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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2.08 대장이 나가신다 10
umma! 자란다2010. 2. 8. 15:12


무럭무럭 잘 크는 연수가 이제 21개월에 진입했습니다.
요즘은 고집이 어찌 센지 당해내기가 점점 어려워집니다.

두 돌이 가까워지면서 독립심이 커진터라 뭐든 제 힘으로, 혼자 잘 해내고 싶어하는데
마음만큼 잘 되는 것은 없으니 하루종일 낑낑 앙앙 앵앵거리곤 합니다.
목소리는 또 얼마나 커졌는지요...ㅠㅠ
목소리 큰 걸로치면 연수가 우리집 대장입니다.

엄마아빠가 좀 도와주려고 하면 완강하게 뿌리치고 저 혼자 해보겠다고 하다가 
안되면 또 얼른 와서 도와주지 않는다고 앵앵거리니 
대장님 모시는 일이 쉽지가 않습니다. -.-;;;;;








어느 비오는 날, 아빠와 삼촌이 우산을 들고 출근하는 것을 보고는 저도 우산을 꼭 써야한다고 해서
신발장에 있던 우산을 하나 꺼내주었는데...
결국 신발장에 있던 모든 우산이 다 나와 온 집안을 그득 채웠습니다. 활짝 활짝 펴진 채로..
접기만하면 어찌나 다시 펴달라고 성화인지.. 밖에는 비가 그쳤어도 우리집에는 며칠동안 계속 비가 왔다지요.








어디든 들어가 앉는걸 좋아하는 대장님, 작은 소꿉장난 수레에 들어가 앉아서 어서 밀어달라고 엄마를 부릅니다.
나름 집안에서 쓰는 유모차를 만들어내고는 큰방 가자, 작은방 가자, 부엌가자.. 앉아서 열심히 지시만합니다. ㅡ.ㅡ+







택배 박스를 그냥 지나칠리 없습니다. 옆에 있는 작은 찜솥도 예외가 아니지요. 한참을 거기에 들어가앉아 잘 놀았습니다.
그냥 혼자 잘 노시면 좋은데 제가 찜솥에 들어가면 엄마는 택배박스에 들어가라고 성화를 부리니...
갈수록 점점 엄마한테 시키는게 많아져 걱정입니다. ㅜ








똥싼 녀석 얼른 물로 엉덩이 씻겨놨더니 잠시를 못 참고 제 기저귀 삶는 솥에 냉큼 들어가버렸습니다.
나오라해도 안 나올 것이 분명하므로 그래 거기서 잠시 놀아라 하고 엄마가 부엌에 간 사이...








얌전히 안 놀고 철푸덕 거리다가 그만 통이 넘어갔습니다. ㅠㅠㅠㅠ
에에에엥~~~~~ 놀라고 아파서 울었으면 그만 나올 것이지
넘어진 것이 못내 분했는지 씩씩거리며 다시 들어가겠다는걸 겨우 말려서 델꼬 나왔습니다. 
아들 키우는 일이 원래 다 이런지..  저정도 넘어진 것은 저도 이제 대수롭지 않게 넘깁니다.
넘어진 녀석을 사진부터 찍는 저를 보고 신랑이 '우리 마누라가 갈수록 대범해지네..' 하더군요. ^^;;








저녁밥 짓는 엄마 옆에서 누워노는 대장.
한손엔 주걱을 들고, 엿이 담긴 접시는 제 배위에 올려놓고 빈들빈들 누워있는 아이를 보니 웃기기도 하고, 언제 이렇게 많이 컸나 싶어 뭉클하기도 합니다. 딱 저 키 반만한 녀석이 이 부엌을 굴러다니던 때가 있었는데요..^^ 









주말 오후 TV시청.
TV는 멀리, 장롱에 기대앉아서 보는거라고 말해준 뒤로는 저부터 일단 장롱에 딱 붙어앉고 엄마도 얼른 제 옆에와서 앉으라고 성홥니다. 안그럼 혼나요..^^;








엄마랑 다정스레 장난치고 헤헤헤 웃기도 하다가, 제 뜻대로 안된다고 버럭버럭 화도 내다가 앵앵 울면서 떼도 쓰다가 보면 어느새 하루가 끝나갑니다.
눈에 졸음이 가득한 연수가 삼촌 덕분에 아이스크림 맛을 보게 됐습니다. 








입가에 온통 아이스크림을 묻히고, 종이껍질 벗기는 일에 한없이 집중해있는 요 작은 대장 덕분에
엄마도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 모르게 정신없이 살고 있습니다.
그래도 나이들어 돌아보면 내 인생에서 이 시절만큼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이 있었나.. 싶을 것같습니다.
한없이 어린 아기를 키우던 젊디 젊은 엄마의 시절.








역시 우리 대장, 입가에 묻은 아이스크림을 닦아주는 엄마를 피해 도망가서는 급기야 이불위에 벌러덩...
저 이불 빨래는 또 언제 한다지요ㅜ.ㅜ 한숨이 나오지만 누운 녀석 뺨은 뽀뽀해주고싶게 예쁩니다.  










대장님이 요즘 제일 좋아하는 놀이인 아빠 등에 거꾸로 매달리기! ^^
아빠도 고생이 이만저만 아닙니다. 휴...^^;;;;;;;
 
대장, 어린 당신을 엄마아빠가 이렇게 예뻐하며 키웠다는걸 나중에 꼭 알아주시오~~~~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