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한살림.농업2011. 5. 18. 22:54









4월에 첫번째 마을모임을 성황리(^^!)에 마쳤던 강일동 햇살모임의 5월 모임이 12일에 있었다.
역시나 우리집에서 걸어서 갈 수있는 가까운 단지의 조합원님댁으로 부지런히 고고씽~~! ^^

도착하니.. 와~~~! 이렇게 멋진 다과상이 마을모임 조합원들을 기다리고 있다. ^--------------^
입이 함지박만해진 연수와 엄마, 인사를 마치자마자 포크부터 잡고 본다.









보리카스테라와 참외는 동부지부에서 지원하셨고, 지난달 모임후 신규조합원으로 가입하신 집주인 조순숙님께서 수박과 함께 멋진 '쌀케잌'을 준비해놓으셔서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다. 우와!  









한살림 멥쌀가루(유기농멥쌀 100%, 건식, 500g에 가격은 3300원이다)와 우유 180ml를 섞고, 거기에 집에 있는 각종 호두와 팥앙금, 해바라기씨 등의 견과류를 넣어 뚜껑있는 압력 후라이팬에서 '그냥' 굽기만 했다는 쌀케잌은 정말 쫀득쫀득하고 달콤하고 맛있었다.










와와~~!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지고, 다음 모임에서는 이거 만드는 법을 배우자는 얘기부터, 이렇게 멋지게 다과상을 차리면 다음 모임하는 집에서는 부담스러워서 어쩌냐~ 하는 웃음섞인 찬사가 쏟아졌다.
무튼 조순숙님 브라보~다. 아이들 간식으로, 손님상 특식으로 참 멋졌다. ^^  

한살림 멥쌀가루가 궁금해서 '한살림 인터넷 장보기'에서 찾아보니 이용후기란에 쌀가루로 증편, 백설기 등을 만드는 방법도 조합원들끼리 서로 묻고 알려주고 있었다.   
세상에는 정말 멋진 아줌마들이 많은데 그중에서도 특히 '집에서 떡만드는 아줌마'들은 정말 존경스럽다.
아..... 나는 언제쯤........--;;; 











10여명의 조합원분들이 차례차례 모이고, 반가운 인사와 함께 모임이 시작되었다.
동부지부 활동가인 황선화님이 준비해오신 안건지를 함께 읽는 동안 아이들은 엄마들 뒤에서 장난감을 가지고 잘 놀았다. 
문득.. 엄마들이 이렇게 모여 뭔가 같이 나눠먹고, 얘기도 나누고, 글도 함께 읽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아이들에게는 어떤 기억으로 남을까... 궁금해졌다. 
글읽는 엄마 모습, 회의(?)하는 엄마 모습.. 함께 웃는 이웃 아줌마들의 환한 얼굴. 
햇살모임이 엄마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내는, 그래서 엄마의 낮시간 모임에 늘 함께 따라다니는 아이들에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그럴거라는 생각에 새삼 이 시간과 사람들이 참 고마웠다.  











연수와 현준이는 똑같은 네살, 개월수도 거의 비슷한 친구다.
지난번 마을모임에서 처음 만났을때는 서로 투닥거리기도 하고 낯설어했는데 이번에는 둘 다 조금더 편안하게 지냈다.
아이들에게는 익숙해진다는 것이 참 중요한 것 같다.
낯선 곳, 낯선 사람들을 보면 불편함이나 두려움을 느끼고, 낯선 친구들에게는 예민하다못해 공격적이 되기도 하는 연수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특히 많이 한다.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자면 안정적인 이웃들과의 교류, 안심할 수있는 마을공동체 같은 것이 참 절실하고 중요하다는걸 점점 절감하게 된다. 











어른들은 단 한번 만났을 뿐인데도 다시 보니 왜 이렇게 반갑냐며 오랜 친구들처럼 재미있는 얘기들을 깔깔거리며 나누고 활짝활짝 웃었다.
엄마들이 웃는걸 보면 나는 왜이리 좋은지..^^











아는 큰 언니, 작은 언니들 같은 마을모임 조합원들.

동부지부의 많은 분과모임과 소모임 소식들, 마을별 햇살모임 소식, 그리고 5월의 한살림 이용촉진물품인 참외와 오미자쥬스 이야기까지 들은 다음, 이번달에 나누는 이야기로 '에코 밥상을 실천하려면 이것부터 바꿔라'라는 주제의 제법 긴 글을 함께 돌아가며 읽었다.
한살림 마을모임을 하며 새삼 느끼는 것인데, '안건지'라는 것이 참 별것 아닌것 같아도 모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큰 학습&교양자료가 되는 것 같다. A4 2쪽 분량의 긴 글을 함께 읽고, 그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어지간한 세미나에서 발제문을 읽고 토론하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 한살림 마을모임들에서 어떤 이야기들을 하게 되느냐에 따라 조합원 개개인은 물론 한살림 전체의 질적인 성장에도 참 큰 영향을 미치겠구나... 싶고, 새삼 풀뿌리조직 차원에서의 편안하지만 깊이있는 토론, 공통의 지향이나 가치를 공유하는 일의 중요함 같은 것을 생각해보았다. 
서울 조합원만 14만, 전국적으로는 30만명에 가까운 조합원이 있는 큰조직인 한살림의 조직내 민주주의와 건강한 생협으로의 지속적인 발전을 두고 여러가지 우려와 권고가 있다는 이야기를 지난호 녹색평론에서 읽었었는데
마을모임을 보면서 새삼 우리안에 있는 가능성과 희망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마을모임은 편안하고 살갑고 부담없고 정겨운.. 그 여린 새싹같은 느낌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말이다.   

이야기거리를 얼추 마친 다음 오늘 함께 해보자고 했던 '썬스프레이 만들기'를 진행했다.






(사진순서는 1-2-3
                 4-5-6 입니다)







한살림  썬스프레이에는(썬크림도 마찬가지지만) 인공계면활성제, 인공향, 인공색소, 인공방부제가 들어가지 않는다.
들어가는 물질은 이름은 좀 어렵지만, 가지수로 보면 참 몇가지 안되는 단순한 구성이다.

+ 들어가는 것들
수상층: 알로에워터100. 정제수50
유상층: 호호바1.5, 블랙쎄써미1.5, 썬업솔버1.5,유화왁스2
첨가물질 1: 글리세린1, 히아루론산1, 이산화티탄리퀴드3(자외선 차단효과 SPF25~30), 나트로딕스0.5
첨가물질 2: 에센셜오일 라벤더 4방울

++ 만드는 방법

1. 수상층을 먼저 계량해서 핫플레이트에 올려둔다. (50~60도)
2. 유상층을 차례대로 계량해 핫플레이트에 올리고(50~60도), 유화제가 반쯤 녹으면 잔열에 녹을 수 있도록 내려둔다.(너무 고온으로 올라가면 안됨)
3, 수상층을 유상층에 부어 핸드블렌더로 믹스한다.(미지근한 상태까지)
4. 나머지 첨가물을 다 넣은 다음 핸드블렌더로 다시 잠깐 돌려주고, 아로마를 넣고 주걱으로 잘 믹스해준다.(수작업을 오래 할 수록 더 좋아요)



오늘 모임에서 만드는 법을 보여주기위해 지부사무실에서 두번이나 미리 연습을 해보셨다는 황선화 활동가님.
차분하고 진지하게 만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몇번 안뵈었지만 참 푸근하고 따뜻한 인상을 전해주는 활동가신데 중학생 아들을 둔 엄마시기도 하다. 알고보니 작년에 가족들은 두고 혼자 6개월간 중남미 베낭여행을 다녀오시기도 한 멋진 분이었다! 
언니, 저도 중남미 가고싶은데요~~!! 다음에는 남미여행 이야기를 꼭 들어봐야겠다. ^*^












다 만들어진 썬스프레이를 뿌려보니 산뜻하고 시원한 느낌! 향기도 은은하고 참 좋다.
외출준비 다하고 나서서 '아, 썬크림!'하고 뒤늦게 바르느라 바쁠때가 많은데 가방에서 꺼내 아이 얼굴에 쒸익~ 뿌려주면 좋겠다. 잘 흔들어서 뿌려주면 손으로 살짝만 두드려주면 될만큼 얇고 고르게 뿌려진다.
 
지금 찾아보니 '썬프레이'는 아직 한살림에서 판매하지 않는다. 아쉽지만 썬크림으로 만족해야할 듯 하고, 썬스프레이는 아마도 마을모임 차원에서 이렇게 만들 수 있을 정도이니 곧 출시되지 않을까.. 싶기도 했다.

 









요즘 도시에서 자라는 아이들중에 아토피없는 아이들 찾기가 어렵다는 말도 있고,
어른들도 한가지쯤 피부알레르기나 트러블 없는 사람이 드문 것 같다.
이날 모인 조합원분들 중에도 햇빛을 많이 받으면 살이 금세 부풀고 가려워진다는 분부터
아토피로 오래 고생했는데 아이들도 어른들도 햇볕을 많이 쬐니 오히려 아토피가 한결 덜해져서 썬크림만 바르고 얼굴과 몸에는 최대한 햇볕을 많이 쬐어주려고 한다는 분도 계셨다.











썬스프레이가 만들어지는 동안 황선화님이 미리 만들어오신 썬스프레이를 발라보며 조합원들이 직접 평가해보기도 했다.
감촉과 향기가 좋아 마음에 든다는 의견이 많았고, 피부가 예민하다고 자부하는 분들도 이상반응이 없어 안심하고 쓸 수 있겠다는 자체진단이 그 자리에서 바로 내려지기도 했다. ㅎㅎ










사실 새댁도 처녀적에 심한 여드름으로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몸을 산성에서 알칼리성으로 바꾸기위해 토마토랑 삶은 감자링 물만 먹는 부분단식도 해보고, 
피부과에서 독한 약품을 잔뜩 쓰고 먹으며 여드름 치료를 받기도 했다. 
20대의 끝무렵이었던 그 시절, 한창 여드름이 심할때는 지하철을 타기가 겁날 정도였다. 
전철 안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내 얼굴을 한번씩 더 쳐다보는 것, 특히 아주머니들의 딱해하는 눈빛, 혹시 '어쩌다 그렇게 심해졌냐?'하고 물어보기라도 할까봐 사람들 많은 곳은 되도록 피하고 싶을 정도였다. 

제일로 극심하던 시절은 결국 독한 피부과 약(복용후 6개월정도는 임신도 하면 안되는)을 쓰면서 지나갔지만
좀 덜해진 뒤에도 화장품을 고를 때나 음식을 먹을 때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 
조금만 화장품 냄새가 강한 제품을 쓰면 얼굴이 전체적으로 빨갛게 변했고, 인스턴트 식품을 먹으면 바로 여드름이 뾰족하게 돋아올랐다. 
결혼하면서부터 먹거리와 함께 세안제와 스킨로션도 생협 제품을 쓰고있는데 다행히 여드름이 처녀적보다 훨씬 좋아졌다.  
  










이웃분들 덕분에 새롭게 배우고 알게되는 것이 참 많다.
이번에 썬스프레이를 만들면서 화장품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는데 시중 유아동 로션제품에 들어있는 화학물질과 방부제 같은 것들이 아이들의 피부건강뿐만 아니라 호르몬 계통에도 영향을 미쳐서 '성조숙증'을 유발하기도 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니 아이들에게 발라줄 로션과 썬크림 같은 제품도 참 신중하게 골라야겠다.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이 들어있지 않은, 천연재료로 만든 로션제품들을 찾아쓰거나.. 그마저도 적게 써야겠다 싶었다.

한살림의 비누들이나 로션 제품들을 특히 안심하고 쓸 수있는 것은
그것들이 물에서 잘 분해되어 물과 땅을 오염시키지 않는만큼 사람의 몸도 덜 오염시킬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자연에 해로운 것은 사람에게도 해로울 것이다. 사람도 자연이니까... 
아무리 향기가 좋고, 머리결을 부드럽게 해주고, 얼굴을 반짝거리게 해준다한들 그것이 몸속을, 그리고 물과 땅을 오염시키는 것이라면 멀리하는 것이 우리 모두를 건강하게 살려주는 길이 아닐까. 

이런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동안 문득  이 험한 시절에 자연도 살리고 사람도 살리는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것은 생협과... 바로 이런 이야기들을 서로 알려주고 함께 실천할 수 있는 이웃들이란 생각이 들었다.











한바탕 이야기를 풍성하게 나누고 돌아오는 길, 연수는 새로운 놀이터에서 한참을 잘 놀았다.
이제 한살림 햇살모임에 가면 어떤 일들이 있을 것인지 연수도 제법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형아누나들의 재미있는 장난감과 책도 많이 읽고, 그리고 새로운 동네 놀이터에서 놀 수도 있다. 
연수도 '햇살모임'을 좋아할 것 같다. ^^

어른들도 너무 좋아서 5월에는 한번 더 모이기로 했다.
해보고 싶은 것, 같이 가보고싶은 곳이 많아서이다.
5월 24일에는 이소무라님 댁에서 '김치 담그기'를 해보기로 했고, 6월 초에는 동부지부의 환경분과 분들과 함께 텃밭에 놀러가기로 했다. 와~ 바쁘고도 즐겁다! ^^

새댁은 예정일이 6월 10일인 관계로 잘하면 둘 다 갈 수도 있고, 잘하면 또 둘다 못갈 수도 있다. ㅎㅎ  
평화가 일찍 태어나면... 다음달 햇살모임은 못가겠지만 그만큼 햇살모임에 다시 나가는 날도 빨라지는 거겠지...하고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래야겠다.
햇살모임은 바로 우리 동네에서, 언제나 햇살같은 온기를 담고 따뜻하게 열리고 있을테니까 말이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