에 마음이 뭉클했다.
서울에서 살림을 차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늘 꿈은 꿔왔지만 정말로 이렇게 내손으로 텃밭농사를 지어보는 날이 올거라고는 사실 생각하지 못했었다.
내년에도 우리가 텃밭농사를 지을 수 있을까.. 부디 그리되기를... 내년에는 어린 평화도 밭머리에 앉아놀게 하고, 제법 더 큰 연수와 씨를 뿌리고 기뻐할 수 있기를.. 그래서 이런 기적이 살아있는 동안 오래 우리 곁에, 내 삶에 허락되었으면 좋겠다고 밭머리에 서서 한참 생각하다 돌아왔다.
 











++ 다용도 미생물은 여러 곳에서 판매한다.
한살림에서는 '흙살림'이라고 유기농업을 지원하기 위해 땅의 살리는 방법을 연구, 보급하는 활동을 하는 곳에서 제조한 미생물을 판매하고 있다. (흙살림 홈페이지를 링크해두었어요. 찾아가면 '장보기'란이 있는데 거기에 집에서 쉽게 채소를 기를 수있는 '그로우백'을 판매하고 있어요. 텃밭에 관심있으신 분들은 집안에 작은 텃밭을 만들 수 있는 예쁜 그로우백도 한번 살펴보시길~!^^) 
가격은 1L에 4,900원. 우리같은 소규모 텃밭에서는 두고두고 오래 쓸 수있는 많은 양이다.    
한살림 인터넷 장보기 사이트에서 '생활용품' 코너로 들어가면 찾을 수 있다.
(한살림 장보기 사이트 바로가기)










Posted by 연신내새댁
신혼일기2011. 5. 17. 00:27









2주만에 다시 찾은 우리 텃밭.
멀리서부터 밭이 뭔가 달라져있다는걸 알 수있었다. 와... 이 기대감~!
연수야, 상추가 많이 자랐네~~! ^^










이모할머니께서 연수에게 상추따는 방법을 알려주셨다.
와. 저 탐스러운 상추들~!









연수가 처음으로 수확해본 상추. ^^
엄마아빠는 신혼초에, 그러니까 연수가 태어나던 그 봄에 아파트 베란다에 작은 스티로폴 상자텃밭을 마련해서 상추와 방울토마토를 심어본 적이 있었다. 그때 그 연한 연두빛 상추잎들을 몇번 따서 쌈싸먹던 기억이 새롭다.
그게 엄마아빠의 첫 농작물 수확이라면 수확인데.. 연수의 첫 수확은 음. 때깔부터 아주 다른.. 정말 씩씩하고 풍성한 상추 수확이다.










이모할머니와 연수가 함께 씨를 뿌렸던 쑥갓도 어느새 싹이 돋아 예쁘게 자라있었다.
참 신기하다.. 고 작고 마른 씨앗들에서 이렇게 푸르고 싱싱한 잎들이 피어오르다니...
이모할머니 얼굴도 무척 즐거워보이신다.










ㅎㅎ
중요부위를 가려주지도 못하고.. 미안하다, 연수야. ^^;;;
그래도 네가 거름뿌린 그 땅에서 토마토랑 가지랑 고추랑... 모두모두 잘 자라줄거야. 

옛부터 오줌똥은 참 귀한 거름이라 오줌은 급하면 할수없이 남의 밭에도 싸지만 똥은 꼭 참았다가 자기 집 뒷간에 와서 싸라고 어른들이 이르셨다는데 앞으로 연수도 텃밭갈때는 미리 집에서 싸지말고 참았다 밭에 싸도록 일러야겠다. ㅎㅎ

 









60포기 상추의 첫 수확이 얼마나 푸짐했는지 커다란 마트비닐봉지 세 개가 가득 찼다.
일주일만 지나면 또 쑥 자라있을 것이라 해서 옆으로 벌어진 제법 큰 잎들은 거의 다 땄다.
따기전과 딴 후의 부피 차이가 저리도 크다.

참 고맙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내가 한 일이라고는 작은 모종을 사다 심은 것 뿐인데, 나머지는 모두 하늘이 햇빛과 비를 주고 땅이 양분을 주었고
그리고 상추 제안의 힘으로 저렇게 자라주었다.
자연은 이렇게 거저 주다시피 고마운 식량을 사람들에게 주고 있구나... 정말 고마워해야겠구나...
이 자연을 함부로 대해서는 절대 안되겠고, 작은 수고라도 더하는데 정성을 다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깊이 했다.











주말농장 수돗가 근처에 있는 이 나무는 열매를 보고서야 앵두나무인 것을 알았다.
처음 왔을때 하얗고 작은 꽃이 정말 많이 달려있었는데 오늘은 꽃진 자리마다 초록색 앵두 열매가 얼마나 오밀조밀하게 달려있던지... 
고향집 뒷동산에는 큰 앵두나무가 있어서 나는 자라는동안 해마다 그 열매 따먹는 즐거움이 참 컸다. 
연수에게는 앵두열매 따먹는 즐거움을 알려줄 길이 없어 안타까웠는데 이제 주말농장에 오면 그 기쁨을 누리게해줄 수 있겠구나 싶어 무척 기뻤다.
6월이 오면 앵두가 익겠지.. 엄마는 평화보느라 혹시 못 오더라도 연수는 아빠와 함께 와서 상추도 따고, 앵두도 따서 집에서 기다리는 엄마에게 가져다 주겠노라고 약속했다. ^^ 










주말농장에서 연수가 제일 좋아하는 곳은 바로 이 공동농기구창고. 
연수에겐 보물창고나 다름없는 이 곳에서 이런저런 연장들을 구경하고, 차례로 꺼내서 흙을 파헤쳐보는 일은 해도해도 질리지않는 연수의 놀이다.  











어른들이 새 모종을 심고, 물을 주느라 바쁜 동안 연수는 농기구창고앞에 쭈그리고 앉아 갈퀴질에 여념이 없었다.










저도 나름대로 무엇을 심고, 또 그걸 캐내는 일에 흠뻑 빠져있다.











토마토 모종에 노란 꽃이 피었다.
토마토꽃을 보니 성주에 계신 토마토새댁님 생각이 나서 얼른 사진 한장 찍었다.
언니~, 저도 토마토를 심었어요! ^^
겨우 모종 5개 심어놓고 '아~ 나도 인제 토마토 농사를 짓는다!' 하고 으쓱거리는 철부지새댁. ^^
그래도 비료를 좀 써야되지 않을까... 넌지시 이야기하시는 이모님께 화학비료 안쓰고 잘 키워보자고, 제가 아는 분께 천연거름만드는 법을 배워오겠노라고 말씀드려 놓았기 때문에 얼른 토댁언냐 블로그에 가서 효소발효시켜 만드는 천연영양제(?) 비법을 배워와야한다. 언니, SOS~~!!!
  











주말이나 되야 다시 비가 온다기에 상추랑 여러 모종들에게 최대한 넉넉하게 물을 뿌려주고 왔다.
힘쓰는 일은 이모님과 신랑이 도맡아 해주시고... 새댁은 역시나 박수만 열심히 치면서 '모두 너무 고맙다, 앞으로도 잘 자라다오~' 하고 마음으로 이야기나누며 '영성농법'만 실천하고 왔다. ^^;;;











돌아오는 길, 텃밭 옆에 있는 여러 농장의 비닐하우스들 중에는 저리 예쁜 들꽃들만 한가득 키우고 있는 곳도 있었다 
연수를 세워놓고, 이모할머니께서 'V'를 가르쳐주셨다.  
아이 웃음이 꽃만큼 환하다.











앗~!!! 그런데 이게 왠 일~~~!
차에 타려고 하는 순간, 우리집 몫으로 꾸린 상추봉지 안에 들어와앉은 달팽이 한마리를 보았다.
"앗, 달팽이다!"
내 말을 듣고 쪼르르 달려온 연수는 달팽이를 구경하느라 여념이 없다.
아... 어쩌지.. 제 살던 곳에 두고가야하나... 우리집에 데리고 갈까?
연수는 집에 데려가자고, 연수가 밥도 주고 물도 주고 잘 보살피겠다고 하고.. 나도 연수에게 달팽이를 가까이서 보여주고싶은 마음에 갈등하면서도 그대로 데리고왔다. 











집에 와서 작은 유리그릇 안에 상추잎과 함께 넣어주고 물을 좀 뿌려주었다.
연수는 자주자주 달팽이집 안을 들여다보며 '엄마, 달팽이가 어디 갔지? 달팽이 왜 안 움직여?"하고 물으며 궁금해했다.
달팽이는 아주 천천히 움직여서 유리병에도 붙었다가, 상추잎 위에 올라가기도 하며 갑자기 바뀐 환경에 어리둥절해하는 분위기다.
나는 저 녀석을 원래 살던 곳에 돌려보내야하지 않을까... 내내 갈등하면서도
연수가 달팽이가 집에 있어서 너무 좋다고 얘기하며 틈만 나면 들여다보고 살아있는 무언가에 마음쓰고, 보살펴주고싶어 하는 모습이 좋아서 못이기는척 그냥 두고 있다.
신랑도 퇴근해서는 달팽이집을 들여다보고 '연수야, 달팽이가 상추 먹었네! 상추잎에 구멍이 났어~'하고 불러서 둘이 또 들여다보고 얘기하는 모습도 반갑고 예쁘다.
새식구가 있다는 것, 생명이 하나 더 같이 산다는 것은 이렇게 사람들에게 뭉클하고 고마운 일이다.
달팽이에게는 갑자기 천지개벽해서 낯설고 답답한 곳에 끌려와있는 무서운 날들일까봐 미안하기 그지없는데 말이다. 
우선은 달팽이집에 흙을 좀 넣어주고.. 그리고 다음 주말에 텃밭갈때 다시 데려가서 풀어줘야지... 싶은데 연수와 잘 얘기를 해봐야겠다. 
 











어제 아침에 수확한 상추를 흙도 안 털어내고 봉지째로 냉장고에 넣어두고 점심에는 결혼식에 다녀왔다.
블로그로 우리 텃밭 이야기도 늘 같이 해왔던 신랑의 친구들께 '우리 오늘 상추 수확했어요~ 우리집 가서 삼겹살구워먹어요!' 했더니 두 가족이 즐겁게 놀러와주었다.
연수친구 가원이네와 쭌이모네와 함께 뚝딱뚝딱 삼겹살에 그야말로 상추만 놓고 저녁밥을 먹었는데 갓 따온 상추는 정말 싱싱하고 맛있었다.
다른 반찬이 너무 없어 미안하였지만 상추만큼은 여섯명이 먹고도 반절쯤 남을만큼 푸짐했다.
먼길 흔쾌히 와서 즐거운 시간을 만들어준 친구들, 모두 고마워요~!^^ (상추 많이 먹어준 것도 감사감사~ㅎㅎ)
 









상추 사진 좀 찍어달라했더니 육식을 사랑하는 연수아부지.. 고기에 초점을 맞춰버리셨네~^^;;

상추는 다음 주말에도(비가 많이 오면 어렵겠지만) 수확할 예정이다. 
다음주엔 토마토에 버팀목도 세워주고, 부추랑 쪽파랑 호박도 조금씩 심기로 했다. 
네 평 텃밭인데 심을 수 있는 것도, 먹을 수 있는 것도 얼마나 많은지... 땅은 정말 보물창고. 
생각하면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집에 놀러오세요~!
다른건 없어도 갓딴 맛있는 상추쌈과 상추 겉절이 푸짐하게 차려서 밥 한그릇 같이 뚝딱 먹어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
신혼일기2011. 4. 23. 00:30



2월 어느날, 회사에서 지급받아 쓰던 맥북을 반납하게된 신랑이 내 기색을 살피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

"...맥북을 사야겠어!"

잠시 생각한후 내가 대답했다.

"응. 그럼 나는 밭을 사줘."
 
2월 중순께 남편은 꿈에 그리던 '맥북 에어'를 품에 안았고,
행여 흠질세라 조심조심 열어서는 나를 위해 강일동 근처에 있는 주말농장을 검색해주었다.










3월초에 아파트 엘리베이터 안에 공고가 붙었다.
강일동 동사무소에서 주말농장을 분양한다는 소식이었다. 한강가에 있는 '가래여울'이라는 예쁜 이름을 가진 마을의 텃밭이었다. 신청일 아침 8시부터 동사무소에서 선착순 140세대 분양.

평소 우리에게는 너무도 이른 시간인 7시 30분에 연수를 유모차에 태우고 동사무소로 향했다.
동사무소에 도착하니 7시 45분. 음~ 이정도면 양호하겠지~? ^^ 어디로 가면되나... 궁금해하면서 동사무소로 들어선 순간, 
와. 동사무소 안은 할아버지 할머니들로 북적북적했다. 
불길한 예감이 엄습했다. 직원분을 찾아 주말농장 신청하러 왔다고 하니 신청서를 한장 준다. 
신청서 윗머리엔 빨간 볼펜으로 177번이라고 써있었다. 백..칠십...칠??

새벽 동이 트기 전부터 줄을 선 176명의 어른들이 이미 동사무소를 다녀가셨던 것이다. 
나는 '꼭 안된다는 생각은 마시라'는 담당직원분의 말을 들으며 예비자 37번으로 접수를 해놓고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왔다. 
"엄마, 이제 우리 밭이 생겨?" 하고 묻는 연수에게 뭐라 대답도 못하고 쓰린 가슴만 부여잡은채....ㅜ.ㅜ

돌아와서 아직 출근중인 신랑에게 전화로 상황을 보고했더니 신랑은 '허허'하고 웃고 말았다.
그래... 사실 나같은 젊은 새댁보다는 나이 많은 어르신들께 텃밭이 훨씬 더 필요하다. 소일거리도 되고, 소소하게 살림에도 보탬이 되실 것이고.. 무엇보다 그분들이 나보다 채소들을 훨씬 정성껏 잘 키우시지 않겠나... 생각하니 그나마 좀 위로가 되었다.
그래그래, 잘 된 일이야.. 상황을 알았으니 내년에는 더 부지런히 신청해보자.

이렇게 마음을 정리하고 주말농장 일은 곧 잊혀졌다. 
다른 밭을 더 알아볼까도 싶었지만, 소망하던 맥북을 손에 넣은 뒤로는 나의 밭에 나날이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던 신랑의 영향으로 나도 거의 '올해는 안되겠다..'고 체념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난주 금요일 아침, 동사무소에서 문자가 왔다. 
앞서 신청한 분들 중 몇분이 포기하셔서 대기자인 나에게까지 기회가 온 것이다. 만세~!!!!!
드디어 꿈에도 그리던 텃밭이 생겼다!!  ^------------------^ 
 










아빠와 연수가 토요일에 동사무소에 가서 4만원(텃밭 4평을 4월부터 11월까지 빌리는 비용)을 내고 자리추첨을 했다. 
우리 자리는 16번, 텃밭 입구에서 가까운 좋은 자리라고 했다.
비록 짧은 기간동안 빌려짓는 것이지만 처음으로 생긴 내 밭, 마음이 뭉클해지는 것을 어쩔 수 없었다.   

일요일 아침, 잠실에 사시는 시이모님이 우리집으로 오셔서 함께 텃밭에 갔다. 
6월에 아이를 낳는 내가 기어코 올해 텃밭농사를 해보겠다고 나설 때는 마음 한구석 든든하게 믿는데가 있었기 때문인데, 그 믿는 구석이 바로 시이모님이셨다.
잠실에서 오래 사신 시이모님은 송파구청에서 분양하는 주말농장을 신청해 10년 가까이 텃밭농사를 지어오셨다. 
연수를 가졌을 때 나는 시이모님네 텃밭에 가서 그 자리에서 바로딴 싱싱한 상추에 구운 삼겹살을 싸먹으며 행복한 오후를 보낸 적이 있었다. '아. 서울에 살면서도 이렇게 농사를 지을 수 있구나..!' 그때부터 나는 작은 텃밭농사를 짓는 꿈을 꾸기 시작했다.

그런데 시이모님이 오랫동안 텃밭농사를 지어온 땅이 보금자리주택 부지로 결정되면서 그 해를 마지막으로 이모님도 2년동안 텃밭농사를 짓지 못하고 계셨다. 새로운 주말농장을 신청해서 가보셨는데 주변 땅이 너무 오염되어있고, 텃밭안에도 쓰레기가 많아 도저히 지을 엄두가 안나셨다고 했다. 
그 얘기를 듣고 내심 나는 우리가 텃밭을 분양받게 되면 이모님께 도와달라고 부탁해봐야지..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모님은 한달음에 달려오셨다. 
청상외할머니의 둘째딸, 우리 시어머니의 바로 아래동생인 시이모님은 풍채만 뵈도 여장부의 기운의 느껴지는 분이다.
대학새내기 시절에 영화 '안토니아스 라인'을 본 뒤로 나는 풍채좋은, 그러니까 키도 크고 몸집도 큰 여성을 보면 괜히 기분이 좋아진다. 그 분들의 씩씩한 기운을 대하면 나도 기운이 나고 존경심도 든다. 
어릴 때부터 힘든 농사일과 집안일을 척척 거들어온 둘째이모님은 일솜씨와 살림솜씨가 모두 대단하시다. 가끔 명절이나 제사, 시댁 가족여행같은 큰일이 있으면 미리 장을 보고, 대식구의 음식을 준비하는 모든 일을 진두지휘하신다. 
이모부님과 함께 동대문상가에서 가죽옷장사를 오랫동안 해오셨는데 역시나 이모님 정도의 씩씩한 기운이 아니었으면 헤쳐나오기 어려운 힘든 일이고, 시간이었을 것이라고 나는 혼자 짐작해보곤 한다. 
 
시골에서 자라신 이모님은 땅을 보면 안그래도 씩씩한 분이 더 활기를 띠신다.
나도 그렇다. 흙을 밟으면 기분이 좋고, 흙위에서 자라는 무엇을 보면 참으로 이쁘고 반갑다.
이모님의 지휘하에 우리는 우리몫의 퇴비를 밭에 뿌리고, 근처 농장에서 파는 상추모종을 사다 심었다.
올봄들어 햇빛이 제일로 쨍쨍한 것 같은 날이었다.
















이모님이 호미와 손장갑을 챙겨오시고, 나는 그저 집에 있던 모종삽 하나만 달랑달랑 들고 왔는데 (^^;;;)
와서보니 동사무소에서 장만한 공동 농기구들이 창고에 잔뜩 보관되어 있었다.
괭이와 갈퀴, 물뿌리개를 들고와 밭을 갈고 이랑을 만들었다. 연수는 이것저것 만져보고, 흙도 파헤쳐보며 무척 좋아했다.






















사실 이모님이 어려우시다고 하면 나는 나 혼자서라도 텃밭 농사를 지어볼 생각이었다.
워낙 도회지분인 우리 신랑은 손에 흙도 안묻히고 자라셔서 농사일에 도움이 될거라고는 처음부터 기대하지 않았다. 
나는 그저 어린 시절에 내가 우리 부모님의 일을 어깨너머로 보고, 물주전자 들고 따라다니는 길에 슬쩍 본 것들을 해보고 싶었다. 
상추 좀 심고, 방울토마토도 좀 심고.. 가을에는 배추랑 무 심고, 고구마도 여력되면 심어보고...^^
블로그 이웃인 토마토새댁 언냐와 맑은물한동이님께 조언도 구하고 4평밖에 안되는 작디작은 땅이지만 나도 뭔가 내 입에 들어갈 것을 내 손으로 키워본다고 으쓱해서 자랑도 하면서 그렇게 지어보고 싶었다.
6월에 평화낳고나면 한동안 바깥출입도 못할텐데 그 푸성귀들을 어떻게 돌볼꺼냐고 신랑이 걱정하면 나는 언젠가 한실림에서 발간하는 잡지인 '살림'에서 보았던 '영성농법' 이야기를 했다. 

아래는 <살림>지(2010년 가을호)에 실렸던 지리산생태영성학교의 교장 이병철 선생님 인터뷰의 한 대목이다.

"영성농법이라고 뭐 별 거 없어요. 만날 때마다 잘 자라라 힘내라 응원해주고 박수 쳐주면 식물이 알아듣고 잘 자라요."  
하지만 자칫 영성농법이 격려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안 자라면 곤란하다는 마음이 끼어들면 '협박농법'이 된다면서 개구장이처럼 웃는다....(중략) 다음날 아침 그는 텃밭에서 토마토를 따고, 논에 가서 박수를 세 번 힘차게 치면서 "힘내라! 잘 자라라!"라며 벼들에게 축복을 내리고 있었다. 신기한 것은 선생이 자주 들여다보고 인사하는 앞 논의 벼는 이삭이 실하고 포기가 튼실한데, 조금 소홀했다는 윗논은 안쓰러운 만큼 부실해보였다. 

나는 이 글을 읽고 속으로 '옳거니!'했다. 바로 내가 찾던(내가 할 수있는^^:;) 농법이 여기있구나~!
나는 걱정하는 남편에게 '내가 연수데리고 자주 밭에 가서 박수쳐주고 올테니 걱정말라'고, 일단 밭이나 사달라고 얘기하곤 했다. 신랑은 못말린다는 표정으로 '(텃밭)이웃들이 신고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

이런저런 사정은 다 맘에 걸리지만 그래도 나는 텃밭농사가 참 짓고 싶었다.
연수랑 어디 마음껏 파고 뒤지고 두드릴 수 있는 땅 한뙈기, 요만한 흙밭 하나가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았다.
놀이터 마져도 푹신푹신한 바닥재로 싹 발라버려 마음붙일 모래땅 하나 찾기힘든 아파트의 메마른 삶에서
우리가 마음붙이고 밟아볼 작은 흙밭이 하나만 있었으면... 오래오래 바랬다.  
그 바램이 이뤄져서 너무 행복하다. 고맙다.















주말농장 안에는 주인이 심어놓았다는 과실수들이 군데군데 서있었다. 그 나무들이 밭들 사이에서 자연스러운 경계도 되어주고, 가방걸이도 되어준다. 여름에 잎이 무성해지면 그늘도 만들어 주겠다. 참 좋다. 

























연수는 제 손으로 상추 모종에 흙도 덮고, 물도 주었다.
더운날 힘들었을텐데도 끝까지 저도 하겠노라고 물주전자들고 낑낑거렸다. 연수도 농사일이 좋은가보다.
힘은 들어도, 푸른 하늘 아래 흙냄새 맡으며 오가는 일이 어린 아들 마음에도 드는 것 같아서 기쁘고 흐뭇했다.






















이모할머니와 연수는 쑥갓씨앗도 뿌렸다.
텃밭에서 돌아온 뒤 연수는 "엄마, 싹이 났을까? 싹이 나면 어떻게 해?"하고 가끔 물었다.
우리가 다녀온 뒤 화요일에도 한번 비가 왔고, 오늘도 또 비가 촉촉하게 많이 왔으니
쑥갓 씨앗들이 이제는 싹을 틔웠으려나.. 상추들은 그새 많이 자랐으려나.. 궁금하고 보고싶다.
연수야, 우리 곧 보러가자. ^^











까도남 연수아빠는 4평 농사를 시작하고 무척 감개무량해했다.
"야~ 요만큼 심는 것도 이렇게 힘든데, 몇천평씩 농사는 어떻게 짓냐~~"하고 너스레를 떨더니
나중에는 "상추 60포기 심어놓으니 마음이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네~!"하면서 좋아했다. ^*^

웹개발 일을 하셨던 연수아부지 말씀하시길, 요즘 개발자들중에 귀농한 사람이 많아서 '와이파이' 터지는 밭이 그렇게 많대~~ 하더니..
여보, 우리도 텃밭농사 몇년 지은 뒤에는 '와이파이 터지는 밭'딸린 집을 장만해서 본격 시골생활을 해볼까나. 어때? ㅎㅎ



















텃밭 가에 핀 매화나무 꽃이 정말 화사했다.
따로 봄꽃구경을 가지 않아도 밭둑가 꽃그늘에 앉아보는 마음이 황송했다. 봄이구나.. 이렇게 예쁜 봄이 내 곁에 있구나.





















집에서 싸온 물과 토마토는 새참. 
 
아버지는 '벼는 주인의 발소리를 듣고 자란다'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었다.
자주 걸음하고, 자주 눈길주고, 조금씩 보살피는 손길... 
가래여울은 우리집 앞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10분 정도만 가면 되는 마을버스 종점마을이다. 
연수와 손잡고 마을버스를 자주 타야겠다. 
다음에는 가래여울 텃밭에서 한강으로 걸어나갈 수 있는 길도 찾아봐야지..

우리집에 손님을 초대해서 함께 가고 싶은 곳이 한군데 더 늘었다. 
우리 텃밭에서 상추 따가실 분, 함께 어린아이들 손목잡고 한강 나들이 가고픈 분들.. 
이 봄이 가기 전에 우리집에 어서 놀러오셔요~.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