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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7.21 도심버스여행 22
umma! 자란다2009. 7. 21. 16:36


어제는 처음으로 똑순이와 둘이 버스를 타고 '도심'을 가로질러 잠실 이모님네에 가봤습니다.
연신내에서 471번 버스를 타고 논현역까지 가는 동안
광화문과 종로, 명동성당 옆길과 남산터널을 지났고 한남대교로 한강도 건넜습니다.
장마중인지라 많이 불은 강물이 흙빛을 한채 천천히 흐르고 있었습니다.
일상과 집에서 잠시 벗어난 이런 외출도 새댁에게는 어느 여행 못지않은 신선함을 줍니다. 

생애 최초의 긴 버스여행 동안 똑순이는 처음에는 좀 긴장한 모습으로 가만히 앉아있다가
광화문쯤부터는 좀 마음이 편해졌는지 엄마에게 안아달라고 해서는
버스 속에 탄 어른들과 지나는 거리 풍경을 신기하게 바라봤습니다.

버스로 서울 도심을 통과해본 건 새댁도 똑순이 낳고 나서 처음입니다.
눈이 휘둥그레질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곳곳에 낯선 건물, 새롭게 단장된 거리들이 어색했고
익숙한 곳들이 보수공사를 하는지 많이들 파헤쳐진(?) 모습은 생경함을 더해주었습니다.

길을 걷는 사람들의 분주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예전에는 나도 저 속에 있었건만, 지금은 참 먼 다른 세계에 살고있는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예쁜 옷을 멋지게 차려입고, 화장을 곱게 한 사람들 사이에
대충 입은 옷에, 촌스러운 머리모양을 하고 맨얼굴로 앉아있는 내 모습이 좀 도드라지는 것 같아 
살짝 민망하려고 하다가 이내 괜찮아졌습니다.
나는 나를 향해 너무도 환하게 웃어주는 내 아이를 안고 있었으니까요.
멋지게 차린 어떤 사람도 부럽지 않을만큼 품에 안긴 아이는 귀하고 소중하고 예뻤습니다.

남산터널쯤부터 길이 많이 막혀서 새댁은 똑순이가 찡찡거릴까봐 마음 졸였지만
똑순이는 의젓하게 안긴채로 엄마가 주는 빵과 물을 먹으며 즐겁게 잘 놀았습니다.

논현역에서 다시 360번 버스를 갈아타고 잠실을 향해 가다 삼성역쯤에서 차가 또 한참 막히자
똑순이가 이젠 좀 찡찡거리려 하는것 같아 버스에서 내려 택시로 갈아탔습니다.
시계를 보니 2시간이 좀 넘게 버스를 타고 있었더라구요.ㅜㅜ 

대중교통 감이 영 떨어진 엄마 덕분에 하필 출퇴근 시간에 차 많은 동네로만 버스를 타고 찾아갔던지라
똑순이가 고생을 많이 했습니다.
그래도 그 먼 길을 똑순이랑 장난도 치고, 얘기도 하고, 같이 구경도 하다보니 엄마는 시간가는줄 몰랐다지요. ^^

연신내 우리집을 출발해 잠실 이모님댁에 도착하기까지..
버스정류장까지 걷고 버스들 갈아타고 마지막에 택시도 타고 다 해서 딱 3시간이 걸렸습니다. 우~~!!

14개월 아기를 아기띠로 안고 버스로 서울을 가로지른 스스로도 대견스러웠지만,
그보다 긴 시간동안 엄마랑 즐겁게 여행할 수 있을 정도로 훌쩍 큰 똑순이의 성장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엄마 곁을 든든히 지켜준 이 아이 덕분에 조금은 힘들기도 했던 버스길을 거뜬히 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언제 이렇게 컸니, 우리 똑순이~^^
엄마는 앞으로 너랑 다닐 많은 여행들이 너무나 기대된다.. 
우리 둘이, 때론 아빠도 함께 셋이 아름다운 세상 곳곳, 다정한 사람들 곁으로 즐겁게 찾아가자!  







ㅎㅎㅎ 다들 기다려욧~~~~! 우리가 곧 달려갈텡께~~~~~!!!!! ^-----------------------^




+



어제 '도심버스여행' 후 피곤했던지 똑순이가 낮잠을 오래 잡니다. ^^;;;
버스를 그리 오래 타고도 다정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만나서는 또 넘 신나게 저녁내내 잘 놀고 왔거든요.
엄마도 오늘은 팔다리가 얼얼한 것이.. 역시 체력이 예전같지 않습니다.
그래도 엄마는 슈퍼맨! 앞으로의 여행들을 대비해 팔다리 힘을 마구 길러야겠습니다. ^^





 

치카치카하는 모자~ 똑순이 이발한 후에 가지런한 앞머리가 넘 귀여워서 새댁도 똑순이따라 앞머리 잘랐데요~^^;;






똑순아, 아빠가 사진찍어준데~ 응? 근데 너 엄마 치카치카도 해주는거야? 고맙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