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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3.25 집 가까이 있는 목장, 원당종마목장을 다녀오다 13
여행하는 나무들2010. 3. 25. 01:07







연신내 우리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그림처럼 아름다운 목장이 있다.

나이든 말들이 풀밭에 누워 졸고 
아이 사람과 어른 사람들은 막 돋아난 푸른 풀을 뜯어 말에게 먹여보며 신기해하고
젊은 말들이 경주 연습을 하느라 모래 트랙을 뛰면
사진동호회원의 셔터 소리가 차라라락 하고 울리는 목장.. 바로 '원당종마목장'이다.









그리고 여기, 오르막길을 조금 걷다 이내 '어부바'를 외친 아들을 업고 가는 엄마도 있다.









평지는 이렇게 잘 걷는 녀석이...-.,-
키 큰 나무들은 목장 바로 옆에 붙어있는 서삼릉(조선시대 왕릉 유적지)의 울타리이기도 하다.
넓고, 한적한 이 산책로가 참 마음에 들었다.

집에서 차로 20분 거리.
지구 최후의 날 같았던 토요일, 최악의 황사가 지나간뒤 일요일 하늘은 깨끗했다.
덕분에 가까운 목장나들이로 황사에 움츠러들었던 몸과 마음을 좀 털어낼 수 있었다.









목장 안에는 작은 매점이 있다. 과자와 음료수, 컵라면과 커피를 판다.
연수는 거기서 태어나 처음으로 '딸기우유'를 먹어보았다. 신세계를 발견한 녀석은 빨대를 단 한번도 입에서 떼지않고 한 통을 다 마셨다.








'몇 번 말이 우승할 것 같냐?'
경주 연습에 나선 말들은 처음엔 다같이 슬슬 걷다가 나중에는 한마리씩 아주 빨리 트랙을 돌았다.
연수는... 말이 가까이 뛰어올때마다 덩달아 열심히 풀밭을 뛰었다.





 











연수가 너무도 사랑했던 '풋!밭!'.
'크은 돌'도 발견했고, 맘에 드는 나뭇가지도 있고.. 미끄러지고 넘어지면서도 재미있어 집에 가고싶어하지 않던 녀석.









말이.. 가까이서 보니 정말 크다. 검고 큰 눈동자.
그림책에서만 보던 말을 실제로 본 연수는 조금 얼은 듯했다. 큰 동물들을 보면 왠지 경외감 같은게 든다.

그러나 엄마가 된 후로 나는 어떤 동물을 보든 '이 동물은 엄마일까, 아기일까..'를 먼저 궁금해한다.
그리고는 '밥은 잘 먹었니, 잘 지내라'하고 당부하는게 버릇이 되었다. 이 말도 어느 어미 말의 새끼일 것이다.
이 날, 우리 모자가 코도 만져보고 볼도 쓰다듬어보고 내가 뜯어준 풀도 먹은 이 말에게도 고맙다고, 잘 지내라고 당부하고 돌아왔다.









'엄마, 얘 나한테 왜 이럴까?' 하는 표정이다. 
잘 가라고 너한테 인사해주는 걸꺼야...  

원당종마목장은 마사회에서 운영하는데 입장료도 없고, 말에게 나눠주지만 않는다면 먹을걸 싸가서 맛있게 먹고올 수도 있다.
주차장이 조금 작지만 입구의 산길쪽으로도 차를 세울 수 있으니
따뜻한 날, 가족과 함께 도시락싸들고 가서 나무벤치에 앉아 먹으면 참 좋을 것 같다.
전부터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우리 가족도 이제서야 처음 가보았다. 우리집에 손님이 오시면 꼭 같이 놀러와야지~! 
연수가 마음놓고 뛰어놀 수 있는 너른 들판과 숲, 가까이서 볼 수 있는 동물들의 보금자리가 집 근처에 있다는게 정말 고맙다.
서울 끝자락에 사는 덕분에 누리는 큰 즐거움이다.



+ 이 포스팅에 쓴 사진은 모두 연수아빠께서 찍은 것이다. 어제(3.24)부로 '금주'를 선언하신 바로 그 분.
여보, 괜찮아? 갑작스런 결심에 나는 '이 분이 왜 이러시나' 걱정했지만, 본인은 지극히 담담하고 결심은 단호하다...^^  
화이팅~!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