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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06 엄마! 나는 자라고 있어요~^^ 24
umma! 자란다2009. 5. 6. 10:50

똑순이가 무럭무럭 쑥쑥 자라고 있습니다.
엄마는 육아책을 보고 아이를 거기에 맞춰 키우려고 하지만
똑순이는 때로는 그보다 빠르게, 때로는 늦게.. 
제 나름의 속도로 부지런히 자라고 있습니다.^^

새댁과 똑순이, 외가집에 잘 다녀왔습니다. 
가서 어찌나 신나게 놀다왔는지
다시 엄마랑 둘이만 지내게되는 서울집에서의 낮시간을
똑순이가 넘 심심해하면 어쩌나 걱정입니다. 

친정 가기 전에 똑순이 이유식 먹이기가 넘 힘들다고 푸념하고 내려갔는데..
아구야~~
외가집에 가서 외할머니가 주는 밥을 어찌나 잘 먹는지요!
엄마는 순간 배신감을 느낄 정도였습니다.ㅠㅠ  

첫날은 엄마식대로 야채랑 고기넣고 죽을 만들어줬는데
요녀석, 여전히 고개를 도리도리 돌리며 안먹는거예요.
그 즉시 할머니, '야가 죽이 싫은갑다, 밥먹여보자~'하시더니
밥을 국에 적셔 한입 줘보셨는데...
아고 요놈, 혹시 죽이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로 한참 숟가락을 바라보더니 
드디어 배가 고팠다는듯이 낼름 받아먹는거예요.
그 뒤로는.. 밥숟가락을 꿀떡꿀떡....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 외증조할머니로부터 '이렇게 밥 잘 먹는 아가는 첨 보겠다, 밥 잘먹으니 얼마나 예쁘냐~~' 하는
칭찬을 한사발 들어가며 매끼 신나게 밥을 먹었습니다. 
급기야 식사 때가 되면 '빠빠~(밥밥)'을 외치며 먼저 부엌으로 기어오기까지 했습니다.
엄마만 할 말이 없어졌지요. 음 -.........-


이번 이유식 사태(?)의 전후 상황을 정리해보니..

1. 11개월이 다되가는 똑순이는 밥이 먹고 싶었고, 죽은 지겨웠다..ㅠㅠ
2. 그러나 엄마는 육아책에서 본대로 12개월까지는 무른밥(밥을 넣고 한번 끓인 죽)을 먹이려고 계속 죽을 줬다.
3. 똑순이는 이유식을 거부했으나 엄마는 각종 신기한 장난감을 식탁위에 놓아주며 구슬렸다.
4. 엄마가 장난감을 자꾸 주자 똑순이는 식탁의자를 노는 곳으로 알고 점점 노는데 열중했고, 이유식은 뒷전이었다.
5. 그러나 외할머니는 자기가 원하는 밥을 주었으므로 똑순이는 한눈팔지 않고 신나게 열심히 밥을 받아먹었다.
6. '식탁에 가면 맛있는 밥을 먹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된 똑순이는 이제 배고플때는 부엌 식탁으로 기어가서 '빠빠(밥)~'라고 말하게 되었다. 
  
가 되겠네요. 에궁~ 


아이의 요구가 뭔지, 관심이 뭔지.. 좀 더 잘 살폈어야 하는데...
새댁도 물론 죽을 자꾸 거부하는 똑순이에게 가끔 밥을 먹여보기도 했지만,
따로 똑순이 반찬이나 국을 준비한게 없으니 물에만 말아먹이기도 그렇고 해서 한두 숟갈 먹이고는
또 준비한 죽을 먹이려고 낑낑거렸었거든요.
 
똑순이가 밥은 곧잘 받아먹는걸 보면서도 과감하게 밥으로 전환하지 못했던건..
초보엄마 새댁이 이유식책에 '되도록이면 12개월까지는 죽을 먹는 것이 좋다'고 나온 것을 보고
어떻게든 돌때까지는 죽을 먹여보려고 했기 때문입니다.

아이에게 뭐가 '좋다'고 하면 참 그거 아닌 쪽으로는 손이 잘 안가는게 엄마 마음인 것 같기도 하고요, 
그치만 우리 아이의 발달 속도나 관심은 책에 나온 것과는 다를 수 있다는걸 늘 염두에 두고
아이를 잘 살펴보고 한걸음씩 앞으로 같이 나가야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습니다.

그래도 이번 소동(?)으로 새댁, 새삼 많이 느끼고 배웠어요. ^^
그간 엄마가 귀닫고, 눈닫고 답답하게 한게 무척 미안했고요..
건강하게 잘 자라주고 있는 똑순이가 새삼 고마웠습니다. 
똑순아, 엄마가 잘 할려고 그랬던 건데 정말 미안해~^^;;
 
  
서울에 돌아와서도 똑순이, 제 식탁의자에 앉아 그전처럼 고개 홱홱 안돌리고 밥 잘 받아먹고 있습니다.
이제는 따로 죽끓이던 시절이 지나가고,
좀 진밥에, 어른들과 같은 재료지만 짜거나 맵지 않은 국이나 반찬을 차려줍니다.
따로 죽끓이는 수고가 덜어지니 엄마는 한결 수월합니다.
육아의 또 한 시절이 지나간 것같아 마음은 시원섭섭하네요~^^ 

아고, 낮잠자던 녀석이 깼어요~~
사진은 이따 올려야겠습니다! ^^






외가집을 떠나던 날 외증조할머니와 똑순이~
이방 저방 기어다니며 온데 사방 다 만지고 곤지곤지 짝짜꿍하던 예쁜 녀석이 가고나니
집은 절간같고 똑순이가 눈에 삼삼하다시는 울 할머니.  






똑순이는 외가집에서 하도 마당에 자주 나가 논 탓에 서울집에 돌아와서도 계속 밖에 나가자고 조릅니다.
어제는 신랑이, 오늘은 새댁이 똑순이 델꼬 아파트 놀이터랑 복도에 종일 나갔다 들어왔다 했습니다. 효..
그래도 날이 따뜻하고
아파트 화단에도 고향집 마당처럼 꽃이 피고 벌이 날아다녀 다행입니다.




Posted by 연신내새댁