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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17 육아는 ( )다 6
umma! 자란다2009. 12. 17. 23:19








가끔 생각해보곤 한다.
육아를 한 마디로 정의한다면 뭐라고 할 수 있을까...
내가 지금 온몸으로 절절하게 부딪혀가며 겪고 배우고 있는 이 일을 어떤 일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어제 낮잠자는 똑순이 곁에 누워 그 작은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고 있자니
천사가 따로 없네.. 하는 생각이 들면서 
아이를 키우는 이 시절은 내가 천사와 매일 얼굴을 맞대고, 마주보고 밥을 먹고, 볼을 부비며 껴안을 수있는 유일한 시절이라는걸 깨달았다.
아기 천사 하나가 내 곁에 와서 숨쉬고, 젖을 찾고, 첨벙첨벙 목욕하며 물장난을 치고 있다..

'당신은 천사와 커피를 마셔본 적이 있나요'란 노래가 있었다.
그 노래를 빌려보자면 내 천사는 아직 어려 커피는 같이 못 마시지만
나는 천사가 제 책과 장난감을 발디딜틈없이 거실에 늘어놓는 것을 지켜보며 애기엄마의 고단한 한숨을 한스푼 듬뿍 탄 커피를 마시며 살고 있는 것이다.   

연수를 키우면서 그동안 내가 얻은 육아의 정의는 '아이와 엄마(부모)가 함께 자라는 것'이었다.
아이만 자라는게 아니라 육아를 통해, 그리고 아이를 통해 내가 더 많이 배우고, 더디지만 천천히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그런데 어제 천사처럼 잠든 아이를 지켜보면서 문득 육아에 대한 새로운 정의가 하나 떠올랐다. 

육아는 '매일매일이 기적'이다.

매일매일 내 곁에서 일어나고 있는 조용한 기적. 
잘 크고, 웃고, 뛰어놀고, 매일같이 호기심어린 눈으로 새로운 세계를 탐구하고 쉼없이 도전하는 이 작은 아이의 성장이
기적이 아니면 다른 무엇이 기적일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매일이 바로 기적이라고 누군가 얘기했듯이
아이가 태어나서 자라는 평범한 나날들, 그 곁에서 부지런히 기저귀를 갈고, 젖과 밥을 먹이며 성실하게 하루를 살아내고 있는
내 삶도 기적이 아닐까.
그래서 내가 퍽이나 고단하고 지치면서도 이 아이와 함께 한 시간동안 그토록 행복했던게 아닐까.. 
앞으로도 천사와 함께 매일의 기적과 행복을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생각하면 너무도 고맙다.

그러니 어제 전화로 새봄에는 엄마아빠가 될 거라는 놀라운 소식을 전해준 지인께 심심한 위로(? 그 댁도 이제 좋은 시절 끝났다 ㅎㅎ)와 뜨거운 연대의 인사를 드려야겠다. ^^
엄청난 체력과 정신력이 요구되는 길이지만, 참 행복한 길.. 천사와 기적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길..
엄마아빠의 길을 그들과 함께 가게 되서 얼마나 든든하고 기쁜지 모르겠다.
아이는 내게 이웃과 육아선배, 동료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도 깊이 깨닫게 해주었다. 
이 것도 아이가 만든 기적이겠다.   
  




 



'내가 뭘?' 하는 표정이구나~ 똑순아, 곧 또 귀여운 동생이 태어난대~~ 얼른 보고싶다, 그지?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