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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24 똑순이의 돌앓이, 엄마의 돌앓이 30
umma! 자란다2009. 5. 24. 21:31


똑순이의 첫 돌이 열흘쯤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음력 생일은 어제여서 세 식구가 미역국 끓이고, 얼려놨던 팔시루떡 녹여먹으며 음력생일날을 보냈습니다.

벌써 돌이라니.. 기분이 참 묘합니다.
시간이 넘 더디게 가는 것 같던 힘든 순간도 많았는데
이렇게 지나고 보니 1년이 너무 짧았던 것도 같고요..
어느새 훌쩍 커버린 똑순이를 보며 '이렇게 큰 애가 정말 내 배속에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 

1년 사이에 똑순이, 몸무게는 3배쯤.. 키는 30cm 좀 안되게 컸습니다. 
아주 작고작은 애기였는데요.. 지금도 작지만 그래도 엄마 눈에는 너무 금세 쑥~ 큰 것 같아
생각하면 조금 어색하고, 신기합니다. 

그런데 요녀석, 요즘 좀 많이 아팠습니다. 
지금도 감기가 다 낫질 않았어요ㅠㅠ
3주전쯤 걸린 콧물기침감기가 거진 다 낫고, 밤에만 조금 기침을 하길래 괜찮겠지 했는데
그게 일주일을 넘게 가더니 지난 주 후반쯤부터는 열이 나면서 다시 심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에 병원진찰도 계속 받고, 약도 계속 먹었는데 증상이 다시 심해지니 
새댁, 많이 당황했습니다. 
열이 많이 올라 괴로워하는 똑순이를 시원하게 해주다가, 
다시 재채기하면서 콧물이 흐르면 넘 추운가 싶어 따뜻하게 해주다가... 
방 온도, 습도 제대로 맞추기가 어려워 쩔쩔매다가 갑자기 자신감이 뚝 떨어지면서 스스로에게 화가 났습니다.  

'똑순이가 벌써 돌인데... 엄마가 된지도 1년이 다되가는데 아직도 방안 온도 하나 못맞추나..' 싶어서요...ㅜㅜ
마음이 헝클어지니, 몸도 힘들어지고,
아픈 똑순이 챙기다보니 집안일은 한없이 밀리고 쌓여,
매일 밤늦게 야근하고 들어오는 신랑에게 거의 매일 화를 내다시피 했습니다.

목안이 좀 부은 똑순이는 밥도 잘 안 먹으려 하고, 
기운없이 새댁에게만 붙어있으려고 해서 한 이틀은 잠잘때 빼고는 거의 하루종일 새댁 등에 업혀 있었습니다.
너무 오래 약을 먹다보니 첨엔 좋아하던 약병을 잠깐은 도망다니기도 했습니다.
그 모습을 보니 내가 잘 보살피지 못해 아기가 이렇게 오래 아프고,
오래 약을 먹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아이키우는 일의 무서움도 한번더 실감했고요..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라는 것이니 자책이나 쓸데없는 걱정은 말라는 신랑의 당부가 힘이 좀 되었습니다.

다행히 똑순이가 어제 아침부터는 많이 나아져서 좀더 잘 놀고, 밥도 조금씩 더 먹고 있습니다.  
새댁도 한숨돌렸지만 계속 긴장이 됩니다. 부디 이대로 잘 나아야 할텐데...





 + 며칠전 후배가 '지천에 흔한 들꽃이 제일 예쁘죠'라며 애기똥꽃을 핸드폰으로 찍어 보내주었습니다.
   일주일에 사흘, 시골에 내려가 농사를 짓기 시작한 후배의 텃밭이 몹시 궁금합니다.   



똑순이는 아파서 그런가, 아님 요맘때 아기들이 다 그런지
많이 앓고 난 뒤에는 한층 떼가 심해졌고, 행동에서도 약간의 퇴행이 나타났습니다.
혼자 잘 하던 것도 엄마랑 꼭 같이 하려하고, 엄마가 잠시만 안보여도 소리를 크게 지르며 웁니다.
밥 대신 미음이나 엄마젖을 더 먹으려하고요...ㅜ
며칠간 엄마가 자기를 몹시 측은해하고, 되도록 모든 요구를 다 들어줬다는 것을 눈치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제는 좀 능숙해졌다 싶었는데..
똑순이의 생활리듬도 거의 일정하고 잘 먹고 잘 놀고 잘 자는 아이 덕분에
'나도 이제 좀 초보엄마 시절은 끝나가다부다' 내심 반가워하고 있었는데..
똑순이의 감기와 퇴행을 겪으며 육아는 정말 언제나 새로운 도전, 새로운 고비를 맞는구나... 절감하고 있습니다.


돌아오는 주말에는 가까운 친지들 모시고 식사하면서 똑순이 첫 생일잔치를 할 예정입니다.   
생일 초대 전화를 하며 똑순이가 아프다고 걱정을 하자 친지들께서
"원래 돌때쯤되면 아픈 아가들이 많아요, 그래서 꼭 돌잔치때 아가 컨디션 안좋아 고생하고 그러거든요",
"똑순이가 돌앓이하나보다~" 하는 얘길 해주셨습니다. 
정말 그런걸까.. 그 얘길 들으니 조금은 마음에 위로가 되었습니다.

1년전 요맘때.. 우리 둘 다 새로운 세상을 만나느라 참 힘들었는데,
아마 똑순이 몸이 그 때를 기억하고 이렇게 아픈 걸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니면 지난 1년 열심히 자라느라 힘들었다고, 
더 크게 자라기위해 잠시 더 쉬고, 앓고, 투정부릴 시간이 필요한 걸지도 모르겠다.. 생각해봅니다. 
덕분에 엄마도 엄마 1년을 마무리하는 진통을 세게 앓고 있습니다. 
잘 앓고, 툭툭 털고 일어나 더 씩씩하게 잘 자라는 똑순이와 엄마가 되야겠습니다. 


 
  


똑순이와 새댁이 고전하는줄 어떻게 아시고.. (텔레파시가 통하는게 틀림없슴다.. 아님, 토댁님이 독심술을? ^^;)
토마토새댁님께서 맛있는 토마토를 한아름 보내주셨습니다.
아고... 늘 받기만해서 어쩌나... 언니, 넘 감사해요ㅠㅠ







탱글탱글.. 참 예쁘기도 하지요?
(신랑 카메라가 잠시 대여중이라 새댁의 똑딱이로 찍었더니 색감이..ㅜ 실제는 이보다 훨씬 맛있게 생겼습니다~~!!)
싱싱한 토마토처럼 똑순이랑 새댁도 더 씽씽~하고 건강해져야겠습니다. 
자~~알 (나눠! 넘 많아요~) 먹겠습니다!!! ^^ 




Posted by 연신내새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