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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30 엄마 곁에서 자는 잠 18
umma! 자란다2009. 6. 30. 20:49


장마비가 오락가락 하는 중에 찜통더위도 기승을 부려
어제 하루는 똑순이도, 엄마도 참 보내기가 힘들었습니다.

초저녁까지 창문과 현관문을 모두 열어놓고 지냈더니 
밤에는 엥엥 모기들이 날아다녀 똑순이도 여기저기 3방이나 물렸습니다. ㅠㅠ
아파트 층수 높다고 살짝 방심한 사이 모기도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왔나 봅니다.

이래저래 밤잠을 설친 똑순이가 낮잠을 오래 잡니다. 
오늘은 그래도 날이 서늘해서 다행입니다.






+  문 꼭꼭 닫고 에어컨 틀기보다는 좀 덥더라도 앞뒤문 열어놓고 맞바람 맞는걸 좋아하는 
별스런 엄마 덕분에 똑순이는 땀을 뻘뻘 흘립니다.ㅠ  
바지도 벗고 기저귀바람으로 다니며 더워도 잘 참고 놀아준 똑순이가 고맙습니다.  




어제 대구 외가집에 가신 엄마는 외할머니 곁에서 잘 주무셨나... 궁금합니다.
엄마 곁에서 자는 잠... 얼마만일까요?

똑순이는 매일 저녁 제 곁에 누운 엄마를 타넘으며 뒹굴뒹굴 구르다가
일어나 앉아서 엄마 배꼽이 잘 있나 확인도 하고, 엄마 종아리에 올라타고 닝가닝가도 하다가
그래도 잠이 안오면 엄마 머리카락을 잡아당기고 더러 빨기도 하다 곤히 잠이 드는데
지난 밤 울 엄마는 참 오랫만에 엄마 옆에 누워서 어떻게 하다 잠이 드셨을까 궁금합니다.

경상도 사투리로 끝도 없이 이어지는 얘기를 나누다 잠이 드셨을까.
평소같으면 이모랑 셋이 누워 늦도록 깔깔깔 웃다 주무셨을텐데
이번에는 외할머니가 많이 편찮다는 얘길 듣고 뵈러가신 거라 걱정이 됩니다.

먼 농촌으로 둘째딸을 시집보내놓고 보고싶은 적도 참 많으셨을텐데
우리 외할머니, 많이 편찮아지셔서야 그 딸을 곁에 불러 재워보십니다.


엄마 곁에서 자는 잠.. 
아기엄마가 되고 보니 아이에게 엄마는 참 절대적인 존재여서
자면서도 아기는 엄마 품, 엄마 냄새, 엄마 손길을 찾는다는걸 알았습니다.
엄마가 곁에 있으면 똑순이는 훨씬 편하게 잠을 잘 잡니다.

깊은 밤, 자다 깨서 엄마가 곁에 없으면 어찌 서럽게 우는지..
그러다가도 엄마 가슴에 한번만 안아주면 다시 곤히 잠이 듭니다.
자면서도 제 발끝에 엄마 다리가 닿는지, 제 손끝에 엄마 팔이 만져지는지.. 뻗어보고 닿으면
안심한듯 그대로 잘도 잡니다. 

자라면서 차츰 혼자서도 깊이 잘 자게 되겠지만
아마도 아이의 마음 깊은 곳, 아니 몸의 기억 저 구석에는
엄마가 곁에서 함께 잘 때 느꼈던 그 안도감, 따뜻함, 아늑함 같은게 남아있지 않을까요? 
그래서 어른이 된 우리들도 엄마 곁에 가서 누우면
왠지 '긴 여행을 마치고 제 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아늑함을 느끼게 되는게 아닐까요..
^^






+ 끙~ 더워도 책은 봐야지~~
요즘 다시 책을 좋아하게된 똑순이 덕분에 엄마까지 이 더위에 피서(避書)를 못하고 책꽂이 옆에 붙어있습니다. ^^



그래서 요즘은 똑순이랑 같이 뒹구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재울 때도, 자다 깼을 때도 한참은 같이 이불위에 누워 간지럼도 태우고,
온 몸 구석구석 쓰다듬어 주고, 안고 뒹굴어도 보고, 발바닥에 뽀뽀도 해주며
지금 내 옆에서 깔깔깔 웃으며 행복해하는 이 부드럽고 여린 아이의 살을 더 깊이 감촉하려고 노력합니다. 

이렇게 함께 있을 수 있을 때 더 많이 느껴야지...
더 행복하게 해줘야지, 그리고 나도 더 행복해야지.. 생각합니다.
이 아이의 마음 깊은 곳에, 몸과 감각의 기억 저 밑바닥에
참 행복하고 따뜻했던 아기 시절의 느낌, 엄마품의 감촉이 저장되길 빕니다.
그런데 실은 아이보다 내가 더 행복하고, 더 따뜻한 기억을 얻게 되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제 내일이면 다시 엄마곁을 떠나 집으로 돌아오실 우리 엄마.
오늘밤은 그 옛날 아기 시절처럼
아늑한 엄마 품안에서 코 잘 주무셔요..









 + 똑순이는 참 금새금새 잘도 커서 이제는 걸음마도 아주 자~알 합니다. ^^
2주전쯤 찍었던 동영상이 아주 한참전 같습니다. 시간만큼 빠른게 있다면.. 자라는 아이들인 것 같아요.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