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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6.25 그 분 뒷모습 4
umma! 자란다2013. 6. 25. 23:10






부엌에 서서 설겆이를 하다가 문득 조용해 거실을 바라보니 

연호는 놀이방에서 놀고있고 연제 혼자 저렇게 누워 뒹굴거리고 있었다.

때로 낑낑거리고, 때로 누워 제 주먹을 짭짭 빨기도 하며.. 


돌아누운 뒷모습이 참 예뻤다. 

동그랗고 작은 몸.. 우리도 모두 갓난아기 시절에는 저렇게 작고 둥글고 보드라웠겠지..

형아들 돌보랴, 집안일 하랴.. 늘 바쁜 엄마는 가끔씩 이렇게 눈길로만 연제를 보듬어본다.

혼자 누워 뒹굴뒹굴 놀아주는 고마운 아기 뒷모습만 오래오래 마음에 담는다.  

 







백일 즈음부터 뒤집고 싶어 끙끙거리던 연제는 백일하고 9일째 되던 날 저 혼자 드디어 휘익~ 하고 뒤집었다.

끙끙거리던 시절에는 무지하게 힘들어보여 '아직 뒤집으려면 멀었겠다..' 싶었는데 막상 뒤집을 때는 크게 힘들이지 않고 쓰윽~ 뒤집었다.

아하.. 이게 연제 스타일인가.. 태어날때도 쉽게(?) 쓰윽~ 나오더니 많이 준비하고 벼른 뒤에는 가볍게 한큐에 해내는 스타일..? ㅎㅎ 

성장의 여러 고비들도 그렇게 시원하게 넘어가 주었으면... 엄마는 바래본다. 









뒤집고 바라보는 세상은 어때? ^^ 

이불에 구멍나겠다... 뚫어지게도 본다. ㅎ 

셋째는 바빠서 모빌도 못 달아주고 키웠다. 

형아들 서슬에 남아날 모빌도 없을 것 같고, 오고가는 식구들 구경만 해도 눈이 바쁘겠다는 변명을 해보지만... 역시 미안하다. ㅠㅠ

연제야, 예쁘고 고운 것... 우리 함께 많이 보자.. 앞으로 엄마가 많이많이 보여줄께..









냠냠.. 엄마, 내 손 정말 맛있어요! 엄마 젖 다음으로요..^^

에구.. 귀여워~! 갓난아기가 엄마한테 씌우는 콩깍지는 정말 어쩔 수가 없다. ㅋㅋ 

요리 이쁜 녀석을 내가 낳았다니~!! 하면서 아무리 바빠도 저 입가에 침 닦아주고, 뽀뽀하고, 볼 부비지 않을 수 없게하는 요 아가들의 힘!


뒤집고 낑낑거리게 된 뒤로 혼자 '끄윽~' 트름도 시원하게 잘 하지만, 그전에는 거의 안하던 토를 엎드려서 곧잘 조금씩 한다.

덕분에 안고 업고 다니는 엄마 옷에서도 젖냄새에 더해 아가 토냄새가 늘상 배게 되었다.

다행히 아가들과 같이 곯아떨어지지 않고 깨어있는 밤이면 모처럼 샤워도하고 양치도 하고 인간답게 자는데(ㅜㅜ)

나에게서 나는 진한 아가 냄새를 맡으며 지금은 이 냄새가 내 삶의 냄새구나.. 생각하게 된다.

아이들이 커서 저희들의 길을 가고, 나도 또 내 일을 하며 내 길을 가게되면 그때는 또 다른 삶의 냄새가 나겠지만

지금은 이 젖냄새, 토냄새가 내 삶의 냄새다.. 확인한다.

힘들고 고단한 엄마의 자리.. 그래도 어설픈 내 품에 기대 세 아이가 자라고 있다. 

기운내고 단단해져야해.. 마음 다독인다.  









끙끙.. 고개를 들거야~~ 

며칠 사이에 금새 고개를 잘 들게 되었다. 

셋째 참 빨리 큰다. 

일 좀 하다 돌아보면 어느새 이만큼 커있고, 하루밤 자고나면 또 쑥 크는 것 같다.

종일 붙어있는 갓난아기라지만 정작 연제 얼굴 조용히 쳐다보는 시간은 너무 짧다.

연제도 아쉽고, 엄마도 아쉽다.

연제가 워낙 잘 자는 아이라 하루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자고 있어 그렇기도 하고, 어쩌다 깨어있어도 엄마가 바빠 잠깐 기저귀 갈아주고, 젖주고 나면 금새 일어서 또 무언가 일을 하러 종종거리며 연제 곁을 떠나야한다. 

아니면 업거나 안아서 데리고 다니거나... 그러면 연제는 엄마 등에서 조금 세상 구경하다가 또 곤히 잔다. 

내려놓을 때까지 오래오래...

하루에 한번 목욕시킬 때가 연제 얼굴을 제일 오래 들여다보는 때인 것 같다. 

엄마가 좋아서, 물이 좋아서 엄마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생글생글 웃는 아가에게 마주 웃어주면서도 엄마는 자꾸 미안해진다.

이렇게 예쁜 아가인데.. 더 오래 눈맞추고, 더 많이 놀아주지 못해 미안하다, 아가야...









순하고 고운 아기..

셋째 아기 키우는 일은 딱 아기 살결처럼 보드랍고 여리고 순하다.

이렇게 크는 아가도 있구나... 엄마에게 가르쳐주러 왔구나.









목욕시킨 뽀얀 녀석 사진 찍어보았다.

오래오래 기억해둬야지.. 갓난아기 고운 시절.

요녀석도 커서 제 형들처럼 씩씩하고 개구지고 뼈도 살도 모두 단단하다못해 살짝만 닿아도 아픈 고런 사내아이가 될테니... 

지금 요 시절, 한번뿐인 말랑말랑 갓난아기 시절 마음껏 안아보고, 기억해둘테다. 

엄청 컸다고 잘난척 할때 '너희들 모두 엄마 배속에서 나온 이렇게 조그맣고 이쁜 아가들이었거든~~!' 하고 말해줄테다. ㅎㅎ 








뒤집고 있기 힘들어요, 엄마~~ 그만 사진찍고 나 좀...! ^^;; 








연제 앞얼굴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 

누구 닮았나...? 




목욕 사진의 마지막은....









여심을 뒤흔드는 그 분의 뒷태! 
ㅋㅋㅋㅋㅋ

(엄마!!!! - 나중에 커서 연제가 보고 빽! 소리 지를 것 같음..^^;;;)









엊그제부터는 뒤집기고 목가누기가 아주 익숙해지더니 젖먹여 눕혀놓으면 혼자 놀다가 뒤집고 잠들기도 한다. 

이렇게 든 잠은 참 달고 길어서 

오래오래 연제가 곤히 자는 동안 엄마는 쌓여있던 집안일도 거의다 하고, 작은 형아와 오래오래 놀아주기도 하고 

그래도 안 깨면 가끔 걱정돼서 살짝 들여다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조용한 오전시간을 보낸다.

어제와 그제는 밤새 한번도 깨지않고 자기도 했다. 

이거 참.. 4개월 아가가 그래도 되는 건지.. 깨워서 젖을 먹여야하는건 아닌지 다시 육아책 뒤적여보며 행복한(?) 고민도 해봤지만.. 

자는 아기 절대 안 깨운다는 원칙으로 세 아이 키우고 있는 나로서는 절대 깨울 엄두는 안 낼 참이다.

되뒤집기를 할 수 있을만큼 크면 다시 자다 깨지 않겠어... 그리 길지는 않을 이 '통밤잠'의 시절을 그저 감사, 또 감사하며 지내고 볼 일이다. ^^ 








고개를 옆으로 돌리고, 이따금 제 손가락을 촉촉 빨기도 하면서 

곤히 자는 연제야.

고맙다..

지금은 엄마가 네 눈 맞춰주고 너와 얘기나누는 시간이 제일 짧지만

네가 크고 형들도 자라고나면 

엄마 곁에 가장 오래 남아있을 아가는 너란다.

엄마가 오래오래 너와 함께 걷고 얘기하고 바라봐줄께..

사랑한다, 아가야.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